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공 방정식 - 창업가라면 반드시 봐야 할 리얼 성공 원리
양민호 지음 / 미디어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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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스타트업! 창업 얘기가 거론되고 있다. 자세한 형편이야 당사자가 아니라 모르지만 이미 창업 후 상당 궤도에 올라 유지되는 사업을 접고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는 말이다. 당사자 한 명의 주장이 아니라 가족들 여러 명에게서 진지하게 거론되고 있다. 동조하는 연령대도 폭이 넓다. 이 무슨 집안 망칠 분위기인가 싶다가도 각자의 이유는 모두 다 타당하고, 죽도록 하기 싫은 일만 하다 죽는 일은 누구에게도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니 반대할 근거도 없다.

 

게다가 자영업을 하려는 시도도 보인다*. 뭘까, 다들 집콕으로 인해 한계가 온 것일까. 희망을 품기 참 어려운 미래임에는 분명하지만 가정과 아이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토록 가뿐하고 쿨하게 인생의 큰 변화를 상상해도 되는 것일까. 아님 나만 꿈도 희망도 새로운 시도도 없을 인간이 된 탓일까. 내가 직접 투자자라면 사업기획안을 까다롭게 요구하며 말려 보고 싶다. 어쨌든 실제로 누구 하나 창업에 경험이 많거나 실패에 익숙한 이도 없는 형편이다.

 * 프리랜서와 자영업, 창업을 아주 잘 구분할 수 있는 유익한 설명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어느 뛰어난 인재든 철저한 준비나 배경 지식 없이 그저 ‘명언의 홍수’에 자극받아 시류에 이끌려 스타트업을 창업한다면, 그가 스티브잡스나 서정진이 될 확률은 0에 가깝다. 중략. 최대한 빨리 집중적으로 준비와 학습을 해야 한다. 단순하게 책상에 앉아 인터넷 검색만 할 게 아니라 현장 관계자들을 통해 그 사업과 업의 본질에 대해 꼼꼼히 파악해 둬야 한다.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이미 자본과 인력은 우리 곁을 떠나고 있으며 경쟁자는 그만큼 멀어져 있다.

 

한국에서 가장 용감한 자영업자들이 음식 솜씨가 좋아서 식당을 개업하시는 분들이다. 주변에서 몇 분 보았다. 가족이라면 힘껏 말렸을 것이다. 음식 솜씨와 식당 경영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그분들의 개업부터 폐업까지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그러니 창업은 그 규모와 리스크가 100배는 더 되는 무시무시한 일이다.

 

표지에도 있듯이 100명 중 1명이 성공한다는 스타트업. 리얼한 이야기가 필요하고 가급적 최신 사례들이 필요하고 한국적 상황에 맞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읽었고 여전히 읽고 있는 듯하고 분량도 적당해서 도전해 보았다.



솔직히 내가 원한 것은 현실의 차디찬 상황과 창업의 어려움을 구구절절 전문적으로 설명해서 가족들의 창업+자영업 의지를 설득하고 주저앉힐 논리적 무기가 필요해서였다. 그래서 아주 간명하게 성공방정식 14가지로 구분된 구성이 좋았고, 창업+자영업 의사를 보이는 가족들마다 이런 저런 성공방정식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자신이 뭔가를 결단했다면, 그 결단의 책임 또한 자신이 져야 한다, 책임 의식 없이 단지 결단 후 빠르게 실행에만 옮겼다면 그것은 충동이며 그 일을 그르칠 공산이 크다.

 

우리는 성공 방정식이 아니라 '좋은 실패의 방정식'을 찾아야 한다. 이는 사업의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모든 사업은 저마다 양태가 다르고 실패의 원인도 다양하기 때문에 사업의 본질로 접근할 수는 없다. 나는 실패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스타트업 창업가의 '마음가짐'을 강조하고 싶다.

 

문제는 단번도 성공할 확률도 없지만 실패할 여유도 없다는 것이다.

 

성공방정식 1 위험을 감수할 자신이 있는가

성공방정식 2 주식 투자보다 위험한 사업

성공방정식 4 원래부터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

성공방정식 7 현금흐름이 원활하고, 마니아층이 확보되고 최소한의 안전망이 마련되었는가

성공방정식 8 혼자 할 것인가, 함께 할 것인가

성공방정식 14 어떻게 투자를 유치할 것인가.

 

물론 나도 창업하시는 분들 모두 성공하고 대역전을 이루시면 제일 좋겠다, 하지만 위에 그저 몇 개의 방정식들 중 아무 것에도 자신이 없다면 감당할 능력이 안 된다면 지금 생각하고 있는 창업 아이디어는 그저 망상이다.

