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강영혜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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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가 함께 활약하는 모습 너무 궁금하고 보고 싶습니다~^^
믿보작 나카야마 시치리, 믿보캐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의 조합,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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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밀침침신여상 2
전선 지음, 이경민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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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어떤 책을 계기로 중국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버렸다. 현대극이 아닌 시대극이었음에도 재기발랄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나의 마음을 끌기에 너무나 충분했다.

 

그 뒤로도 매력 뿜뿜 넘치는 중국소설이 없나 살피던 찰나, 내 눈 속에 들어온 이 아이, 바로 《향밀침침신여상》이다.

"달콤한 향기는 여울지고, 사랑은 재로 남아 흩어지네"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중국어를 너무 모르니... 흠흠... ^^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의 원작소설이라고 하니 더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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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공감가지 않는 금멱 때문에, 그런 금멱으로 인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걸로만 보였던 욱봉과 윤옥이 안타까워서, 고구마를 열다섯 개 정도 삼킨 듯한 답답함이 있었다.

그리고 약간은 강하게 자신을 어필하고 다가가는 욱봉의 모습도 잠깐씩은 좋지 않게 보였다. 결국 자신의 아버지인 '천제'가 '재분'에게 한 짓과 무엇이 다르냐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냐 라는 생각이 목구멍을 간지럽힌 순간이 있었다.

 

2권의 초반에서도 금멱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아예 대놓고 욱봉에게 "내가 시집가고 싶은 상대는 오로지 당신뿐이라고요. 왜 그런 심술 맞은 소리로 내 마음을 아프게 하죠?(p. 51)"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 왠 개풀 뜯어먹는 소리?- 라고 메모를 해 버렸으니...

그러나 나는 금멱을 오해했다. 나도 모르게 - 금멱아, 미안하다... - 라고 말해버렸다.

 

2권의 초반, 금멱의 아버지인 수신이 '홍련업화'로 인해 사망하고 금멱은 수신을 죽인 사람이 욱봉이라고 믿게 된다.

금멱과 윤옥의 혼인날에 윤옥은 역모를 일으키고, 욱봉은 윤옥과 대치하면서 금멱을 자신의 뒤에 숨긴다. 그리고 금멱은 욱봉이 자신에게 등을 보인 순간,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수신의 영력 절반이 들어있는 '유엽방도'로 욱봉의 등 중앙을 찌르고, 욱봉은 그렇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금멱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

금멱은, 사랑의 감정을 모르는 금멱은, 일부러 욱봉을 유혹해 아버지의 복수를 하려 했던 것이었다.

 

욱봉 :

나를... 사랑한 게 아니...었어?

한시도...? 어느 한순간도?

금멱 :

사랑, 그게 뭔데요? 나는 그런 거 몰라요. (p. 67, 68)

 

 

 

 

그리고... 금멱은 욱봉이 죽은 후에야 그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 그가 없다는 사실에 지독한 통증이 엄습하고, 심장이 떨어졌다며 울부짖는다. 망천에 뛰어들어 욱봉의 혼백을 부르짖기도 한다. 너무도 뒤늦게 깨달은 사랑...

 

- p. 77

내 눈물은 이제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으로만 역류한다. 그 눈물은 심장이 사라진 내 가슴 빈 곳으로 역류해 강이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넘실대며 나를 온전한 슬픔 속에 가두어 버렸다.

 

- p. 98

못 잊겠어요.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잊히지 않아요.

눈을 감으면 욱봉이 보이고, 눈을 뜨면 또 욱봉이 보여요. 그럴 때마다 너무 괴로워 미쳐 버릴 것 같아요.

 

다행히 욱봉의 혼백이 남아 있어 그를 되살릴 수 있게 되지만, 살아난 욱봉에게 금멱은 그저 자신을 죽으려고 한 원수일 뿐이었다. 마계에서 세력을 키운 욱봉을 보기 위해 금멱은 윤옥 몰래 마계를 찾아가고, 그에게 죽임을 당할 뻔한 위기를 겪고서도 그에 대한 마음을 놓지 못한다.

 

이제서야 사랑의 감정을 알게 되고 품게 된 금멱이지만, 욱봉은 예전의 욱봉이 아니었다. 그는 이제 금멱에게 사랑의 말을 속삭이고 사랑의 눈길로 쳐다보던 예전의 욱봉이 아니었다.

 

너무나 뒤늦게 깨닫게 된 사랑, 사랑하는 서로를 바라봐야 하지만, 그의 눈은 금멱을 향해 있지 않은 듯 하다.

운단도 막을 수 없었던 운명같은 그들의 사랑이었건만, 금멱과 욱봉의 사랑은 어떻게 될 것인지...

