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그리고 알고 싶은 게 많은 이들을 위한 과학
밸러리 와이어트 지음, 팻 커플스 그림, 김민경 옮김 / 또하나의문화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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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목 : 소녀 그리고 알고 싶은 게 많은 이들을 위한 과학
저자 : 밸러리 와이어트
출판사 : 또문소녀

영어와 국어는 여자가  강하고 수학과 과학은 남자들이 강하다. 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자연과학이나 공학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만이 여성이다. 여자들이 왜 과학을 어려워하는가? 에 대한 설은 여러 가지이다. 여성 역할 모델과 조언자 부족, 소녀들의 공간 지각력 미숙이나 남성들이 실행해온 과학적 방법이 소녀들의 학습 태도와 맞지 않는 점 따위가 그 것 있다. 그 이유가 어떻든 소녀들이 과학에 관심이 적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 책은 과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소녀들에게 알맞게 구성되어 있다. 사실은 우리 아이가 아들이라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야기가 소녀들을 위해 구성되었다는 것이 조금은 불만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뭐 알고 싶은 게 많은 이들 속에 끼어 읽는다 해도 손해 볼 일은 없다.

우리 아이들은 과학을 주로 어디에서 만나고 있을까? 아마도 과학수업시간 아니면 학습지, TV과학프로, 과학관정도를 떠올리지 않을까. 이 책의 주인공 소녀는 요정 노라의 도움을 받아 사소한 일생생활에서 과학을 발견한다. 

예를 들어 내 침대에 얼마나 많은 집 먼지 진드기가 우굴 거리나 찾아본다던지, 아침식사 땐 빵에 열을 가하면 녹말이 당의 일종으로 변하는 화학실험을 한다. 비오는 날엔 머리카락으로 습도를 측정하여 해가 나는 날과 비교해 본다. 검정 수성 사인펜의 잉크가 정말 검은색인지도 간단한 방법으로 실험하여 보여주고 표를 만들어 실험결과를 기록하는 방법까지 익힐 수 있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서 쉽게 실험관찰 할 수 있는 것으로 화학을 비롯하여 미생물, 고고학, 지질학, 물리학, 동물학, 식물학, 기상학, 환경학, 유전학, 천문학 등 다양한 과학분야를 다루고 있다. 또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전문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실험 관찰내용을 기록하여 결과물로 작성하는 과정이었다. 가족들의 전화 횟수와 통화시간을 꼼꼼히 기록하여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 했던 것, ‘ 발이 크면 키도 크다. ’라는 속설을 증명하려고 많은 사람들의 발 크기와 키를 측정하여 적어 놓고 평균치를 구해 사람의 키를 짐작해 보는 것 등의 과정을 통해 과학이 단순한 실험과 그 결과물이 전부가 아니라, 과학은 하나의 가설이 정해지면 계획을 세워 논리적인 방법으로 증명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그 속엔 끈임 없는 노력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게 한다.

과학이 결코 우리와 동떨어진 곳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생활 곳곳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렇게 우리 생활에서 진행되는 과학현상들을 찾아 본다면 누구나 쉽게 과학에 흥미를 느낄 것이다. 평소에 과학에 흥미를 보였던 아이들도 간단한 실험을 통해 그 결과를 기록하여 본다며 과학도로서 기본자세를 갖게 된다.

소녀를 위한 과학이라 하니, 여성들이 갖는 남성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 느껴진다. 소녀가 아닌 소년들도 요리나 생활주변에서 과학을 발견하고 실험하는 일은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며 동시에 필요하다. 이 책은 소녀들을 위해 쓰여 졌지만 소년들이 찾았던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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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눈 - 우리나라 아동극 선집 2 쑥쑥문고 60
윤석중.송영 외 지음, 백재중 그림, 임지연 엮음 / 우리교육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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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제목 : 올빼미의 눈
저자 : 윤석중.송영 외
출판사 : 우리교육

<올빼미의 눈>을 읽으면서 이만한 입담과 짜임새라면 화려하고 멋진 무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윤석중의 작품 <올빼미의 눈>은 욕심 많은 올빼미를 꾀돌이 종달새와 겁 많은 비둘기가 골려주는 내용이다. 새 떼들의 노래 소리로 무대가 시작한다.

