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조선왕조실록 1~4 세트
박시백 글 그림 / 휴머니스트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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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태종은 양녕의 방탕한 생활을 얼르고 달래고 벌을 주기도 하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그러나 세자는 매번 반성하고 사죄하지만 같은 행태가  반복된다.
 또 다시 세자가 기생 어리와 놀아나자 태종이 심히 꾸짖는다.
 양녕이 억울한 생각이 들어 욱하는 성질에 일필휘지로 스스로를 파멸시킬
 항의문을 써 아버지인 태종에게 보낸다.

전하를 모시는 여인들은 다 궁안에 들이었는데
모두 다 중하게 생각하여 받아들인 것입니까?
가이(어리)를 내보내라 하였으나
그녀가 살아가기 어려우리라 생각하였고
또 바깥에 내보내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
모양새가 사나울 것이기에 내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지금에 이르도록 신의 여러 첩을 내보내어
곡성이 사방에 이르고 원성이 나라 안에
가득하옵니다.
.........,
한 고조는 재물을 탐내고 여색을 좋아하였으나
마침내 천하를 평장하였고
진나라 왕광은 비록 어질다는 평을 들었으나
그가 즉위함에 이르러 나라가 망하였습니다.

전하께서는 신이 끝내 효도하리란 것을 어째서
알지 못하십니까?
..........,
무릇 임금은 사사로움이 없어야 할 텐데
신효창은 태조를 불의에 빠뜨렸으니 그 죄가
무거운데 용서하셨고
김한로는 오로지 신의 마음을
기쁘게 했을 뿐인데 버리셨으니
공신들이 이로부터 위험해질 것입니다.
.......

===================================================
태종은 양녕을 위해 처가집 식구들까지  몰살을 시키면서
왕권강화에 힘썼다.
철없는 아들은 이런 항의문을 보내다니 얼마 속이 탈까,
요, 대목에선 태종이 좀 불쌍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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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 첫발 1
정명숙 지음 / 문공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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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서제목 : 세계 역사 첫발 1
저자 : 정명숙
출판사 : 문공사

  불혹에 이르러서야 역사와 과학에 흥미를 느끼다니, 그 것도 아이들 책으로 말이다. 좀 창피한 생각도 들지만, 배움의 즐거움이야 크고 많음에 있지 않고 하나에서 둘을 알 때 느끼는 것이니, 아이들 책이면 어떻고 나이 많고 적음이 무슨 문제 될 것인가. 그저 이런 시간들이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 할 뿐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세계사에 대해 알고 있는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것저것 단편적인 상식은 있으나 그 단편들이 어느 시대에 것인지 정리 되어 있지 않았다. 앞 뒤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서로 동떨어진 편린들만 점점히 놓여 있는 꼴이었다. 

  그러니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를 그저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로 바라 볼뿐 그 속에 로마 삼두정치를 파기하는 권력다툼이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  했다. 카노사의 굴욕으로 힘은 얻은 교황이 하느님의 이름을 빌어 현세를 지옥으로 만들었다는 것도, 비잔틴 제국 황제의 요청으로 십자군을 메카로 향하게 한 교황이, ‘금과 명예’를 준다는 베네치아 상인들의 제안를 받아 비잔틴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을 불바다로 만들었다는 것도 몰랐다.

  교황이 집권하던 중세엔 기사도 정신도 신에 대한 믿음도 없었다. 제물에 대한 탐욕과 권력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 악랄함은 소년 십자군을 동원하여 난파당해 죽게 하였고 노예시장로 몰아 넣는다. 팔려간 소년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이슬람 인의 자비 덕분이었다.
 
  유럽 인들은 14세기 유럽 인구를 3분의 1로 줄게 한 흑사병의 원인을 유대인에게서 찾았다. 고리대금으로 돈을 모으는 그들을 미워했던 차에, 자신들에게 내려진 재앙을 이교도 탓으로 돌린 것이다. 흑사병과 아무런 상관이 없던 유대인들은 무참히 학살당했다. 유대인들은 참으로 오래 전부터 많은 민족에게 박해를 받아 오면서도 끈질기게 민족의 결속을 유지 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 이였다.
 이슬람교, 유대교, 크리스트교가 엉키고 설킨 수 많은 분쟁들을 기억할 때 종교야 말로 인류의 재앙이란 생각이다. 가장 인간의 참모습을 찾아야 할 종교에서 가장 비종교적인 잔인함을 동반하고 있으니 말이다.

