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박성신 지음 / 예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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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아버지를 찾았다. 그런데 30년만에 찾은 아버지가 살인범이라면 기분이 어떨까? 차라리 찾지 말껄.. 이라는 마음을 갖지 않을까? 하지만 가족을 만들고 싶었다. 사고로 가족을 잃었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아버지. 강민재는 자신을 버렸을지라도 가족을 만들고 싶어 이제라도 아버지를 찾고 싶었다. 그때는 힘들어서 자신을 버렸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그는 돈도 많이 벌어 편안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제라도 편하게 살게 해주고 싶었다.

 

길거리의 노숙자에게서 신분을 샀다. 신창수. 그리고 어느날 그를 찾는 연락이 왔다. 아들이 그를 찾고 있다고.. 그렇게 강대도는 어느날 가족이 만들어졌다. 그동안 그가 느껴보지 못했던 가족을 느낄 수 있었다. 30년전 그는 사람을 죽였다. 드라이버 연쇄 살인범으로 그당시 꽤 유명한 살인자였다. 다행이 아무도 그가 살인자라는걸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 숨어지내며 30년을 살았다. 그는 가족에 대한 작은 소망이 있었을 뿐이다. 어렸을때부터 엄마에게 버림받고 눈치보며 엄마의 남자에게 맞고 또 그남자는 엄마를 때리고 안좋은 기억들로 가득했던 어린시절이 그를 살인자로 만들었다. 그 어떤 이유라도 살인은 용서되지 않는다. 그가 살인을 한 이유는 그런 식으로 단란한 가족을 망치는 사람들이었다. 그게 유일한 단서였다. 하지만 그당시 아무도 그를 찾지 못하고 의심을 받긴 했으나 풀려날 수 있었다. 그렇게 30년이 지난 후 자신의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을 만들게 된것이다. 민재의 아내와 민재의 아들 수빈. 아버님 이라는 말과 할아버지라는 말이 주는 편안함을 그는 간직하고 싶었다. 이 가족을 위험으로부터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생각과는 달리 민재는 여기저기에서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어느날 회사간부가 자살을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은 민재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로인해 협박당하고 민재를 따르던 상우마저 이제 그의 시중노릇을 하기 싫어 그에게 칼날을 갈게된다. 민재는 그러했다. 지금까지 그가 쌓아올린 부는 정당하기보다 부당하며 그 사실은 그와 가까이 있는 사람만 알고 있었다. 상우는 민재와 군대를 같이 다녔었다. 그리고 그때 당시 그가 사귀었던 여자 혜리를 그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자신의 여자였지만 자신은 더이상 혜리에게 욕심낼수 없었다. 아버지가 시작했던 사업은 망하고 그에게는 빚만 남아있었다. 신용불량으로 취직할 수 없었던 그를 민재가 받아주었다. 처음에는 친구같은 느낌이었지만 어느순간부터는 그는 상우를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상우는 그때부터 민재를 싫어하기 시작했다. 비열하고 남을 불행하게 하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가지려는 민재를 무너트리기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있는 그곳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기에 그 자리를 되돌려 받으려 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민재를 협박하고 궁지로 몰아넣은 사람들은 다치거나 죽게 되었다. 대도는 민재를 지켜주고 있었다. 진짜 자식은 아니지만 그렇게 가족을 보호하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그도 피해자이다. 아니 분명 피해자는 맞다. 엄마를 찾으러 갔을때 엄마가 따뜻하게 한마디만 해주었다면 그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었다면 그가 그렇게 되었을까? 생각해본다. 분명 가여운 어린 한 소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을 낯선 얼굴로 바라보며 '니가 여기 왜 있니' 라는 듯한 눈빛. '너만 아니였다면..'이라는 시선을 주지 않았다면 그도 남들처럼 다른 삶을 살 수 있었을것이다. 민재도 대도도 그저 따뜻하고 포근한 자신만의 가족을 만들고 싶었을뿐이다. 하지만 그 마음이 엇나가 다른사람을 불행하게 했다. 대도는 민재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또 살인을 저지르고 그 사실을 민재는 알게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건 알지만 자신이 찾은 아버지가 살인자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한 잘못을 느끼게된다. 이제라도 그는 다른 삶을 살기위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다시 가족을 찾기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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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김여진 지음 / 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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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인터넷을 할때마다 그녀와 김진숙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 했던 기사가 기억난다. 왜 매일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올까? 궁금하긴 했지만 특별히 관심가져본적 없었다. 그냥 '연예인이 뭔가를 해서 말이 많구나.'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꽤오랬동안 그녀의 기사거리가 끊임없이 나왔다. '도대체 SNS에 어떤 이야기들을 올리기에 이렇게 자주 기사가 나올까?' 어떤 기사인지 궁금해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세세하게 읽어보진 못했지만 그녀는 부당하게 대우받고 있던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적은 임금으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의 편에서서 그들을 봐달라고 힘껏 소리내고 있었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사람들. 그들이 아무리 소리쳐봐도 유명한 사람이 한번 소리치는것만큼 주목되진 않는다. 물론 그녀도 연예인이긴 하지만 스타성이 많은건 아니였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중에서도 그녀 한명이 내는 소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기자들에게 주목이 되어 SNS에 글을 올리고 많은 댓글이 달리고 그로 인해 문제의 심각성을 사회에 알릴수 있게 되었다. 그녀도 말한다. 자신이 조금더 유명했더라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수 있었을텐데..