<삼월 삼짇>노래  / 정지용
중중 때때중
우리 애기 까마머리
질라라비 훨훨
제비 새끼 훨훨
쑥 뜯어다가
개피떡 만들어
호호 잠들여 놓고
냥냥 잘도 먹었다.
중중 때때중
우리 애기 상제로 사 갑쇼.

다음은 안경장수 제비가 가락을 넣어 손님 끄는 소리로 이어진다.

‘났구료 났구료 안경이 났구료.
 이상한 발명 안경이 났구료.
 맘 착한 이에겐 돈 안 받고도 드리고
 맘 나쁜 이에겐 돈 받고도 안 파는구료.
......................
눈 어둔 노인도 모두 오시오.
눈먼 장님도 모두 오시오
배고픈 이들도 모두 오시오
부모 없는 아기네도 모두 오시오.
....................
마음의 안경, 주린이의 안경, 앞 못 보는 이의 안경, 부모 갖추지 못한 이의 안경, 돈 끌어들이는 안경, 죽은 아들 다시 만나 보는 안경.‘

이 대사가 끝나면 올빼미는 제비를 속여 안경을 훔쳐간다. 이런 올빼미를 종달새와 비둘기가 골려주고 안경을 되찾는다. 제비는 자신의 노래 가락처럼 눈 어둔 노인 부엉이, 배고픈 꾀꼬리, 부모 없는 앵무새 남매에게 안경을 나누어 준다. 부엉이 노인이 모두에게 아무리 사나운 비바람과 모진 번갯불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아도 뚫고 나가자고 독려하고 마무리 짓는다.

사건 변화가 자주 있고 등장인물도 많아 아이들이 직접 동극놀이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고 관람하기엔 좋은 작품이다. 감칠맛 나는 입담, 유쾌한 권선징악으로 이루어진 전개, 힘을 합해 용기를 내자는 마무리. 뭐하나 빠질 것 없는 무대용 아동극이다.

뒤편에 나오는 아동극들은 아이들과 직접 무대를 꾸미거나 배역을 정해 재미있게 읽어보면 좋을 작품들이다.

송영 <그 뒤의 용궁>은 ‘별주부전’을 각색한 아동극으로 토끼가 용왕의 신하들에게 다시 잡히지만 그 특유의 꾀로 살아난다는 이야기다.

<고양이와 쥐>에서는 불쌍한 처지의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가 서로를 위로하다가 쥐를 발견하자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기 시작한다. 그 사이를 쥐는 도망가 버린다.

박일 <사람은 어떻게 생겼나>신체에 모든 장부와 조직들이 각기 자기 자랑에 나섰다.  요즘 가장 유행하는 것이 학습만화인데, 70년 전에 벌써 학습용 아동극이 있었던 것이다.

남기방 <곰과 아이>는 한 여름 더위를 참다 못 한 곰이 자신이 털외투를 입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돼지와 원숭이를 찾아가 등 뒤에 있을 단추를 풀어달라고 부탁하지만 봉변만 당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부탁을 한다. 아이는 등어리를 만지작거리더니 단추가 없다고 한다. 그 소리에 생각이 달라진 곰은 아이를 잡아먹으려고 든다. 그 때 아이가 ‘그렇지만 곰 아저씨, 환했지요?’ 생뚱맞은 소릴 한다. 아이는 천진스럽게 곰의 등어리에서 단추대신 이를 잡았던 것이다.

옥동 <임금님 제 자랑> 옛날에 자랑을 좋아 하는 두 임금님이 있었다. 두 임금은 자기 자랑을 하다 그만 자기 흉 자랑을 하게 된다. 결국,

임  금  님 : 그렇지만 나처럼 제 궁둥이를 긁으려다가 마누라 궁둥이를
            긁은 덤벙이도 또 없겠지요?
이웃임금님 : 그런가요? 나는 거울에 비치는 나를 보고 절을 하던 덤벙이
            요.

라고까지 하기에 이른다. 정말 우습고도 재미있다.   
  