  프랑스에서 건너간 노르만 족의 대표자인 윌리엄 공은 비록 영국의 왕이 되었어도 프랑스의 신하였다. 프랑스왕이 후계자가 없이 죽자, 영국왕은 프랑스의 왕이 되려 했다. 이런 왕위계승 문제와 함께 영토 문제가 백년전쟁이 발발하는 원인이다. 백년간 지속되는  지리 한 전쟁은 잔 다르크의 등장과 희생을 계기로 종식된다.

  지난해 아이와 함께 '서양미술 400년(푸생에서 마티스까지)' 전시회에 갔었다. 샤를 알퐁스 뒤프레누아 작품 중 ‘스키로스의 아킬레우스’ 란, 작품 앞을 지날 때였다. 아이가 이 작품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장면이라면 작품의 배경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었다. 물론, 아이는 이 작품을 처음 보는 것이었고  그리스신화에 관한한 달달 외울 정도였다. 아이의 설명이 없었다면 명암 처리로 선명하게 빛을 받고 있는 인물이 주인공이라는 것쯤은 짐작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킬레우스가 왜 여장을 하고 칼을 들고 있는지는 모르고 작품을 보았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유홍준 말처럼 정말 세상은 아는 만큼만 보인다. 아이든 어른이든 말이다.
 
  이 책은 인류의 탄생에서 시작하여 중세시대에 이르기까지 굴직 굴직한 사건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글씨 크기나 량이 초등학교 3~4학년이 보아도 무리가 없다. 내용은 이야기 형식이라 쉽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이 책을 바로 읽는 것도 좋겠지만 일단은 그리스 로마 신화라든지, 원탁에 기사, 여러 위인전 따위를 충분히 읽고 본다면 더욱 재미를 것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 진 역사책이라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러나 뭔가 아는 것이 있어야 궁금하고 흥미를 느끼는 것처럼, 세계사를 처음(다시) 접하는 이에게 세계사에 다가 가도록 이끌어 준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만화책이 아닌데도 재미있다는 것과 단 두 권에 세계사를 담아 가볍게 훑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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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 지음 / 길찾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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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그림과 언어의 예술이다. 문학과 그림의 예술로써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면, 그 둘이 보완관계인 만화 역시 예술로써 그에 비준한 가치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다만, 문학이나 미술작품이 모두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아닌 것처럼 모든 만화를 예술이라 할 수는 없다.

  몇 장을 넘기다 작가 약력을 살펴보았다. 77년생 아직은 세상에 찌들기엔 이른. 그래서인지 그 표현 방식이 과감하고 충격적이다. 순간을 놓치지 않는  관찰력, 극에 닿은 상상. 작가는 자신의 말처럼 젊음만큼이나 솔직한 생각들을 드러냈다.

자아실현, 사회참여, 고차원적 소통, 남위에 서기, 칭찬듣기, 정신적 노출증... 이런 고상하거나 혹은 세속적인 많은 부모들에게 태어나기 했지만 그것들과 관계없이 이 책 속에는 읽히기를 바라는 저의 간절한 마음과 그것을 위한 노력만이 들어 있습니다.

작가가 작품에 쏟은 정성과 노력이 많이 읽히기 바라는 마음으로 자극적인 방식을 택했다면 독자는 약간에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그는 솔직했지만 나는 그를 예술가라 부르기를 보류한다.  
    
  우리는 가끔 자신이 다른 생명체를 먹고 살과 피를 만드는 것에 혐오감을 느낀다. 그러나 생명을 유지하는 한, 우리는 곧 이런 죄책감을 위해 적당한 변명을 만들어낸다. 나약하고 보잘 것 없는 허접 쓰레기 같은 인생이지만 이나마 지탱하는 대에는 또 다른 희생을 정당화 해야한다. 콜라맨을 밟고 일어선 소년이 그렇고, 명랑만화가 끝난 공룡 둘리 친구들이 그렇다.


  최규석의 작품은 극에 닿아 있다. 다음에 올 것은 희망 밖에 없다. 그저 여기가 끝이라고 극점(한계점)을 찍어 놓는다.  

  그런 가운데 ‘리바이어던’에선 한계점마저 발견되지 않아, 깊은 나락으로 빠져드는 작품이다. 배고 푼 백성의 고통을 알지 못한 착한 왕을 몰아내고 청년이 등장한다. 청년은 영웅답게 스스로 왕이 되기보다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 줄  ‘리바이어던’을 새 왕으로 모신다.