 

할 수만 있다면, 유지 가능, 지속 가능만 하다면 나도 창업을 당연히 해보고 싶다. 얼마나 달콤한 단어이고 설레는 말인가. 하지만, 기업과 공사와 학교에서 두루 일 해본 경험상 월급을 받는 입장과 주는 입장, 더구나 초기 자본금을 투자해야하는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는 그야말로 설명하는 게 입 아플 정도로 너무 잘 알고 있다. 현금을 다리 위에서 뿌리는 것보다 빠르게 자본금은 소진된다.

 

다행히 이 책은 장밋빛 이야기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희망도 제공하지 않고 막연한 망상 따위는 치우라고 한다. 어쩌면 의도는 나와 더 비슷하다. 스타트업 하지 말라!고 말리려는 의도. 그래서 정말 시도할 거라면 자신의 준비 상황을 다시 또 다시 재점검해야 하고 그래서 비로소 망상과 도전의식이 아닌 아이디어와 현실적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그래도 마지막은 역시 창업을 하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 싶다. 

부디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기운과 꿈이 남아 있기를, 

계속되는 도전이 반드시 성공의 밑바탕으로 활용되기를, 

그래서 우리 모두 사는 일이 조금만 덜 힘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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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얼지 않게끔 ㅣ 새소설 8
강민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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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jamo97/222147445487 벌써 손발이 시리다. 마음은 더하다. 올 해 안에 꼭 따뜻한 방 안에서 읽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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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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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과 손길, 멋진 표현이라 두근거린다. 예술가와 과학자의 통시적 협업이랄까,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고 반전이 가득하고 의문이 솟아나는 매력적인 책이다.



덕분에 회상 속에서 언제나 최고로 아름다운 장면들로밖에 떠오르지 않는 행복한 시간들이 떠오른다.


우연히 운 좋게 베네치아에 워크숍이 잡혀서 처음 방문한 뒤로는, 영국이나 독일, 덴마크나 스웨덴 등의 다른 유럽 국가들의 워크숍 참가가 덜 행복해졌다. 운이 좋아 그 후로 두 번을 더 가게 되었고, 언제나 더 머물 구실과 핑계와 계획을 원했다. 


앞으로의 행운이 없을 지도 모른다고 느꼈는지, 결국 마지막 워크숍을 마치고선 정말로 몸이 아팠다. 옳다구나! 신이 나서 베네치아에 플랏(집)이 있는 친구의 친절에 기대어 2주간 더 머물기로 했다. 병이 난 건 사실이었는데 - 지금 생각해보면 햇살 아래 있다가 매일 우울한 비가 내리는 영국으로 돌아오기가 차라리 아프고 싶을 만큼 싫었던 듯 - 매일이 행복했다. 아침의 카프치노도 점심의 아이스크림도 저녁의 피짜나 파스타도 내킬 때마다의 와인도, 그리고 베네치아의 햇살과 바람과 모든 풍경들과 사람들도.



하루 종일 거리에 앉아 있거나 하염없이 어슬렁거리는 것만으로도 세계 최고의 예술품 속에 존재하는 기분이 드는 인간이 만든 인공 도시 - 인간 만세! 문명 만세!. 변화하는 햇빛의 양과 각도에 따라 도시 전체가 웅장한 한편의 예술품처럼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 풍경으로 시간을 가늠하는 환상적인 하루 하루. 거리를 충분히 걸었다 싶을 때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들어가 아무 작품이나 한참 보며 앉아 있던 한가롭고 평온했던 시간들.




공간이 깨끗하다거나 조명이 제대로 설치되었다거나 이런 부분적인 연출로는 총체적으로 압도적인 그 분위기와 신상들처럼 빛을 뿜어내던 예술 작품들의 존재 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당시에는 짐작하지 못했던, 보관과 전시의 품격을 감탄스럽게 유지하던 이들이, 이 책에서 다루는 미술품 의사, 보존가들이다.




코로나 2020 여름날, 가족들과 무료하게 랜선 전시회를 둘러보다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보존과학자가 등장하는 기획전 영상을 보았다. 예술 작품의 탄생 다큐멘터리 못지않게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었다. 처참할 정도로 형태가 거의 망가져 보이는 예술 작품을 복원하는 과정은 마치 마법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과학의 모습이었다. 어리둥절하면서도 벅찬 기분이 들었다. 숨겨진 보물을 나 혼자 발견한 양, 혼자 행복해하면 영상을 반복해서 보았는데, 이런 멋진 제목으로 보존과학의 세계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더할 수 없이 반갑게 읽었다.