요즘 우리 동화를 읽다가 고만고만한 이야기에 식상함이 느껴진다면 2,30년대 작품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아마도 신선한 감동을 받을 것이다. <올빼미의 눈>이 2,30년대 아동극이라 기대를 하기는 했는데 이런 작품들이 숨겨져 있을 줄은 몰랐다. 감칠맛 나는 입담으로 대화를 줄줄이 풀어나가는 것. 네말 내말 받아치는 솜씨가 판소리 한 소절을 연상시킨다. 이 책 속엔 아직 우리 고전의 맥이 남아 있었다. 지혜와 재치를 담은 해학이 살아있고 우리말이 알알이 숨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70년이 지난 요즘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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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jart 2005-03-24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리뷰 입니다~

수양버들 2005-03-24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칭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작은 사냥꾼
보리스 S. 지트코프 지음, 장한순 그림,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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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은 사냥꾼>에서 자신의 상상 속에 집착한 나머지 과격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 보류슈카를 보면서 <노란 양동이>의 어린여우가 생각났다. 어린 여우는 노란 양동이가 너무 갖고 싶지만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노란 양동이가 없어지자 어린 여우는 그 동안 노란 양동이와 함께 했던 추억을 고이 간직한다.

보류슈카는 할머니 댁에 있는 모형 증기선에 온통 정신이 쏠려 있다. 불행히도 모형 증기선은  할머니께서
“ 절대로 만지면 안 된다. 절대로 ! 알았지?”
하고 경고해 놓은 물건이다. 그러나 할머니의 경고는 보류슈카의 상상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어느 날 할머니가 집을 비우신 틈을 타 보류슈카는 상상 속의 소인들을 찾아 증기선을 뒤져보고 흔들어본다. 소인들이 나타나지 않자 칼로 밧줄 사다리를 잘라 내고 마스트를 뽑아낸다. 소인들이 도망치지나 않을까, 칼로 갑판을 서서히 들어 올린다. 아직도 소인들은 나타나지 않는다. 보류슈카는 단숨에 갑판을 들어 올리며 동시에 손바닥으로 배 안을 덮쳤다.

‘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었다.
 배 밑바닥에 고정되어 있을 줄 알았던 의자조차 없었다.
 갑판 아래는 냄비처럼 텅 비어 있었다.
 나는 배 안을 덮고 있던 손을 가만히 들어 올렸다.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갑판을 다시 제자리에 끼워 넣으려는데, 손가락이 덜덜 떨렸다.‘

보류슈타의 집착은 결코 아름답거나 순순하거나 정의롭지 않다. 작가는 아이의 행동을 미화 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 하지만 아이들은 선하고 순수하여야 하기 때문에 금기시 되었던 이야기, 그래서 조금은 충격적인 이야기이다.

<노란 양동이>와 <작은 사냥꾼>은 아이들이 특별한 사물에 집착하는 것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두 작품은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개된다.

 어린 여우는 너무나 갖고 싶었던 노란 양동이를 소유하지는 못하지만 소유를 희망했던 순간을 소중히 간직한다. 어린 여우에겐 노란 양동이를 바라 봤던 시간 동안 노란 양동이를 소유한 것이나 다름없다.

 <작은 사냥꾼>에선 증기선을 절대로 만지지 말라는 할머니의 경고는 소년의 호기심을 더욱 증폭시킨다. 크기는 작지만 실물과 똑같은 증기선 안엔 작은 사람들이 살 거라 상상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인들이 증기선 안에 있다고 확신하게 되고 소인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한다. 결국, 할머니께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할머니가 안 계시는 동안 소인들을 찾다 증기선을 부셔버린다.

<노란 양동이>에서 사물에 대한 집착을 곱고 따뜻하게 그렸다면, <작은 사냥꾼>에선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폭력으로 변한다. <노란 양동이>의 어린 여우를 작가가 희망하는 어린이의 모습이고 인간의 모습으로 담았다면 <작은 사냥꾼>에선 아이들에게 숨겨져 있는 집착과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다. <작은 사냥꾼>이 사실적인 아이들의 행동을 그린 동화라면 <노란 양동이>는 이상적인 인간형을 동경하는 동화이다.

