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산하어린이 135
차오름 지음, 신재명 그림 / 산하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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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목 : 나는 어떻게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저자 : 차오름
출판사 : 산하

나는 아이가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세계만을 생각하며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좀 더 넓고 또는 보이지 않는 작은 세계까지 생각하면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생각 할 수 있게 도울 것인가? 

우선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책에선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펼쳐 나가고 있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는 인간이고 동물이며 생물이다. 나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나? 최초의 생명체는 지금으로부터 약 35억 년 전에 나타났다. 중생대엔 쥐와 같은 원시포유동물에서 원인으로 다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하빌리스(300만 년 전)로 이어지고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서야 똑바로 서게 된다. 20만~4만 년 전에 들어서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다. 그리고 4 만 년 전에서 현대까지의 인류를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아주 지혜로운 사람)라 한다. 그러므로 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에 속한다. 이렇게 보니 현대인류인 내가 지닌 능력이란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

나는 어떻게 생각 할 수 있을까? 라는 답변으로 이 책에선 뇌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 흥미로운 부분은 흑인의 평균 뇌 무게는 1316그램이고 유럽인은 1361그램. 동양인은 1374그램이나 된다는 것. 또 우리나라 남자가 평균 1413그램이고, 여자는 1268그램이다. 그러나 뇌가 크다고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다. 뇌 1그램은 지휘할 수 있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뇌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예민함이나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돌고래나 코끼리가 뇌의 크기에 비에 지능이 떨어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다음으로 나의 신체의 능력은 어느 정도이고 왜 이런 형태를 갖게 되었는가? 신체 각 부분의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변해 왔으며 그 것이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는지 알려준다. 예를 들어 사람의 코 안에는 약 1000만 개의 냄새 세포가 있으며, 각각의 세포는 6~8개의 작은 털을 가지고 있다. 사람에 따라 약 4000~1만 가지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개는 사람보다 100만 배나 더 냄새를 잘 맡는다고 한다.

인류에 역사에서 시작하여 나에 이르게 되고 나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살펴본 다음 생각해 볼 것은 나의 주변에 대해서이다.

우리는 식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는가 ? 식물이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말이다. 사과나무의 사과는 왜 열리는가? 사과는 동물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번식을 위한 전략으로 맛있는 과육을 동물들에게 제공한다. 먹음직스러운 붉은색을 띄우는 이유도 동물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다. 또 식물들은 자신들의 성장을 위해 여행을 떠나며 향기를 뿜어 대화를 나눈다. 온도의 변화와 밤낮의 변화를 감지하고 겨울이 되면 몸을 얼지 않게 하는 물질을 만들어 낸다.

인간이 진화과정을 통해 직립보행했고 지능과 손을 발달 시켰듯이 다른 동물들도 각자 자신에게 유리하게 진화했고 번식해 나간다. 지구가 생겨나고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조그마한 이끼들이 바다에서 밀려와 바닷가 바위를 타고 육지로 올라왔다. 그러다 점차 땅위에서 살기 시작했고 이끼를 먹는 곤충들이 생겨났다. 식물들은 점점 줄기와 잎을 만들어 위로 올라가고 솟아올랐다. 곤충들은 식물의 줄기를 타고 먹이를 구하기 시작했고 좀 더 유리한 조건에서 먹이를 얻고자 비행을 시작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새의 진화과정이 궁금했다. 아마도 새는 나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몸과 머리를 가볍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고등동물인 포유동물가 알 대신 새끼를 낳는 것을 선택한 이유는 이동을 편리하게 하여 자손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해서 이겠지. 아무래도 진화에 관한 책을 읽어 봐야겠다.

이 밖에 동물들은 딱따구리는 부리로 나무를 쪼아 대도 충격을 받지 않을 정도로 머리뼈가 아주 두껍다. 펭귄은 동상에 걸리지 않기 위해 특수한 털을 가지고 있고 발은 차가운 피와 따뜻한 피가 빠르게 순환하기 때문에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 한다 . 얼룩말의 줄무늬는 체체파리나 사자 같은 사나운 동물을 피하기 위해 생겨났다.
 
