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추억 전당포 스토리콜렉터 11
요시노 마리코 지음, 박선영 옮김 / 북로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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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반짝반짝하다. 뭔가 특별한것이 가득할것 같은 추억을 맡아주는 추억전당포. 해안가의 절벽 바닷가에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추억전당포가 있다. 몇만년을 살아가는 마법사는 세상살이에 심심하지 않게 아이들을 상대로 전당포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스무살 이전의 아이들은 마법사에게 추억을 맡기고 돈을 받을 수 있다. 마법사는 그 추억의 이야기를 듣고 적당한 가격을 책정해준다. 그리고 맡긴 추억은 스무살 이전에 찾으러 오면 찾아갈 수 있다. 추억을 맡기면 그 추억이 있었다는건 기억하지만 어떤 추억이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어른을 상대로 하면 돈과 얽히는 많은 복잡함이 있기때문에 어른이 되어 버린 아이들도 스무살이 되면 전당포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엄마와의 추억을 가져와 전당포에 맡기는 초등학생 하루토는 형을 따라 처음 이곳에 오게 되었다. 돈이 생기면 가지고 싶어하는 게임을 할 수 있기때문에 매일 사소하게 있었던 엄마와의 추억을 맡긴다. 물론 좋은 추억보다 나빴던 추억을 많이 남기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루토가 엄마와의 안좋았던 기억만 가지고 있었던건 아니다. 안좋았던 추억도 있지만 엄마에게 칭찬받았던 소중한 추억들도 하루토는 종종 마법사를 찾아와 맡기고 돌아간다.

 

리카는 신문부기자로 취재차 처음으로 마법사를 찾아갔다. 아이들을 상대로 아이들의 추억을 가져간다고 생각해서 그다지 좋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마법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법사와 친구가 된다. 비록 자신의 추억은 마법사에게 맡기지 않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민도 상담하고 그렇게 마법사와 대화를 하면서 리카는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간다. 추억과 기억. 어쩌면 자신이 알고 싶어하지 않느 다른 사람이 보았던 자신의 추억을 들춰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유키나리와 친구 메이와의 얽힌 사실이 궁금하지만 그래서 진실을 알고 싶지만 마법사는 그녀에게 정말 그 장면을 보고 싶냐고 물어본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고 싶다고 하지만 한번 보게 되면 앞으로를 장담할 수 없다. 또 언젠가는 다른 사람의 기억속에서 자신을 보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그렇게 어떤 특별한 능력이 생기게 된다면 나쁘다는걸 알면서도 그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마법사는 리카에게 그것을 가르쳐준다.

 

남자친구 유키나리가 뺑소니 당한 할머니의 기억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기 위해 마법사를 찾아가지만 마법사는 그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마법사의 능력으로 그 사실을 알아낼 수는 있지만 그 사실로 인해 그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누군가를 위해서 한 일이 때로는 또 다른 누군가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것이다.

 

엄마와의 추억을 맡기는 하루토의 엄마는 뺑소니로 목숨을 잃게 되었다. 하루토는 자신때문은 아니지만 자신으로 인해 엄마가 죽은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전당포를 찾아가 엄마와의 추억을 모두 다시 찾아온다. 마법사는 아무도 스무살 이전에 자신의 추억을 찾으러 오는 이가 없다고 했다. 그 추억은 그들에게 있었서 시간이 지나면 기억하지 못하는 하나의 사건일뿐이었다. 그렇기에 리카와 하루토를 보면서 인간의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말로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알지 못한다고 하지만 어쩌면 마법사도 외로웠을지 모른다. 오랬동안 한 곳에 자리에 아이들을 상대로 전당포를 맡아오며 살고 있었다. 누군가를 믿고 의지하고 좋아하게 되는게 마법사도 힘들었기에 누군가에게서 잊혀지기보다 자신 스스로 잊으려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무살이 되면 전당포가 있었다는 사실도 자신도 모두 잊도록 규칙을 정했을 것이다.

