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
노구치 사토시 지음, 최화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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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하면서 현관 앞에서 만난 책, 아무리 결심을 해도 기본적으로 말투가 자동응답기 같다는 평을 듣는 지라 바로 펼쳐 읽어보았다. 스몰 토크를 자연스럽게 먼저 건넨다거나, 수다를 즐기거나, 맞장구를 못 치는 능력 부재자라서 여러모로 미안할 때가 있다.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고 싶은데 말과 행동은 그렇게 사회화되지 않았다. 대학 동기가 20년이 지나서, 예전에는 힘들었던 나의 예민함이 이제 편안해졌다는 충격 고백을... 어떤 사람은 변하기도 하고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이들도 있다. 나는...

 

소통에 관해 고민하는 것은 내가 직접 취할 이익이 있거나, 누구에게 잘 보이거나 하는 구체적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함께 어울려 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과하지 않게 불편하지 않게 달라질 수 있다면 좋겠다.

 

오래 나를 참아준 이들은 혹 상처를 받았더라도 변명도 설명도 사과도 받고 서로 이해할 여지가 커지지만, 종종 단 한번이나 짧은 시간만 만난 사람들에게 내가 무슨 상처를 어떻게 줬을까 생각하면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린다. 의도적으로 악의를 가지고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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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에 바로 활용하는 방법들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고, 이론보다 실전이 중요한 사례들이라서, 읽으면서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 했다. 상황 이해가 어려운 것들은 없다. 문제는 독자의 활용 능력인데...

 

 

! 상대방 주인공 대화법

 

무척 좋은 관점이고 방법이다. 이건 잊지 말자.

 

! 자기 주인공 대화법

 

이건 주의하자. 별로 주인공 의식이나 욕구는 없지만. 가짜공감을 하거나 의례적으로 굴 때가 없지 않으니... 반성...

 

진짜로 살아야하는데 체력이 달린다. 감정을 담아 호응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고,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을 잘 알아채어 힘이 되는 바람을 전하며 대화를 마무리하는 것도 도전이다. 어쨌든 대화 중에는 내 생각에서 빠져나와 상대를 바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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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바꾸는 P스트레칭 - 스트레칭? 아니, P스트레칭
문훈기.안일환 지음 / 예문아카이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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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의 문제가 심했던 시절에는 진료 받고 ‘물리치료’를 받았다. 엄청나게 고통스러워서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결심을 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치료사 선생님을 발로 차거나 때리지 않는다, 근육이 끊어지고 뼈가 부서지지 않을 것이란 믿고 안심한다... 등등

 

치료를 받고 나서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던 시간이었지만, 통증은 대단했다. 지금 생각하면 하루에 몇 번씩 그런 치료를 제공하는 분들의 몸은 어떨까 싶기도 하다. 누가 더 땀을 많이 흘렸는지 구분이 안 갈 지경...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걷기만으로 만병이 예방될 수 있다고 믿은 적은 없다. 그래도 뭘 더 본격적으로 운동하기에는 에너지도 시간도 정보도 부족하다. 늙고 굳고 여기저기 통증이 생기는 몸... 선물 받은 관련 책을 읽었다. 물리치료와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

 

- P스트레칭은 패시브 스트레칭passive streching을 줄여서 부르는 공식 용어, 전문가에 의해 1:1로 스트레칭을 받는 프로그램

- 한국인에 맞는 150여 가지 기술 개발과 정립

 

“P스트레칭은 모든 신체 부위의 관절 움직임을 원활하게 만들어 근육 속을 편안하게 만든다. 때로는 힘줄의 긴장을 개선해 만성적으로 느끼던 불편함을 저절로 해소해 주는 경우가 많다.”

 

매일 스트레칭을 한다. 특히 자기 전 목 스트레칭은 아주 중요하다. 업무 중이나 독서 중에도 어깨 스트레칭과 다리(오금) 스트레칭은 버릇처럼 한다. 물론 하루를 살고 나면 그대로 다시 쌓이는 느낌이지만 그래서 멈출 수 없는 루틴이기도 하다.

 

종종 고관절에 문제가 생겨서 다리 길이가 2cm 정도 차이가 나기도 하고 - 첫 진단 받고 어찌나 놀랐던지 - 골절상을 입고 수술을 한 팔과 손목의 통증은 만성 통증이라 때론 정말 괴롭다. 차라리 벽에 치고 싶은 막막한 기분이 들 때도...

