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과학자를 위한 몸이야기 봄나무 과학교실 1
권오길 지음, 김호민 그림 / 봄나무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제목 : 몸 이야기
저자 : 권오길
출판사 : 봄나무

  11살이나 된 아들 녀석은 아직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엄마를 찾는다. 잠자기 전 그 날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제 밤도 아이는 자신의 일과 중 생각나는 것을 이야기하고 나는 그 날 읽은 책에 관해서 내 입맛에 맞게 양념를 넣어 말해 주었다.

 "오늘 엄마가 읽은 책에서 말이야. 심장에 대해서 나왔는데, 심장은 1분에 70번 70년을 살면 약 25억 번을 뛴다고 해. 그런데 심장이 얼마나 많이 뛰었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천천히 숨을 쉬어서 심장에 무리를 덜 주느냐가 중요하대.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보면 대체로 느긋한 성품을 가지고 있지. 그러니까 오래 살려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남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길러야 하는 거야, 그리고 모든 일에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받아들이고 해결해야 하는 거지. 엄마도 오래 살려면 너한테 화내는 걸 줄여야 할 것 같아."

  얘기를 끝내고 아이를 보니 엄마의 중얼거림을 자장가 삼았는지 벌써 잠들어 있었다. 아침에 세수를 하고 나온 아이가
 
"엄마 어제 엄마가 해준 말 있잖아, 어젯밤 꿈에 동률이가 야골려서 화가 났거든 근데, 엄마가 해준 말이 생각이 나는 거야. 그래서 참었다"
아들 꿈 이야기로 뿌듯한 하루를 시작했다.

아이들도 어른들 만큼이나 자신의 건강과 신체에 관심이 많다. ‘4학년 말까지 140cm는 되어야하고 우유를 많이 먹어야 키가 큰다’는 선생님말씀을 들은  아이는 스스로 우유를 챙겨 먹는다. 의외로 엄마인 나는 작은 키에 대한 문제를 느낀 적도 없고 ‘우유는 독’이라는 말도 있고 ‘실보단 득이 많다’는 말도 있어서 먹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계속 고민 중에 있는데도 말이다.
 
우주의 세계만큼이나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가 인체의 신비이다. 우리 어려서는 이런 과학적인 정보가 부족해서 호기심 자체가 사장되어 다가가기 어려웠지만 요즘이야 얼마나 많은 정보가 제공되는가,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황우석 교수는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는 생명공학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 한다. 우주를 개척하는 거시세계에 대한 개발만큼이나 미시세계에 대한 개척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보여주는 뜻 깊은 사례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하지 않던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나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의 생각과 행동, 감각기능의 작동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구조적인 이해한다면 자신의 몸을 스스로 학대하는 일을 자제하게 될 것이다. 또 육체적 건강은 정신적 건강에서 비롯된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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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0 16: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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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4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1 - 프랑스.러시아 편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1
고경일 글 그림, 유시민 원작 / 푸른그림책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제목 :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프랑스 ·러시아)
저자 : 유시민
출판사 : 푸른그림책

  역사에서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봐야 할 부분이 근.현대사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삶에 가장 근접하여 그 영향력이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근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여러 가지 이해 관계가 얽힌 국가 안의 내분과 국제관계가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던 하층민의 반란은 혁명으로 이어진다. 그로인해 전제군주와 지배계층은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몸부림으로 하층민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또  일찌감치 산업화를 이룬 서구열강들의 제국주의로 국가 간의 이해득실에 따라 첨예한 대립하는 양상을 띤다.

  19세기의 프랑스 역사 속에서 빠지지 않고 다루는 것이 드레퓌스 사건이다. 드레퓌스 사건을 단순히 말하면 한 개인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된 사건이다. 그런데 무엇이 이 한 개인의 문제를 프랑스 전 국민을 들끓게 했으며 세계인의 촉각을 모았는가,
 
  19세기 말 프랑스가 러시아와 동맹을 맺자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는 더욱더 긴장감이 일었다. 그래서 상대의 병력 이동이나 동태 파악을 위한 스파이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게 된다. 이 와중에 프랑스군 참모본부의 장교 드레퓌스가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었다.