세상에서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감각적으로는 너무나 거대한 또는 미세한 세상을 감지 할 수 없다. 지구 안으로 들어가면 지각이 있고 암석으로 이루어진 맨틀이 있다. 맨틀 안쪽으로 외핵이 더 안쪽에는 내핵이 있다. 지구는 하루 동안 자전하고 1년에 한번씩 태양 주위를 돈다. 지구는 아무리 무거운 것이 생겨나도 무거워지지 않는다. 이 물질에서 저 물질로 변할 뿐이다. 이 것을 ‘질량보존의 법칙’이라한다. 지구는 높이가 1000킬로미터 정도 되는 대기로 둘러 싸여 있다.

나는 요즘 이런 종류의 어린이용 책들을 골라 읽고 있다. 꼭 알고 있어야 했지만 놓치고 지나쳤던 나와 내 주변에 관한 역사와 현상들에 관해서. 복잡하고 어려운 성인용 책에 비해 어린이용 책은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또 아이에 함께 읽을 수 있어 좋다.
 
이 책에 저자는 아이들에게 관찰력을 기르도록 권고한다. 관찰력은 사고능력과 새로운 지적 영역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관찰력을 기르는 지름길은 어머니의 질문에 있다. 날마다 명령과 지시만을 받는 아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잘 잤니?’에서 ‘ 무슨 꿈을 꾸었니? 로 시작하는 것.  이 것이 이 책을 읽고 난 뒤 내가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큰일이란 걸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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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I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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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목 : 쥐
저자 : 아트 슈피겔만
출판사 : 아름드리

인간의 뿌리는 포유동물인 쥐와 같이 자그맣고 보잘 것 없는 동물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원시 포유동물은 공룡의 세상이었던 중생대 ( 2억 5000만 년 전부터 6천 500만 년 전까지)에 공룡들이 활동하지 않는 밤에 곤충 따위를 잡아먹고 조심조심 살았다. 고등영장류 3800만 년 전에 들어서야 나타난다. 4만전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신인)의 출현이후 인류는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갔다. 인류의 역사를 이렇게 멀리서부터 본다면 인종구분이 이루어진 시기는 그리 오래 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만해진 인간은 인종구별을 빌미로 잔혹한 행위를 자행하고 끝 없은 분쟁으로 치닫고 있다.
 

아트 슈피켈만은 유대인을 쥐로, 나치를 고양이로 표현하여 포식자 관계를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를 피해 숨어서 살았던 유대인을 생각한다면 타당한 설정이다. 이 작품은 작가의 아버지가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과정을 만화로 그린 작품으로 저자의 감정개입이나 소설적 효과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쉰들러 리스트’ 와 같은 영웅이나 극적감동은 찾아 볼 수 없다. 오직, 저자가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전해들은 증언만이 생생히 전해져 올 뿐이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작가 의식도 설정된 인물 속에서가 아니라 비극인 역사의 파편으로 고통 받는 또 다른 생존자로 전해질 뿐이다.

‘쥐’1권에선 능력 있는 젊은 청년 블라덱과 부유한 집안에서 곱게 자란 아냐의 만남으로 전개된다. 그 시절 블라덱은 타고난 수완과 처세로 능력을 인정받아 사랑도 나누며 평화로운 가운데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나치 앞에서 블라덱 역시 수많은 죽음의 그림자를 밟으며 간신히 목숨을 부지할 뿐 살아있는 사람이라 할 수 없다. 블라덱은 능수능란한 처세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나 평화를 되찾지만 학살시대와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의 메마르고 구두쇠 같은 태도는 아들 아트을 정신병에 이르게 하고 가족 간의 단절을 낳는다.