 

이 책에서 임상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신체 부위에, 만성적으로 경직된 목, 어깨, 팔꿈치, 손목, 골반뼈가 있어서 기대된다. 몸 상태 파악을 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점도 도움이 된다. 자가진단 후 결정하면 더 집중적인 치료가 가능할 듯.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세들과 스트레칭 법들도 소개되어 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근육이나 뼈에 무리나 해가 가지 않도록 시도해봐도 무방할 듯하다. 스트레칭에 대해 전문화된 책이라고 느낀다. 스포츠 스트레칭법도 있으니 마라톤을 하시는 분들에게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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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 콜린 씨의 일일 - 월가 헤지펀드 트레이더의 글로벌 대폭락 생존기
콜린 랭커스터 지음, 최기원 옮김 / 해의시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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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2021년 5월에 출간되었다. 즉 그 이전 상황의 분석이다. 어떻게 빠져 나오긴 했지만, 전 세계를 멈춘 코로나 팬데믹... 단기간 단일 요인 임팩트로 가장 거대했던 폭락....

 

“이번에 새로 하는 양적완화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벌써 해본 거잖아. 돈을 풀긴 풀었는데 엉뚱한 데로 들어가서 엉뚱한 문제만 해결했지.”

 

경제라고 하면 실물경제를 떠올릴 분들도 있겠지만, 금융자본의 자가증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펀드계에서는 희뿌연 거품 속에서 20년째 살아가면서 선명한 전망을 해야 하는 것이 직업의 아이러니라고 한다.

 

매크로투자에 대해 정확한 지식정보는 없는 독자이나, 성장과 침체, 인플레이셔과 금리 등 ‘거시적인’ 외부 환경의 변화를 토대로 자산에 투자한다는 기본 개념을 기억하며 읽었다.




오늘은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12월의 빅스텝에 반응해서 코스피가 급등했다는 기사를 여럿 보았다. 남의 나라 얘기가 맞지만 미국의 상황은 한국 투자 시장에 직접적인, 거의 한 몸처럼 영향을 준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출렁대는 코스피와 기술주들을 보라.

 

관심있게 성장을 확인하는 ETF 경영 기업들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희비의 지역구도가 달라질 듯하다. 민주당이 승리해서 추가적인 환경 부문 지원도 이루어지고, 친환경 ETF 기업들이 상승하길 바란다. 공화당일 경우... 예산 삭제되고 원유 부문에 투자할 게 뻔하다. 



한은총재의 발표처럼 통화긴축은 유지될 것이고, 워렌 버핏은 보유 현금을 쥐고 한동안 버틸 것이라 한다. 30% 이상 하락에도 그만이 가능한 여유로운 모습이다. 국내 상황에 대한 어떤 과대평가가 있더라도 조심스럽게 주의해야 할 때가 아닐지. 위기가 파멸로 악화되지 않도록.

 

“미국 신문의 헤드라인은 “최악은 지났다”라고 외친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새로운 부익부 빈익빈의 시대에 진입했을 뿐이다. 자본주의를 새로운 형태로 변형시켰을 뿐이다. 이제 훨씬 더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곧 펼쳐질 시대에서 나머지 사람들은 먹고살기가 더욱 팍팍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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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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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말의 묘미를 모르고 산다. 이전에 시도했다가 잘 못 읽어서 뚝뚝 문장도 생각도 끊어지곤 했다. 그래서 어쩔까... 꽤 오래 고민하다가 그냥 읽었다. 친구들과 지인들의 추천에 귀가 팔랑거렸다. 그리고 표지가 주는 무겁지 않음에 겁도 덜 났다.

 

그래서 읽었는데, 기록을 남기기까지 또 오래 걸렸다. 뭐라고 해야 할까. 희생과 상처를 생각하면 이렇게 무거운 주제도 없는데, 저자는 측량 불가한 힘으로 재밌게 풀어서 들려준다. 그 지점에서 나는 웃어도 되는지 안 되는지 자주 혼란스러웠고 더 자주 서글펐다.

 

이 작품은 이전의 어떤 분류에 들지 않는 특별한 이야기다.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다른 문학작품들을 여럿 읽었고 어느 것도 이와 같지 않았다. 뭔가... 기록을 멋지게 남기고 싶은 욕심이 간단한 기록조차 막는 듯해 그저 쓴다.

 

“여기 사람들은 자꾸만 또 온다고 한다. 한번만 와도 되는데. 한번으로는 끝내지지 않는 마음이겠지. 미움이든 우정이든 은혜든, 질기고 질긴 마음들이, 얽히고설켜 끊어지지 않는 그 마음들이, 나는 무겁고 무섭고, 그리고 부러웠다.”

 

형제가 많고 성장기 내내 친척들과 살며 부대낀 내 친구는, 끈적거리고 질척거리고 굵은 혈연을 끈이 싫었다고 한다. 어른이 되면 단출하고 건조한 관계를 누리며 훌훌 가볍게 살 거라고 여러 번 결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원하는 대로 되었는데 문득 아주 쓸쓸하다고.

 

나는 일상을 이렇게 얽히고 설켜서 살 자신은 없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끊으려야 불가능한 아주 두꺼운 인간관계의 부재를 서러워한다. 결국 사람들과 진심으로 어울려 살 자신도 없으면서 부러워하는 중이다.