  물론 드레퓌스에게 아무런 죄도 없었고 그의 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도 없었다. 이 문제의 발달은 드레퓌스가 유대인이라는 점과 권력자들의 명분유지를 위해 희생양이 필요했다는 대에 있다. 드레퓌스는 제대로 재판 절차도 받지 못하고 종신형을 선고받는다.

  이런 그의 무죄를 주장하고 나선사람 있으니,  피카르 중령과 세계적인 작가 에밀 졸라가 그들이다. 피카르 중령은 자신의 양심을 걸고 드레퓌스의 무죄임을 건의하다 억울한 옥살이를 한다. 에밀졸라는 ‘나는 고발한다’라는 글을 신문에 실어 드레퓌스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지성인으로써의 양심을 보탠다.

  이런 과정에서 유태인을 박해하는 인종차별주의자, 공화정치 자체를 미워한 왕정복고주의자와 옛 귀족들, 대기업 소유자들, 군국주의자들, 국가주의자들 따위의 19세 보수 세력들은 유대인 드레퓌스의 유죄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선다. 그러나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는 대세의 흐름이었고 20세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막지 못했다.

  피카르 중령이나 에밀졸라와 같은 지성인의 깨달음. 즉 국가 권력에 의해 무고한 개인을 희생할 수 없다는, 더 나아가 어떠한 차별주의나 권력자들로부터 개인의 인권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지성인들의 양심은 드레퓌스의 무죄를 증명해 냈다. 이 사건을 통해 보수 세력의 부당함을 고발하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실천 방향을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20세기 새로운 물결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거대한 사건으로 기록하게 된다.

  프랑스에서 드레퓌스 사건으로 민주주의 문을 열었다면 러시아에선 ‘피의 일요일’로 인해 20세기를 향해 한 발 다가선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 과정을 드려다 보면, 드레퓌스 사건은 격조 높은 우아한 변혁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1905년 1월 어느 일요일, 노동자들은 공장주의 횡포와 가난을 호소하며 자신들을 구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황제인 차르를 찾아간다. 그런 그들의 평화적인 행진을 향해 황제의 군대는 발포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러시아의 황제가 자신을 믿고 의지한 순박한 국민에게 총을 겨누어 피바다를 만든 사건을 일컬어 ‘피의 일요일’이라 한다.

  이 사건의 배경은 정말 어처구니없고 기가 막힌다. 인구의 1% 밖에 안 되는 황제 차르와 소수 귀족, 지주, 자본가들을 호화로운 생활을 감당하기 위해 95%로의 농민들과 3%로의 노동자들은 참혹한 생활을 이겨내야 했다. 지주로부터 말하는 짐승취급 받는 농민들은 참다못해 농민 반란을 일으키지만 결국 진압당하고 오히려 더더욱 탄압 당한다.
 
  프랑스의 자유의 물결을 경험한 러시아의 젊은 장교들은 니콜라이 1세의 즉위식 날 차르의 전제정치 반대를 외치며 무장봉기를 일으킨다. 비록 바로 진압 당했지만 러시아 지식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뒤늦게 시작한 러시아 자본주의는 농노였던 노동자들을 최악의 상태로 전락 시킨다. 이 때 프랑스, 영국 등에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시작되는 상황이고 러시아에선 마르크스가 등장하여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공동 소유, 공동 노동’으로 해결하려는 ‘공산당 선언’을 한다.

  농민들의 반란, 전제정치 반대, 공산주의의 등장 따위로 어수선한 국내 정세에도 차르와 귀족들은 유럽과 아시아에 영향력을 넓히려 한다. 지배자들은 사회적 불안과 불만을 눈길을 돌리기 위해 끈임 없이 전쟁을 벌인다. 그들의 잔혹함은 극에 달해, 러시아 전사자들의 유골을 비료로 팔아먹을 정도에 이른다. 그럼에도 가련한 러시아 농노들은 자신들을 도우려 부나로드 운동(민중 속으로)을 펼치던 인민주의자들을 두들겨 쫓아낸다.  자식을 전쟁터에서 죽게 하고 그 뼈를 갈아 비료로 팔아먹는 차르에게 농노들은 아직도 충성을 받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들이 차르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차르에게 구걸과도 같은 자비를 애원하는 노동자들에게 발포를 한 사건. 러시아 국민들은 그제 서야 차르의 본질에 대해서 눈을 뜬다. 이 사건의 시위를 주도하던 가퐁신부는 망명하고 마르크스주의자들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등장하게 된다. 그 때까지 혁명을 주도해온 인민주의는 쇠퇴하고 날카로운 지성인인 트로츠키와 조직력을 갖추 레닌의 볼세비키가 혁명세력을 주도한다. 시위와 투쟁은 점점 더 빈번해지고 강도가 높아진다.  5월 1일 노동자 시위, 6월 오데사 항구 포템킨호 반란, 갖가지 무장 봉기, 10월 전국 노동 총파업까지 이르자 드디어 차르 정부 무릎을 끓고 ‘10월 선원’을 한다.