 

금멱이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후부터는 책에 너무 집중을 해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금멱의 상황이 너무도 안타까우면서도, 그런 금멱을 바라보는 윤옥의 모습 또한 안타까워 쉽사리 누구의 마음을 응원해야 할 지 힘들었다.

 

후에 수신의 죽음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고, 윤옥의 눈처럼 깊고 깊었던 그의 속내도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눈물도 핑 돌았다.

아, 나 로맨스 너무 좋아하나봐... ㅜㅜ

 

끝이 좋으면 다 좋아요, 라고 했던가.

처음에는 나에게 많은 고구마를 먹였지만, 뒤로 갈수록 내 마음을 흔들어 버린 책이었다.

이야기가 끝난 후 나오는 외전 4편마저도 재미있어서, 마지막까지 만족스러웠다.

 

다음 번엔 또 어떤 중국소설이 내 마음을 흔들어줄까?

 

- p.173

그런데 누가 알았겠나?

두모원군의 운단조차도 사랑이라는 독하디독한 감정을 끊을 수 없고, 누군가를 향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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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밀침침신여상 1
전선 지음, 이경민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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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어떤 책을 계기로 중국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버렸다. 현대극이 아닌 시대극이었음에도 재기발랄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나의 마음을 끌기에 너무나 충분했다.

 

그 뒤로도 매력 뿜뿜 넘치는 중국소설이 없나 살피던 찰나, 내 눈 속에 들어온 이 아이, 바로 《향밀침침신여상》이다.

"달콤한 향기는 여울지고, 사랑은 재로 남아 흩어지네"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중국어를 너무 모르니... 흠흠... ^^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의 원작소설이라고 하니 더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금멱은 화계 화신 재분의 딸로, 재분은 금멱이 태어나자마자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없게 하는 운단을 먹인다.

자신이 사랑으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되자, 그녀의 딸인 금멱은 그런 사랑하는 감정의 위험으로부터 지키고자 한 것이었다.

금멱은 자신의 출생에 대하여는 모른 채로, 자신을 포도 정령으로 알고 높은 영력을 쌓는 것이 최대 목표인 소녀로 자라났다.

그러던 어느날, 천계의 둘째 아들인 욱봉이 열반중생 중 다친 채로 화계로 떨어진다. 금멱은 욱봉의 전신인 봉황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까마귀가 다친 걸로 알고 비료로 쓰겠다며 그를 묻어 버린다. 그 후 금멱은 결계가 단단한 화계로 떨어진 까마귀가 보통의 까마귀가 아닌 걸로 추측하고 까마귀의 내단을 취하려고 다시 꺼내어 꿀을 먹이고 그를 살려낸다.

욱봉의 모습으로 변한 그에게 금멱은 은혜를 갚으라며 자신을 천계로 데려가 달라고 한다. 금멱은 운단을 먹고 사랑의 감정을 모른 채 화계의 수경 안에서만 살아가고 있어 다른 세계가 궁금했었다.

 

천계로 간 금멱은 욱봉의 서동으로 그의 곁에서 지낸다. 그러다 욱봉의 배다른 형인 야신 윤옥, 숙부인 월하선인 등을 알아가며 천계에서 나름의 생활을 해 나간다.

 

금멱은 야신 윤옥과 혼인을 약속하게 되고, 욱봉은 금멱을 사랑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다.

 

사랑의 감정을 알지 못하는 금멱과, 그녀를 사랑하는 이복형제 욱봉과 윤옥...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

 

 

 

 

사실 1권의 내용은 좀 어이없다 생각되는 부분들이 많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었다라는 말은 못하겠다.

책을 읽기 전만 해도, 금멱이 사랑의 감정을 모를 뿐이지 밝고 이지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사랑 앞에서는 차가울 수 있지만, 사랑에만 차가울 뿐 눈치 빠르고 똑똑한 그런 소녀 말이다.

그런데, 1권에서의 금멱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머리는 좋지 않은 듯 하다. 너무도 아름다운 외모에 밝고 명랑한 성격을 가졌지만, 민폐 캐릭터의 냄새가 많이 난달까...

자신이 자란 화계 이외의 세상을 모른다지만, 욱봉의 진신인 봉황을 까마귀로 보고 윤옥의 진신인 용의 꼬리를 물고기 꼬리로 착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화계를 떠나 천계로 온 후에 까마귀가 정령을 납치해서 화계와 조족 사이가 틀어진 일을 귀로 듣고도 자신의 일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또, 욱봉이 마계로 간다라고 하자 몰래 포도로 변해 소매 속에 숨어 따라가질 않나, 그 곳에서 세상을 어지럽힌다고 욱봉이 조롱박에 봉인해 둔 궁기를, 내단을 취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어줘서 욱봉을 다치게 만든다.

