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용한 아내
A.S.A. 해리슨 지음, 박현주 옮김 / 엘릭시르 / 2020년 2월
평점 :
요즘 생각이 글로 고이지 못해,
(하긴 언제는 생각이란걸 하면서 글을 썼느냐 하면 그렇지 못했지만,
시종 '휘리릭~!' 일필휘지의 자세를 구사했지만서도, ㅋ~.)
리뷰를 잘 안 쓰게 되는데,
이 책은 간단히 코멘트라도 남기고 싶었다.
이 책은 스토리는 뻔하지만, 결코 뻔하게 쓰이지 않았고,
저자가 2013년 암으로 돌아가셔서 다른 책을 구해볼래야 볼 수가 없으며,
작품 전반에 흐르는 심리학적 접근이 스토리와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처럼 조화를 이뤄 아름답기까지 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데,
주인공인 조디 브렛이 책에선 예쁘고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좀 작은 여자로 묘사됐었는데,
책 띠지엔 '니콜 키드먼 주연' 영화화 확정이란다.
니콜 키드먼은 다른 조건은 다갖추었고 안되면 되게 할 수 있는 연기력을 지녔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녀의 키는 공식적으로 180cm란다.
그는 그녀와 부딪히며 물건을 넘어뜨리고 앞길을 막지만 조디는 그가 근처에 있는 게 좋다. 넉넉한 양감이 편안하다. 그녀는 그의 하루에서 풍기는 향을 들이마시고, 체온에 끌린다. 그는 언제나 손길이 따뜻한 남자다. 거의 늘 추워하는 사람에게는 동물적으로 중요한 문제다.(17쪽)
암튼 난 이런 섬세한 문장들이 마음에 들었는데,
영화에선 이런 문장을 어떻게 처리할지 좀 궁금하다.
나레이션으로 깔아버리려나.
평생을 연애를 처음 시작할때의 뜨거움으로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살아가면서 상대방 체온의 따뜻함에 위로받기도 하고,
때론 더운 여름날 상대방 체온의 뜨거움에 거리두고 싶어 질때도 있겠지만,
때때로 축복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존재가 부부 아닐까.
20년을 같이 살았으면서 살인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다니,
아이러니컬하다 싶지만 서도,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가슴이 서늘해지는 그런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