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스키 스쿨 1 ㅣ 책이 좋아 3단계 22
스튜어트 깁스 지음, 김경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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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스키 얘기 매력적입니다. 더구나 CIA와 협업하는 스파이 스키 스쿨이라니!


스키를 탄 적도 없고 스파이가 될 생각도 없지만 가끔 엄청나게 웃기는 명랑한 꼬맹이와 함께 읽었습니다. 악당들은 모조리 어른일까 마음을 조금 졸이며 읽었지요. 항의가 섞인 질문을 받을 때도 있거든요. 어른들은 왜 제대로 못 살고 그 모양이냐고. 쿨럭~

 

저는 어린이책, 청소년 책도 아주 재밌게 읽어서 전혀 아무 문제가 없지만 혹 몰입을 덜할까 걱정하시는 어른분들도 재밌게 읽으실 겁니다.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스파이놀이를 하거나 여러 갈등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소설이 아니라 사람도 죽이는 악당과 한 판 대결을 펼칩니다.

 

주인공 벤은 무려 수학천재 스파이스쿨 학생! 저만 좋아하나요~ 아닙니다. 벤을 짝사랑하는 에리카도 있습니다. 이 친구는 벌써 대단한 능력의 스파이입니다. 그리고 빠지면 안 되는 단짝 친구 마이클도 있습니다. 아주 딱 필요하고 알찬 구성입니다.


 

분위기가 제대로 납니다.

 

어른들의 스파이소설이라면 악당을 해치우는 액션이 주를 이뤘을 지도 모르지만 청소년 소설은 그보단 드높은 목표가 필수!입니다. 음... 말하면 스포이니 패스~ 주인공 벤의 임무는 아주 어려운 것입니다. 악당의 딸과 친해진 후 음모까지 알아내야 합니다. 스키스쿨 학생이니 스키장이 배경이어야 활약을 제대로 할 수 있겠지요. 어딘가 영업 중일 듯 생생한 묘사와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음... 목차 얘기만 해도 스포인지라 조심조심, 그래도 꼭 보여주고 싶은 재미난 설정이 있는데 바로 기밀문서입니다. 스파이 영화에서 많이 보시기도 하셨지요. 특히 미션 OOOO 시리즈의 인상적인 기밀문서 전달과 처리법. 소설이니 막 연기가 나고 그러진 않습니다만. 문서 해독하는 재미가 독서의 재미를 더하는 재미난 작품입니다.


스포 방지를 위해 작게 작게!

 

두 권이지만 그건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섭섭할 만큼 순식간에 읽었단 느낌입니다. 십 대들의 귀여운 솔직함과 진심이 가득한 삼각(?) 관계도 무척 재미있네요. 아이들은 자기 얘기로 상상하고 읽으면 신날 듯! 요즘 아이들답게(?) 썸을 잘 타는 군요.


결말에 대해 안심하고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도 참 좋습니다.

세상이 막 좋아질 듯 하고 기분이 좋아지고 기운이 납니다.

이 시리즈 진지하게 다 읽고 싶어지면 어쩌나…… 조금 두렵습니다.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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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 또 다른 삶으로 가는 여정 ㅣ 윤곽 3부작
레이첼 커스크 지음, 김현우 옮김 / 한길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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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환승, 영광>으로 이어지는 3부작이라는데 <윤곽>을 먼저 읽지 못했다.

어쩌나 싶어 망설이다 이러다 다 못 읽겠다 싶어 일단 <환승>을 읽어 본다.

 

신기한 구성이다.

장편인데 줄거리도 갈등도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단편처럼 이어진다.

그것도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커스크란 인물은 대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충실하게 들어 주는 역할만을 한다.

가상현실 체험처럼 장소와 사람들이 바뀌고 이야기들은 계속된다.

읽다 보니 커스크가 사라지고 내가 사람들 - 여성 인물들 - 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

 

“나는 거기, 그 집에 있고 싶지 않았다. (...) 기다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납처럼 나를 짓누르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었다. 나는 자유롭고 싶었다. (...) 결혼이 파국을 맞이한 순간을 고르라면 그때일 거라고, (...) 그 어두운 저녁의 주방, 남편은 집에 있지도 않았던 그때였다고.”

 

"악이란 의지의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 즉 굴복의 결과임을 깨달았다. (...) 그건 어떤 의미에서는, 열정적인 상태였다. (...) 악에 저항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홀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개인의 자격으로 맞서거나 쓰러져야 한다."

 

​“사람들이 마라톤을 하는 건, 도망가고 싶은 환상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인지도 몰라.”

