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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신 - 1인 크리에이터들의 롤모델 대도서관이 들려주는 억대 연봉 유튜버 이야기
나동현(대도서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5월
평점 :
대도서관이라는 사람이 있다는건 몇 년전에 알게 됐지만,
그의 아내가 윰댕이라는 것도 알고는 있었지만,
대도서관이 하는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을 (보긴 봤겠지만) 본 기억은 없었다.
그만큼 대도서관과 나 사이에는 어떤 교집합이 없었다.
지난 해 말부터 뜻하지 않게 하루종일 집에 텔레비전을 배경으로 틀어두게 되었고,
그러다가 우연히 '랜선라이프'라는 프로에 나오는 것을 봤었다.
처음 나의 관심은 '심방골 주부'였지만,
그 프로그램에 패널로 나오는 사람 중 대도서관이 있었다.
보다보니 내공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의 지난 방송들을 다 찾아서 볼 정도로 유튜브와 친한 것은 아니었고,
그가 낸 책을 찾아읽는게 더 빠를 것 같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아,
이 책도 그렇고 그런 책이면 어쩌나 싶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나처럼 유튜브를 열심히 시청하는 것도 아니고,
1인 크리에이터가 될 마음도 1도 없는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대도서관이 이 글을 직접 쓴 것인줄 알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들여다 보니, '정리 한진아'라고 자상하게 적혀있었다.
오히려 신뢰가 갔다.
대도서관이 1인 크리에이터로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한 얘기가 앞에 나온다.
그과정만으로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구나 싶었는데,
현실을 파악하고 앞을 내다보는 능력도 대단하다.
책 겉표지에서처럼 '1년에 17억을 벌려면' 범상치 않으리라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사실 내가 감동을 받은 대목은 이쪽을 이끌어간다는 소명의식과,
이쪽 시장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힘이었다.
이걸 기획력이라고 해야할까.
거기다가 긍정의 힘이라고 해야할까,
돈만을 좇거나 인기에만 편승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걷는 사람으로서 길을 안내하고 있는 것이 모범을 보이는 것 같아 좋아 보였다.
이 책을 읽었어도, 유튜브 방송을 할 생각은 없지만,
내 삶을 한번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다.
남들은 쓸데없는 짓 한다며 혀를 끌끌 차는데도 굳이 열심히 하는 이유는 그 일이 재미있고 신나기 때문이다. 그 일이 내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해도 그걸 하는 동안은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 내가 남보다 그 일을 잘 알고, 잘한다고 자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일을 통해 진짜 나를 찾고, 더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ㆍㆍㆍㆍㆍㆍ잘 모르겠다면 부모님 또는 배우자가 분노의 등짝 스매싱을 날리며 "쓸데없는 짓 좀 그만 해!", "그런 쓸데없는 데 돈 좀 쓰지마!"하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그때 당신이 하고 있던 일이 바로 그 '쓸데없는 짓'이다.(91~92쪽)
남들이 말하는 쓸데없는 짓이 나의 경우엔 책을 읽고 이곳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고,
또 하나는 솜씨를 발휘하여 손바느질이나 뜨게질을 하는 것이다.
맞다, 예전에 1일1그림이라고 하여 그림도 그렸었다, ㅋ~.
그가 분석해낸 현대인의 심리는 알라딘 서재에 글을 올리는 나의 마음과도 똑같다.
현대인의 이런 심리를 가장 잘 충족하는 매체가 바로 1인 미디어다. 혼자 시청하지만 여럿이 함께 보는 느낌.,소통은 하되 적당한 거리는 유지하고 싶은 마음. 이것을 잘 파악해야 소통의 달인이 될 수 있다.(167쪽)
이곳에 처음 서재를 만들었을때 서재명은 'Insure safety distance'였다, 안전거리확보.
소통을 하고 마음은 나눌 수 있되 너무 깊이 빠져들진 않기.
책을 읽다가 깜짝 놀라게 된 대목이 있었다.
무턱대고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서 후원금만 많이 받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들리는 말로는 유흥업 종사자들이 쉽게 돈 버는 수단으로 생방송을 이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180쪽)
이런 분석은 재미있었다.
크리에이터가 만드는 광고는 완성도가 너무 높아도 시청자들에게 부담감을 줄 수 있다. 반면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 완성도가 낮으면 기업의 품위를 손상시킨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중간 어디쯤에서 중심을 잘 잡는 것이 크리에이터의 능력이다.(201쪽)
내가 즐겨보는 유튜브 방송 중에 '리도동동 '이라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언젠가 유튜브에 광고를 넣게 되었다고 좋아했는데,
광고의 컨셉이나 설정, 방향 등이 참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대도서관의 책에서 저런 구절로 만나다니 반가웠다.
이 책이 내겐 유튜버가 되는 법이나 1인 크리에이터가 되는 법 따위로 읽히진 않았다.
다만 삶의 방향을 설정해 주었다고나 할까,
언제까지고 우울에 쩔어 무기력하게 살아선 안되겠다고 다짐을 한 계기가 되었고,
또 한가지, 1년에 17억을 버는 유튜버라도 돈에만 아등바등하지 않는다는 것,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 있고,
거기에 긍정의 기운을 더해 환원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래간만에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었던,
유쾌하고 긍정의 기운을 많이 전해받은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