 

그녀가 그당시 그렇게 신문에 자주 나올때 나는 그녀가 출연하던 드라마 '내마음이 들리니'를 보고 있었다. 저렇게 열심히 연기하는 사람인데 언제 또 저렇게 가서 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지? 라는 생각.. 동일인물이 많나? 많은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녀와 김진숙에 관한 이야기들.. 드라마를 보면서 그녀의 기사를 읽으면서 그녀에게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특별히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었고 그렇다고 주연을 맡은건 아니였다. 비록 드라마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작은비중의 인물이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인물이었기에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주인공의 옆에서 항상 힘이되어주는 인물을 연기하고 그 역할에 흡수되어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은 사람 김여진을 잊게 만들었다.

 

'내 문제만도 버겁다'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내 문제만 생각하기 때문에 버거운' 거였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조금이라도 마음을 기울이는 순간, 마음은 여유로워지고 넓어 졌으며 내문제는 사소해졌다.

게다가 ' 지금, 여기'에 집중한 것이다. p96 

 

사람들은 자신만 바라본다. 그래서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든 사람이 된다. 하지만 그녀의 말처럼 내 문제만 생각하기때문에 버거운거였다. 조금이라도 다른사람들의 마음에 기울인다면 나에게도 여유가 생기고 내문제는 사소한 문제가 될 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 지금 바로 여기의 나에 오로지 집중할수 있을것같다.

 