 

리카는 어느덧 스무살 생일을 앞두고 있다. 추억을 한번도 맡긴적 없지만 그녀는 추억전당포를 잊고 싶지 않았다. 마법사와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도 잊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마법사에게 추억을 간직하고 싶다고 말한다. 마법사는 스무살 생일을 맞이한 그녀에게서 전당포와 자신의 기억을 삭제시키지 않았다. 물론 예외가 한번 생기면 끝도 없지만 마법사도 누군가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의 추억을 맡긴다는 설정이 참 재밌다. 추억을 맡기면 그 추억은 사라진다. 추억이 있었다는 정도만 기억할뿐 어떤 내용인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그런데도 바쁜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결국 그 기억도 가물가물 잊게 되고 우리는 새로운 추억을 다시 쌓아가게 된다. 나도 지난 나의 추억들을 되짚어 보았다. 나는 얼마나 많은 추억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 내가 만약 스무살 이전의 학생이었다면 어떤 추억을 맡기고 싶었을까? 그 추억은 좋은 추억일수도, 때로는 안좋은 추억일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래도 그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힘든순간 좋았던 것을 추억하기도 하고 안 좋았던 순간도 지나고 나면 하나의 추억이 된다. 기억은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내는 것이라고 한다. 추억은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을 하는것이라고 한다. 기억은 단순한 사실을 꺼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추억은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것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는 감정이라 할 수 있겠다. 나도 지난 추억을 꺼내어 보게 된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해안가 절벽의 바닷가에 가면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마법사가 나를 기다릴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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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이곳에서 나는 영원히 시작이다 - 패션 디자이너 이정민의 멈추지 않는 도전과 열정
이정민 지음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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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도전하고 꿈꾸는 사람들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문 앞에 좌절하게 되고 극복하지 못해 현실에 만족해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나도 그런 도전을 항상 동경하며 아직 해보지 못하지만 늘 꿈꾸고 있긴 하다. 어떤 일이든 열정을 갖고 일하는 사람이 항상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녀처럼 일에 올인할 자신은 없다. 일을 하는 만큼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고도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것이다. 사람들마다 각자 생각하는 인생관이 다르기때문에 일에 올인한다고 해서 무조건 열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긴하다. 그 어떤것이든 좋다. 뭔가에 몰두해서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멋진 사람인건만은 분명하니깐..

 

작가는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고 밀라노에서 패션 공부를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현장을 생생하게 공개해준다. 공부를 마치고 돌아올 생각이었으나 한국에서는 IMF가 터졌다. 경험도 없는 그녀가 단지 유학을 했다는 것만으로 한국에 돌아온다고 일자리가 있을것 같진 않았다. 한국가서 힘들거나 타국에서 힘든거나 별반 다를게 없었던 그녀는 그곳에서 일자리를 구해보기로 한다. 어렵게 겨우 인턴 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인턴의 인턴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기에 급여는 당연히 나오지 않고 차비와 밥값정도만 챙겨줘도 감지덕지할 정도였다. 그렇게 힘들게 고생하면서 그곳의 노하우를 배워가고 기회를 얻어간다. 처음 그녀가 자신의 옷을 런칭하기까지 그리고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보여준다. 패션의 현장은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들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걸 느꼈다. 물론 디자인은 창조적이고 한상 새로운것을 요구한다. 그건 어떤분야도 마찬가지지만 가구나 명품 디자인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디자인에 빛이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패션은 무엇보다 유행에 민감하다. 그래서 봄/여름 신상품, 가을/겨울 신상품으로 매년 디자이너는 패션쇼의 15분정도의 런웨이를 위해서 몇달을 고생한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함께 고생하는 많은 스탭들의 이야기. 스타일리스트, 모델 등 디자이너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에디터 출신이 많은 스타일리스트는 요즘 각광받는 직업 중 하나이다. 디자이너는 옷을 만들어내지만 스타일리스트는 디자인을 완성해준다. 어떤 모델에게 어떤 옷이 잘 어울리며 그 옷에는 어떤 화장이 좋을지, 어떤 신발이 좋을지, 어떤 악세사리를 해야할지 등을 결정해준다.그렇게 같은 옷이여도 누가 스타일링을 해주냐에 따라서 스타일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유명한 스타일리스트의 연봉은 어마어마하며 또 그렇게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는걸 알게 되었다.