 

“멀리서 도시의 소음이 희미하게 들리는 것을 보면, 그 시간에 느껴지는 주변의 침묵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 같았다. 바로 그 느낌, 뭔가 인공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분위기가 바로 문명의 본질인 것 같다고 (...)”

 

“글쓰기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일 뿐이다. 증거를 보고 싶으면, 여러분이 뭔가를 솔직하게 밝히는 것을 두려워할 누군가를 떠올려보면 된다.”

 

뭘까, 혹시 지나친 문장들에 복선과 힌트 등등이 있는,

결말에 유쾌하게 뒤통수 받는 반전 소설인가,

종종 다른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냥 계속 읽는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났다.


<윤곽>을 못 읽어서인지 못 읽어도 관계없는 감사한 구성인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표지가 내용을 닮았다.

또 다른 삶들을 만나는 여정이었다.



‘나아간다, 가능하다면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힘을 얻어서!’

이런 목소리를 혼자 상상해보게 하는.


좋았다, 새롭고 이야기뿐이라지만 인물들은 무척 입체적이고 서사는 풍부하고.

이런 방식의 재현은 의외로 힘이 세서

책에서 읽었을 뿐인데 체험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기 싫은 날인데, 마음이 조금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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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명탐정 1 - 도깨비방망이를 찾아라!, 제2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ㅣ 난 책읽기가 좋아
성완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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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도 탐정도 실제론 경험해 본 적 없이도 이 책이 재미있을까 이런 ‘어른다운’ 의심이 잠시 들었지만 아이들은 물론 어른인 나도 재밌다.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들 중에 재미가 없다고 느낀 책은 또 없었으니 이렇게 신뢰가 한층 더 쌓인다.

 

도깨비방망이나 여의주를 현실에서 찾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이야기에 집중한다 - 아이들은 즐겁게 읽고 홀가분하게 가버렸다. 부럽다. 더 부러운 것은 이런 간단한 도구들로 무엇이든 찾아 해결하는 명탐정들의 능력! 돋보기라면 저도 한 가득 살 수 있습니다만.



어른들만 탐정을 하는 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여 다락방에 탐정사무소를 차린 건이, 칭찬한다. 한국에선 어른들도 탐정을 못하는 것이 속상한 어른으로서 공감 백배이다. 삼일 만에 사건 의뢰가 들어오다니, 이것도 부럽다. 지루한 내용도 아니고 흥미진진!

 

고장난 물건들만 잔뜩 있는 줄 알았던 다락방에는 마법의 거울이 있어 다른 세계와의 통로가 되어준다. 계속 부럽다. 도착한 곳은 도깨비나라. 의뢰는 잃어버린 도깨비방망이 찾기. 울면서 부탁하는 주먹코 도깨비가 귀엽고 무려 일곱 마을이나 있어 언제 찾나 괜한 걱정을 했다.



최고의 장면! 나는 거적! 양탄자의 시대도 이렇게 가는구나~


음... 더 이상 내용을 적을 수가 없다. 사건 해결 과정과 결과이니. 한국 어린이 탐정이 활약하는 이야기는 그러고 보니 처음이다. 셜록 홈즈는 아이들 세대엔 그리 사랑받지 못하겠구나 새삼스런 생각을 잠시 해본다.

 

“번쩍따리~ 반짝따리~ 따리따리 쨍쨍~!”

“이리로~ 저리로~ 나리나리 날라리~!”

“보그퐁~ 쿨럭퐁~ 들락날락 걀걀~!”

“오물락~ 조물락~ 우물우물 꿀꺽~!”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만으로 이런 한상을 차릴 수 있는 것을 보고,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주문을 정확히 발음하며 외워봤지만 역시 방망이가 없어서인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슬프다.

 

“도깨비도 죽나요?”