이 책은 그런 그녀의 자유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는 에세이집이다. 작년 홍익대 청소 노동자들을 위해, 한진중공업의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자신의 방법대로 그들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노력들, 그녀가 배우가 되기까지 그리고 사사로운 연애이야기. 연애를 좋아한다는 그녀. 그리고 자유분방한 그녀. 하고 싶은건 꼭 하고 꽤 이기적이라고 자신을 표현한다. 결혼할 당시 부모님들도 사위에게 "쟤는 지하고 싶은건 꼭한다"라는 말을 들을정도였다. 독문학과를 가서 대학원에 가겠다고 하고 갑자기 연극을 하겠다고 하고 결혼하고 갑자기 인도를 떠나고 여행을 떠나고 어느것 하나 정해진것 없이 그녀는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바꿔가며 누구보다 자유롭게 살고 있었다. 남들은 하고 싶은거 하고 싶어도 '현실때문에..'라는 이유로 감히 하고싶은것에 대한 영역을 넘보지 못하지만 그녀는 그래도 하고 싶은건 꼭 했다. 어쩌면 좋아하는것들도 언젠가는 질리게 된다. 사람맘이 변하는건 어쩔수가 없다. 그게 한때 사랑했던 사람일수도 있고 다른 일일수도 있고..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쉽지 않는 성격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하면서 만나는 선후배들. 다른 배우들처럼 살갑게 하지못하고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한다. 책이 좋아 한때는 자판기를 몇대 대여해서 깨끗하게 청소하고 커피 갈아주고 돈 받아오면서 그밖의 시간에는 책만 읽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까지 했다곤 한다. 꽤나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그리고 어떻게보면 아니 누가봐도 이기적임을 알 수 있었다. 그 이기적인 마음이 상대에게 피해가 된다면 조금은 멈춰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녀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친구와 남편 그리고 가족들. 그로인해 그녀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것 같다. 늦은 임신으로 하고 싶었던 일들을 아이를 위해서 포기해야 할때는 마음아프고 하고 싶은 역할을 다른 누군가가 하고 있을때 남들앞에서도 펑펑 울곤하지만 그게 그녀인 것이다. 그런 자신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언젠간 그마음이 그 사람을 위한 마음으로 바뀔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연애하는 마음으로 살것 같은 그녀를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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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브루클린 - 사소한 변화로 아름다운 일상을 가꾸는 삶의 지혜
정재은 지음 / 앨리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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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외국인 남편과 결혼 후 잠시 한국에서 신혼을 살았다. 그 뒤 남편을 따라 뉴욕의 브루클린이라는 도시로 이민을 간다. 그렇게 낯선 브루클린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자에게 로망이 있다. 모든 여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여자들은 결혼 후 외국으로 건너가 살아보는 것이다. 기왕이면 우리나라 남자라면 더 좋겠지만 외국인과 결혼하면 그 나라가서 사는것도 수많은 복잡한 절차를 걸치지 않고도 좀더 쉽게 가능하다. 물론 기왕이면 유럽이나 미국등 거대한 나라의 이민을 꿈꾸지만..

 

그런점에 있어서 살짝 부러웠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해 아둥바둥 하는 내 자신을 보고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맨날 똑같은 일상을 살다보니 '벗어나고 싶다.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이 작은 나라안에서도 비좁은 서울이라는 곳에서 아둥바둥 거리며 살아가야 하다니..', 아침 출근길마다 비좁아 터지는 지하철에 간신히 몸을 밀어넣고 생각해보곤 한다. 물론 그런 생각들은 피곤에 찌든 일상에 벗어나고 싶은 탈출구가 필요할때 하는 생각들이다. '그냥 시집이나 가버리고 싶다. 기왕이면 외국으로 확 가버리고 싶다. 이민가버리고 싶다. 길게 여행이라도 가고 싶다.' 등등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불쑥 찾아와 그런 환상을 꿈꾸곤 한다.

 

물론 저자는 그런 마음으로 브루클린으로 간건 아니지만 외국인남편과 결혼후 그곳에서 자신의 일상을 하나씩 채워나간다. 낯선곳에 도착에 아직은 서툰 영어로 그곳에 적응해보려한다. 무조건 영어를 쓰겠다고 다짐한건 아니지만 영어 실력도 늘려야하고 빨리 적응하기 위해 한국과 관련된 문화와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이곳에 오기전 일년에 한번씩 한국에 꼭 다녀와야지 하고 다짐했지만 정작 살아가다보니 취업전에는 취업하고 나서는 꼭가야지 라는 자존심으로 취업후에는 길게 시간을 낼 수 없어 3년동안 한국을 다녀오지 못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빠르게 그곳 생활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지만 때로는 외로움이 그녀를 찾아온다. 역시 타지에서 오는 향수는 어쩔 수 없나보다. 때로는 자신과 함께 지냈던 친구들과 가족들. 자신과 관련된 모든것들을 통째로 이곳에 옮겨오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한국에서 들었던 음악을 들어보지만 오히려 더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때로는 남편을 붙들고 함께 울기도 했단다. 그럴것이다. 외국에 나가 살고 싶다. 그냥 떠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도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올 것이다. 하지만 기왕 살기로 한 것. 그녀는 그곳에 적응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들을 만들어나간다.