 

아버지의 죽음은 그래서 아버지의 삶을 설명한다. 세상이 아름답고 사람들이 좋고, 그래서 꿈이 컸던 아버지라고. 좌절 후에도 여전히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었다고. 그런 삶을 신기할 정도로 무심하고 냉소적으로 전한다.

 

그리고 크게 웃긴다... 사투리를 마스터했다면 몇 배 더 재밌을 듯해서 대상 특정 못하는 질투... 조금... 따라 읽어보니 내 발음은 중국어 같다는 가족들의 평가...

 

“고통이든 슬픔이든 분노든 잘 참는 사람은 싸우지 않고 그저 견딘다. 견디지 못하는 자들이 들고일어나 누군가는 쌈꾼이 되고 누군가는 혁명가가 된다. 아버지는 잘 못 참는 사람이다.”

 

“결과적으로 옳았든 틀렸든 아버지는 목숨을 걸고 무언가를 지키려 했다. 나는 불편한 모든 현실에서 몇 발짝 물러나 노상 투덜댔을 뿐이다. 그런 내가 아버지를 비아냥거릴 자격이나 있었던 것인가.”

 

오늘은 눈이 아주 침침하고 어둡다. 집 안도 모니터도 최대로 밝혀본다. 그 탓인지... 사는 동안 화해와 용서가 어려운 너나 없는 삶들이 슬퍼서인지, 눈물이 난다. 아는 사람 상례에 다녀온 듯 들이마시는 공기가 차다. 현실이 무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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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ㅣ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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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하고 슬프게도 2061년 지구는 곧 멸망한다는 설정이다. 혜성 충돌이 예정되어 있고, 새로운 거주 행성도 있다. 그 행성 이름 - 세이건 - 은 경애하는 천문학자를 떠올리게 한다.

 

위기와 혼란의 시대에 출현하는 단체의 이름은 ‘콜렉티브collective’, 하나가 된 구원을 주장하는데, ‘불일치와 불평등을 제거하자’는 아주 위험한 제안을 한다.

 

콜렉티브에게 점령된 우주선에 타고 있던 주인공은 다행하게도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지 않은 채로 살아남았다. 콜렉티브에 대한 묘사는 주장대로 동일 인종으로 개조된 비슷한 모습들이다.

 

다양성이 아닌 동일화를 최적화라고 강변할 수 있지만 생태계에서는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할 수 없거나 세균과 질병에 가장 취약한 집단 상태이다.

 

과학적으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 것은 물론, 하나가 되겠다면 그들 내부에도 계급이 존재한다. 자원을 약탈하고 독점하고 더 많은 이익을 위해 거침없이 소비하는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짓도 한다. 낯설지 않고 도리어 기시감이 든다는 것이 씁쓸하다.

 

“너희는 살던 곳의 공기와 강과 바다를 오염시켰지……. 이윤을 위해서 말이야. 누군가는 굶주렸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배 터지게 먹었고. 그게 바로 콜렉티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인간성’이나 ‘인간다움’을 추구하고 가치를 부여하고, ‘인간 같지 않다’는 것을 욕으로 사용하지만, 인간은 그런 이상적인 존재였던 적도 없고, 인간다움은 거대한 재앙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고민해야 한다. 인간인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할 공존의 가치들이 무엇일지를.



 

학교에서 자연과학을 배우면서 신비함이라는 포장들이 벗겨졌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세상은 온전히 남았다. 오히려 섬세하고 완벽한 매커니즘을 알게 되니 그 조율이 감동이었다.

 

글을 배우고 스스로 읽은 책들 중에는 잊어버린 것이 아주 많지만, 취학 전 할머니 옆에 누워 까만 밤을 느끼며 들었던 이야기들은 지금도 모두 기억이 난다. 그리운 육성과 더불어서. 저자가 작은 사막마을 출신이라고 해서, 밤마다 끝없이 들려왔을 이야기들을 나도 경험한 듯 그립게 떠올려 본다.

 

“불뱀이 지구에 너무 가까이 날아왔을 때 잃어버린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내게 들려 달라고 부탁하는 순간, 나는 우리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줄 거다. 할머니가 어떻게 자신이 만든 음식에, 살던 집에, 상상해 낸 이야기에 사랑과 인생을 담았는지 들려줄 거다.”

 

SF 장르에 과학적 지식에, 사회비판에, 문명과 인간성에 대한 숙고까지... 한편으로는 묵직하고 진지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은 다른 한편으로는 그리운 어린 밤들의 풍경과도 같았다.

 

“할머니를 남겨 두고 떠나가는 게 믿기지 않아요.”

할머니가 내 뺨에서 눈물을 닦아 주었다.

“네가 나를 떠나는 건 불가능해. 나는 네 일부란다. 너는 나와 내 이야기를 지니고 새로운 행성으로, 그리고 수백 년 미래로 가는 거야.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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