‘쥐’ 1권을 마치고 작가는 인터뷰 내용을 2권에 ‘오랄 히스토리’의 일부분에 삽입한다.

질문 : 시청자께 당신의 책에서 얻었으면 하는 메시지가 뭔가 말씀해 주시죠?
아트 : 전 이걸 어떤 메시지 하나로 축소하려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전 누구든 제가 원하는 바에 대해 납득시키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질문 : 선생님의 책이 독일어로 번역되고 있다죠? 독일 청소년들은 대학살 이야기라면 이미 질릴 정도로 듣고 봤습니다. 이 사건들은 그들이 태어나기 전에 있었던 일인데 왜 그들이 죄책감을 느껴야 할까요?
아트 : 누구에게 얘기 할까요? 하지만 나치 하에서 번성했던 많은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번창하고 있죠. 모르겠어요...... 아마 모든 사람이 죄책감을 느 껴야죠. 전부가 ! 영원히 말이죠 !
  
나치당은 왜 유태인을 학살 했는가 ?  아트는 아버지의 회고록을 어떻게 정리하고 싶어 했을까 ?

당시 독일은 소수 유태인이 독일 전체 경제를 좌지우지하는데 대한 독일인들의 거부감이 심했다. 유럽에서 야만족이라는 평을 받던 게르만 민족이 열등감을 해소 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소수의 나치당은 이런 사회적, 역사적 현상을 이용하여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해 유태인 학살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의 시각으로 바라 봤을 때 우리는 독일인의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아무런 가책 없이 비방할 수 있는가? 유대인은 오랜 역사 동안 떠돌아다니면서도 그 나라에 동화되지 못하고 민족주의로 집결하지 않았던가? 유대인은 나치의 인종차별로 인해 유대인을 패이스트에 감염된 쥐처럼 학살당했다. 수만 명을 발가벗겨  가스실에 쳐 넣고 살충제를 뿌린 것이다. 이런 곳에서 살아남은 블라덱이 흑인은 모두 도둑이란 편견을 갖고 있다. 이것은 블라덱 역시 나치식 인종차별주의에 떳떳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트가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낸 까닭은 나치의 잔혹성의 근원인 인종차별의식이 희생양이였던 유대인에게도 있다는 것. 그래서 다른 민족이나 인종을 배척하는 모든 이들이 나치를 비난하기 앞서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것이다.

블라덱은 언제나 공동의 가치보다 자신의 이익 우선했다. 다른 이를 죽이고 살아 날정도로 잔혹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모든 능력을 발휘했다. 아내인 아냐와 자신을 제외하고 모든 가족을 잃고 살아남은 그에게 주어진 건 진정한 삶이 아니었다.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밤마다 악몽에 시달려야 했고, 진정한 생존자인 아들 아트에게 자신의 생존이 옳았음을 확인하려 했다. 그런 아버지로 인해 아트는 언제나 잘 못된 축에 서야 했다. 전쟁이 끝 난지 오래지만 나치의 악몽은 여전히 그들 가족을 괴롭혔다.
 
블라덱이 아우슈비츠의 악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수용소에서처럼 빵 부스러기 조차 아끼는 생활을 한다. 그의 행동이 속수무책으로 죽어간 자식과 부모 형제들에 대한 예의였는지? 아니면 언제 또다시 그런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인지? 는 의문이지만 아트는 아버지의 삶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아우슈비츠에서 가해졌던 만행이 우리 속에 숨어 있음을 반성하게 한다.   

유대인 학살에 관하여 어떤 허구도 생존자의 증언을 대신할 수 없다. 어둡고 칙칙한 흑백만화지만 간결한 어투로 진행되는 전개와 표현 양식은 읽는 이를 책속에 빠져들게 한다. 1권만으로도 8 년간의 작업을 했다한다. 리얼리즘의 구현을 좀더 심화시키기 위하여 편집기법을 만화에 시도한 때문이라 하니 작가가 이 작품에 기울인 정성을 짐작케 한다.


