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거룩하게 - 망가진 존재 속에서 반짝이는 은총의 순간들
나디아 볼즈웨버 지음, 윤종석 옮김 / 바람이불어오는곳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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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



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도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



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사랑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실마리를 풀기가 어렵습니다. 부족하고 연약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불협화음은 끊이지 않습니다. 잘못을 했지만 미안해하기보다 억울해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실제로 교회답게 살아내는 교회를 찾는 데 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목회자, 죄인을 수용하는 교회를 통해 추상적 명제가 아닌 실제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그런 서사가 우리에게 쌓이다 보면 희망의 빛을 쫓아 우리 또한 한걸음 내디딜 수 있을 것입니다.



루터교 목사인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는 한번 보면 잊지 못할 외모를 지녔습니다. 근육질의 몸은 문신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이지만 과거는 정반대입니다. 깡마른 몸에 홀로 식사를 해야 해서 늘 외톨이였다고 고백합니다.



홀로 힘겨운 시절을 보낸 그녀는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분노로 풀어냅니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녀를 홀로 두지 않으셨습니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 신학생인 현재의 남편을 만나게 되고, 자신도 루터교 목사가 됩니다.



볼즈웨버 목사는 시종일관 솔직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여전히 입에 욕을 달고 살며, 우울증과 공황 장애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거룩함을 추구합니다. 그 거룩은 세상과의 단절이 아닙니다. 오히려 소외된 이웃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일입니다.



그녀의 교회는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혹은 드러내놓을 수 없는) 사람들을 받아들입니다. 철저히 외면받았던 그들은 나디아 볼즈웨버의 교회에서 이웃이 됩니다. 환대 받습니다. 연약함을 인정하면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합니다.



모든 교회나 목회자가 이 교회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교회가 품고 있는 예수님의 정신은 본받아야 합니다. 그 누구보다도 이웃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웃이 되어줘야 합니다. 죄인들, 가난하고 소외되고 연약한 사람들 말입니다. 바로 그 사람이 우리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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