“당연하지, 도깨비는 도깨비를 믿는 사람 수만큼 살거든. 그런데 요즘 도깨비를 믿는 사람이 어디 그리 많아? 그러니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그거나 저거나 마을에 도깨비가 우리 넷뿐인 이유도 그래서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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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도둑 - 99%는 왜 1%에게 빼앗기고 빚을 지는가
그레이스 블레이클리 지음, 안세민 옮김 / 책세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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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선호하는 논조의 책이다. 이전보다는 좀 덜하긴 해도 나는 정직한 글이 좋다. 성실하고 충실한 학자의 태도는 좋지만 말도 안 되는 ‘중립’을 버젓하게 자신의 수식어로 사용하는 이들의 글은 읽지 않는다. 그런 발언은 정말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거나 기만적인 의도가 배후에 자리하거나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세계금융자본은 늘어 가는데 - 자본증가현상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현상이 정말 이상하다. 자본은 어떻게 자본 자체를 증식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을까. 바이러스도 아닌데 - 실질 금융과 경제에 사용되는 자본은 일부이다. 절반도 아니고 그 수치는 적에는 6%에서 시작한다. 때론 90%를 넘는 잉여자본은 온라인상에서 수치로만 존재하는데도 거래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기하고 놀라운 인간의 발명품이 아닐 수 없다.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고찰은 다양하지만 나는 때로는 인간은 심심함을 견딜 수 없는 존재라 끊임없이 놀 거리를 찾는데 그 중 가장 강렬한 자극과 재미를 주는 것이 도박이라는 분석에 동의하고픈 마음이 거세진다. 전 세계적인 도박 게임 구조를 만들어 놀이를 하는 - 무용하고 해로운 - 것이 아니라면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이어지는 헛짓거리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어쨌든 이상의 내용은 저자의 의견은 아니다. 본문의 내용은 좀 더 고상하고 철저하고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로 이루어져 있다. 경제사처럼 친절하게 독자가 준비하고 접근할 수 있는 목차를 지나 본격적으로 금융자본주의에 대해 분석하고 오래된 반복되는 질문 ‘그러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제언으로 마무리한다. 

 

“역사가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다면, 자본주의의 종말은 자신이 태어난 곳인 영국에서 시작될 것이다.”

 

영국자본주의에 집중된 내용이지만 자본주의에 국경이 무의미해진 것은 오래고 모두가 모두를 카피하는 시대이니 역사이건, 경제학이건, 사회학이건, 정당 정책이건 교차점과 유용성을 찾을 가능성은 높다. 본격적으로 부정적인 변화가 시작된 시기를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로 보고 이후 부의 불평등이 어떻게 심화되어왔는지를 설명한다.

 

“주주 가치라는 결함이 있는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면서 (...) 기업에 이윤을 내부적으로 분재하지도 투자를 위해 사용하지도 말고, 주주들에게 분배하도록 장려한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포기하고 단기적으로는 주식 가격의 상승을 촉진하다. (...) 투자를 소홀히 하면서 눈앞의 일만 생각하는 태도의 만연과 자사주 매입의 유행, 경영진의 임금 급등, 자원을 부적당하게 할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은행 시스템을 적절히 규제하고 (...) 경제 전체에 걸쳐 소유권을 지속적으로 사회화하는 역할을 담당할 ‘국민을 위한 자산관리자 people's asset manager’를 양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제도의 민주화는 금융이 특권을 가진 엘리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해서 작동할 것을 보장해줄 것이다.”

 

: 저자가 제안하는 내용은 사회민주주의의 철학에 기초한 내용들로 8가지로 정리되어 있고 제도개혁에 이르는 과정이 정밀하고 쉽지 않은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결국 자본주의는 인류가 꺼져가는 시스템의 조각을 두고서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기를 바라는 사람과 새로운 것을 건설하기를 바라는 사람 사이의 대규모 전투 속에서 종말을 고할 것이다. 파시즘의 재탄생을 저지하려는 사람에게는 사회주의가 유일하게 나아갈 길이다.”

 

“위계와 복잡성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인류가 그 어느 때보다도 기술 발전을 이루고 서로 연결되면서, 자본주의 모델은 생존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복잡한 사회에 소유권의 집중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 체제의 엄격한 위계를 부여하는 것은 불안정과 불의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는 자신이 일으킨 복잡성을 통제할 수 없다.”

 

: <피케티의 사회주의 시급하다>란 책을 이 책 다음에 읽을 예정이라 관련 내용을 거듭 읽고 이해하려 노력했다. 쉽지는 않다. 기반 지식이 부족한 탓이지만 현실 역시 어지간한 용기와 지성과 결단이 아니라면 손대기도 끔찍한 혼돈이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 희망은 올바른 매듭의 끝을 잘 잡아 당겨서 전체를 풀어내는 일이다.

 

“인류는 멸종과 유토피아의 갈림길에서 역사에 대한 지배권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부자와 힘 있는 자들이 모든 일들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그들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게 내버려 두었다. 그러나 금융 위기는 정계와 재계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부를 조금이라도 포기할 바에야 차라리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보겠다는 이기적이고 착취적이며 무분별한 엘리트라는 사실을 여실이 보여주었다.”

 

“금융화된 자본주의 경제는 개인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소수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그 생산 양식이 환경 시스템의 붕괴도 앞당기고 있다. ”

 

“우리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세상을 만들어갈 기술과 자원을 갖고 있다. 이제는 정치가 그동안 못다 한 일을 해야 할 때이다.”