이런... 또 있네. 나중에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순간에도, 그걸 빌미로 영력을 더 받아낼 수 있겠다라고 좋아한다.

너무나 맑고 맑아서 세상천지 분간을 못하는 건가, 거기다 왜 그리도 영력 타령인지...

이 정도 되면, 사랑을 느낄 수 없게 만드는 '운단'이 아니라 그냥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되는 '운단'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이 없어서 겁도 없는 것이냐?" (p. 129)

 

진심 나도 같은 생각입니다... 탕탕탕!!!

아무래도 나는 독립적이고 똑똑한 여주 캐릭터를 좋아하나보다...ㅎ

나를 중국소설의 늪에 빠뜨렸던 그 책 속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2권은 더 재미있길 바라고 바라며, 1권을 덮는다.^^

2권에서는 금멱이 더이상은 두 남자의 마음을 갈팡질팡하게 만들지 않기를... 뭔가 노선을 정해 주기를... 그래서 둘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

(표지의 그림이 이미 욱봉과 금멱의 모습이라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려나... '어남욱'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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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353, 욱봉

내가 고작 이 깃털 하나만 네게 주었을 것 같아?

정녕 이것을 돌려주고 싶다면 그때 내가 이 깃털과 함께 준 것도 돌려줘.

 

- p. 382, 부처님

사랑하니 고뇌가 생기고, 사랑하니 두려움이 생기느니라.

그러니 사랑하지 않으면 고뇌도, 두려움도 자연히 없을 터다.

 

p. 439, 윤옥

나를 깊이 사랑해 달라는 말은 감히 하지 않을 거요.

그저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나를 사랑해 주시오. 하루가 쌓여서 달이 되고, 달이 쌓여 해가 되고, 해가 쌓여 일생이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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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9
김성중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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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죽음이 없는 삶이 있다. 시간은 흐르지만 누구도 결코 죽지는 않는 그런 삶. 아무리 모진 고문을 당하고, 피를 흘리는 한이 있어도 아무도 죽지 않는 그런 삶.

 

주인공 '나'는 물고기섬에 살던 가난한 소년이었다. 여덟 살에 사흘동안 내린 폭우로 집에 남아 있던 엄마와 누나가 사망하고,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살았다.

마을에 호텔이 생기고 빈부의 격차는 더 심해지고, 소년은 이 물고기섬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서 사는 것을 꿈꾸게 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아버지와 함께 사막을 벗어나려 했는데, 임종을 앞두고 돌아가실 듯 했던 할아버지는 끝끝내 죽지 않고 집요하게 살아 있었다. 할아버지가 임종을 앞둔 때에 인간의 삶에서 '죽음'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할아버지는 계속 살아 있고, 임신을 한 사람은 계속 출산을 하지 못하고 임신중인 몸으로 그렇게 계속 살아있는, 이상한 세계. 이상한 삶.

 

이 소설은 주인공 '나'가 열다섯 살의 나이로 죽음이 없는 백 년의 삶을 살아온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음'이 없는 삶을 직면하자, 사람들은 변하기 시작한다. 무엇을 해도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있으니, 죽음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무기력에 빠지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거나 어딘가에 중독되는 생활에 빠진다.

어떤 짓을 해도 계속 살아 있기에, 오히려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난폭하고 광기에 어려 살아가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 p. 42

스스로를 자경단원이라 칭한 일시적인 폭도들은 호텔을 털고 길에서 드잡이질을 벌이고 노략질에 맛을 들였다.

전에 농부이거나 양치기라거나 교사였다거나 작은 가게를 운영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멈춰버린 시간이 불러낸 낯선 사람들이었다. 숫자가 불어날수록 죄책감을 나눠 갖기 때문인지 그들의 공격성은 줄어드는 법이 없었다.

 

계속 살아있는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를 죽이면 죽음이 올 것이라 믿고 할아버지를 계속 죽이려 온갖 방법을 다 쓰던 아버지는 결국 마을의 수호신과 같은 선인장을 훼손하고, 그것으로 인해 마을 사람의 희생양이 되어 그들의 광기어린 고문을 받게 된다.

 

- p. 44

아버지는 심장을 파먹히는 프로메테우스와 같은 처지였다. 죽지 않는 그는 다음 날이면 다시 독수리들에게 물어 뜯겨야 했다.

 

주인공 '나'는 그런 물고기섬을 탈출했고, 사막에서 '아야'라는 소녀와 '이탕카'라는 술사를 만나게 된다. '이탕카'가 떠나고 난 후, '나'는 '아야'와 사막을 벗어나 다른 장소로 여행하며 죽음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무절제한 삶을 살아가는 폭도나 중독자들도 있고, 무리를 지어 이성을 유지하며 교육이나 일상을 살아가려는 이들도 있었다. 또 버려진 아이들의 무리도 있고, 무인도에서 살기도 한다.

