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3 - 대장정과 중국혁명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4
유시민 원작, 최신오 글 그림 / 푸른그림책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제목 :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저자 : 유시민
출판사 : 푸른 그림책

‘모택동, 중국을 통일한 영웅’ 난 이 말에 동조 할 수 없다. ‘초한지, 삼국지를 방불케 하는 지략과 전술’ 이런 찬사엔 혐오감마저 느껴진다. 대장정, 홍군의 주력군 9만 가운데 4천만이 살아남았다. 진정 인민을 위한 모험이었을까, 평범한 아낙의 소견은 영웅 놀이에 희생당한 사내와 가족에게 머문다. 영웅은 말한다. 인민의 선택이었다고. 나는 묻는다. 최면 상태가 아니었냐고. 대장정, 그 것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치열한 사투를 읽어 내는 동안 공산당은 정권을 잡은 이후 어떻게 체제를 이끌었는지 궁금했다. 그 많은 고통과 죽음을 딛고 일어선 정권이 과연 그 주검 앞에 떳떳했는지 말이다.

손문, 공화제 창시자로 신해혁명 이후 대총통에 추대된다. 그는 곧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서양식 민주주의에 실망하고 군벌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 공산당과 손을 잡는다. 그로인해 손문의 국민당에는 중국역사에 기록 될 두 인물이 태동한다. 서양열강 지지를 기반으로 한 장개석, 러시아에서 공산당을 배우지만 중국의 공산당을 꿈꾸는 모택동이 그들이다. 모택동은 천두슈의 영향으로 공산주의에 심취하게 되었다. 그러나 러시아나 독일과는 달리 당시 중국에는 산업발달이 미비했다. 모택동은 농민을 주축으로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손문이 죽은 뒤 총통자리에 오른 장개석은 상하이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공산주의자를 처단 한다. 모택동은 징강산에 숨어들어가 소비에트 본부를 세워 세력을 키워나간다. 여기서 부터 장개석과 모택동의 기나긴 싸움이 시작된다.

수호지를 즐겨 읽고 모험을 좋아했다는 주덕은 초한지에 나오는 한신에 비견되는 지략가이다. 타락한 중국 관리였던 그는 어느 날 아편도 끊고 여러 아내들에게 재산을 모두 나누어 주고 모택동이 있는 징강산에 들어가 모택동과 합류한다.

징강산 소비에트는 농민에게 스며드는 전략 전술을 사용하여 세를 확장해 나갔다. 서구열강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신 무기로 무장한 국민당의 부대는 매번 홍군에게 무기만 빼앗기고 패한다. 장개석은 약이 올라 90만의 병력과 4백대의 전투기, 대포, 기관총 등의 신무기로 무장하여 홍군에게 향한다. 홍군은 18만의 병력, 소총 10만 정이 전부였다. 이에 모택동은 대장정을 감행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말이 대장정 이지 기실 피난 행렬이었다.

상상해 보라 국민당의 1차 저지선을 뚫고 살아남은 9만의 주력부대와 국민당의 횡포를 피해 홍군을 쫓는 수십만의 농민 행군을....
그들은 폭격에 맞아 죽고, 굶주려 죽고, 기나긴 여정에 지쳐서 죽었다. 또 ‘대설산’이란 거대한 어름산맥을 횡단하다 얼어 죽고, 미끌어지고 떨어져 죽었다. 대장정이 시작 된지 11개월 만에 남은 3만 명의 홍군은 악명 높은 늪지를 가로지른다. 결국 대장정이 끝나고 ‘파오인’에 도착했을 때 남은 병력은 고작 4천명이었다.
도대체, 모택동이 대장정을 이끈 힘은 무엇이었을까? 대장정이 끝난 후, 8만6천의 죽은 목숨과 4천의 산목숨 앞에서 무엇으로 자신의 의지를 굳건히 할 수 있었는가, 말이다.

주은래, 지주이자 학자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해외 유학파로 외교적 능력으로 유명하다. 장개석이 이끄는 백군과 모택동의 홍군의 쫓고 쫓기는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 만주를 본거지로 일본은 중국대륙에 손을 뻗는다. 만주 출신인 장쉐량은 장개석이 일본군에 대항하지 않고 홍군에게만 집착하는 것에 못 마땅해 왔다. 장개석과는 의형제이기도 했던 그는 주은래의 권유로 장개석을 잡아 가두기에 이른다. 주은래의 외교력으로 항일전을 전제로 국민당과 공산당은 다시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 이 것이 바로 시안사건이다.
이런 일은 아마도 서양역사에선 볼 수 없는 동양적 사고관이 일이 아닐까 쉽다. 장쉐량과 주은래가 독안에 든 쥐인 장개석을 목숨과 명예를 지켜준 까닭은 무엇일까,

인민을 탄압하고 착취하던 국민당에 비해 공산당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 수 많은 전투를 치르면서도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하였다. 농민에게서 빼앗은 지주의 농토를 농민에게 돌려주었다. 또 혁명을 이루어야 하는 까닭을 설명하고 농민들의 의식을 고취시켰다. 지도부가 특권층에 자리하지 않고 일반병사들과 함께 먹고 같은 잠자리를 취하여 항상 그들과 함께 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런 그들의 태도는 병사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의 지지와 사랑을 끌어냈던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농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세를 확장해 나갔고 대장정과 시안사건 이란 우여곡절 끝에 1949년 10월 1일 북경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인민공화국 탄생을 선포하기 이른다. 1927년 모택동이 징강산에 붉은 깃발을 꽂은 지 22년만의 일이다.

중국은 러시아와는 다른 노선으로 인민공화국을 이룩했고 서양열강의 지지를 받고 있던 국민당을 몰아낸다. 이로인해 중국은 강력한 외국세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자치정부를 수립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근현대사에 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개괄적인 사건 전개와 그 배경은 글과 그림을 통해 충분히 이해되고 느껴진다. 그러나 아직은 섣불리 공산주의 혁명에 관해 논하기는 망설여진다. 외세의 지배 없이 자신들 만의 힘으로 혁명을 이룩한 것에는 박수를 보내겠지만 지금의 중국을 보자면 혁명 당시 공산당의 실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아마도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의문들부터 해결하는 것이 순서인듯 하다. ‘대정장’ 속에서 낙오되고 죽어간 사람들의 심정, 모택동을 비판하는 시각, 정부 수립이후 지도부의 동태, 신해혁명을 일으킨 손문의 사상과 철학, 장쉐량의 선택과 시안사건이후의 그의 인생. 아편전쟁,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들......,

역사를 접근 하는 방법으로 만화를 이용 하라고 권하고 싶다. 역사는 흐름을 파악하고 흥미를 유발한 후 깊이 있게 다가가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가장 가까운 현대사부터 거꾸로 의문의 꼬리를 물고 올라가는 것도 흥미로운 방법이다. 아이들이 보는 만화책이라 만만히 볼일이 아니다. 어른들도 어설프게 아는 세계사가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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