 

모델들도 대단하다. 생명력이 짧지만 그래도 모델이 되려고 기를 쓴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깡마른 몸매를 선호하지 않았지만 요즘은 너도나도 마른 체형의 모델들이 생겨나고 있다. 피팅시간에도 쓰러질듯한 가녀린 몸매의 그녀들에게 음식을 권해보지만 조금이라도 날씬하려고 물만 겨우 마시는 그녀들을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고 말한다. 모두들 어린나이에 스타 모델이 되기 위해 이곳 밀라노에 모인다. 자신의 꿈을 향해 그 열정을 채우기 위해 밀라노에 모여드는 것이다.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일 이야기뿐 아니라 밀라노의 풍경도 스케치 해준다.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사람들에 비해 꽤나 여유롭다. 물론 유럽 자체가 참 여유로운 도시이다. 우리처럼 빨리 빨리를 외치면 조금만 늦어도 못참는 성질 급한 사람이 유럽에서 살라고 하면 왠지 못살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유럽 중에서도 유독 이탈리아가 더 정겹다.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끊이지 않기에 좋긴 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입장이라면 싫을것 같긴하다. 레스토랑에서도 자주 보이는 고객에게는 관심을 보이며 어떤 걸 좋아하는지 기억하며 음식을 자세히 소개해준다. 하지만 또 무엇하나 고치려 하거나 사려고 하면 엄청나게 기다려야 하기도 하다. 언제나 대화를 끊이지 않기에 그렇게 그들은 정을 쌓아간다.

 

무엇보다 그들의 결혼하는 풍습이 맘에 들었다. 나도 그런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결혼도 빨리빨리하며 하루에도 두세탕씩 예식장 가는 어른들을 볼 수 있다. 정말 축하해준다는 마음으로 하루 즐겁게 즐기다 오면 좋을텐데 급하게 돈주고 밥먹고 나오는 축하의 의미보다 형식적이고 기계같이 움직인다. 예식장도 2~3시간정도 진행하고 나면 다음 결혼식을 준비하는 커플이 서둘러 들어온다. 진짜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들만 초대해서 풍요롭게 즐기고 싶지만 결혼은 두사람이 아닌 집안 어른들의 위한 행사처럼 그분들이 지금까지 다녀온 결혼식의 축의금만큼 사람이 채워지는 형식이 너무나 안타깝다.

 

그곳에서는 초대장을 두개 함께 보낸다고 한다. 결혼을 알리는 초대장과 초대하는 초대장. 알리는 것은 단순히 우리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리기에 결혼식장에 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초대한다는 초대장이 함께 있다면 참석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남겨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초대받지 못한 친구의 남편, 자식들까지 와서는 안된다. 인원을 확실히 말을 해야 그들도 인원수에 맞게 음식을 준비한다. 돈보다는 선물을 주로 하는데 선물 리스트가 작성되어 있어 자신의 예산에 맡게 다른 사람들과 겹치지 않도록 준비한다. 음식값이 비싼만큼 결혼하는 사람들의 선물도 그만큼의 값어치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말 결혼하는 사람들을 축하하는 사람들만 초대되기에 진짜 행복한 결혼식을 할 수 있고 그 결혼식을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의 음식이야기도 참 재미있다. 다른 나라보다 이탈라아의 음식은 알아주기로 유명하다.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체인점이 거의 없다. 세계적인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밀라노에서도 그 흔한 스타벅스를 구경할 수없다. 사람들이 배를 채운다기보다 맛을 즐기는 사람들이기에 요리의 종류도 다양하고 스시를 먹기 위해 포크질이 아닌 젓가락질을 배운다. 무튼 참 매력적인 나라이며 도시란 생각이 들었다. 밀라노는 이탈리아에서 어떻게 보면 작으면서 딱딱한 도시일 수 있다. 프랑스하면 파리를 떠올리고 영국하면 런던을 떠올리듯이 이탈리아하면 밀라노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탈리아하면 로마를 떠올려야 한다고 한다. 무척 낭만적인 도시이니깐. 어떤 나라든 좋은점이 있으면 나쁜점도 있듯이 이탈리아도 그런 좋은점과 나쁜점이 공존하지만 매력적인 나라인것만은 틀림없다.

 

그밖에도 그녀와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풍성하게 담겨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일과 이탈리아 중 밀라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멋진 나라이며 멋진 도시 그리고 그안의 다양한 사람들까지 만나 볼 수 있었던 풍요로운 시간이었다. 언젠가 내가 그곳에 발을 내딛게 되면 그땐 정말 이탈리아를 좋아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물론 결국 빨리빨리 해야하고 급한 성격에 금방 돌아와야 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여유로운 느낌을 가지고 싶을때는 이 나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것 같다. 지금도 밀라노에서 그녀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인으로 한국을 많이 알리고 그곳에서 우리나라의 문화와 음식도 크게 성장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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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 서른한 가지 핑계
여행자들 지음 / 북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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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두가지면 충분하다. '시간이 없다. 돈이 없다' 사실 이 두가지만으로 다른 말 필요없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듯 싶다. 그런데 그와 다르게 '여행을 떠나는 서른한가지 핑계'라.. 생각해보지 못했다. 내가 꼭 떠나야 하는 이유가 이래. 라는것. 사실 알고보면 많다. '삶이 힘들어서', '사는게 답답해서', '스트레스 받아서',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떠날 수 밖에 없어서', 어느 책의 제목처럼 '지금이 아니면 안될것 같아서' 등 그러고보니 떠나야 할 이유가 참 많다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책은 여행자들이 쓴 자신의 이야기다. 전문적인 여행작가는 아니고 그냥 떠날 수밖에 없어서 떠난 서른 한 명의 여행이야기를 묶어 놓았다. 다른 책들에 비해 작은 글씨들로 이루어져 살짝 가독성을 떨어트리는 안좋은 점은 있었지만 촘촘하게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을까? 라는 느낌을 준다.

