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좋은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박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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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을 상상하면 쓸쓸함. 외로움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뒷모습만으로도 따뜻함과 흐뭇함을 느낄 수 있기도 할 때가 있습니다.

<나는 네가 좋은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의 표지만 보더라도 한 컷의 그림으로도 충분히 따뜻함을 느낄 수 있죠.


행복을 전하는 한 장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 중인 박지영 작가의 일러스트 작품이 그런 따뜻함을 독자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정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뜨거운 태양의 기운을 받기도 하지만 길도 보이지 않는, 풀이 무성한 길을 무거운 발길로 걸어갈 때가 많습니다. 겨우 길을 찾았다고 해도 이름도 모르는 풀들, 나무들이 길을 덮다시피해서 온몸에 생채기가 나기도 하죠.

이런 정글 같은 매일을 견디는, 응원이 필요한 독자들에게 전하는 작가의 마음이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행복을 전하는 그림은 많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뒷모습으로 행복감을 얻는다는 것은 의외였습니다.

그것도 동물의 뒷모습뿐인 그림에서 따뜻한 미소가 저절로 맺힙니다.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는, 문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누렁이의 뒷모습, 빗방울이 맺힌 창가에 올라앉아 잿빛 하늘을 쳐다보는 고양이의 뒷모습, 흩날리는 꽃잎과 나뭇잎과 눈송이와 비눗방울을 올려다보는 얼룩 고양이의 모습...

뒷모습으로 이런 따뜻함을 얻을 수 있었음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참 무섭고 매서운 세상입니다. 그 속에서 매일매일 긴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역시 매섭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감성, 본성은 늘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요?

때론 혼자여서 두려운 마음도 있고, 때론 좌절에 빠진 기운 없는 날도 분명 있겠죠.

실수를 해서 부끄러운 날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 가식에 빠진 사람과 맞닿아야 하는 불편함도 느끼고 있을 겁니다.


<나는 네가 좋은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의 친구들은 독자들이게 이렇게 전합니다.

걱정하지 말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서두르지 않고, 쉬지 않고 마음이 따뜻할 수 있게, 늘 나의 편이 되어 준다고 합니다.


변함없이 내 편이 있다는 것..

참 큰 선물이겠죠? 변함없이라는 그 든든함이 뒤에서 내 모습을 바라봐 주고 있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용기를 낼 수 있고, 기운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뒷모습이라는 소재로 이렇게 많은 느낌과 이야기를 그려내는 작가의 스토리에 기분이 참 좋습니다.

제목 그대로 행복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구구절절한 긴 말의 위로보다 이렇게 짧은 그림 한 컷으로도 충분히 행복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매력적입니다.

어제도 많은 고민이 있던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늘은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따뜻함에 바짝 예민하던 날카로움을 잠시 무디게 만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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