- 움베르토 에코 -

쥐는 진실로 마지막 순간까지도 내려놓을 수 없는 책이다. 두 쥐가 사랑을 이야기할 때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그들이 고통을 받을 땐 가슴이 아파온다. 고통과 유머, 그리고 삶의 일상적 시련을 담은 이 짧은 이야기를 찬찬히 읽어가노라면 당신은 어느덧 한 동유럽 가족의 대화에 매료되고, 그것이 주는 부드럽고 최면에 걸리게 하는 리듬에 이끌려 들어갈 것이다. <쥐>를 다 읽고 나면 그 신비의 세계를 떠나는 데 아쉬움을 느끼고 다시 그 세계로 이끌어갈 속편을 고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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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그리고 셈할 줄 아는 이들을 위한 수학
밸러리 와이어트 지음, 팻 커플스 그림, 김민경 옮김 / 또하나의문화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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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목 : 소녀 그리고 셈할 줄 아는 이들을 위한 수학 

저자 : 밸러리 와이어트  

출판사: 또문소녀 

 

규모 있는 살림을 하려면 계획을 세워 분배하여 그때그때 대처해 나가야 한다. 당장에는 빵을 구울 때 정확한 용량 재야 빵도 맛있고 재료를 버리지 않는다. 한 달을 기준으로 쌀의 량을 짐작해야 한다. 부식비에 과다지출 했다면 외식비를 줄인다. 문화생활비로 적당한 예산을 세워 마음에 드는 책을 많이 구입했다면 공연 관람은 자제 한다. 일년을 단위로는 장, 고춧가루, 여행, 김장 따위에 소비되는 금액을 미리 예측하고 한다. 삼년 단위로는 교육비증가를 예상해야 한다. 전자제품은 대체로 10년 단위로 교체된다. 그 외에도 비상시를 준비 한다. 이 많은 살림을 균형감 있게 꾸려 나가려면 무엇보다 수학적 개념이 적대적으로 필요하다.      

 

주부가 규모 있게 살림을 꾸러나가는 대에는 분배, 축소와 확대, 계산능력 따위의 수학이 동원된다. 그 외에 어떤 직업에서 수학이 적용되는지는 <소녀 그리고 셈할 줄 아는 이들을 위한 수학>에 흥미 있게 엮어 나가고 있다.  

 

거미줄을 연구하는 동물학자 신시아 폴락은 거미줄의 면적을 계산해서, 거미줄의 평균 단면적이 사람 머리카락의 2,500분의 1밖에 안 된다는 걸 알아냈다. 그리고 거미줄이 지탱하는 힘의 세기를 측정했다. 신시아 폴락의 일을 체험하기 위해서 아이들과 자기 신체 중 일부를 단위로 잡고 여러 가지를 측정해 보는 단위놀이는 해 볼 수 있다. 

 

리사 제미티는 건물 축소 모형을 만든다. 건축 설계도의 수치를 일정한 비율로 ‘축소’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와 인형크기의 나를 만드는 상상력에 수학을 개입시켜 본다. 

 

수의사 아만다 부스는 몸무게를 재기 어려운 동물들의 무게를 정확히 측정하여 약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계산한다. 정확한 측정은 수의사에겐 훌륭한 처방을 뜻한다. 그러니까 수의사를 희망하는 아이들은 ‘우리 뼈 무게는 우리 몸무게의 7분의 1정도. 그럼, 뼈 무게가 얼마나 될까? 우리 친구들의 뼈 무게는 얼마나 될까? 따위의 질문과 계산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면 좋을 것이다.  

 

 

콜린 우토렉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라서 컴퓨터에게 무엇을 할지 알려 주는 지침서를 만든다. 이 일은 형태를 짜 맞추는 수학을 잘하면 유리하다.  

