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처형
마르틴 헹엘 지음, 이영욱 옮김 / 감은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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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신학자 마르틴 헹엘(Martin Hegel)은 초기 유대교/기독교와 관련하여 제2성전기 및 헬레니즘 연구에 지대한 족적을 남겼다. 특히 그는 당대의 신약학자들 중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으며, 독특하고도 특별한 연구들로 신약학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번에 출간된 『십자가 처형』은 1982년 대한기독교서회 현대신서122번으로 발행되었던 책이다.  이번에 훨씬 가독성이 좋은 번역으로 믿을 수 있는 번역자와 출판사를 통해 새롭게 출간되었다. 덧붙여 이 출판사의 책은 묻지도 따지지 말고 구입하면 된다. 


이 얇은 책에 실로 방대한 연구의 결과물이 농축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십자가 처형이 당대에 어떤 의미였는지는 명확한 결론에 이르지만, 그 결론에 이르기 위한 과정은 매우 꼼꼼하고 철저하다. 


저자는 십자가 처형이 표현되어있는 당대의 거의 모든 원전들을 섭렵하고 있다. 당시 유대인들과 로마인, 그리스인이 생각하고 묘사하며 경험했던 십자가 처형, 당대의 신화에서 표현하는 십자가 처형 등을 포괄적으로 아우르고 있다. 


고린도전서 1장에서의 바울의 고백은 헹엘의 연구를 통해 더욱 실제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십자가는 거리끼는 것이고, 어리석은 것이다.


바울이 "십자가의 말씀"으로 묘사하고 있는 기독교의 핵심 메시지는 단지 로마의 정치사상뿐 아니라 주로 고대 세계의 종교적 풍조나 특히 당대 모든 지식인들의 신관에도 위배되는 것이었다(19).


유대인이든 헬라인이든, 로마인이든, 다른 외국인이든, 어느 누구에게라도 십자가에 달린 메시아 내지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의 아들, 혹은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이라는 표현은 그 자체로 모순이자 불편하고 어리석은 주장으로 보였을 것이다(29).


십자가에 대한 해석과 의미 이전에 십자가 처형 자체에 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을 먼저 아는 것이 필수적인 듯하다. 그렇기에 고난주간 이전에 이 책을 한번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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