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타 시키라는 인물은 키보드의 딜리트 키를 누르는 것처럼 손쉽게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다.
그저 새끼손가락을 뻗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녀에게 타인의 생명 따위는 코드 한 줄, 타인의 인생 따위는 커맨드의 한 행에 불과하다.
단순한 놀이(아니, 놀이야말로 인류의 궁극적인 목적이지만)로 주면 생명의 축적에 돌발적인 이스케이프 시퀀스를 보낼 수 있다.
순간적으로 끼어들어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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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마가타 시키의 덫이었다.
하지만 빠져나가면 분명 또 다른 덫으로 사이카와와 모에를 쫓아 올 것이고, 그때마다 아마 누군가는 죽음을 맞게 되겠지...
모에는 자신의 기억과 다른 상황에 혼란스러워 했지만, 친구들과의 우연찮은 대화로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다.
마지막 이야기답게 살인 현장은 정말 불가사의하고 미스터리하다.
이야기의 반 이상이 진행되었지만, 사이카와와 모에는 제대로 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 시리즈를 읽을수록 깨닫게 되는 것은,
S&M 시리즈는 이공계 미스터리라는 외면을 가지고 있지만, 이과적 사고를 바탕으로 논리를 펴는 사이카와의 모습은 철학적인 면이 꽤 많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