 

국내와 국외로 나누고 20~30대 이야기, 40~50대 이야기로 나뉜다. 그들은 각자 자신이 하는 일이 있고 그 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떠나기도 하고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떠나기도 한다. 열여섯번째 서른앓이의 이야기가 가장기억에 남는다. 스무살이 되었을때 서른이되면 뭐가 되도 되어있겠지 싶었다. 하지만 서른이 되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런 불안정한 상태였다.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건 없는데 시간을 도둑맞은듯 갑자기 서른이 되었다. 그런 초라한 나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그때 고흐가 생각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도시 아를로 향하게 되었다. 고흐의 방을 바라보니 눈물이 날뻔했다고 한다. 외롭고 힘든 날들을 동생 테오가 믿어주어 그가 버텼겠구나. 그렇게 고흐의 흔적을 찾아본다. 여행의 다녀온 후 그녀는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생전 보지 않았던 그림에 반하게 되고 여행에 다녀와서는 그림을 배워보기도 한다. 비록 제대로 배우지 않았지만 전시회를 통해 여러사람을 만나게 된다. 호기심 삼아 배우게 된 도슨트 교육을 통해 전시해설사의 길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버릴수 없는 현실을 버티기 위해 떠난다. 또 누군가는 시험에 떨어져서 떠나기도 한다. 더 지독한 힘겨움을 만난다면 이겨낼 수 있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는 한번 다녀온 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약속을 했기때문에 다시 그곳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 약속을 제때 지키지 못해 조금만 일찍 같었더라도 라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도시에서의 생활에 지쳐 템플스테이로 떠나기도 하고 도시에서 자라오고 도시에서 살아오다 도시와의 다른 하늘을 보고 싶어 담양의 쏟아지는 별이 보고 싶어 떠나기도 하고, 이별로 인해 힘들어하기보다 그 상처를 마주하러 떠나기도 한다. 꿈을 꾸기 위해 떠나기도 하고 퇴직후 자신을 되돌아 보기 위해 떠나기도 한다. 모든것을 내려놓고 혼자이고 싶을때,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걸 알아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을때, 안 좋았던 첫인상의 여행지를 바꾸고 싶을때, 서른살이 되었는데 뭐가 되도 될거란 서른이 아니었을때, 엄마와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을때, 반복적인 일상에서 지치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잊어서 그 이유를 찾으려 할때, 그냥 이유없이 무작정 떠나고 싶을때, 끝없는 변신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찰때,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이제 그 일을 실천하고자 할때 등 사람들은 많은 여행의 핑계를 대며 떠나본다.

 

때로는 혼자 떠나본다. 혼자서 아무것도 해보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혼자해보기 위해, 때로는 친구와 애인과 사랑하는 딸과 때로는 엄마와 단둘이 떠나보기도 한다. 또 때로는 가족과 함께 떠난다. 멀지 않아도 그리 좋은 곳은 아니어도 가족과 함께라 더 즐겁고 더 재밌다. 그리고 이렇게 가까운곳이라도 다시 한번 여행와 보자고 다짐해본다. 여행은 그렇다. 다니는동안 피곤하지만 그 피곤은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피곤과는 다르다. 개운하게 피곤한 느낌. 그래서 또 와보자고 다짐하게 되는 느낌. 오히려 푹 잘 수 있고 다음을 위한 충전이 된다. 우리가 인생의 길을 잃었을때 사람들은 바람쐬로 다녀오라고 말한다. 꼭 멀지 않아도 된다. 하다못해 자연이 느껴지는 공원에 가서 숨쉬기만 해도 좀 편안해지는 마음을 느끼게 된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지금까지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거라는 나 자신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함께 떠나는 여행은 여행하는 동안 찾아오는 외로움과 어려움을 함께 이겨냈다는 생각으로 더욱 돈독해지는 사이를 발견하게 된다.

