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間의 복수 - 평균의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고 있는가?
홍석기 지음 / 행복에너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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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는 내내 가슴속의 묵직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청계천 뒷골목 철공소, 소하리 자동차 공장,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구조조정, 명예퇴직.... 이것은 저자의 한 세상이다.

청계천 공고, 공장, 과외, 노조, 라스베이거스, 벤처 사업, 총리... 이것은 한세상의 한 세상이다.

삶은 생각과 다르게 흘러간다는 명제는 누구나 알고 있다. 인정한다.

하지만 그 삶이 흘러가는 것을 우리는 참.. 징그럽게 반항한다.

내 인생을 왜 이럴까, 내 삶은 왜 이럴까. 나는 왜 이렇게 기회를 놓칠까... 수많은 불만과 슬픔과 좌절이 삶의 대부분을 이루면서 지나간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은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면서도 어떤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미련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역할을 했음을 떠올린다.


한세상의 세상은 참.. 거지 같다. 그런데 한세상도 살려도 바득바득 악착같이 하는 것도 아니다. 그 상황에서 가슴이 원하는 대로 움직였다. 아마도 이 가슴이 원하는 대로... 이것이 한세상이 갖고 있는 삶에 대한 도전정신이라고 거창하게 말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누구나 다 삶에 대해 도전하는 마음은 있다. 그것을 모르고 넘어갈 뿐이다.

어떤 상황에서 가장 먼저 선택하는 것은 그 사람의 무의식이 갖고 있는 최선의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한세상이라는 이름보다 '미친놈의 새끼'라는 이름이 더 익숙해지는 한세상의 삶을 쫓아가다 보면 갑갑한 마음뿐이다. 그런데 이 모습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먹고살기 때문에 하는 일이 대부분이고,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도 나의 생활여건은 나아지는 게 없다. 못 배워서, 기술이 없어서, 눈치가 없어서. 인맥이 없어서.. 여러 상황이 나를 주저앉게 만든다. 그래도 어째.. 살아가야지. 왜냐고?? 그냥 살아야지..

가장이어서 살아간다는 것도, 엄마라서 살아간다는 것도 어쩌면 나를 위로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살아가야 하니까 살아가는 거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가는 대로 적응하고 살아가는 게 삶이다.


한세상이라는 주인공을 통해서 삶을 들여다본다. 농사를 짓고 지지리 가난하게 살아가는 아버지를 벗어나서 한세상은 세상 속으로 발을 디딘다. 가진 게 없는 놈이 참 열심히 살았다. 때론 공장 뒤편에서 두들겨 맞아가면서 때론 나이 들어 쭈글 대는 여인들과 시시덕거리면서 또 때론 배워서 써먹기 위해 독한 마음으로 한 세상을 살아간다.


소설 속의 한 세상은 우여곡절도 겪고, 노력도 하고 좌절도 하면서 가장 밑바닥의 인생부터 가장 위의 인생까지 경험한다. 돈이 없어 부모 땅을 팔아먹었던 한세상이 한 나라의 총리까지 올라가 보고, 주변인들에게 찬사를 받는 그러한 위치까지 올라간다.

소설 속에서의 에피소드는 참 허황스럽다. 어이없음도 있다. 이 전개는 뭐지??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상황은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독백처럼 내뱉는 인물의 모습은 예전 구닥다리 시절의 사람들 같다.

뭐.. 그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찾아낸다면 독자들은 저자의 의도를 잘 파악한 것이겠지만, 뭔가 어울리지 않는듯한.. 읽으면서 거북한 점은 여전히 남는다. 이것도 저자의 의도일까???


저자의 전공이 5가지나 된다는 소개 글이 없었다면 좋았겠다. 전공이 5개나 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을까... 그것을 한정된 글 속에 녹여내려니 버겁다.

그래도 한세상이 한 세상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은 지극히 현실적이라서 공감한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사람 함부로 판단하지 마라. 네가 판단 받을 지니라."

"네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그들을 대접하라"


웃기는 개소리.

새빨간 거짓말.

와우... 이런 통쾌함..


...오늘만 잘 살기로 했어. 매일매일, 오늘만 잘 살기로 했지. 내일은 없어. 내일은 몰라. 내일은 생각하지 않는 거야. 이 얼마나 단순하고 명쾌한 논리인가? 논리인가 감정인가, 생각인가 마음인가?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오늘만 살면 되는데. 그리 생각하고 결심하니 모든 게 쉬워졌어. 간단해졌어. 글을 쓰든, 사람들 만나든, 밥을 먹든 오늘만 충실하면 되고, 지금만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야, 그게 인생이지. 무엇을 하든 그래. Carpe Diem~!!...

억지로 하지 말자. 한세상의 삶은 억지로 하는 것이 없었다. 때론 부당하고 억울해 죽을 지경이라도 억지로 하지 않았다. 삶이라는 것이 그래야 하지 않을까? 억지로 하지 않고 내가, 내 가슴이 동하는 대로 가는 것이 삶이 아닐까? 비록 후회할지언정 그 후회가 또 다른 나의 삶의 하나로 남는 게 아닐까?

한세상이 말하고자 한 한 세상의 의미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한세상이 이렇게 말했다.

"너무 열심히 살았다. 이제부터 적당히 살자.자유롭게 천천히..."

얼마 후 나도 이런 말을 하면서 모든 악바리 근성을 내려놓겠지?? 그런 나는 참 잘 살았다고 나를 토닥여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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