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건희 컬렉션 - 내 손안의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서삼독 / 2022년 2월
평점 :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 기증으로 이루어진 '이건희 컬렉션' 전시가 진행중이다.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니 미술을 애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행복하고 즐거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전시회에 발맞추어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작품들에 대한 책들도 출간되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이건희 컬렉션 : 내 손안의 도슨트북》으로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국내 작가 8명과 해외 작가 8명의 작품 스물다섯 점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며 작가의 다른 중요한 작품들을 함께 묶어 설명해 더욱 흥미롭게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저자는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로 나누어 '한국미술명작'과 '해외미술명작'을 구분해 작품들을 소개한다.
제1전시실의 '한국미술명작'에서는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나혜석, 이중섭, 장욱진, 김홍도, 정선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익숙한 이름도 있고 조금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도 있었다.
수원에 나혜석 거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관심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의 희귀작 '화령전작약'은 빨간 대문과 흐드러지게 핀 작약이 강렬하게 다가오면서도 왠지 아련하고 서글픈 느낌도 든다.
실제로 이 그림을 본다면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이중섭'의 '황소'는 눈빛이 강렬하고 역동적이다.
안타깝게도 작가는 생전에 지독한 가난과 고독으로 힘겨운 삶을 살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작가가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 그린 소달구지를 탄 가족의 모습이 그래서 더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그러나 저자의 표현대로 극심한 가난과 고독 속에서도 가족에게 그림을 그려 애달픈 그리움과 사랑을 전할 줄 알았던 낭만적인 남자는 그 누구도 아닌 이중섭이었다.
제2전시실의 '해외미술명작'에서는 정말 유명한 화가들의 이름이 연이어 등장한다.
피카소, 호안 미로, 살라보드 달리, 샤갈, 고갱, 모네, 르누아르라니... 이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다니...
거기다 모네의 작품은 무려 수련 연작 중의 한 작품이다.
언젠가 프랑스의 지베르니에 가서 모네의 집과 정원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수련 연작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걸 볼 수 있다니 정말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피카소의 작품은 그림이 아니라 도자기인데, '검은 얼굴의 큰 새'라는 도자기 작품에서도 역시 피카소가 느껴진다.
누군가는 화가의 전성기 작품이 아니라 이름뿐인 작품들만 있어 아쉽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너무 기쁜 일이고,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작품 수를 조금씩 더 늘려가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결혼 전만 해도, 아니 출산 전만 해도 워낙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전시회 관람하는 것도 즐겼는데, 지금은 육아모드이다 보니 모든 것이 쉽지 않다.
아무래도 이번 이건희 컬렉션 전시는 보지 못하게 될 것 같아 너무 아쉽지만, 이 책으로 우선은 그 마음을 달래야겠다.
이번 전시가 끝난 후에도 또 다른 기회로 이건희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