  이 혁명의 중심에는 트로츠키의 불같은 연설과 빛나는 글이 있었다. 그러나 10월 선언이후에 경찰들은 트로츠키를 비롯한 소비에트 간부들을 잡아 들여 시베리아 종신 유배형을 선고 한다.     
  
  19세기 러시아의 지배 계급은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잔혹함 보인다. 집에서 기르는 가축에게 조차 하기 어려운 만행을 참아 냈던 민중은 ‘피의 일요일’을 통해 지배자의 실체를 알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랜 고통을 보상받기 위해 전제정치를 무너트리고 마르크스주의를 신봉한다. ‘피의 일요일’은 러시아 선택한 20세기를 들어서는 전환점으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와 러시아의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역사를 읽는 동안 내가 얼마나 세상을 헛투로 바라보고 문학작품들을 읽었나,  안타까운 반성을 하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은 나와 같지 않고 문학작품을 읽어도 역사적 배경을 함께 읽어 낼 수 있고 세상을 올바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역량을 기르길 바란다.  

끝으로, 우연히 원작을 구입하게 되어 두 작품을 비교해 읽을 수 있었다. 새롭게 제작된 만화는 원작엔 없던 역사적 배경을 삽입하기도 하고  만화로 다 담을 수 없는 부분들을 보기 좋게 정리해 놓고 있다. 또 인물 소개는 사건을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연대표를 이용한 정리까지, 완벽한 편집효과로 원작을 능가하는 만화작품이 만들어 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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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씨앗일까? 샘터 솔방울 인물
최재천 외 지음 / 샘터사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도서제목 : 나는 무슨 씨앗일까?
저  자 : 박효남, 최재천, 안철수, 강영우, 서진석, 김형선, 김병규,
         임재해, 이영문
출판사 : 샘터
           
  최재천, 안철수, 임재해 같은 분들은 매체를 통해 이름을 알고 있었고 다른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이 분들은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최고의 위치에 올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저하고자 하는 것일까,

  어려운 가정형편을 극복하고 최고의 요리사가 된 박효남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 남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기보다는 새로운 배움을 즐긴다.  그는 아이들에게 이런 당부를 한다.
꿈과 습관을 가지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명확한 꿈과 목표 의식을 가능한 젊은 시절에 세우세요. 그리고 어떤 분야이건 자신이 진정으로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취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면, 자신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마는 오기로 하루하루 그 일을 반복해 나가는 습관을 들이세요. 진정한 실력을 갖추게 되면 반드시 그만한 응답을 받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동물학자 최재천의 책은 평소에 꼭 읽어보고 싶은 책 중 하나다. 파브르 곤충기나 베르나르 소설 개미에 버금가는 뭔가가 그 속에 있을 텐데 아직 읽어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는 요즘 “알면 사랑 한다”라는 말을 좌우명처럼 떠들고 다닌다. 사람들이 자연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용만하고 아낄 줄 모른다는 생각에서 이다. 그래서 부지런히 자연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동물을 사랑하고 그런 동물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그의 동물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자 하는데서 비롯된다. 인간이 자연에 대해 알면 차마 어쩌지 못하는 게 인간의 심성이라 믿는 그에게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이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컴퓨터의사 안철수, 본인은 스스로을 평범하고 뭔 하나 잘 하는 것 없이 책만 읽은 호심 많은 평범한 소년이라 소개한다. 그러나 내 보기엔 전혀 평범하지 않다. 첫째 그는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남보다 시간을 두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는 것이 평범한 두뇌를 지닌 그만의 방법이라 한다. 또 다른 숨겨진 비법으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갈 때 항상 책을 통해 먼저 그 세계를 경험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이용한 방법은 처음엔 남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얼마 안 가서 가속도가 붙고 남들보다 훨씬 빨리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에게 책은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똑바로 알려 주는 정신의 지표이기도 했다.  둘째, 내성적인 성격과 열등감을 극복하게 한 방법으로는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을 정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목표을 뛰어넘는 것이다. 셋째, 이 모든 것이 가능한 바탕이 되었던 것은 어린시절 혼자 지내는 시간을 통해 키우게 된 호기심이 있었다.

