상식으로 살고 있나요?
이종혁 지음 / 서울셀렉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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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상식으로 살고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본인은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이고,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상식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또는 '무엇을 상식이라고 말하는 것일까요?'라고 묻는다면 시원한 답을 내놓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궁금해진다.

상식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일반적 견문과 함께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따위가 포함된다.'하고 정의 내리고 있다.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이라는 것을 보자. 나도 알고 너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그 무엇일 것이다.

<상식으로 살고 있나요?>를 읽어가면서 나는 과연 상식을 알고 상식에 맞게 살고 있었나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어보게 된다.

이 책의 저자 이종혁 교수는 '차이나는 클라스' '다큐 프라임'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라는 프로그램 등에서 대중과의 소통을 해오고 있는 커뮤니티 전략가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트렌드를 쫓아가는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알고 당신이 알아야 하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때론 트랜디화되지 못하는 이유로 그것을 버리고 눈앞의 트랜디, 콘텐츠만 쫓고 있다.

이종혁 교수가 상식의 예를 들어 인터뷰를 한 내용을 보면 현대인의 트랜디 중의 한 가지가 친환경이다. 친환경 실천의 하나로 에코백 사용을 예로 들면서 에코백을 여러 개 사서 쓰면 그것이 과연 친환경이라고 볼 수 있는가라고 한다. 이것은 친환경이 아니다. 낭비하지 않고 이미 가진 것을 오래 잘 쓰는 게 친환경에 가깝다고 한다. 상식은 이런 포인트를 잘 잡고 균형을 이루어가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상식으로 살고 있나요?>은 '의' '식' '주' '인' '생'으로 나누어서 각각의 삶에 맞는 상식을 되물어보고, 생각하고, 독자에게 일침을 하고 있는 상식 이야기이다. 각각의 챕터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내가 생각하는 상식이 무엇이었는가. 내가 어떤 왜곡을 갖고 있는가를 되짚게 된다.

우리는 옷을 매번 사면서도 매번 입을 옷이 없다고 한다. 찢어지고 낡아진 옷이 아닌 옷이 옷장 그득히 있는데도 입을 옷이 없다고 한다. 입을 옷이 없는 것은 우리의 몸이 변하기보다는 우리의 마음이 너무 자주 변해서 그런 것이다. 입었을 때 편하고 자신감이 생기는 옷을 찾고 똑같은 옷을 몇 벌을 사서 입어보자. 그리고 옷에 투자하는 시간과 돈을 절약해보자. 이러한 삶은 결국 변치 않는 나의 마음을 지속하는 방법이 아닐까?

요즘은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닌 먹기 위해서 사는 듯한 모습을 많이 본다. 어느 채널을 돌리거나 먹는 것 위주의 콘텐츠가 너무 많다. 반면 이렇게 많이 먹어놓고 건강 유지를 위해서 또 다른 건강식품을 챙겨 먹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많이 먹어대는데 건강하라고 하는 것은 또 무슨 억지일까?

몸의 기능도 쉬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사람도 24시간을 움직이면 지치는데 몸 역시 24시간 기능을 하면 지치지 않을까? 내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을 훨씬 넘게 섭취를 하고 몸이 쉬어야 한다고 하면 그게 맞을 말일까? 입은 쉬고 있지만 몸속에 있는 위장과 대장 등 소화기관은 24시간 내내 움직이게 하는 게 쉬는 것일까?

소식은 겸손한 식사라고 한다. 어른들이 나이가 들수록 입맛이 없어 소식한다는 말을 하지만 입맛보다 소화할 수 있는 만큼 먹는 것이다. 내 건강이. 내 몸이 받아들이고 감당할 만큼 먹는 것이 건강한 식사이다. 잔뜩 먹어놓고 건강을 위해 어느 날부터 단식을 한다, 절식을 한다 하지 말고 남기지 않는 만큼 마음껏 먹어보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식사만 해보자. 그것이 소식이고, 그것이 내 건강을 위해 상식적으로 하는 식사 방법이다.

'친환경' '공유'라는 말이 이젠 익숙하다. 이 익숙한 단어가 적용되는 것이 '공용 이동 수단'이다. 길을 걷다 보면 군데군데 공용 이동 수단이 있는 것이 보인다. 앱을 켜서 결제를 하고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짧은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참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편리함을 위해서 우리는 당연한 것을 하나 버리고 있음을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내 발로 움직이는 걷기는 아주 좋은 이동 수단이 된다. 길을 걷고, 때론 길에 떨어진 은행을 피하는 걸음을 걷고, 또 때론 걷다가 향기 좋은 빵 냄새에 이끌려 맛있는 빵을 사는 것이 소소한 행복인데, 우리는 빠른 이동 수단을 이용하면서 이런 삶의 소박함을 지나칠 때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환경, 공유라는 트렌드 앞에서 우리는 또 다른 물질적 공격을 받고 있을 수도 있다. 공유 자전거를 유지 보수하고 나르는 트럭들이 길을 달리게 되며, 공유 자전거 거치대를 세우기 위해 보도를 점령하게 되어 인도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공용 킥보드를 이곳저곳 아무렇게나 세워두는 바람에 차가 지나가지 못하는 불편함이 생겨나고, 걷는 사람들에게도 이리저리 피하게 하는 불편함을 준다.

즉 어떤 이에게 편함은 또 다른 어떤 이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

<상식으로 살고 있나요?>는 약간 불편함을 있더라도 나와 타인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상식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트렌드를 열심히 쫓아간다고 해도 나의 삶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눈으로 쫓아가는 것이지 내 몸이, 내 정신이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식화되어 있는 그것이 진짜의 상식인지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비상식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나만의 규정으로 내 삶을 되돌아본다면 트렌드를 아득바득 쫓아갈 일도,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덩달아 따라 하고 허무함을 느끼는 일도 없지 않을까?

상식 있는 소통이 나를 비롯한 이들의 본질을 찾아갈 수 있게 한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빠른 시간 속에 살면서 나에 대한 가치, 나의 본질을 찾는 것이 어쩌면 더 귀한 삶을 사는 것이 또 다른 트렌드가 되어가는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을 기억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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