 

우울하고 기분이 안좋을때 자신의 기분을 기본만큼 업시켜주고, 즐거울때는 그 마음을 배가 되게 해주는 영화를 찾아보거나 놀이동산가서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기구를 타본다. 그러면 그 마음이 나아지곤 한단다.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좋은곳 들을 찾아다녀본다. 일주일동안 계획을 세워 식재료를 사고 때로는 맛있다고 소문난 집으로 외식을 한다. 직접 커피를 갈아 내려 마시고, 맘에 드는 빵집을 찾아다니고, 좋아하는 책을 많이 파는 책방에 들러 좋아하는 책도 사본다.

 

음식에 관한 에세이를 좋아하는 그녀는 그 책들을 통해 요리도 해본다. 또 자신이 도전해서 만든 맛있는 요리에 관한 간편한 요리 레시피도 살짝 공개해준다. 그렇게 그녀는 브루클린에서 자신의 일상을 하나씩 더해본다. 그리고 적응하며 그곳을 즐기며 살고 있다. 이 책을 읽는동안 잠시 브루클린을 돌아다닌듯 싶었다. 여행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녀의 일상속에서 브루클린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내가 부르클린에서 잠시 일상을 보낸듯한 느낌이랄까? 잠시 그녀가 되어 그녀가 누비는 브루클린의 작은 모습을 바라본다. 꼭 남들 찾아다니는 관광지일 필요는 없다. 여행을 가면 왠지 모를 아쉬움에 남들이 다녀간 곳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또 때로는 남들 다간곳이 아닌 나만이 찾아다닐 수 있는 곳으로 찾아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많이 가는 관광지는 그만한 볼거리가 있어서 모두들 찾아가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어쩜 살면서 그곳은 한번밖에 가볼 수 없는 곳이기에 더욱 그 곳에 집착하게 되는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일상을 누비고 싶다는 꿈을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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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청춘에게
신창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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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공자가 지금 청춘들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것 처럼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충고해준다. 인생의 고난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주제별로 구분하였다. 수신, 진로, 관계, 직장, 감정, 정의, 운명에 대한 주제로 구분지어 지금과 다른 그 시대의 이야기인데도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상황에도 충분히 대입해볼 수 있었다.

 

청춘은 아프다, 청춘은 힘들다, 이태백, 88만원세대 등 청춘을 의미하는 말들은 무수히 많다. 그 수많은 말들이 때로는 진짜인것 같고 때로는 나만 그런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거리에 나가보면 수많은 젊은이들은 삶을 즐기고 백화점 안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고급 커피숍과 레스토랑 등에도 수많은 젊은이들로 가득차있다. 과연 이들은 정말 힘든 청춘일까? 물론 힘든 청춘이라고 그런 곳에 가지 못하는건 아니다. 다만 그들의 표정에서 아프고 힘든 모습이 보여지지 않아 나만 힘든 청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힘든 것보다 자신의 힘든 것만 보이기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몇 권의 책을 통해서 청춘을 빗대어 충고해준 말, 위로해준 말들을 접하곤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많은 책들도 아직 나를 위로해주지도 충고해주지도 못했다. 물론 깨달은 바는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깨달음을 실천하지 못했다. 점점 나약해져가는 나를 발견할 뿐이었다. '넌 왜 못하니?',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갈때 넌 무엇을 했니?" 등의 부정적인 말들로 나를 꾸짖고 비난하기 바빴다. 그러면서도 자기계발서적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 안에 분명 답이 있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비록 한 두권에서 깨달음을 얻지는 못했지만 계속 읽다보면 조금씩 변화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틈틈히 책을 읽어보았다.

