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슨 씨앗일까? 샘터 솔방울 인물
최재천 외 지음 / 샘터사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도서제목 : 나는 무슨 씨앗일까?
저  자 : 박효남, 최재천, 안철수, 강영우, 서진석, 김형선, 김병규,
         임재해, 이영문
출판사 : 샘터
           
  최재천, 안철수, 임재해 같은 분들은 매체를 통해 이름을 알고 있었고 다른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이 분들은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최고의 위치에 올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저하고자 하는 것일까,

  어려운 가정형편을 극복하고 최고의 요리사가 된 박효남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 남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기보다는 새로운 배움을 즐긴다.  그는 아이들에게 이런 당부를 한다.
꿈과 습관을 가지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명확한 꿈과 목표 의식을 가능한 젊은 시절에 세우세요. 그리고 어떤 분야이건 자신이 진정으로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취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면, 자신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마는 오기로 하루하루 그 일을 반복해 나가는 습관을 들이세요. 진정한 실력을 갖추게 되면 반드시 그만한 응답을 받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동물학자 최재천의 책은 평소에 꼭 읽어보고 싶은 책 중 하나다. 파브르 곤충기나 베르나르 소설 개미에 버금가는 뭔가가 그 속에 있을 텐데 아직 읽어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는 요즘 “알면 사랑 한다”라는 말을 좌우명처럼 떠들고 다닌다. 사람들이 자연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용만하고 아낄 줄 모른다는 생각에서 이다. 그래서 부지런히 자연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동물을 사랑하고 그런 동물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그의 동물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자 하는데서 비롯된다. 인간이 자연에 대해 알면 차마 어쩌지 못하는 게 인간의 심성이라 믿는 그에게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이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컴퓨터의사 안철수, 본인은 스스로을 평범하고 뭔 하나 잘 하는 것 없이 책만 읽은 호심 많은 평범한 소년이라 소개한다. 그러나 내 보기엔 전혀 평범하지 않다. 첫째 그는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남보다 시간을 두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는 것이 평범한 두뇌를 지닌 그만의 방법이라 한다. 또 다른 숨겨진 비법으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갈 때 항상 책을 통해 먼저 그 세계를 경험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이용한 방법은 처음엔 남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얼마 안 가서 가속도가 붙고 남들보다 훨씬 빨리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에게 책은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똑바로 알려 주는 정신의 지표이기도 했다.  둘째, 내성적인 성격과 열등감을 극복하게 한 방법으로는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을 정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목표을 뛰어넘는 것이다. 셋째, 이 모든 것이 가능한 바탕이 되었던 것은 어린시절 혼자 지내는 시간을 통해 키우게 된 호기심이 있었다.

불우한 운명을 이기고 미국에서 국가 장애인 위원회 차관보로 있는 강영우 박사가 전하는 메시지는 매우 인상 깊다.
‘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이룬 것이 아니라, ‘장애를 통하여’ 나누는 것이 내 역할이라 믿었습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남과 비교하지 않는 마음이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이 없는 선함은 약하고, 선하지 않은 지식은 악합니다. 남의 아픔을 이해하고 봉사하고 헌신하는 마음을 먼저 가지세요. 그 후 지식과 실력을 쌓아야만 합니다.
 남들과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마세요. 남과 경쟁하는 것은 소극적인 생각입니다. 나 자신은 나의 기준대로 평가하고 여러분의 목표에 대한 크고 선명한 꿈을 가지세요. 앞만 바라보고 한발 한발 나아가기 바랍니다. 그러면 반드시 원하는 그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은 나에게도 큰 감명을 준책이다. 우리 곁에도 노인 엘제아르 부피에처럼 살 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서진석이다. 그는 엘제아르 부피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삼림을 보호하는 동시에 나무를 적절한 시기에 그 쓰임새를 북돋우는 연구와 수명을 다한 나무들을 재활용하는 방법들을 연구한다.
나무는 같은 이름을 가진 나무라도 전부 다르지. 크든 작든 쓰임새가 많든 적든 저마다 고유한 개성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도저히 상대적인 비교를 할 수가 없어. 살아 있다는 것, 생명이란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서로 비교할 수도 비교할 필요도 없는 것.

화가 김점선을 예술을 위해 가난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았고 비로소 평온히 작가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선생님이었고 동화작가이자 아동신문기자인 김병규는 이 세 가지 꿈을 가슴속에 간직 했고 모두 이루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하면 즐겁고 많은 것 배운다고 한다. 모든 어린이이나 어른들이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길 바라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길 바란다.

뒤늦게 학문에 재미를 붙이 임재해는 민속학을 살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한다.
소나 말과 같은 가축에서 메뚜기와 같은 미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을 존중하였으며, 굿을 할 때는 잘난 귀신뿐 아니라 못난 귀신이나 한 맺힌 귀신까지 두루 모셔 와 섬겼습니다. 모든 대상을 받들고 서로 화해하며 더불 살아가고자 했던 공생적 세계관은 미신이라 하더라도 사람과 자연의 생명을  함께 살리는 세계관인 것입니다. 생활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농부 이영문 정말 특이한 사람이다. 그는 보리죽도 못 먹는 가난 때문에 중학교도 졸업 할 수 없었다.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하고 영리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건설 현장 장비 수리공이 된다. 그 뒤 농기계 고치는 수리공으로도 충분히 생겨를 유지할 수 있는데도 굳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것도 화학비료와 농약을 치지 않는 어려운 농사를 말이다. 그가 3만 6천 평에 이르는 땅을 혼자서 농사를 지울 수 있었던 것은 노인의 지혜를 헛투로 보지 않고 농기계를 비교 분석덕분에 가능했다.
농경생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대학에선 이런 관찰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대학연구소에 유전자 조작으로 새로운 농산물과 독한 제초제를 만들어 낼 때 이영문은 소가 끄는 설레와 일본에서 들여온 농기계가 우리 토질에 맞지 않아 잡초가 더 많이 자란 다는 것을 발견한다. 풀을 베어 부엽토로 쓰는 촌노의 지혜를 이용해 잡초 걱정 없이 유기농 농산물을 짓고 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환경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걸 보면 인간 역시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러나 아주 드물게, 작은 습관과 노력들을 쌓아 자신이 처한 환경을 조금씩 바꿔 나가는 이들이 있다. 이 책에 나온 주인공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에게서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도 잃지 않는 것이 발견된다. 내 가슴 속에 담아야 할 것이기도 한, 생명에 대한 사랑과 겸손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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