 

나도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을 떠나는 서른한가지의 핑계는 나에게 맞는 핑계들이었다. 이렇게 떠나야 할 이유가 많은데 단지 시간과 돈이 없다는 이유로 떠나지 못한다니.. 그러기엔 내 청춘이 아깝지 않나? 어디든 나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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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완성한 여자 메리 퀀트
메리 퀀트 지음, 노지양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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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자라면 누구나 패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남들처럼 이쁘게 보이고 싶고 이쁘게 입고 싶고 이쁘게 화장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건 싫고 나만이 살릴 수 있는 개성을 찾아서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다. 하지만 옷을 고를때 화장을 할때 결국은 비슷비슷한 선택을 하곤 한다. 그게 가장 튀지 않으면서 보통은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깐..

 

난 메리 퀀트를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명품 브랜드의 샤넬, 루이비통 등은 들어보았지만 메리 퀀트는 누구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크게 알려져있는 디자이너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 일본에서 그녀의 유명세는 대단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유럽과 일본에 다녀간 그녀의 이야기는 책 곳곳에 등장한다. 1934년 생으로 지금 나이가 꽤 있으시지만 여전히 건강하게 자신의 미를 가꾸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녀가 누구인지 그녀의 패션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여자를 완성하는 여자'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읽으려 했는데 그래서인지 내가 생각했던 느낌의 책과는 많이 달랐다.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의 이야기가 가득할 줄 알았지만 그 이야기보다는 그녀에 관한 이야기와 패션 메이크업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좀 달라서 처음에는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처음 접하는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읽어보게 되었다.

 

여자를 완성한 여자로써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자라면 알아야 할 정보들을 제공해주며 그녀의 일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삶에 관한 이야기들과 그녀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녀가 일을 하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무엇보다 그녀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당당하게 살아온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일을 할때는 프로패셔널하게 일상으로 돌아갈땐 한 남자의 남편, 한 아이의 엄마로 돌아간다. 그녀는 자신이 하는일을 즐겁게 해낸다. 패션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향수, 인테리어 용품까지 사업을 확장할 정도로 그 시대에서 보면 앞서가는 디자이너라 말 할 수 있다. 모든 일을 할때는 자신의 남편과 함께 했고 힘든순간이 왔을때도 그녀의 남편이 그녀를 지켜주었다. 일하면서 아이를 유산한적도 있었다. 그렇게 맘 아팠던 순간도 이겨내고 다시 아이를 가졌을때는 또 유산을 할까 덜컥 겁이 났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무사이 그녀는 아이를 낳을 수 있었고 기를 수 있었다.

 

일을 하다보면 여자는 일과 가정 중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순간이 있다. 어떤 이는 극복하고 어떤 이는 둘중 하나를 포기하게 된다. 그녀는 어느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둘다 잘 해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그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분명 주위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녀를 아는 그녀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녀에게 힘이 되어 주어 사업도 성공 할 수 있었고 아이도 잘 키울수 있게되었다.

 

책은 자서전의 형태를 취하면서 여성에게 필요한 알찬 팁도 제공해준다. 화장하는 방법, 옷을 연출하는 방법 등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되는 메리퀀트를 알아가게 된다.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로 막히는것 없이 단순하면서도 개성있게 일도 패션도 해나간다.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살려고 노력하며 가족들과 친구들을 대한다. 그렇기에 지금의 그녀가 있고 그녀를 아끼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당당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며 살아가고 싶을 것이다. 그녀가 그랬다. 힘든순간도 되게 하려고 노력했고 이겨냈다. 그래서 '여자를 완성한 여자'라는 제목을 붙였을지도 모른다. 스스로 여자를 완성한 여자였다. 누구보다 강한 여자였기에 그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라고 다시한번 느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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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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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물아홉 생일. 그녀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파견사원으로 일하면서 3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남자친구도 없고 70키로가 넘는 못생긴 자신이 있었다. 생일케익도 사지 못해 편의점에서 사온 작은케익에는 스물아홉개의 초를 꽂을수도 없었다. 이렇게 살면 뭐하나 그녀는 그냥 죽고 싶었다. 삶에 아무런 희망이 없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녀도 그랬던건 아니다. 왠만한 대학에 나와 좋은 회사에 취직도 했지만 적응하지 못했다. 못생겼지만 능력있는 남자친구를 만나 스물 다섯만 되면 결혼해 그냥 편안히 살아야겠구나. 사랑보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그와 사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계획마저 물건너 갔다. 자신을 좋아하는게 아닌 자신의 배경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그녀로부터 그는 헤어지자는 말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미래를 그에게서 얻어보려는 보상마저 사라졌다. 그때부터 스트레스를 받아 먹기 시작했고 어느덧 20킬로그램이상 살을 찌우며 지금의 자신이 있게 되었다.