 

'공자가 청춘에게' 이란 책도 그런 나의 깨달음에 도움을 줄것 같아 선택한 책이었다. 인문고전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한다. 그리고 그 고전의 중요성은 점점 강조되고 있다. 스스로 읽으면서 책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다. 원문으로 되어 있는 책을 읽어야 하며 알때까지 반복해서 읽고 그 뜻을 스스로 찾아가야 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얻은 결과로 그 사람은 한단계 성장해나갈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모든 청춘들이 읽으면서 바로 깨달음을 얻을수 있도록 풀이되어있다. 공자가 겪었던 일들을 예시로 들며 자신의 제자 자공에 관한 이야기와 더불어 더 많은 제자들과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방식이 담겨있다.

 

자신도 힘들게 지냈던 청춘이야기, 일을 하면서 겪게되는 많은 딜레마들, 가르침을 주면서도 의심나는 것들, 제자들과 함께지내면서 생긴 에피소드들로 우리의 청춘을 빗대어 충고해준다. 지금 내가 생각했을때는 그때가 살기 편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공자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첨단시대가 부럽다고 한다. 사람들은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 옛날 그시대에는 먹고 살기 위해 일할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한 본능보다는 이제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의 만족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런데 그 나은 삶을 위한 일들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나는 행복을 느끼는 걸까?' 라는 의심을 주기도 한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것만 못하다'고 하는 공자의 말처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우리는 아는것을 나아가 좋아해야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벽앞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즐기면서 일하고 있을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고민한다. 지금이라도 즐길 수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근데 만약 그런 일이 직업이 된다면 나는 그 즐겼던 일마저 싫어하게 되는건 아닐까? 라는 또 다른 의심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즐길 수 있는 무언가 하나는 남겨두어야 오히려 스트레스를 덜받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들..

 

나는 지름길이 있는데도 그 길을 가지 못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시간 날때마다 윗사람 비위도 맞추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사람이 자신의 몫의 일을 성실히 잘 하는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인정하곤 한다. 그래서 원칙을 중시하고 품행이 단정하며 규칙을 따르는 사람은 융통성이 없다고 말하며 잘해도 칭찬받지 못하고 승진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그저 묵묵히 일할 뿐인데도 윗사람 비위못맞춘다고 그 사람의 능력까지 하찮아 지곤 할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도 과연 어떤게 맞는 것인지. 라는 딜레마에 빠진다. 공자는 그런 사람이 과연 잘못된것일까?라고 말한다.

 

