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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캐러멜! ㅣ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
곤살로 모우레 지음, 배상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8월
평점 :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무엇을 들 수 있는가? 알맞은 기후, 경제적 풍요, 정치적 안정, 건강, 표현의 자유를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행복의 기본 조건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에 맞추어 국가에서는 국민을 위한 정책을 세워 추진하고, 기업이나 개인들도 그 조건을 충족시키고자 한다.
만약, 내게 이런 일반적인 행복의 조건이 한 가지도 없다면, 나는 불행할 수밖에 없는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안녕 캐러멜!』의 주인공 코리에게서 찾을 수 있다. 주인공 코리가 사는 곳은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척박한 땅 사하라 사막이다. 나라를 잃고 사막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 중에도 코리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다.
행복의 조건을 한 가지도 갖추고 있지 못한 코리. 그런 코리에게 우리는 온전한 평화와 희망을 찾게 된다. 코리는 들을 수가 없기 때문에 입술 모양으로 소리를 읽는다. 그래서 코리는 간단한 의사전달만 가능하고 복잡한 일, 예를 들어 관습이나 종교 따위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기에 오히려 코리는 관습이나 종교적 문제를 떠나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이 믿는 회교도의 관습에 따라 코란을 외우지 않아도 되었고, 마을 사람들과 달리 일식을 두려움으로 보기 보다는 자연현상으로 받아 드렸다. 이처럼 코리의 언어 장애는 생활에서는 장애로 느껴지지만, 코리 자신에게는 자유로운 사고와 평화로운 영혼을 갖게 했다.
코리의 이런 모습은 삭막한 사하라 사막에서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확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 그들은 비록 종교적 관습과 규율에 매여 살기는 하지만, 그 또한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을 지켜 내는 한 방편으로 그 안에서 평화를 찾고자 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들은 문명을 혜택을 받지 못해 불편하고 불행보이지만, 문명인들이 갖는 소외감이나 사고로 부터는 자유롭고 평화로울 수 있다.
코비와 사하라 사막 난민촌에 사는 사람들이 처한 환경을 생각한다면, 앞에서 언급한 알맞은 기후, 경제적 풍요, 정치적 안정, 건강, 표현의 자유를 등은 행복한 삶을 살기위한 필요 조건일지는 몰라도 충분한 조건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에 비해 코비와 사하라 사막 사람들의 지닌 마음의 평화와 희망, 인내는 행복한 삶을 위한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처럼 보인다.
『안녕 캐러멜!』에서는 조국에서 쫓겨나 척박한 모래사막에서 삶을 일구는 사람들, 그런 속에서도 귀머거리 소년 코비가 찾은 희망, 그리고 또 다른 절망. 그러나 코비는 절망에 머물지 않고 캐러멜에게 배운 지혜와 우정으로 삶을 이어간다. 그런 코비의 모습은 모래사막을 살아가기 위해 인내를 배워 마음의 평화를 찾는 마을사람들과 닮아 있다.
『안녕 캐러멜!』의 저자 곤살로 모우레는 해마다 사하라 난민촌을 여행한다고 한다. 지구에서 자아 황량하고 척박한 곳에서 살면서도 항상 즐거워하는 천진난만한 사하라위 어린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저자가 주인공 코비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삶의 조건, 혹은 행복의 조건이 아닌가 한다. 현대 문명인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부족함이 없어 보지만, 언제나 무언가 부족하고 불만족스럽다. 그래서 불행하고 외롭다. 그런 그들에게 최소한의 삶의 조건에서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는 코비의 모습을 보여 주어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