 

수학은 동물원 설계자에게도 중요한 도구이다. 베카는 동물들이 살 곳의 주변 길이를 잴 때 수학을 사용한다. 공원 길이를 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선 자전거를 이용해 간단한 방법으로 공원길이 재는 법을 알려준다. 

자전거 바퀴의 길이를 재고 자전거가 출발하는 시작점을 표시한다. 그리고 자전거가 몇 바퀴 굴렀는지 세면된다. 주말에 아이와 당장 해볼 작정이다. 

 

스테파니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수학이 없으면 할 수 없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휠체어를 탄 학생이 쉽게 이동할 수 있으려면 공간이 얼마나 필요할지? 햄버거 점포에 의자와 테이블이 몇 개나 들어갈지? 면적을 재어 카펫과 페인트가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해야 한다. 그래서 수학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사람들이 생활하고 일하는 실제 공간으로 바꾸는 것을 돕는다. 

 

이 밖에도 이 책에선 환경공학자, 디자이너, 암호 작성자, 해양생물학자, 금융 투자 전문가, 요리전문가, 고고학자, 야생동물학자 등 다양한 직업세계에서 수학을 적용해서 일을 하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의 특색은 그 접근 방법이 소녀들에 가장 친근한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쉬운 방법으로 수학에 접근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반가웠고 일주일에 한 가지씩 아이와 함께 수학놀이를 할 수 있는 훌륭한 교구로 활용할 생각이다. 물론, 그 수학놀이가 어떤 직업과 연관되는지 알려주는 것도 잊지 않겠다. 서너 번 쯤 엄마가 함께 참여한다면 아이는 혼자서도 충분히 수학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 여러 직업실무에 어떻게 수학이  적용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서 수학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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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뤽케 사계절 1318 문고 12
페터 헤르틀링 지음, 유혜자 옮김 / 사계절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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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크뤽케
저 자  : 페터 헤르틀링
출판사 : 사계절

꽁꽁 언 땅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을 보자 토마스는 집에 있을 스케이트가 생각났다. 제대로 갖추어진 침실과 욕조를 보고 전쟁이 나기 전 자신의 집을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있는 따뜻한 집과 깨끗한 이불, 가족을 위해 만들어진 소박한 음식이 주는 안락함과 평화로움이 토마스에게도 있었다.

토마스의 아버지는 2차 대전 참전해 돌아가셨다. 엄마와 함께 피난열차를 타려다 많은 인파에 휩쓸려 헤어지게 되었다. 토마스는 혼자서  엄마와 함께 가려던 이모 집을 찾아 빈에 도착하지만 그 곳도 이미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폐허였다. 이모 집이 있어야 할 헬러가 9번지엔 낯선 아주머니가 앉아 있다.
"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어디로 갈 셈이냐?"
" 사실은 반다 이모를 찾아갈 생각이었거든요."
아주머니는 웃었다. 아무 소리 없이 흔들면 웃다가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으로 찍어  냈다.
" 그 '사실은'이라는 말이 너무 우스워서 그랬다. 그 말을 들으니 생각나는 말이 너무 많아. 그 말 한마디로 참혹한 이 현실이 다 표현된 것 같구나. 사실은 나도 집에 편안히 앉아 남편인 크루제 대위를 기다리고 있어야 했지. 그리고 사실은 너하고 내가 여기에서 만날 이유가 없었지 . 사실은 내가 너를 더 친절하게 대해 줘야만 했지...... ."

전쟁 속에서 고아가 된 토마스에게 거칠게 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토마스가 살아 갈 수 있었던 것은 비좁고 더러운 공간이나마 내어주고,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토마스는 외다리 사나이 크뤽케를 보자 주저 없이 그를 따라간다. 이 외다리 사내가, 어디에 가면 먹을 만한 햄이나 빵이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이라는 걸 금방 알아챘다. 집 없는 떠돌이 생활에서 얻어진 경험이다.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까닭도 거기에서 비롯된다.