불우한 운명을 이기고 미국에서 국가 장애인 위원회 차관보로 있는 강영우 박사가 전하는 메시지는 매우 인상 깊다.
‘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이룬 것이 아니라, ‘장애를 통하여’ 나누는 것이 내 역할이라 믿었습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남과 비교하지 않는 마음이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이 없는 선함은 약하고, 선하지 않은 지식은 악합니다. 남의 아픔을 이해하고 봉사하고 헌신하는 마음을 먼저 가지세요. 그 후 지식과 실력을 쌓아야만 합니다.
 남들과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마세요. 남과 경쟁하는 것은 소극적인 생각입니다. 나 자신은 나의 기준대로 평가하고 여러분의 목표에 대한 크고 선명한 꿈을 가지세요. 앞만 바라보고 한발 한발 나아가기 바랍니다. 그러면 반드시 원하는 그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은 나에게도 큰 감명을 준책이다. 우리 곁에도 노인 엘제아르 부피에처럼 살 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서진석이다. 그는 엘제아르 부피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삼림을 보호하는 동시에 나무를 적절한 시기에 그 쓰임새를 북돋우는 연구와 수명을 다한 나무들을 재활용하는 방법들을 연구한다.
나무는 같은 이름을 가진 나무라도 전부 다르지. 크든 작든 쓰임새가 많든 적든 저마다 고유한 개성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도저히 상대적인 비교를 할 수가 없어. 살아 있다는 것, 생명이란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서로 비교할 수도 비교할 필요도 없는 것.

화가 김점선을 예술을 위해 가난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았고 비로소 평온히 작가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선생님이었고 동화작가이자 아동신문기자인 김병규는 이 세 가지 꿈을 가슴속에 간직 했고 모두 이루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하면 즐겁고 많은 것 배운다고 한다. 모든 어린이이나 어른들이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길 바라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길 바란다.

