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스물아홉 생일. 그녀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파견사원으로 일하면서 3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남자친구도 없고 70키로가 넘는 못생긴 자신이 있었다. 생일케익도 사지 못해 편의점에서 사온 작은케익에는 스물아홉개의 초를 꽂을수도 없었다. 이렇게 살면 뭐하나 그녀는 그냥 죽고 싶었다. 삶에 아무런 희망이 없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녀도 그랬던건 아니다. 왠만한 대학에 나와 좋은 회사에 취직도 했지만 적응하지 못했다. 못생겼지만 능력있는 남자친구를 만나 스물 다섯만 되면 결혼해 그냥 편안히 살아야겠구나. 사랑보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그와 사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계획마저 물건너 갔다. 자신을 좋아하는게 아닌 자신의 배경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그녀로부터 그는 헤어지자는 말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미래를 그에게서 얻어보려는 보상마저 사라졌다. 그때부터 스트레스를 받아 먹기 시작했고 어느덧 20킬로그램이상 살을 찌우며 지금의 자신이 있게 되었다.

 

칼을 들로 자신의 손목을 그어보려고 하려는 순간 티비속에 나오는 화려한 라스베가스의 풍경. 그녀는 결심했다. '그래 죽기전에 저곳에 가서 화려한 삶은 한번쯤 살다 죽어보자' 그렇게 일년이라는 유효기간을 두고 그녀는 라스베가스에 가기 위한 200만엔의 돈을 모으기로 결심한다. 딱 1주일. 그곳에가서 돈을 잃을수도 돈을 딸수도 있다. 하지만 미련없이 그곳에서 인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런 필사적인 마음으로 그녀는 1년동안 열심히 일해보기로 한다. 파견사원으로 일하면서 돈을 모으기란 쉽지 않았다. 집세내고 기본의 생황을 하기에도 빠듯해다. 그래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을 찾다 호스티스가 되기로 한다. 누가 그녀처럼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를 써줄까 싶었지만 다행이도 일손이 부족한 곳에서 그녀를 임시로 채용해주기로 했다. 의외로 자신처럼 뚱뚱한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깐. 그녀는 그러는 동안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대범한 행동을 하게된다. 사람들과 말도 잘 섞지 않던 그녀가 조금씩 변화하고 그곳에서 일하면서 살도 빠지기 시작하고 직업상 이뻐지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낮에는 파견사원으로 밤에는 호스티스로 일해도 자신이 원하는만큼의 돈을 얻을수가 없었다. 그때 누군가 그녀에게 누드모델 할 생각없냐는 제의를 하게된다. 자신처럼 볼품없는 사람도 그게 가능한가 싶었는데 의외로 이런 몸매를 더 선호한다고 하여 용기내어 누드모델 일까지 하게된다. 가기전에는 그렇게 부끄러웠는데 막상 진지하게 그림그리는 학생들을 보니 조금씩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라스베가스에서의 미래를 꿈꾸며 그녀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항상 적극적이지 못하고 망설이던 그녀였는데 끝이라고 생각하니 삶에 더 악착같이 매달릴 수 있었다. 친구조차 없었던 그녀에게 친구도 생기고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늘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록 진짜 자신의 인생계획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진심으로 그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조금씩 행복을 찾아가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그녀는 서른생일이 되기 일주일전 드디어 라스베가스로 가서 자신의 마지막 꿈을 실현하기로 결심한다.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다. 돈도 모았고 영어공부도 하고 블랙잭연습도 하면서 실수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이미지트레이닝을 해왔다. 물론 실전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마치 라스베가스에 다녀온 사람처럼 그녀는 연습해왔었다. 그리고 결전의 그날이 왔다. 자신에게 운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는 모른다. 그녀는 마지막 게임을 마치고 돌아왔을때 5달러를 벌어왔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녀가 들고왔던 돈은 그대로이면서 5달러를 얻을 수 있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죽으려고 이곳에 왔지만 그녀는 다시 살아보기로 한다.

 

악착같이 살았던 1년 그녀에게 그 삶은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보다 값진 삶이었을것이다. 아무도 봐주지 않고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았던 자신이었지만 이제 자신을 돌보며 그녀는 살아갈 것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에게 끝이 없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자포자기 하는 순간이 있다. 나만 힘들고 나만 괴롭다는 생각에 '이렇게 살면 뭐하나' 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가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처럼 나에게 1년이라는 시간밖에 없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떤사람들은 어차피 일년밖에 못살거 그냥 대충살자 할지 모르지만 '이제 1년밖에 안남았는데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것 실컷 다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더 바쁘게 살아갈지도 모른다. 아마 나도 그럴듯. 죽을거라면 지금까지 하고 싶어도 용기내지 못했던 일들을 하며 살것 같다. 그리고 아마리처럼 다시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갈 것같다. 비록 죽으려고 했던 곳에서 다시 찾은 삶이었지만 그래서 그녀를 더 힘껏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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