토마스의 짐작대로 크뤽케는 전쟁에서 한 쪽 다리를 잃은 장애인이지만 수단이 좋은 사람이었다. 덕분에 안정된 숙식을 제공받게 되었고, 마지막엔 토마스가 엄마를 찾을 수 있게 한다. 돼지와 페르시아제 카펫을 맞바꾸는 거래에서 중 돼지 대신 새끼 돼지를 받았지만 크뤽케가 건네 카펫도 사실은 가짜였다. 크뤽케는 독백처럼 말을 한다.
"그래, 우리도 타락했지."
서로가 서로를 속이며 타락하지만 반 나치스트였던 크뤽케는 이젠 더 이상 도덕적 가치에 민감해 하지 않는다.

국제 적십자사에서 가족을 찾으려고 서류를 접수하는 길고 긴 줄을 바라보며 크뤽케는 말한다.
" 거의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를 찾고 있는 모양이야. 어머니는 자식을 찾고, 아내는 남편을 찾고, 아이들은 부모를 찾겠지. 이 모든 것이 '위대한 지도자(히틀러)'께서 세계의 절반을 정복하셨기 때문에 생겨난 일들이지."
사실은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따뜻한 저녁을 함께 했어야 했다. 사실은 늦 잠자는 아이를 엄마가 애써 깨워야 했다. 사실은 크뤽케와 토마스는 평생 모르는 사이여야 했다.

토마스와 크뤽케는 빈에서 독일로 돌아온다. 그들은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동물 우리를 방불케 하는 끔찍한 기차여행과 수용소 생활을 한다. 겨우 도착한 그들의 정착지 풍경을 바라보며 크뤽케는 말문을 연다.
"토마스, 우리가 지금 도대체 어는 별에 와 있는 거야. 지금이 어느 시대지?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총을 쏘지 않았었나? 가축 우리 같은 곳에 갇혀 있으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인간이라고 주장하지 않았었나?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시내로 들어와 봤더니 우리를 마치 페스트처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대문을 꼭꼭 닫아걸고는 우리를 보려고도,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있어. 그러면서 교회에 모여 성탄절을 준비하고 있다니!"

헤르틀링 작품 속 어른들은 가난하지만 자존심이 강하고 건강한 정신을 갖고 있다. 크뤽케 역시 비록 외다리에 전쟁 떠돌이지만 자신의 처지에서 가장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안다. 크뤽케는 그들을 경계하는 바그너 부인의 다락방에서 토마스를 위해, 또한 자신을 위해 정성껏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그리고 아래층에 내려가 가족이 모두 함께 있는 바그너 부인에게 즐거운 성탄절을 보내라는 인사를 한다. 크뤽케는 바그너 가족에게 불쌍하고 초라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토마스가 명절에 슬픈 얼굴을 하고 있지 않기를 바랬다. 바그너 부인은 그들의 크리스마스 인사에 당황했지만 과자가 잔뜩 담긴 접시를 토마스에게 건네 준다.
"바그너 부인은 마음씨가 괜찮은 사람일 거야. 단지 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의 잔재인 우리들이 이 집에 들어와 살아야 하는 현실이 문제지. 그러니 우리를 따뜻하게 환영해 달라고까지 요구할 수는 없어."

헤르틀링은 작품속 주인공을 극한 상황이나 비극적인 현실에 고립시키지 않는다.  다른 이들을 이해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기관이나 개인에게 당당히 도움을 청한다. 혼자의 힘으로 어려우면 여럿이 힘을 모은다. 절대로 사회에서 낙오시키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만들지 않는다. 독재자에 의해 전쟁이 일어나고 세상이 황폐해졌지만 개인간의 오가는 정이 살아있어 토마스는 무사히 살아 남는다. 토마스는 엄마를 찾으려고 처절하게 매달리지 않는다. 우연히 어떤 일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엄마를 만나기 전에 당장당장 살아 나가야하는 현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선 어린아이들은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한다. 크뤽케와 같이 육체가 건강하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건강한 정신을 가졌다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다.  과장되지 않고,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따뜻한 이웃이 있고, 건강한 정신을 갖은 어른이 있으며, 공공기관에서 제 역할을 해주는 그래서 불행에 처한 한 아이를 구원해 내는 것이 헤르틀링의 작품들이다.