 리바이어던이란 구약성서 《욥기(記)》에 나오는 거대한 영생(永生)동물의 이름이다. 홉스는 책에선  리바이어던을 교회권력으로부터 해방된 국가를 가리키며 그러한 국가의 성립을 논했다. 왕이 된 리바이어던은 모든 사람들에게 “착한 마음”을 심어주었습니다.

“착한 마음”을 받은 백성들은 리바이어던이 시키는 것을 그대로 따르기만 했고 그래서 지금까지 아주아주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림 속 ‘리바이어던 눈’은 미소 뒤에 감추어진 진실을 드러낸다. 영생동물(리바이어던)은 인간과는 다른 위치로 교회권력으로부터 해방된 국가라는 의미가 주어진다. 그러나  “착한마음”이 의미하는 것은 국민을 다루기 위한 또 다른 수단으로 선, 덕, 인간애 따위를 강조하고 있음이다. 

국민들은 “착한마음”으로 무장하여 분노를 억누르고 행복을 가장한다. 지능화된 폭력 앞에서 사람들은 행복이란 거짓 미소에 익숙하다.

이 작품에 절망하는 이유는 인류가 잉여생산이 만들어 낸 이후 계층 간의 갈등이 계속 되어 왔다는 데에 있다. 작가의 말처럼 영웅이 나타나 혁명을 이룬다 해도 권력은 또 다른 권력으로의 이양일 뿐 하층민은 언제나 누군가의 지배와 조정아래 살아야 했다. 젊은 혈기는 개혁을 꿈꾸지만 지배구조는 축이 되어 빙빙 돌 뿐 자신들의 축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나의 생각들은 작가의 그것과 좀 다른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세상을 자기식대로 읽고 표현 했다면,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를 내식대로 읽었다. 작가 최규석은 젊음만큼이나 과감하게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그림만 보아도 섬듯한 그의 작품들은 나에게 드러난 현실보다 리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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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3 19: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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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의 탄생 인류의 위대한 발명 문자박물관 1
렌초 로시 지음, 알레산드로 발단치 그림, 노래하는 나무 옮김 / 꿈터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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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목 : 문자의 탄생
저자 : 랜쪼 로시
출판사 : 꿈터

  70만 년 전 북경원인은 불을 사용하였다. 40만 년 전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4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바위에 그림을 새긴다. 

 문자가 없던 시대의 사람들은 말과 몸짓으로 자신의 생각을 알렸다. 먼 곳으로 신호를 보낼 때는 북 소리와 연기를 이용했다. 하지만 이런 신호들은 남겨 둘 수 없는 것들이었다.

  고대 잉카민족은 여러 색의 끈으로 수와 사물의 종류를 구분하여 표시했다. 그러나 이 것은 몇몇을 위한 개인 정보일 뿐 다른 사람들에겐 예쁜 끈에 불과 했다.
 
 선사시대의 사람들은 나눈 이야기를 기억하기 위해 돌이나 동물 뼈에 간단히 기호를 새기고 동굴 벽에 그림을 그렸다. 도시가 생겨났지만 아직 문자나 숫자는 없었다. 사람들은 장사를 하기 시작하면서 셈하기 시작했다. 셈 하는 일을 도맡아 한 사람은 사원이나 궁전에서 일하던 서기였다.

  기원전 3500년 무렵부터 상인들은 셈 표를 점토로 만든 공 안에 넣기 시작했다. 문자는 사물을 진짜처럼 표현한 그림에서 출발했다. 사람들은 기호와 모양을 통일하기 시작했다. 소리와 결합된 그림만이 진정한 그림문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젠, 같은 기호는 언제나 한 가지 뜻을 나타낸다고 믿게 된다. 그러나 관념적인 표들은 그림문자를 나타내긴 힘들었다.
 