뒤늦게 학문에 재미를 붙이 임재해는 민속학을 살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한다.
소나 말과 같은 가축에서 메뚜기와 같은 미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을 존중하였으며, 굿을 할 때는 잘난 귀신뿐 아니라 못난 귀신이나 한 맺힌 귀신까지 두루 모셔 와 섬겼습니다. 모든 대상을 받들고 서로 화해하며 더불 살아가고자 했던 공생적 세계관은 미신이라 하더라도 사람과 자연의 생명을  함께 살리는 세계관인 것입니다. 생활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농부 이영문 정말 특이한 사람이다. 그는 보리죽도 못 먹는 가난 때문에 중학교도 졸업 할 수 없었다.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하고 영리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건설 현장 장비 수리공이 된다. 그 뒤 농기계 고치는 수리공으로도 충분히 생겨를 유지할 수 있는데도 굳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것도 화학비료와 농약을 치지 않는 어려운 농사를 말이다. 그가 3만 6천 평에 이르는 땅을 혼자서 농사를 지울 수 있었던 것은 노인의 지혜를 헛투로 보지 않고 농기계를 비교 분석덕분에 가능했다.
농경생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대학에선 이런 관찰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대학연구소에 유전자 조작으로 새로운 농산물과 독한 제초제를 만들어 낼 때 이영문은 소가 끄는 설레와 일본에서 들여온 농기계가 우리 토질에 맞지 않아 잡초가 더 많이 자란 다는 것을 발견한다. 풀을 베어 부엽토로 쓰는 촌노의 지혜를 이용해 잡초 걱정 없이 유기농 농산물을 짓고 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환경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걸 보면 인간 역시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러나 아주 드물게, 작은 습관과 노력들을 쌓아 자신이 처한 환경을 조금씩 바꿔 나가는 이들이 있다. 이 책에 나온 주인공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에게서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도 잃지 않는 것이 발견된다. 내 가슴 속에 담아야 할 것이기도 한, 생명에 대한 사랑과 겸손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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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뚝딱 인권짓기 - 만화 인권교과서 뚝딱뚝딱 인권 짓기 2
인권운동사랑방 지음, 윤정주 그림 / 야간비행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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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목 : 뚝딱뚝딱 인권 짓기
저자 : 인권운동사랑방
출판사 : 야간비행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지키고 자신의 인권을 존중받길 바랄 것이다. 그러나 어려서나 커서 인권에 관해 배운바 없는 부모로썬 이 문제에 관한한 아이를 돕기 어렵다. 그럼에도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아  가는데 필요한 사회규범을 가정에서부터 익히는 것처럼,  인권 역시 가정에서부터 배우고 지켜나가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아이들이 존중받아야할 인권으로는 사회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것과 학교에서 보호받아야 할 것, 가정 내에서 지켜져야 할 것 나눌 수 있다. 사회에서는 아이들의 기본적인 건강을 관리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모든 이들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아이들도 차별 없이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 부모가 아이를 돌 볼 수 없을 때는 사회가 부모를 대신하여 돌볼 의무와 책임이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것을 정할 수 있고 자유롭게 솔직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학교선생님이나 선후배관계는 경직된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관계에서 서로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 선생님은 아이의 인격을 모독하거나 체벌을 가할 수 없다. 선배들은 후배에게 명령하거나 복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학생은 학교 운영에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고 참여 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 아이들은 쉬고 놀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부모로부터 감시받지 않는 자기만의 세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화나 편지, 일기를 함부로 엿보거나 간섭해서는 안 된다. 부모는 자녀에게 창피를 주거나 상처를 주는 벌을 줄 수 없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은 스스로 결정하거나 의견을 적극 제시할 수 있으며 부모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드려야 한다.

위의 내용은 UN어린이 권리조약에 명시되어 있다. 세부적인 내용은 ‘뚝딱뚝딱 인권 짓기’에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화를 이용해 풀어 놓고 있다.
그 내용 중에는 정말로 몰라서 아이에게 함부로 대한 것도 있고 알고도 행하지 못한 것도 있다. 알고도 지키지 못한 것은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함부로 했다는 것과 가끔 매를 들었다는 것이다. 몰랐던 부분은 아이에게 자신만의 세상이 필요하다는 것과 부모와 자식, 선생님과 제자, 선배와 후배 따위의  그 어떤 관계도 상하로 이루어진 일방적인 존경과 복종이 강요 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서로의 인격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고 이를 기초로 할 때만이, 아이들의 인권을  비롯한 모든 인간의 인권이 존중된다. 이런 인권 지키기는 가정에서부터 실천하여 습득되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학교나 사회에서도 자신의 인권을 지켜 나갈 수 있다.
 
부모와 아이들 아니, 모든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주어진 인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배워 당당히 사회나 학교, 가정에서 요구하고 지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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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
공선옥 지음 / 당대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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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서제목 : 사는게 거짓말 같을 때
저자 : 공선옥
출판사 : 당대

 얼마 전 친구 셋이 모였다. 우리 셋은 좀 묘한 관계다. 어릴 적엔 똑똑하고 얼굴도 예뻤으며 언니처럼 이해심도 많았던 친구를 사이에 두고 시기와 암투가 오고 갔던 그런 관계. 그러나 세월은 지났고 각자의 길을 가다보니 우린 너무 멀리 가 있었다.  가장 소극적이고 우유부단한 인물은 나이고, 뭐든 옳다고 믿는 일에 열심히 쫓아다닌 건 그녀였다. 그러나 어릴 적이나 지금이나 피나는 삶을 감수하며 바르게 살려 노력해도 하루하루가 힘겨운 건 우리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또 다른 그녀였다.

시간이 흐름은 삼각관계를 추억 속 앨범으로 접어놓았다. 우리는 또 다른 그녀의 소식을 오랫동안  알 수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그녀는 너무나 낯설었다. 난봉꾼 남편을 견디다 못해, 견디려 해도 빗을 감당할 수 없어 두 아이만 데리고 무작정 고향으로 올라 왔다는 또 다른 그녀. 정말 사는 게 거짓말 같이 답답하기만 했다.