어찌보면 이런 설정 역시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토마스가 그나마 운이 좋은 아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가 아이에게 가장 불행한 상황을 설정해 놓고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히 소설로서 이야기를 만들었다기보다는 '불행한 아이'를 어떻게 부양해야 하며, 어떤 이웃이어야 하는지, 또 기관에는 어떤 도움들을 받아야 하지를 말하고 있다. 헤르틀링의 작품은  [할머니]에 이어 [크뤽케]를 두 번째로 읽는다.  다음에 읽을 책은 [바람 속으로 떠난 여행]이다. 누군가가 아이들을 위해 어떤 소설이 나오길 바라느냐고 내게 물으면 이렇게 말하겠다.
"페터 헤르틀링 작품들을 읽어보세요. 우리는 도움을 주고받을 줄 몰라요. 어려움에 처했을 땐 당당히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도 상상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 나가야 합니다. 스스로를 지켜내고 자신도 사회에 일원으로서 행복해야 한다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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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속으로 떠난 여행
페터 헤르틀링 지음, 오승민 그림, 문성원 옮김 / 한길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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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목 : 바람 속으로 떠난 여행
저자 : 페터 헤르틀링
출판사 : 소년한길

전쟁 속에서도 아이들은 성장한다. 가족을 잃고 고향을 잃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남아 있다. 그러나 모든 행위엔 대가가 치러지기 마련이다. 타인이 베푸는 것은 그것이 자선이라 할지라도 보상이 주어진다. 소년은 기차를 기다리는 몇 주 동안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새긴다. 금지 된 것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전쟁터에서 남편이 죽었다는 비보 듣고 어머니는 정신을 잃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성한 어머니마저 돌아가셨다. 그렇게 부모를 잃은 베른트는 이모에게 맡겨진다. 전쟁이 끝나자 오스트리아에 살던 독일인들은 떠나야 했다. 베른트와 이모는 빈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한달 가량 라에 머물게 된다. 오랜 시간 기차를 기다리는 일은 모두에게 지루한 일이지만 13세 소년에겐 더욱 그랬다. 라는 소련군이 점령한 도시이고 곳곳에 전쟁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런 곳에서 호기심이 이끄는 데로 행동한다는 건 너무나 위험한 일이다.

이모는 도도해 보이지만 삶의 연륜만큼 현실과 타협할 줄 안다. 자기편위를 위해 뻔뻔스러울 줄도 안다. 낯선 곳에서 자신과 조카가 살아가기 위해 저지르는 사소한 부정행위엔 외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이모는 타인이 베푼 것은 자선이라 할지라도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계획된 자선을 위선이라 욕하기보다 당연한 일로 받아드렸다. 자신이 손해보지 않으려고 적정한 계산을 할 뿐, 이모(어른)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른들에겐 사소한 부정행위는 일상생활이었다. 마이어씨와 같이 거래가 큰 부정행위를 할 경우에만 범죄이고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마이어씨는 조그만 시골 마을엔 도무지 어울리지 않은 사람이었다. 몸에 잘 맞는 검정양복과 반짝반짝 빛나는 검정구두, 기름을 발라넘김 검정머리의 마이어씨는 바람처럼 나타났다 사라진다. 베른트과 이모에게 친절하게 대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의 친절엔 대가가 따른다고 경고한다. 마이어씨는 국경을 넘나들기도 하고 소련군 장교와도 친분이 있는 암거래상이다. 덕분에 베른트를 위험한 지경에서 두 번이나 구출해준다. 그러나 마이어씨의 도움에는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어느 날 베른트에게 마이어는 궤도차를 타고 여행할 것을 제안한다. 베른트는 새로 사귄 친구들과 함께 마이어가 운전하는 궤도차에 오른다. 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멋지고 신나는 여행이었다. 아이들은 스릴 넘치는 궤도차를 잊을 수 없어 두 번째 여행길을 떠난다. 너무 멀리 가버린 아이들은 소련군의 총격을 받고 놀라 돌아온다. 베른트는 이젠 더 이상 궤도차를 탈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베르트는 다시 한번 궤도차를 신나게 달려보고 싶었다. 마이어씨의 뜻밖에 방문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된다.