<작은 사냥꾼> 보류슈카의 잘 못된 행동을 쉽게 꼬집어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보류슈카의 행동에서 좀더 사실적인 아이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순간 보류슈카와 같은 두려운 마음으로 할머니를 지켜본다. 자신의(독자의) 모습을 드러내고 주인공과 같은 공감대를 갖게 하는 보기 드문 사실주의작품이다. 그 표현 방법이 동화라해서 아이의 폭력을 미화하지 않고, 반대로 동화라는서 단순화 할 수 있는 잇점을 살려 강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이 작품은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또 절정에 다다르는 순간을 위해 한 발짝 한 발짝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정교함이 돋보인다. 번역 동화이지만 그림은 우리 작가의 것으로 가는 펜 하나로 온갖 것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할머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맹세하는 아이의 그림에선 팔짱을 낀 할머니의 얼굴부분을 과감히 책장 밖으로 넘겨 할머니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 아이가 여러 각도로 배를 바라보는 그림으로 아이가 얼마나 소인을 보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소인을 찾는 아이얼굴과 손을 과장되게 표현하여 폭력적인 행동을 더욱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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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3-1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가요~ ^^

아영엄마 2005-03-20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압니까~ 제 추천에 힘입어..었다기보다는 님의 잘 쓰신 리뷰가 이주의 리뷰에 당선되실지.. 리뷰 당선되면 저에게도 한 턱 쏘시어요~ 호호~.
 
참 좋은 짝 - 소천아동문학상 수상작, 3학년 2학기 읽기 수록도서 시읽는 가족 5
손동연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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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참 좋은 짝
지은이 : 손 동연
출판사 : 푸른책들

  작가가 1955년 생이라 하니 올해 하늘의 명을 안다는 지천명 이다. 아직 사십도 되지 않아  메말라 버린 감성으로 오십의 동심을 읽자니 부끄러웠다. 특별히 어렵고 힘든 인생을 산 것도 아닌데 언제나 쫓기듯 여유 없음은 타고난 성품이 못난 탓이다.

작가의 삐딱하고 엉뚱한 시선들은 맑고 경쾌하며 즐겁다. 복잡한 일은 단순하게 만들고 고정된 생각이나 말들은 뒤집어 놓는다. < 걱정하지마 > 동화책 읽다 이런 저런 걱정하는 아이, 엄마는 읽던 책 탁! 덮어 버린다.

< 짝 1> ' 엄마 '의 반대말은/ '아빠'래요./ 아녜요 아냐./ 참 좋은 짝인걸요.
         ' 남 '의 반대말은/ '북'이래요. / 아녜요 아냐./ 북은 남의 참 좋은 짝인걸요.
         ' 하늘 '의 반대말은/ '땅' 이래요./ 아녜요 아냐./ 땅은 하늘의 참 좋은 짝인걸요.

 그 말이 정말 그럴듯하다. 굳이 반대말이라 해야 할 것이 뭔가? 짝이 되는 말이라고 하면 친근감 있고 좋을 것을.
 
어른이 아이들 읽는 동시를 쓴다는 건 참 어려워 보인다. 아이의 정서를 아이들 말로 표현해야 하니 세파에 시달린 어른들에겐 득도의 경지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 화가는 예술의 경지를 쫓아 아이들의 순수한 손놀림을 배우려 하기도 하고, 불심 깊은 큰스님은 아이들과 벗을 삼기도 한다. 그래서 인지 좀 거칠긴 해도 아이들이 직접 쓴 동시만 한 것을 어른들의 그것에선 보기 어렵다.

 손 동연의 동시집은 어른이 쓴 것인지 아이가 쓴 것인지 그 시심의 경계가 구별되지 않는다. 작가가 바라보는 사물 속엔 어디든 동심이 넘쳐난다. 동시 한 편 한 편, 손안에 공기알 놀리듯 자유자재롭다.

<나비 대신 꽃을>  나비를 그리랬는데/ 아이는 도화지 가득히/ 꽃들만 그렸어요.
                  - 조금만 기다려봐./ 꽃들이 피었으니/ 곧 나비들이 놀러 올거야 !

< 나비 >   봄이 /찍어 낸/ 우표랍니다.
           꽃에게만/ 붙이는/ 우표랍니다.   
             
