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 올리버 색스 평전
로런스 웨슐러 지음, 양병찬 옮김 / 알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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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한 존재로 기억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어떠한 존재로 기억된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 사람의 언행을 통한 어렴풋한 이미지겠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의미 있는 존재로 오랫동안 한 사람의 가슴속에 남아 있고 싶진 않을까?


여기 친밀했던 한 사람에 의해 존재로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서전의 형식으로 남기는 것도 의미다. 

하지만 소중했던 사람에 의해 다른 시각으로 그려지는 또 다른 나의 이야기 또한 매우 뜻깊을 것이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 올리버 울프 색스(Oliver Wolf Sacks, 1933~2015)는 잉글랜드의 신경의학자이면서 대중적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저술은 신경장애라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면서도,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알기 쉽게 전문적인 지식을 표현하고 드러낸다. 그는 이야기를 사랑했고,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주장했다. 그의 이야기 사랑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는 팩트를 존중하여, 과학자 특유의 '정확성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의 주장에 따르면, 팩트는 내러티브 속에 깊숙이 박혀 있어야 하며, 내러티브에 의해 통합되어야 한다. 그는 내러티브, 특히 사람들의 내러티브에 진짜로 중독되었다(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25).


이미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인『온 더 무브』가 발간되었다. 하지만은 오랜 친구인 로런스 웨슐러(Lawrence Weschler)가 쓴『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알마, 2020)을 통해 우리는 올리버 색스의 다른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웨슐러는 「뉴요커」의 베테랑 작가로서 오랜 시간 색스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심지어 색스는 웨슐러 딸의 대부가 된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다고   있다.


색스는 어느 날 개인적 이유를 내세워 자신의 전기 작업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마지막이 가까워오던 때에 다시 웨슐러에게 중단된  작업을 재개하기를 요청한다. 그렇게 탄생한  책은 올리버 색스의 다양한 면면을   있다. 웨슐러와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색스와 관계된 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로 더욱 풍성하게 그의 삶을 엿볼  있다.


특히  책을 통해 그의 저술 활동 면면을 세심하게 관찰할  있다. 하나의 저작은 그의 존재를  싸움일 것이다. 때로 그는 막힘없이 빠른 시간 내에 글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매우  고통의 순간이 있었다. 그의 '글 막힘' 현상은 오랜 시간 그를 괴롭혔다. 그가 어떤 고통과 힘겨움 가운데서 자신의 저서를 출간하게 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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