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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1 - 치명적인 남자
안나 토드 지음, 강효준 옮김 / 콤마 / 2018년 8월
평점 :
웹상에서 이미 유명세를 치르고 입소문이 났던 에로틱 로맨스 소설..
2018년 6월... 캐스팅이 완료되어 현재 영화로 제작 중인 소설..
모범적인 학생이자 의무를 다하는 착한 딸에서 자신의 미래를 향해 돌진하는 욕망에 충실한 '여자'로 성장하는 테사. 그녀의 성장통은 성적 각성과 자기 발견. 그리고 꿈의 실현이라는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헝클어진 갈색 머리, 신비로운 초록색 눈, 상반신을 뒤덮은 타투와 입술 피어싱, 건방진 영국 액센트에 어딘가 비밀스럽고 거부할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남자. 어두는 과거를 가진 현실의 자신과 테사와의 사랑 사이에서 혼란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남자 하딘.. 주변의 모든 이가 인정하는 나쁜 남자인 하딘은 테사를 잡기 위해 좋은 놈이 될 것인가??
주인공의 묘사만으로도 이 소설의 뜨거움과 흥미진진함이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사랑의 아름다움, 달콤함만을 떠올릴 수만 있다면 과연 그것이 사랑의 뜨거움을 느낀다고 할 수 있을까.
평범하고 순한, 원칙만을 고수하는듯한 모습의 테사와 누가 봐도 자유분방하다 못해 불량스러운 그리고 섹시한 하딘의 뜨거운 사랑 이야기이다.
대학 입학을 계기로 테사는 전혀 다른 세상, 다른 느낌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정반대 성향의 하딘 역시 주변의 여자들과는 다른 모습의 테사에게 끌린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것이 서로를 향한 마음의 변화인 것을 알지 못한다. 알아가려는 과정보다는 당장 해결하고 싶은 본능을 먼저 앞세운다.
대화보다는 깊은 키스가 우선이고, 서로를 향한 배려보다는 열망에 쌓인 섹스가 아쉬운 뜨거운 몸짓이 우선이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은 서로의 주변을 맴돌지만 정작 내면의 성숙은 자리조차 못잡은 내면적인 미숙아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하기 위해 알아가는 하는 과정은 매번 서투르다.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후회를 하고 용서를 빈다. 아픔을 주고 서로를 잊지 못해 늘 서로에게 촉각을 세운다.
나의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또는 나의 사랑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분명 쓴 아픔과 온몸을 뒤트는 것 같은 괴로움이 있어야 한다.
하딘과 테사는 이런 사랑의 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랑하면서도 표현을 하지 않고, 그것이 사랑인 것조차 본인이 자각하지 못한다. 그저 서로에게 집착을 하면서도 나의 자유로움을 잡히는 것은 싫다.
소설을 읽는 내내 하딘과 테사의 뜨거움에 동요를 하다가도 각자의 뇌리 속에 박혀있는 사랑에 대한 왜곡은 독자로 하여금 답답함을 유발한다. 너희들은 어째 그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냐.. 진전이 안 나가냐..라고 소설 속의 주인공을 탓하기도 한다.
혼자서 강박적으로 테사를 키워온 엄마의 모습이나 친엄마의 사랑이었던 아버지의 다른 모습에서 배신감을 느끼는 하딘의 본질은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는 답답함의 끝장을 보여준다.
소설 속의 젊음은 매일 질펀한 파티를 하고. 질척거리는 육체의 쾌락을 좇는 이들이 우선적으로 보인다. 자신만의 사랑을 귀하게 여기는 이들은 어쩌면 소심한 족속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어느 사랑이 더 위대한가. 깊은가를 말할 필요가 있을까?
독자가 봐야 할 것은 사랑을 위해서 주인공은 변해간다라는 부분이다.
늘 모범생일 것 같고 말을 잘 들을 것 같던 테사는 아주 재수 없는(?) 여자로 변해간다. 어쩌면 대학 입학전에는 엄마와 전 남자친구의 기대에 맞게 가면을 쓰고 있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른 모습으로 변한다. 사랑을 원하지만, 때론 그 사랑을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의 혼란함을 어찌하지 못하는, 사랑의 어긋남이 하딘 때문이라는 억지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물론 하딘의 모습 역시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끝까지 나쁜 남자의 모습을 고수하기보다는 사랑을 갖기 위한 내면의 변화를 보인다고 할까??
애프터는 1,2,3편의 긴 이야기이다. '치명적인 남자' '이게 사랑일까'라는 소제목처럼 뜨거운 남자와 소심한 여자의 애간장을 녹이는 연애 이야기는 소설 속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야생마라는 별명이 딱 어울리는 남자 하딘.. 그의 뜨거운 사랑이 테사에게 어떻게 진행되는지 소설을 읽는 내내 그의 변화가 강하게 느껴진다.
사랑은 답이 없다. 더구나 흔히 말하는 나쁜 남자의 그가 한 여자에게 달려가는 모습은 로맨스 소설의 백미 아닐까? 이런 모습이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그 뜨거움을 화면 가득히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다.
장면 장면의 사랑놀이는 퍼석한 사랑의 감정을 다시 뜨겁게 해주는 게 분명하다.
잠시 잊었던 뜨거움을 느껴보고 싶은 그런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