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까불어보겠습니다 - 어차피 나와 맞지 않는 세상, 그냥 나답게!
김종현 지음 / 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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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다는 것...

난 나답게 인생을 만들어왔을까?

어느 누구나 어떤 삶을 살고 싶다.. 미래는 어떻게 할 것이라는 그림을 분명 가졌을 것이고. 그것을 향애 열심히 달린다. 하지만 매번 선택을 해야 하고, 선택을 강요받는 기로에 있다는 천편일률적인 표현을 또 줏어댄다.

좋은 직장, 좋은 친구, 성실한 남편, 야무진 아내, 예쁘게 말 잘 듣는 아들, 딸로서의 선택이 항시 앞에서 알짱거리고 있다.

아니라고 하면서도 대부분의 이들은 선택 아닌 선택을 해야만 그다음 순서로 나갈 수 있을 것 같고. 그 어쭙잖은 선택을 위해서 수많은 경우의 수를 찾아내고, 때론 무게감 없는 과정을 경험하기도 해야 한다. 매번 똑같은 지겨운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과정이겠지만 말이다.


'착하다'는 본래 타인이 한 개인에게 내리는 평가의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착해지지 않는다. 나 자신이 아닌 남에게 착하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 하기도 싫은 착한 행동 등을 억지로 하는 것이다.(P50)

그런데 우습게도 타인에 대해서 이런 게 문제다..라고 꼬집으면서 정작 나의 선택에서는 아주 당연한 듯,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인 양 무심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게 맞는다는 모호한 당연지사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무의식적 행동일까?


그런데 <한번 까불어 보겠습니다>를 읽을수록 .. 아.. 나는 나답게 산다는 것을 잊어버렸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뒤를 이어오는 잊힌 내 미래에 대한 아쉬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때의 속상함?? 때론 그때 그랬었더라면 지금은 좀 나아졌을까라는 자기변명을 떠올리고 앉았다. 내면의 어느 부분을 톡톡 건드리는 것이다.


...그보다는 조용히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를 온전히 즐기고, 인생에 대해서 솔직히 고민하고, 혼자 있을 때는 나지막한 허무와 우울을 느끼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는 이들과 만나고 싶고, 하루를 나누고 싶었다. 다행히도 이런 삶을 영위하는 데에는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 대신 그보다 더 갖기 어려운 맑은 영혼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영혼을 갖고 싶고, 그런 영혼을 가진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P39) 

저자는 구석진 동네에서, 티도 안 나게 책방을 운영한다. 내가 좋아서 시작했고, 내 마음대로 꾸미고, 내 방식대로 꾸려가는 저자다운 책방이라고 한다. 그 고집스러움이, 우직함이, 때론 똥고집이 부럽기도 하고, 이 무슨 똘**?? 라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자신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는 <한번 까불어 보겠습니다>를 보면서 단 하나, 나를 표현한다는 것, 나를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의문을 역으로 나에게 해본다.


뭐..그렇다고 내 삶이 후회스럽게 느꼈다라는 것은 아니다.

물론 50을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완전 100% 만족의 삶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잘 살아왔고 내 삶을 잘 꾸려왔다.

내가 <한번 까불어 보겠습니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나를 되돌아보는 것. 나만의 모습을 내가 찾아보는 것.. 그런 느낌을 공유하는 책이라고 할까?


마음대로 문 열고 마음대로 문을 닫고, 누가 찾아주기보다는 내가 먼저 판을 펼치는 그런 공간..'퇴근길 책 한 잔'이라는 곳(저자가 운영하는 책방의 이름이다)이 참 궁금해진다. 마치 그곳에 들러서 이것저것 기웃거리고, 괜한 아는 척을 하다 보면 내가 기억하지 못했던 내 것.. 이를테면 내가 좋아하는,,, 내가 갖고 싶었던,,, 해보고 싶었던,,, 그 무엇을 시작하게 하는 틈을 주지 않을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기 마음속에 각자의 생각과 취향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것을 나누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직장 상사와의 대화에서는 자신의 취향을 감춘 채 고개를 끄덕여야 하는 일이 많고. 가족들 사이에서는 그 역할에 따라 약한 모습도 감추어야 하고 또 자기 목소리를 낮추기도 한다는 것. 우리는 매일 그런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 '숨구멍'같은 공간 (P65)

그래.. 맞다.. 숨구멍..