  수메르인들은 점토에 기호를 찍기 시작했다. 기호의 곡선이 쐐기 모양이 달린 직선으로 바꿔 ‘쐐기문자’ 또는 ‘설형문자’라 부른다. 수메르 문자는 같은 소리를 내는 다른 기호가 여럿 있었고 한 기호가 여러 의미를 담기도 했다. 문자를 읽을 때 헷갈리지 않도록 분류 기호를 쓰기도 했다.   읽고 쓰는 법을 아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에 서기는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시리아 북부의 고대의 도시국가인 에블라의 유적에선 기원전 2000년대의 근동 지방 전체와 에블라 왕국의 역사를 추측할 수 있었다. 수메르 민족은 문자로 말소리를 나타낼 수 있게 되자, 성가와 점술과 왕의 명령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2500년 무렵에 지어진 <길가메시 서사시> 같은 서사 문학도 꽃을 피웠다. <길라메시 서사시>는 우르크라는 도시국가를 다스린 유명한 왕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의 영웅담을 탄생시켰다. 대홍수 이야기도 여기에서 기원한다.  기원전 1700년대 나온 함무라이 법전은 많은 사본을 만들어 사원에 전시했다.

  수메르 문자는 수메르 사람들과 비슷한 말을 사용하는 이웃 나라로 전파되었다. 아시리아 사람은 기원전 1300년부터 근동 지방 전체를 다스렸다. 아시리아 제국은 쐐기문자로 여러 민족의 다양한 언어를 기록했다.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살던 유목민 종족인 아카드 문자는 기원전 2350년 경에 수메르의 도시국가들을 정복하여 메소포타미아 최초의 통일 국가를 수립했다. 아카드 민족은 수메르 문자를  본 떠 아카드 문자를 만들었다. 지중해 부근에서 발견된 고대 문자(우가리트 문자)는 아카드 문자를 본 떠 만들었고 페니키아 문자의 조상이라 한다. 
 
  이 책에선 감상을 하기보다는 역사 흐름에 따른 문자의 변천사를 읽어 냈다. 그래서 책을 통해 만들어진 상념들을 쫓기 보다는  줄거리 정리하기 바빴다. 사실 어린아이들이 읽기엔 좀 딱딱하고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러나 문자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어 흥미롭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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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3 - 대장정과 중국혁명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4
유시민 원작, 최신오 글 그림 / 푸른그림책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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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목 :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저자 : 유시민
출판사 : 푸른 그림책

‘모택동, 중국을 통일한 영웅’ 난 이 말에 동조 할 수 없다. ‘초한지, 삼국지를 방불케 하는 지략과 전술’ 이런 찬사엔 혐오감마저 느껴진다. 대장정, 홍군의 주력군 9만 가운데 4천만이 살아남았다. 진정 인민을 위한 모험이었을까, 평범한 아낙의 소견은 영웅 놀이에 희생당한 사내와 가족에게 머문다. 영웅은 말한다. 인민의 선택이었다고. 나는 묻는다. 최면 상태가 아니었냐고. 대장정, 그 것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치열한 사투를 읽어 내는 동안 공산당은 정권을 잡은 이후 어떻게 체제를 이끌었는지 궁금했다. 그 많은 고통과 죽음을 딛고 일어선 정권이 과연 그 주검 앞에 떳떳했는지 말이다.

손문, 공화제 창시자로 신해혁명 이후 대총통에 추대된다. 그는 곧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서양식 민주주의에 실망하고 군벌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 공산당과 손을 잡는다. 그로인해 손문의 국민당에는 중국역사에 기록 될 두 인물이 태동한다. 서양열강 지지를 기반으로 한 장개석, 러시아에서 공산당을 배우지만 중국의 공산당을 꿈꾸는 모택동이 그들이다. 모택동은 천두슈의 영향으로 공산주의에 심취하게 되었다. 그러나 러시아나 독일과는 달리 당시 중국에는 산업발달이 미비했다. 모택동은 농민을 주축으로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손문이 죽은 뒤 총통자리에 오른 장개석은 상하이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공산주의자를 처단 한다. 모택동은 징강산에 숨어들어가 소비에트 본부를 세워 세력을 키워나간다. 여기서 부터 장개석과 모택동의 기나긴 싸움이 시작된다.

수호지를 즐겨 읽고 모험을 좋아했다는 주덕은 초한지에 나오는 한신에 비견되는 지략가이다. 타락한 중국 관리였던 그는 어느 날 아편도 끊고 여러 아내들에게 재산을 모두 나누어 주고 모택동이 있는 징강산에 들어가 모택동과 합류한다.

징강산 소비에트는 농민에게 스며드는 전략 전술을 사용하여 세를 확장해 나갔다. 서구열강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신 무기로 무장한 국민당의 부대는 매번 홍군에게 무기만 빼앗기고 패한다. 장개석은 약이 올라 90만의 병력과 4백대의 전투기, 대포, 기관총 등의 신무기로 무장하여 홍군에게 향한다. 홍군은 18만의 병력, 소총 10만 정이 전부였다. 이에 모택동은 대장정을 감행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말이 대장정 이지 기실 피난 행렬이었다.