현재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술 보존가는 대략 십여 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그 숫자가 적어서 보통 사람들이 미술 보존가를 직접 만날 기회는 매우 드물다. 중략. 수장고 공개와 함께 덩달아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보존실의 공개이다. 이미 여러 번 보여 준 방식의 뻔한 콘텐츠 말고, 새로운 방식의 참신한 공공성을 찾아야 했던 미술관은 숨어 있는 보존가를 찾아냈다. 작품이 수장고에 보관되고 보존 처리되는 과정은 철저히 보안에 가려진 비공개 영역이었지만, 일단 개방을 하고 나니 관람객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미술관의 숨겨진 기능을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도서를 구입하거나 대여하셔야할 이유 중 하나, 표지 디자인

 

아마 사진으로는 이 느낌을 잘 모르실 듯하여 마구 상세설명 스포를 하고 싶지만, 꾹 눌러 참고 그저 도서 실물을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두 장으로 완성되는 표지 디자인이 기발하고 아름답고 유쾌하다. 부디 많은 분들이 함께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어느 쪽이 원작인가

 

세월의 흔적이 더해진 그 변화까지 포함해서 원작이라 해야 할지, 아니면 원작 탄생 이후의 여러 세월의 흔적과 훼손을 복원하고 탄생 시기의 모습에 가장 가깝게 복원한 상태를 원작이라 해야 할지. 책을 다 읽고 생각을 계속 굴려 보아도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는다.

 

특히 렘브란트의 야경, 야간순찰(The Night Watch), 이 작품에 관해서만은 역시 복원을 한 쪽이 원작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 제목이 바뀌었으니 그대로 어두운 쪽이 원작의 지위를 얻은 것인가?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에서 알아서 할 일인데 덕분에 나 혼자 즐겁게 혼란스럽다.



자신은 조각가라며 급이 떨어지는 회화 그리기를 싫어했다는 미켈란젤로가 500년 전에, 교황의 부탁으로 4년 동안 막 대충(?!) 그려 완성한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Sistine Chapel Ceiling]는, 역시 지속적으로 복원되어서 지금처럼 선명한 색을 띠고 있는 편이 아름답겠단 생각도 해본다. 500년 전에 원작을 볼 수 없었으니 아쉬움이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보존가들이 보존하려는 대상은 진실로 무엇일까. 작품일까, 가치일까.

 

무엇을 보존한다는 것은 보존 대상이 가진 가치의 지속성을 보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가치는 긍정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아마존의 밀림과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보존한다고도 하고, 사라져 가는 전통 민요와 동래 학춤을 보존한다고도 한다. 나치의 만행이 고스란히 남겨진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도 보존하고, 독립운동가들의 아픔을 품고 있는 서대문 형무소도 보존한다.

 

고전 회화부터 디지털 미디어까지 보존과학이 다루는 예술의 범위는 광범위하고, 그 기술 또한 최첨단에 이른다. 올 5월에는 위에서 언급한 렘브란트의 작품을 인공지능(AI)을 동원해 무려 44억 8000만화소에 이르는 이미지 데이터를 스캔하여 복원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놀랍게도 이 작업은 완료까지 수년이 소요되며 최소 수백만유로의 비용이 들어갈 전망이라 한다. 어쩌면 인간은 과학기술을 통해 이미 예전의 상상을 초월하는 마법사와 신의 지위를 얻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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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
김재진 지음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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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아름답다.

내지도 아름답다.

글도 아름답다.

다른 모든 디자인도 아름답다.

선물하고 싶은 그리운 이들을 떠올리게 하는 힘을 가진 선물 같은 책이다.





수많은 착각과 변명 속에 인생이 간다.

더럽고 탈색한 옷을 입고 있는 고양이처럼

내게도 언젠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 올 것이다.

인생은 무심한 날이 있는가 하면 눈물 흐르는 날도 있다.

눈물 흐르는 날이 있는가 하면 불꽃처럼 타오르는 날도 있다.

 

각자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내게도 주변에게도 경사보다는 조사가, 만남보다는 헤어짐이 더 잦은 시기가 왔다, 벌써 꽤 오래 되었다. 바라는 것, 하고자 하는 것, 성취하는 것과 관련된 에너지를 늘 감당할 수 없었던 부모님은 어느덧 기저질환과 노환과 함께 일상을 이어가고 계시고, 나는 그 중 어떤 것이라도 도울 수 없다. 매일 하루씩 더 나이 들어가며 그만큼씩 기운이 쇠하는 부모를 바라보는 일은 이렇게 무력하고 미안한 마음이 떠나지 않는 일이구나 싶다.