몇 시간동안 바람 속을 질주하여 달리던 궤도차는 국경에 닿아서야 멈췄다. 마이어씨는 베른트에게 주어진 임무를 맡기듯 국경 넘어 움막에 편지를 전하라고 한다. 베른트는 이모에게 돌아가고 싶었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움막에 있는 사람은 마이어의 적이었다. 상대방이 편지를 꺼내 읽자 베른트 뒤를 쫓으며 총격을 가한다. 궤도차는 달리고 베른트도 나란히 달린다. 간신히 궤도차에 오르지만 총격은 계속된다.

'베른트는 진행 방향을 보고 앉았다. 선로와 침목이 빠른 속도로 다가와 궤도차 밑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무리 먹어도 배부른 줄 모르는 궤도차에게 잡아먹히는 모습 같았다.'

아무리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궤도차 처럼 마이어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어린아이를 사지에 몰아 넣었다.  그 동안 그가 베푼 친절은 베른트를 이용하려고 거미줄처럼 짜놓은 사전 작업이었다. 트뤼브너 부인이 음식을 나누어주는 자선사업에 이모가 금덩이를 지불했듯, 베른트는 궤도차를 타고 달린 희열에 대가를 지불한 것이다. 베른트는 이모처럼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에 밝지 못했다. 코앞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대가를 지불하게 될 줄 알았다면 베른트는 궤도차를 타지 않았을 것이다. 베른트는 자신처럼 어린아이들까지 이용해 이익을 챙기는 마이어에게 분노를 느낀다.

" 어른들이 우리를 그냥 좀 내버려두었으면 좋겠어. 모든 어른들이 말이야"

베른트은 어른들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었다. 전쟁이 끝났어도 마이어같은 사람들은 계속해서 무언가와 전쟁을 치르듯 위험한 고지를 넘나든다. 그들이 전쟁으로 인해 받게될 아이들의 고통 따윈 생각하지 않았던 것처럼, 새로운 전쟁터에서도 거리낌없이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마이어 역시, 대가를 지불하듯 싸늘한 시체로 베른트 앞에  나타났다.  밑창에 돈이 가득든 반짝이는 구두도 없이 등뒤에 구멍이 뚫린 채로 엎어져 있었다. 그 사건은 베른트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게 된다.

이 책에선 어떤 일이든 대가가 치러진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있다. 아직 어리다 할 지라도 스스로 결정해 행동하는 일엔 그 결과를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가족이 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에 의해 만들어지고 가꾸어지는 것이 육신이다. 살아가는 동안 건강한 육신을 지킨다는 것은 너무나 큰 힘이 된다. 자신의 육신을 지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너무 어린 시기에 유혹에 빠져 몸과 마음이 병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페터의 소설에는 문학작품을 읽는 즐거움 있다. 사건의 정황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고, 핵심을 잃지 않고 짜여진 플롯들은 리듬을 타고 강약을 조절해 간다. 페터는 1976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받았고 2001년엔 독일 청소년 문학상 특별상을 받은 바 있다. 나는 지난 한 해 동안 소설 읽는 즐거움을 잃고 있었다. 페터의 소설들은 잃었던 식욕을 되찾듯 내 손에 다시 소설책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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