상상해 보라 국민당의 1차 저지선을 뚫고 살아남은 9만의 주력부대와 국민당의 횡포를 피해 홍군을 쫓는 수십만의 농민 행군을....
그들은 폭격에 맞아 죽고, 굶주려 죽고, 기나긴 여정에 지쳐서 죽었다. 또 ‘대설산’이란 거대한 어름산맥을 횡단하다 얼어 죽고, 미끌어지고 떨어져 죽었다. 대장정이 시작 된지 11개월 만에 남은 3만 명의 홍군은 악명 높은 늪지를 가로지른다. 결국 대장정이 끝나고 ‘파오인’에 도착했을 때 남은 병력은 고작 4천명이었다.
도대체, 모택동이 대장정을 이끈 힘은 무엇이었을까? 대장정이 끝난 후, 8만6천의 죽은 목숨과 4천의 산목숨 앞에서 무엇으로 자신의 의지를 굳건히 할 수 있었는가, 말이다.

주은래, 지주이자 학자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해외 유학파로 외교적 능력으로 유명하다. 장개석이 이끄는 백군과 모택동의 홍군의 쫓고 쫓기는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 만주를 본거지로 일본은 중국대륙에 손을 뻗는다. 만주 출신인 장쉐량은 장개석이 일본군에 대항하지 않고 홍군에게만 집착하는 것에 못 마땅해 왔다. 장개석과는 의형제이기도 했던 그는 주은래의 권유로 장개석을 잡아 가두기에 이른다. 주은래의 외교력으로 항일전을 전제로 국민당과 공산당은 다시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 이 것이 바로 시안사건이다.
이런 일은 아마도 서양역사에선 볼 수 없는 동양적 사고관이 일이 아닐까 쉽다. 장쉐량과 주은래가 독안에 든 쥐인 장개석을 목숨과 명예를 지켜준 까닭은 무엇일까,

인민을 탄압하고 착취하던 국민당에 비해 공산당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 수 많은 전투를 치르면서도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하였다. 농민에게서 빼앗은 지주의 농토를 농민에게 돌려주었다. 또 혁명을 이루어야 하는 까닭을 설명하고 농민들의 의식을 고취시켰다. 지도부가 특권층에 자리하지 않고 일반병사들과 함께 먹고 같은 잠자리를 취하여 항상 그들과 함께 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런 그들의 태도는 병사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의 지지와 사랑을 끌어냈던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농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세를 확장해 나갔고 대장정과 시안사건 이란 우여곡절 끝에 1949년 10월 1일 북경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인민공화국 탄생을 선포하기 이른다. 1927년 모택동이 징강산에 붉은 깃발을 꽂은 지 22년만의 일이다.

중국은 러시아와는 다른 노선으로 인민공화국을 이룩했고 서양열강의 지지를 받고 있던 국민당을 몰아낸다. 이로인해 중국은 강력한 외국세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자치정부를 수립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근현대사에 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개괄적인 사건 전개와 그 배경은 글과 그림을 통해 충분히 이해되고 느껴진다. 그러나 아직은 섣불리 공산주의 혁명에 관해 논하기는 망설여진다. 외세의 지배 없이 자신들 만의 힘으로 혁명을 이룩한 것에는 박수를 보내겠지만 지금의 중국을 보자면 혁명 당시 공산당의 실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아마도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의문들부터 해결하는 것이 순서인듯 하다. ‘대정장’ 속에서 낙오되고 죽어간 사람들의 심정, 모택동을 비판하는 시각, 정부 수립이후 지도부의 동태, 신해혁명을 일으킨 손문의 사상과 철학, 장쉐량의 선택과 시안사건이후의 그의 인생. 아편전쟁,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들......,

역사를 접근 하는 방법으로 만화를 이용 하라고 권하고 싶다. 역사는 흐름을 파악하고 흥미를 유발한 후 깊이 있게 다가가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가장 가까운 현대사부터 거꾸로 의문의 꼬리를 물고 올라가는 것도 흥미로운 방법이다. 아이들이 보는 만화책이라 만만히 볼일이 아니다. 어른들도 어설프게 아는 세계사가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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