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 (윈터 에디션)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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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책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바로 도서관이나 서점입니다. 두 명의 건축가가 쓴 『도서관 산책자』도 흥미로웠고, 알베르토 망겔의 『밤의 도서관』은 가슴 벅찼습니다. 수전 올리언의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도 책과 도서관을 향한 사랑과 존경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이 진지하고 열린 느낌이라면, 서점은 뭔가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미드라잇 라이브러리』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같은 소설을 즐겁게 몰입하여 읽었습니다. 『서점의 온도』와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와 같은 에세이도 재밌었습니다.



서점이라는 공간이 주는 묘한 매력은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책을 펼치면 시작되는 이야기는 많은 이야기를 재창조할 수 있습니다. 소서림의 『환상서점』도 그러합니다. 작은 이야기들이 다채롭게 펼쳐지는데, 큰 이야기는 작은 이야기와 연결되고 품어냅니다.



환생과 윤회라는 문학적 상상력만 허용한다면 이 소설을 통해 여러 감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표현하는 도구는 투박하고 두려운 존재라면, 그 안의 내용은 따뜻하고 사랑이 넘칩니다. 등장인물들은 매우 냉정할 것만 같은 역할을 맡고 있지만, 그 속을 헤아려보면 저마다의 온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가는 계속된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초대합니다. 점 같던 이야기는 어느새 선이되고, 서로가 얽히고설키며 또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인간의 나약함과 마주하다가도, 끝끝내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는 의연함을 보기도 합니다. 그 속에서 인생에 던지는 질문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읽기 시작하다가 인생과 세상에 던지는 무거운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며, 선택으로 인한 결과에 당당하게 책임질 수 있을까요? 참으로 연약합니다만, 사랑은 포기하기 싫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잔잔하게 힘과 용기를 더해주는 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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