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에 혹해서 사게 되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제목을 내 식대로 해석했다고나 할까.
책의 띠지를 보면,
'자기가 지금 힘든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아요. 이유 없는 허전함에 시달리면서.'
라고 되어 있는데, 그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책의 제목을 내 식대로 해석했다는건 뭘 얘기하냐면,
나 또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떡볶이'였으나,
먹고나면 쓰린 속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려야 하는고로,
이젠 먹고 싶으나 두려움으로 잘 못먹는 음식이 되겠다.
쓰린 속을 부여잡고 울때는 다시는 먹지 말아야지 하지만,
날이 밝으면 언제 그랬느냐 잊어버리고,
또 다시 떡볶이를 먹기 위하여 바람을 잡는다.
이 책은 내겐 좀 가벼웠다.
내용이 별로라거나 가벼웠다는 그런 얘기가 아니라,
내 나이 또래에서 이 책의 지은이 같은 고민을 한다는게 좀 배부른 고민처럼 여겨진다는 거다.
나보다는 아랫세대에게 잘 맞겠다.
선생님
영화를 보면 꼭 의미를 찾아내야 할까요? 내가 좋아썬 부분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고, 나는 재미 없었는데 타인은 좋았을 수도 있잖아요. 모든 것을 너무 지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감정에 중점을 두는 거죠. '아무렴 뭐 어때'라는 생각이 중요해요.(45쪽)
선생님
부러움은 누구나 느낄 수 있겠죠? 이상향을 가지고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부러워하는 것과 자신을 계속 비교하고 비하하는 건 다른 거죠. 지금은 동경하는 정도로 느껴지고, 심해보이지는 않아요.(55쪽)
선생님
ㆍㆍㆍㆍㆍㆍ그런데 그렇게 해서 '행복했다'라는 기억이 남았다면, 그 부분이 편한 거죠. 나를 편하게 하는 나만의 방법을 계속 찾는 건 중요해요.(74쪽)
선생님
너무 강박적으로 이상화된 잣대를 계속 가져와서, 그 기준에 맞추려고 하는 거죠. 자신을 벌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82쪽)
이 책의 앞부분에는 '기분부전장애(심한 우울 증상을 보이는 주요우울장애와는 달리, 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앓는 지은이의 상담내용이 녹취록의 형태로, 뒤에는 문창과 출신이라는 저력을 살려 가벼운 단상들이 실려있다.
떡볶이를 먹는 그 순간에는 나중에 속이 쓰려서 배를 부여잡고 뒹굴게 될 줄은 까맣게 잊게 된다.
그렇듯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서 다가가지 않는다면 젊음이 아니다.
상처는 옹이를 남기고 단단해지지만 우리는 그걸 흉터라는 이름 대신 훈장이란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니까 말이다.
남우세스러워서 안아주지는 못할 것 같고,
어깨를 아무렇지않게 툭 치며 술 한잔을 권할 수는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