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지미르 말레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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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쪽)
말레비치의 그림처럼 개인의 얼굴이 지워진 익명의 존재로 남아 있거나
스스로 얼굴을지우고 익명의 존재가 되는 사회는 나쁜 사회다.
말레비치의 노란 루바쉬카를 입은 남자는 오랫동안 얼굴(개성)을 잃은 채 그곳에서 고독하게 서 있었다.
마음 속에는 여전히 유토피아에 대한 갈망을 간직한 채 눈앞에 닥친 디스토피아를 견디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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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고독의 순간들》의 표지를 장식한 그림은,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나쁜 예감>이었다.
솔직히 처음 들어본 작가이다.
그런데 작가에 의하면,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이라는 그림은 가격을 매길 수조차 없는 비싼 작품이라고 한다.
러시아가 국가부도 사태가 나면 모를까, 이 작품이 시장이 나와 거래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이다.
1913년, 말레비치가 무대장식과 의상을 맡은 오페라 '태양에 대한 승리'라는 작품이 있는데, 내용은 태양을 콘크리트 집에 가두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한다.
<검은 사각형>은 태양을 콘크리트 건물에 가두는 스케치에서 발전한 작품이라고.
논리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대단하다.
또한 이 작품은 '절대주의'가 등장했다는 신호탄이 되었다고 한다.
미술사에서 중요한 존재와 역할을 맡은 작품인가 보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비상하던 절대주의와 기하학적 도형들은 스탈린의집권 이후 전체주의 독재가 본격화되자 거부당하고 부정당했다.
그리고 말레비치 역시 불행하게 죽었다고 한다.
이런 설명들을 보니, 책의 제목과 딱 들어맞는 작품으로 보인다.
노란 루바쉬카를 입은 얼굴없는 남자가 무척이나 고독하게 보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유토피아에 대한 갈망이 여전히 존재하니, 그에 있어서는 위대한 고독의 순간이 아닐런지...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