 

칼을 들로 자신의 손목을 그어보려고 하려는 순간 티비속에 나오는 화려한 라스베가스의 풍경. 그녀는 결심했다. '그래 죽기전에 저곳에 가서 화려한 삶은 한번쯤 살다 죽어보자' 그렇게 일년이라는 유효기간을 두고 그녀는 라스베가스에 가기 위한 200만엔의 돈을 모으기로 결심한다. 딱 1주일. 그곳에가서 돈을 잃을수도 돈을 딸수도 있다. 하지만 미련없이 그곳에서 인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런 필사적인 마음으로 그녀는 1년동안 열심히 일해보기로 한다. 파견사원으로 일하면서 돈을 모으기란 쉽지 않았다. 집세내고 기본의 생황을 하기에도 빠듯해다. 그래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을 찾다 호스티스가 되기로 한다. 누가 그녀처럼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를 써줄까 싶었지만 다행이도 일손이 부족한 곳에서 그녀를 임시로 채용해주기로 했다. 의외로 자신처럼 뚱뚱한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깐. 그녀는 그러는 동안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대범한 행동을 하게된다. 사람들과 말도 잘 섞지 않던 그녀가 조금씩 변화하고 그곳에서 일하면서 살도 빠지기 시작하고 직업상 이뻐지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낮에는 파견사원으로 밤에는 호스티스로 일해도 자신이 원하는만큼의 돈을 얻을수가 없었다. 그때 누군가 그녀에게 누드모델 할 생각없냐는 제의를 하게된다. 자신처럼 볼품없는 사람도 그게 가능한가 싶었는데 의외로 이런 몸매를 더 선호한다고 하여 용기내어 누드모델 일까지 하게된다. 가기전에는 그렇게 부끄러웠는데 막상 진지하게 그림그리는 학생들을 보니 조금씩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라스베가스에서의 미래를 꿈꾸며 그녀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항상 적극적이지 못하고 망설이던 그녀였는데 끝이라고 생각하니 삶에 더 악착같이 매달릴 수 있었다. 친구조차 없었던 그녀에게 친구도 생기고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늘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록 진짜 자신의 인생계획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진심으로 그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조금씩 행복을 찾아가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그녀는 서른생일이 되기 일주일전 드디어 라스베가스로 가서 자신의 마지막 꿈을 실현하기로 결심한다.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다. 돈도 모았고 영어공부도 하고 블랙잭연습도 하면서 실수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이미지트레이닝을 해왔다. 물론 실전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마치 라스베가스에 다녀온 사람처럼 그녀는 연습해왔었다. 그리고 결전의 그날이 왔다. 자신에게 운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는 모른다. 그녀는 마지막 게임을 마치고 돌아왔을때 5달러를 벌어왔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녀가 들고왔던 돈은 그대로이면서 5달러를 얻을 수 있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죽으려고 이곳에 왔지만 그녀는 다시 살아보기로 한다.

 

악착같이 살았던 1년 그녀에게 그 삶은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보다 값진 삶이었을것이다. 아무도 봐주지 않고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았던 자신이었지만 이제 자신을 돌보며 그녀는 살아갈 것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에게 끝이 없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자포자기 하는 순간이 있다. 나만 힘들고 나만 괴롭다는 생각에 '이렇게 살면 뭐하나' 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가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처럼 나에게 1년이라는 시간밖에 없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떤사람들은 어차피 일년밖에 못살거 그냥 대충살자 할지 모르지만 '이제 1년밖에 안남았는데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것 실컷 다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더 바쁘게 살아갈지도 모른다. 아마 나도 그럴듯. 죽을거라면 지금까지 하고 싶어도 용기내지 못했던 일들을 하며 살것 같다. 그리고 아마리처럼 다시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갈 것같다. 비록 죽으려고 했던 곳에서 다시 찾은 삶이었지만 그래서 그녀를 더 힘껏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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