<부탁합니다>  하느님, /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도 알게 해 주세요.
              그래야 / 손뼉이 쳐지잖아요. / 잘한다고 맞장구도 쳐 주잖아요.

'참 좋은 짝'을 읽다보니 무겁게 짓눌렸던 일상이 가볍게 느껴졌다. 경쾌함 속에 살짝 숨어 있는 의미들은 여유 있게 재치를 발휘하여 입가에 미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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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6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양버들 2005-03-08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메일에서 뵈니 더 반갑네요.

2005-03-14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잔소리 없는 날 동화 보물창고 3
A. 노르덴 지음, 정진희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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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목 : 잔소리 없는 날
저자 : 안네마리 노르덴
출판사 : 보물창고


푸셀은 부모님의 끈임 없는 잔소리에 기분이 나쁘다. 그래서 '잔소리 없는 날'을 만들자고 제안을 한다. 부모님은 푸셀의 제안을 받아 드린다.

잔소리 없는 날 오전
아침 식사 중 푸셀은 아빠가 정말 잔소리를 하는지 안 하는지 시험해 본다. 자두잼을 잔득 퍼먹어도 아무 말 못 하는 아빠를 보고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푸셀은 학교를 빼먹고 싶었지만 잔소리 없는 날을 친구 올레에게 자랑하고 싶다. 학교에서 올레의 말을 믿고 빠져 나와 오디오를 부모님 허락 없이 사보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러나 푸셀은 허락 없이 학교를 빠져 나온 사실이나 비싼 오디오를 사려했던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엄마 아빠는 걱정은 되지만 오늘은 잔소리 없는 날이란 걸 인정한다.

푸셀은 잔소리 없는 날을 이용해 뭔가 일을 저질러 보려 하지만 현실은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않는다. 푸셀의 부모는 아이를 그저 지켜 봐줄 뿐 참견하지 않고 약속을 지킨다.

잔소리 없는 날 오후
오후가 되자 푸셀은 8명쯤 파티에 초대 할 거라고 엄마에게 말한다. 길거리에 나가 처음 보는 아이들을 파티에 초대 하지만 모두 이상한 아이라 생각하고 상대하지 않거나 오겠다던 아이들도 푸셀이 술주정뱅이 아저씨를 파티에 초대하는 걸보고 참석을 취소한다. 결국 파티에는 술주정뱅이 아저씨만 오게 되었고, 그 마저도 술에 취해 쓰러져 잠이 든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지르지만 엄마는 푸셀의 파티에 유일한 손님이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집에 돌아온 아빠 역시 집에 이상한 남자가 쓰러져 있어 놀라긴했지만, 푸셀이 초대한 손님에게 친절히 대하고 집까지 바래다준다.

잔소리 없는 날 저녁
엄마 아빠는 잔소리 없는 날이 드디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푸셀은 아직 시간이 남았고 단 하루 밖에 없는 아까운 시간을 놓쳐 버릴 순 없었다. 그래서 공원에 텐트를 치고 하루 밤을 보낼 생각이다. 푸셀의 계획에 단짝 친구 올레가 동참한다. 둘은 이런 야영이 처음인지라 작은 소리에도 놀라고, 그림자가 귀신으로 보이기도 해서 두렵다. 용기를 내어 푸셀이 그림자의 정체를 밝히러 다가갔을 때 나타난 것은 아빠였다.

아빠는 아이들이 야영하는 것이 걱정되었지만 잔소리도 할 수 없고, 그들만의 공간을 지켜 주고 싶어 멀찍감치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자식이 많으면 그만큼 부모의 시선이 분산 될 수 있겠지만, 아이가 하나나 둘인 경우 부모의 손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만약 아이가 부모의 간섭 없이, 지 멋대로 논다면 아이를 방치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주말이 되어도 바쁘다. 여러 가지 부모가 계획한 현장학습이나 체험학습, 공연관람 따위를 쫓아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푸셀이 원했던 것처럼 부모의 간섭 없이 자기 주도 하에서 하루를 보내는 일 같은 것이 아닐 가 싶다.

내년이면 학교에서도 토요 휴무제를 실시한다고 한다. 우리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푸셀의 부모처럼 '잔소리 없는 날'을 허락해 주고, 지켜봐 주는 것도 의미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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