그러면서 '아야'는 '이슬라'가 되고,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시작한다.

 

- p. 11

죽지도 태어나지도 않는 시간.

무엇인가 명백하게 어굿난 시간.

......

시간을 다시 흐르게 만든 사람, 그것은 나였다.

이슬라가 내게 죽음을 선사하기 위해 모두의 죽음을 다시 낳아주었다.

 

죽음이 없는 삶이란 어떨런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이성을 부여잡고 무한한 시간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이런저런 고민을 하겠지만, 아무리 써도 계속 무한한 시간이라면 과연 나는 계속 이성적일 수 있을까...

죽음이 없는 삶을 생각해 본 후에야, 인간의 삶이 유한하고 그 끝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꿈을 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듯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 없는 삶을 생각해 본 후에야, 현재의 유한한 삶에 대한 애착이 더해지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조연정 평론가의 "《이슬라》는 삶에 대한 절망이 아닌 삶에 대한 애착, 즉 죽음에 대한 공포를 말하는 소설"이라는 문장이 더욱 공감된다.

 

- p. 16

죽음이 없는 곳에서는 인간은 유령에 불과하다는 것. 죽음이 있기에 역순으로 삶의 의미가 생겨났고 '목숨을 걸고 해야만 하는 일' 같은 커다란 꿈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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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우울 법의학 교실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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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을 통해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고,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는 카리스마 미쓰자키 교수님과 마코토, 캐시 조교수, 그리고 고테가와 형사는 이번에는 어떤 사건들을 해결하게 될까? 읽기 전부터 기대로 두근두근거렸다.

 

이번 책은, 인기 아이돌 가수인 사쿠라 아유미가 콘서트 도중 무대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으로 시작된다. 사고사로 결론 난 이 사건은, '커렉터'가 사이타마 현경 홈페이지에 올린 글로 인해 다시 부검 요청이 들어오고, 미쓰자키 교수를 비롯한 우라와 의대 부검의들은 아유미의 부검을 시작한다.

 

모든 죽음에 부검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 나에게 잘된 일이다. 사이타마 현경은 앞으로 현에서 발생한 자연사, 사고사에 모종의 음모가 있는지 의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

내 이름은 '커렉터 CORRECTOR', 즉 교정자다. (P. 13)

 

사법 해부 예산이 한정적(부족)이므로 검시관의 조금은 미심쩍은 부분이 있더라도 다른 증거에서 별다른 특이점이 없으면 부검을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경우가 많다. 감찰의 제도가 있는 도쿄가 전체 변사체의 20%도 부검하지 못하는 현실이니, 다른 지자체는 더 부검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검 현실에 대해 아는 건 경찰과 법의학자에 한해서이겠지만, 범인의 정체와 의도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고사로 결론난 사쿠라 아유미 사건, 이상고온 날씨에 열중증으로 사망한 3세 여아 사건, 신흥 종교 교주가 불탄 교회 안에서 사망한 사건, 노인이 길가에서 사망한 사건, 횡령 혐의를 받은 후 목을 메 자살한 여성의 사건, 고테가와의 동기인 여성 경찰관의 느닷없는 자살 사건 등 이번 책에서도 어쩌면 눈에 보이는 부분만으로 종결될 수 있었던 사건들이 부검을 통해 새로운 진실을 알려준다.    

 

부검을 통해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에, 범인을 잡고야 말겠다는 고테가와의 집념어린 조사로 사건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고, 놓칠 뻔한 진짜 범인도 찾게 된다.

그리고 맨 나중에 밝혀지는 '커렉터'의 실체와 커렉터를 만들어 낸 이유는 추악하고 끔찍했다.

'커렉터'로 인해 묻힐 뻔한 일들을 새로이 밝혀 냈지만, 자칫하단 '커렉터'가 원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기에 훌륭하게 마무리된 것이 너무도 다행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고테가와와 와타세 경부, 그리고 미쓰자키 교수까지,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범인을 잡아 죽은 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라는 그들의 사명과 의지, 집념이 만들어 낸 결과가 아닐까...

 

당장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의 다음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하지만, 아쉽게도 한참을 기다려야 할 듯 하다.

올해 일본에서 <히포크라테스 시련>이 출간 예정이라 하니, 우리는 내년쯤에야 미쓰자키 교수님과 마코토, 고테가와를 볼 수 있을 듯 하다. 여전히 신념의 큰 목소리를 짱짱하게 내뱉으실 미쓰자키 교수님, 뭔가 관계의 오묘한 변화가 있을 법한 마코토와 고테가와의 모습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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