그녀 귀향이후, 작정하고 모인 자리인데도 대화는 겉돌기만 했다. 지나온 사정은 이미  전화로 듣고 한차례 눈물바람을 한 후라, 평소대로 친구의 환경문제, 건강한 먹 거리, 참교육 따위에 대해 일장연설을 시작 됐다. 찌들고 팍팍한 서울 살림살이에 상처 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세례라도 받듯 열심히 듣고 있었다. 그 날도 친구의 강의는 계절마다 열리는 일일강좌처럼 익숙하고 고마웠다.

친구의 달변을 반쯤 벌릴 입을 하고 듣고 있는데 문득 평소와는 다른 썰렁함이 느껴졌다. 또 다른 그녀가 오늘 강의에 영 성의를 보이지 않고 딴전을 부리는 것이었다. 그 때서야 아차! 싶었다. 또 다른 그녀에겐 우리 하는 골이 시시껄렁한 짓거리였고 배부른 자의 배 두두림 이었던 것이다. ‘아직 어린 아이 둘 데리고 월세 내가며 혼자 살아 바라 !  그런 소리 나오나. 목구멍에 쌀알 넘어가는 것만도 고맙고 학교에서 무상으로 가르쳐 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라는 ‘속내’가 얼굴에 나타날 까 애써 시선이 흩으리고  있었다.

우리도 나름대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로운 어머니이고자, 아이들 건강과 참교육을 걱정하는 올바른 정신의 소유자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발가벗은 또 다른 그녀 앞에선 남루하지만 뭔가 걸치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작가 공선옥은 곳곳에 숨어 있던 나의 치부를 들추어낸다. 그녀는 먹고 살기위해 글을 쓴다고 했다. 스스로를 낮추어 작가라는 지상의 고고함에서 내려와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삶과 같은 선상에 자리를 잡았다. 그 처절함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더욱 쓰린 것도 작가와 닮아 있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진솔한 감동이 있다.

TV 에서  귀농자들이 자연과 함께 하는 평화로운 삶을 보여 주고 시작하는 나레이터가 있다. TV 속 귀농 주인공들에게 여지없이 따라 다니는 수식어들, 혹은 인물설정에서 필요한 요소.
  ‘내노라는 대학출신이었던 그녀(그), 제법 잘나가는 직장을 다녔던 그(그녀)’.
 그러니까 학벌도 없고 변변한 직장도 없이 막노동판에서 일하다 갈 곳 없어 귀농을 했다는 이력은 연출 불가능한, 흥미를 유발시킬 수 없는 막장인생인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TV속 목가적 분위기에 충분히 감동한다. 그러곤, 생겨나는  감정
 ‘그래 나도 우리아들이 당신처럼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대학에 번듯한 직장 다니고 나면  당신처럼 살아도 상관 않겠어. 니어링 부부처럼 책이라도 내고 농사짓는 철을 피해 세계를 다니며 강의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나도 귀농을 고려해 볼 테야’.
이런 냉소적인 반응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 속에 이런 비아냥거림이 있다는 걸 감출 순 있어도 지울 순 없다.

나의 치부는 공선옥으로 인해 밖으로 터져 나왔다. ‘ 사는게 거짓말 같을 때’ 나도 모르게 그녀만큼 솔직해 지고 싶다. 그리하여  어디쯤부터 꼬여 있는지. 그것을  숨겨두면 나와 네가 행복할 수 있는 건지. 매일 얼굴 마주 하는 나의 이웃들과 고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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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05-23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수양버들님 축하해요.

아영엄마 2005-05-23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라주미힌님이 벌써 축하인사를!! 저도 축하해요~ 수양버들님..

아영엄마 2005-05-23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보니 리뷰 당선되시면 저한테 한 턱 쏘시기로 하지 않으셨나요? ^^ =3=3=3

수양버들 2005-06-0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에야 알았네요. 그렇지 않아도 사야 할 책이 많았는데
잘 됐습니다. 아영이 어머님 쏘기로 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쏴야 할 것 같아요.

수양버들 2005-06-0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거 어디서 확인 해야 하는지, 어떤 혜택이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지금부터 열심히 찾아 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