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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과학자를 위한 몸이야기 ㅣ 봄나무 과학교실 1
권오길 지음, 김호민 그림 / 봄나무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제목 : 몸 이야기
저자 : 권오길
출판사 : 봄나무
11살이나 된 아들 녀석은 아직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엄마를 찾는다. 잠자기 전 그 날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제 밤도 아이는 자신의 일과 중 생각나는 것을 이야기하고 나는 그 날 읽은 책에 관해서 내 입맛에 맞게 양념를 넣어 말해 주었다.
"오늘 엄마가 읽은 책에서 말이야. 심장에 대해서 나왔는데, 심장은 1분에 70번 70년을 살면 약 25억 번을 뛴다고 해. 그런데 심장이 얼마나 많이 뛰었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천천히 숨을 쉬어서 심장에 무리를 덜 주느냐가 중요하대.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보면 대체로 느긋한 성품을 가지고 있지. 그러니까 오래 살려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남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길러야 하는 거야, 그리고 모든 일에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받아들이고 해결해야 하는 거지. 엄마도 오래 살려면 너한테 화내는 걸 줄여야 할 것 같아."
얘기를 끝내고 아이를 보니 엄마의 중얼거림을 자장가 삼았는지 벌써 잠들어 있었다. 아침에 세수를 하고 나온 아이가
"엄마 어제 엄마가 해준 말 있잖아, 어젯밤 꿈에 동률이가 야골려서 화가 났거든 근데, 엄마가 해준 말이 생각이 나는 거야. 그래서 참었다"
아들 꿈 이야기로 뿌듯한 하루를 시작했다.
아이들도 어른들 만큼이나 자신의 건강과 신체에 관심이 많다. ‘4학년 말까지 140cm는 되어야하고 우유를 많이 먹어야 키가 큰다’는 선생님말씀을 들은 아이는 스스로 우유를 챙겨 먹는다. 의외로 엄마인 나는 작은 키에 대한 문제를 느낀 적도 없고 ‘우유는 독’이라는 말도 있고 ‘실보단 득이 많다’는 말도 있어서 먹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계속 고민 중에 있는데도 말이다.
우주의 세계만큼이나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가 인체의 신비이다. 우리 어려서는 이런 과학적인 정보가 부족해서 호기심 자체가 사장되어 다가가기 어려웠지만 요즘이야 얼마나 많은 정보가 제공되는가,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황우석 교수는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는 생명공학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 한다. 우주를 개척하는 거시세계에 대한 개발만큼이나 미시세계에 대한 개척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보여주는 뜻 깊은 사례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하지 않던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나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의 생각과 행동, 감각기능의 작동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구조적인 이해한다면 자신의 몸을 스스로 학대하는 일을 자제하게 될 것이다. 또 육체적 건강은 정신적 건강에서 비롯된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