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사용설명서 - 내 삶을 사랑하는 365가지 방법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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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을 잘 보내야겠다는 새해 다짐을 시작한 것이 벌써 1개월이 지나간다.

이런 다짐을 몇 년을 반복하고, 번복하고  다시 마음먹기를 해왔는지 슬쩍 민망해진다.

 

어느 날 문득 떠올린 나의 다짐이 어떤 것이었더라?는 생각이 들 때쯤 우연히 신간 한 권을 접하게 되었다.

작가 김홍신 님은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제자들에게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 공감할 수 있고 화두가 될 만한 가볍고 짧은 글"을 날마다 하나씩 써보라는 과제를 내주며 자신도 함께 해보기로 마음먹었고.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는 어느덧 1년을 채웠다는 책 소개 글이 눈에 띄었다.

"작가 김홍신"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궁금한 책이지만 무엇보다 1년 365일을 매일 글을 적었다는 그 상황과 진득함에 궁금했다.

과연 작가는 어떤 공감을 어떻게 써 내려가는지, 어떤 이야깃거리를 매일 꺼내볼 수 있는지를 말이다.

1월부터 12월까지 매일매일의 기록에는 작가의 삶과 생각, 인생관 또는 여러 분야의 관심과 철학이 있다. 누구에게 보여주는 글이라기보다는 글을 써 감으로써 나를 다시 생각하고 나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라고 할까?

길지 않은 글이라 읽기 쉽고. 전문적인 철학이나 지식을 언급하지 않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샘을 청소할 때는 바가지로 물만 퍼내기만 하면 안 된다. 마구 휘저어서 바닥의 흙을 일으켜 구석구석에 가라앉는 미세한 오물들을 걷어내야 비로소 맑은 샘이 된다.

사람 마음도 마찬가지다. 내 마음을 살펴보는 게 마음공부요, 마음을 청소하는 건 사랑이고 용서다.

마음이 어지럽고 복잡할 때, 바로 그때가 마음 청소를 할 때이다.(-들여다보고 청소한다 중에서)

 

살면서 마음을 정리해야 할 때는 꼭 필요하다. 그런데 그때가 언제일까. 좌절했을 때? 아니면 잠시의 여유를 느낄 때? 그것도 아니면 누군가와의 갈등으로 지쳤을 때??

작가는 마음이 복잡할 때, 그때가 마음 청소를 할 때라고 했다.

청소는 습관이다. 매번 쓸고 닦고, 정리하고.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매일 일어나서 움직이면서 하는 것이 청소이다.

이런 청소를 마음 청소에도 습관처럼 쓸고 닦으면 마음을 늘 개운하게 갖고 있지 않을까? 마음이 개운하다면 복잡할 일도 적어질 때고 원망과 갈등도 적어지지 않을까?

 

...(중략) 참으로 신기하게도 우리 뇌가 마음의 쓰레기를 버리기 어려운 걸 알고 건망증이란 걸 생성해낸 것 같다. 건망증이 잦으면 '에라, 내가 버려야 할 게 많은가 보다'라고 생각하면 된다.(-건망증 중에서)

건망증이 생겼다고 실망하고, 더 늙어가는 아닌가라는 좌절감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일 것이다. 민망함에 가볍게 얘기를 하면서 넘어가는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 나이가 들어감을 서글프게 여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건망증이라는 단어 앞에서 작가는 색다른 생각을 보여준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건망증이 생활의 불편함을 주는 증상이라는 것이 아니라. 때론 내가 움켜쥐고 아등바등 가진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그런 의미로 말한다.

아.. 그렇구나. 살아온 날이 많으면 쓸데없이 쌓여있는 한 조각의 미련, 한 조각의 원망, 또는 한 조각의 욕심이 있겠구나.. 무엇인가 잊어버린다면 그것은 나에게 그렇게 중요한 그 무엇이 아니겠구나..

그래.. 증상의 슬픔보다는 또 다른 나를 한 번 정리하는 그런 것으로 보면 좋겠구나..

시선의 다름을 생각해보게 한다.

 

<하루 사용 설명서>는 무심코 지나는 일상의 소소함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주기도 한다. 나는 전혀 생각지도 않던 생활의 이야기를, 사람의 이야기를, 또는 세상의 이야기를 작가는 한번 더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깊이를 짚어본다.

 

산다는 것이 참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그 속에서 매일매일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남들의 평범함이 때론 나에게는 큰 사건이 되고, 고민이 될 때가 있다. 정답이 없지만 정답을 찾기 위해 매번 고민하는 것이 극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좋게좋게 좋은 방향의 결과를 얻게 된다면 삶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겠냐만. 결코 이렇게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좋게좋게를 찾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다.

 

<하루 사용 설명서>를 가볍게 읽어가면서 그 속에서 또 다른 삶의 결과를 미리 생각해보게 한다. 꼭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런 방법도 사는 방법이고. 저런 방법도 정답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쉬운 것은 결코 없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 돌리면 그 쉬운 방법을 내 것으로 만드는 시선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짜증 내던 원인을 조금은 다르게 보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가지고 있던 욕심을 조금을 덜어내려는 노력을 스스로 해볼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고민스럽고, 여전히 불만에 쌓여 살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더 멀리 보는 시선을 가지려고 노력을 하지도 모르겠다. 작은 변화.. 이것을 얻을 수 있어서 스스로 다행이라고 여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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