우린 이게 필요한데, 뭐가 필요한지조차 모르고 헐떡거리면서 달려간다. 정확한 목표라도 있어서 달리는 중이라면야 힘듬도 고단함도 외로움도 그럭저럭 달래가면서 가지만, 어디 인생이 그런가? 정해진 목표도 불분명하고, 이 얄팍한 삶의 기준은 시시때때로 변하고, 그로 인해서 달리는 내내 방향을 틀어야 하니 나라는 존재는 참 피곤스럽게 살고 있다.

내가 선택해놓고 또 내가 숨 막혀 죽겠다고 헐떡이고 아우성을 쳐대는 꼬락서니가 상상된다.

조그마한 숨구멍이라도 있다면 힘껏 찬 공기를 들이마시고 다시 재정비하는 그 무엇은 꼭 필요조건이데.. 미련한 인간들은 이것을 찾지 못해 여기 기웃, 저기 기웃대고 있단다.

숨구멍..

참 정확한 표현이다.

우린 이 숨구멍을 찾고 싶다.

잠깐의 숨돌림으로 나를 찾고 내 삶을 다시 닦아서 반짝이게 할 능력이 누구에게나 있을 테니까.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깊은 물음을 던지는 시 한 편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 그 순간 우리는 사회가 그렇게 주입하려고 하는 정해진 답이 아닌, 스스로가 묻고 찾아낸 답을 얻게 될 것이다. 그 답은 개개인의 고유한 것이며, 당연히 어느 것도 오답이 아니다. 그저 각자의 답을 찾아 살아가고 그것이 서로의 고유성으로 인정될 때 비로소 우리는 서로를 정해진 가치의 틀에 두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를 할 필요도 의무도 없다. 너른 광장에 서서 각자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각자의 속도로 걸어가면 된다

어찌어찌 삶을 살림하다 보면  '나'의 존재는 뒤로 미뤄둘 때가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의 존재감에 대해 스스로, 무의식적으로 꿈틀거리지 않나 싶다. 엉뚱한 취미생활을 찾겠다고 헤맨다던지, 하던 일에서 일종의 개김을 한다던지, 때론 아무것도 안 하고 무기력감으로 며칠을 보낸다던지 등의 행동이 나올 때가 있다.

난 이런 것이 한편으로는 살아있다는 증거이지 싶다.

목숨을 부지하는 그런 삶이라기 보다는 '나'란 존재를 찾아가려는 무의식중의 내면의 발악이라고 할까..


누구나 나를 찾으려고 끝없이 움직이고 있다. 단지 그것이 스스로 나를 위함을 찾는 것인지. 타인에 의해서 나를 만들어가는 것인지에 대한 깊이는 독자 스스로 알아내야 할 부분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다시 한번 생각을 했다.

그래도 내가 요즘 하고 있는 이 행동은 오롯이 나를 위한 것이었구나.. 그래도 나를 찾으려고 내가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구나.. 그러면서 나에게 토닥토닥을 해주게 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공감의 결과라고 하고 싶다.

<한번 까불어 보겠습니다>는 정해진 틀에서, 흔히 말하고 인식하고 있는 굴레.. 포지션.. 당연히 해야 하는 책임감.. 의무감 속에서 그래도 그건 아니라고 한 번은 말해 볼 수 있는 자신감을 표현한다.

내가 작가처럼 약간의 똘끼(ㅎㅎ오해 마시길.. 난 이 말이 아주 순수하고 신선하게, 나의 고집스러움이 느껴지기 때문에...)를 부리는 배짱은 없다. 하지만 내 삶에 알게 모르게 정해졌던 보이지 않는 룰에 대해 조금은 벗어나고, 계획을 틀어버리는 나름의 과감성을 진행하고 있는 요즘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참 칭찬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의 생각 중에서 내가 공감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기 때문이다.

나만의 생각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내가 과연 잘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하게 하지만. 작가와 공감되는 부분을 확인하는 이상 그래도 나와 같은 방향을, 같은 시선을 가진 이도 있다는 든든함을 얻었다.


톡 쏘는 한마디 글이 참 시원했다.

난 이 책을 우리 아이들에게 추천 할하려고 한다. 20대 청춘을 시작한 아이들이, 기회가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색깔을 지닌 멋진 그런 젊은이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청춘은 도전이라는 말을 하면서도 과연 내가 이 아이들에게 도전의 싱싱함을 제대로 가르쳐줬을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가르치고, 보여준 모습은 사회에 잘 적응하는 모나지 않았지만 나만의 색이 옅어진 그런 모습이 더 크지 않았을까??


청춘들도 그렇지만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찾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책을 권한다.

조그만 구석에서도 '나'란 존재는 반드시 있으니까. 그리고 작은 모습이라도 '나'를 찾는 그 재미는 참 쏠쏠하니까..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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