20대~30대쯤을 우리는 청춘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청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뭐든 꾸밈없이 보여주고 있는 그대로를 말할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시기는 인생이 우리에게 준 가장 고귀한 선물이다. 그 고귀함은 스스로 마음을 열때 빛을 발할수 있다고 한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어야 한다. 내가 나에게서 솔직하지 못하고 자꾸 감추려고 한다면 나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살다보면 공부, 이성, 진로, 직업 문제 등 온갖 곤경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게 사실은 청춘의 시기에 자신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거대한 무대라고 말한다. 인생은 고통 속에서 피는 꽃이고 곤경이 닥칠 때마다 흔들리는 마음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 나도 그런 무대 위에 올라와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내가 이 거대한 무대를 잘 통과할 수 있을지는 나 스스로 결정해야한다. 그리고 그 결정이 나의 남은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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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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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가난해짐을 느낄때가 있다.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누군가는 이윤을 챙기는가 하면 누군가는 아무리 발버둥을쳐도 가난에서 멀어지기는 커녕 점점 가난과 함께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코너 우드먼은 공정거래의 과정을 역추행하는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나도 공정거래 표시가 붙은 상품을 산 적이 있다. 공정거래라는 마크가 붙어있으면 왠지모르게 나도 무언가를 한것 같다. 어려운 나라를 위해 도움을 준것 같은 느낌을 받게되고 그 상품을 믿고 구입할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공정거래에 대한 마크도 알고보면 마케팅의 한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대기업은 가난한 나라를 도와주기위해 그곳에서 물건을 생산하고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그렇게 한다. 가난한 나라를 도와줘야지라는 생각보다 적은 인건비로 더 많은 이윤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큰 것이다. 물론 사업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들이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은 어느정도 지켜가면서 무언가를 실행해야하는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배워야 할 나이에 학교가 없어 밖으로 나도는 아이들. 그들은 돈을 벌러다닐수 밖에없다. 당장 오늘 하루를 버텨내기 위해서. 불법인지 알지만 그것이라도 안하면 그들은 먹고 살 방법이 없다. 그래서 그 위험을 알면서도 그들은 불법으로 돈을 벌러 다니기도 한다. 몸이 망가지는걸 알면서도 다이빙을 할 수 밖에 없고 양귀비농사가 불법인걸 알지만 양귀비를 키울수밖에없다. 그들은 말한다. 그럼 우리가 무얼하면서 먹고 살아야 하냐고? 아무런 대책조차 내어주지 않고 무조건 나쁘지깐 하지말라라는 말은 그들에게 통할수가 없었다. 그들도 그게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합법적인 일들은 돈이 되지 않는다. 밀농사를 지으면서 팔러나가고 싶어도 팔러나가는 동안 많은 농작물을 갈취당하게된다. 하지만 양귀비농사는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직접 농장을 찾아온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을 기르겠는가? 불법이지만 양귀비를 키울수밖에없다. 어떤나라는 양귀비가 합법적으로 길러지고 있는데 또 어떤나라는 불법으로 정해져있다. 양귀비가 마약의 종류이기에 나쁘긴하지만 의료용으로 쓰일때는 좋은 용도로 쓰인다. 하지만 생산하는 지역은 따로 정해져있고 이들에게는 불법이기때문에 하지말라고만 한다.

 

그들은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고 무엇하나 심어 키우려고 해도 그 종자조차 구하기 힘들다.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었도 그들에게는 선택할 권리가 없다. 시키면 시키는데로 해야하고 돈이 되기때문에 나쁜걸 알면서도 할수밖에 없다. 어떻게 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바꿀수 있을까?생각해보게 된다. 학교도 없다. 아이들은 크면 무조건 돈을 벌러 나가야한다. 공부할곳이 없으니 글을 읽지못하는 사람 쓰지못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아무리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그들은 그 말을 알아들을수가 없다. 그들이 좀더 자율적으로 돈을 벌 수 있도록 누군가는 지원을 해줘야한다. 그들에게 지금처럼 사는것이 당연한것처럼 살게해서는 안된다. 가르쳐서 배워야 그들도 깨닫게 될 것 같다.

 

같은 시간을 일해도 그들은 돈을 많이 받지 못한다. 아마 앞으로도 그들은 그렇게 살수밖에 없을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작은 희망은 있다. 그들이 배울수있도록 나라에서 지원을 해주는것이다. 물론 돈은 많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배움이 헛되지는 않을것이다. 결국 그 나라를 살릴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굶어죽는 사람은 이제없을것 같지만 아직도 지구어딘가에서는 굶어죽는 나라의 사람들, 전쟁으로 위헙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 죽어라 일해도 돈도 제대로 못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얼마되지 않는 생활비를 벌기위해 목숨걸고 잠수하는 키라라과 어부들, 하루에 18시간을 일하는 중국노동자들, 돈을 많이 벌수 있기때문에 목숨걸고 광석을 캐는 콩고 사람들, 불법인줄 알지만 그래도 양귀비농사를 지을수밖에 없는 아프카니스탄 사람들. 대기업의 욕심으로 이 모든 사람들은 위험속에서 일하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들도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야 할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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