 

그 마음이 아무리 복잡하고 깊어져도 사랑한다는 말을, 그 표현 그대로 하게 될 시간이 올까. 염려하는 마음을 놓지 않고 의심할 바 없는 애정을 신뢰하는 관계이지만, 그토록 명쾌하고 솔직하게 문장으로 말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꼬리가 잘리는 학대를 겪은 새끼고양이를 뜻밖에 부모님이 입양하셨다. 평생 고양이를 좋아하지도 원하지도 않으신 분들이라 자손들은 그 일대사건에 한동안 어리둥절하거나 음모처럼 숨겨진 다른 이유를 알아보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트라우마가 극심할 텐데 낯선 환경에서 고양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과 어떻게 지낼까, 고양이 걱정을 많이 했다. 어린 생명의 생명력은 참으로 기적처럼 발현되기도 하는지, 건강하게 자라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건강하고 씩씩하게 심지어 상냥하고 표현을 잘 하는 개냥이로 성장하고 있다. 아직도 작디작은 몸뚱이가 얼마나 따뜻한지 고양이가 품에 들어오면 불면으로 고생하는 아버지께서 금방 잠에 빠져든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말없이 서로의 체온을 나누고 불안을 어루만지는 사랑이 느껴진다.

 

꽃잎보다 가벼운 눈도 쌓이면 무거워지는 법이다.

무게 없는 생각도 쌓아두면 무거워지는 건 마찬가지이다.

눈이건 생각이건 털어내야 젖지 않는다.

삶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마음에 살얼음이 끼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중심을 가지되 가볍게 살아야 한다.

 

아주 오래 묵은 짐을 정리하다가 아주 오래 전 손으로 꾹꾹 눌러 써서 보내준 그리운 이들의 편지들이 잔뜩 나왔다. 내용을 읽기 전 편지봉투의 글씨에 눈물이 차오른다. 내용은 뻔하다. 그 시절이었으니, 사랑한다고, 걱정된다고, 다 잘될 거라고, 그렇게 마음을 가득 담아 서로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 시간은 언제부터 멈춰있었을까.

 

그 오랜 세월 동안 연락을 주고받아 현주소를 아는 한 친구에게 아주 오랜만에 손으로 꾹꾹 눌러 쓴 편지를 보내볼까 싶다. 가을이 깊어졌고 비가 오고 곧 겨울이고 연말이고 다들 떨리고 힘들고 마음이 흔들거릴 테니……. 네 생각을 하며 길을 나섰고, 편지지를 골랐고, 지금도 네 생각을 한다고……. 조금만 덜 힘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끝까지 응원할거라고 그렇게 써서 보내 볼까 싶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이해하기엔 너무나 에너지 소모가 큰 대상은 안 보는 것이 좋다.

피해 의식으로 똘똘 뭉쳐 공격적인 이는 치명적인 유형이니

맞서서 싸우기보다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중략.

모든 피해 의식은 치명적이지만 그 밑엔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언제라도 늦지 않겠지만,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누구에게라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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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항아리야 ㅣ 고래책빵 그림동화 12
권은정 지음, 이혜원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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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김환기 화백에 관한 책을 읽다가 화백이 달항아리를 몹시 사랑하여 자신의 작품에 등장시켰다는 사실을 배웠다. 화백의 달항아리는 촘촘한 점들로 구현되어 나는 화백에 대한 팬 심으로 달항아리에 대해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찾아보게 되었다.

 

참 기분 좋게 예쁘다.



신철 작가의 방산백자

 

새로 알게 된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를 보듯 그렇게 한참을 보기만 해도 좋다. 이런 시절이 아니라면 전시회를 찾아가서 양감을 느껴 보고도 싶고 같이 살고 싶은 달항아리를 만나면 과소비?를 한번 저질러보고도 싶다. 소원을 빌 수 있는 대상이 집에 있으면 참 든든할 것도 같다.

 

이렇게 말끔하게 생긴 달항아리는 꽃가지나 하나 꽂아두면 폼 날 것 같은데, 놀랍게도 우리 민족은 달항아리에 오랜 세월 김치와 젓갈을 담아 보관했다고 한다. 괜스레 락앤락이 초라해 보이도록 기품 있는 저장 용기이다.



왕가나 사대부가의 전시용품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평범한 일상과 아주 밀접했던 항아리, 어쩌면 김화백이 그리워한 것은 항아리와 더불어 그 속에 담긴 맛난 것들과 고향에서의 일상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의문이지만 내가 문화에 대해 절망적이게 무지한 건지, 아니면 이토록이나 전통과 문화는 단절이 철저했고 복원이 더뎠는지 모를 일이다.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지만 이제야 알게 되어 안타깝기도 하다.

 

그 달항아리가 주인공인 동화이다. 300년 역사를 속삭이듯 들려준다. 해당 장면 마다 역사의 현장을 찍은 사진인 듯 색색의 감정이 스며들어 있다. 아픔, 기쁨, 힘듦, 괴로움.




사람들이나 달항아리나 외국으로 팔려가기도 하고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전쟁 통에 죽거나 부서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세월을 사죄도 화해도 구원도 없이 골동품 가게 구석에서 먼지 쌓인 채 잊혀 가기도 했다.

​

소원빌기를 하지 않고, 달에 간 인간들이 희토류를 경쟁적으로 채굴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는 광경이 자꾸 떠올라 보름달을 찾아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은 지 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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