 

: 금융 개혁이든 정치 개혁이든 미래의 자원까지 끌어다 쓴 탐욕스러운 기성세대로 인해 현재도 미래도 희망도 가능성도 위태로워진 젊은 독자들이 읽고 토론하고 정책 제안도 활발히 하면 좋겠지만, 아프고 힘든 이들에게 미래를 고민하라는 말은 무참한 요구에 다름 아니다. 부디 소위 현재 ‘어른들’이 현재를 잘 책임져 주길 불신과 희망을 오가며 오늘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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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알지만 당신은 모르는 30가지 - 돈, 성공 닥치고 지식부터 쌓자
이리앨 지음 / Storehouse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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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큐레이션이 반갑고 활용을 하시나요? 보통 한 가지 주제나 소재를 놓고 관련 도서들을 모아 소개해주는 일입니다. 저는 일단 반갑게 살펴보긴 합니다. 어떨 땐 이미 읽은 도서들이 다수 포함되어 의미가 없기도 하고, 어떨 땐 감탄을 하며 마구 찜을 하기도 합니다.

 

자기계발서 장르에 포함된 책인데 ‘닥치고 지식부터 쌓자!’라고 해서 살짝 놀란 가슴으로 읽어 봅니다. 정보지식이라면 별 볼일 없을 것이고 혼란한 산더미들 속에서 가치 있는 것들을 가이드하고 골라주기까지 한다면 살펴볼만 하겠지요. ‘지식 큐레이션’이라 명명하고 시작하는 것을 보니 일단 굉장한 확신과 자신감이 있으리라 봅니다.

 

저자 소개를 읽어도 잘 모르는 분이라, <이상한리뷰의앨리스>라는 좋아하는 책의 오마주와 같은 유튜브채널이 소개되어 찾아가 보았습니다. 쾌락주의 마케팅, 행복팔이에 낚이지 않는 법, 대니엘 레비틴의 정리하는 뇌, Factfulness 리뷰, 미디어 잠식에 대한 경고, 여러 유명인들 인터뷰, 감시자본주의 이야기 등 스펙트럼이 좁지도 않은데 일관성도 보이는 내용들의 영상 자료들이 있습니다. 영상보다 활자가 우선하는 나는 책이 더 궁금합니다.

 

1장에서는 나의 약점이자 극복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데드라인이 없는 일에 대해 미룸을 극복하는 3단계’를 열심히 읽었습니다. 원인을 파악해서 명확한 공략법을 설정한 후 단기적 유혹을 제압하라는 씩씩한 제안인데, 원인은 알지만 모두지 공략법을 모릅니다. 어쩌면 알고 싶지 않은 지도. 결과가 중요하고 성취지향적인 입시세대교육에 완전히 훈련된 존재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극복을 일단 좀 더 미루려 합니다.

 

2장에서는 새로 배운다기보다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기본적인 것들의 위대함’ - 기본적인 것들이 쉬운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처절하게 배우며 늙어 가는 중입니다. ‘어제 했던 것보다 조금 더 큰일을 오늘 하는 것’ - 어려울 듯합니다. 아주 간혹 드물게 그런 일이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은 그 반대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큰일을 못하나 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해야 하는 것은 (...) 할 일을 적고 하나씩 끝내버리는 것이다’ - 확실하게 꿈을 이루는 결과로 직진하는데 필요한 매일 할 일들을 알아내는 것이 무척 어려울 듯합니다. 사소한 꿈들이 자주 이루어지기도 하는 삶이니 절반쯤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읽다 보니 다 읽기 전에 이 저자의 장점이 보입니다. 어느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무방하고, 가볍지 않은 책 이야기들이 많은데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특히 유튜브 시청자들이 좋아할 점이 아닌가 합니다. 만약 제가 하루 종일 산만한 수십 가지 집안일을 해치워야 한다면 영상들을 플레이하고 일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학습을 하려는 이들을 위해 저자가 1차 정리를 해준 느낌입니다. 좋다는 평은 많지만 수백 페이지나 되는 책들을 언제 한 권씩 다 읽을지 난감한 이들에게도 반가울 접근성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식 큐레이션이라 명했나 봅니다.

 

“평균의 사람이 되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그러므로 가짜 위대함이나 지름길 같은 것들은 불필요하다. (...) 자신의 단점과 마주하고 지루한 일상을 견딜 준비를 해라.”

 

제가 재밌어 하는 뇌과학 이야기도 있어 반갑습니다. 사진을 보는 것이 글을 읽는 것보다 더 수월한 이유는 뇌에서는 글자 하나하나를 사진처럼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음... 다양한 층위로 각각 발달된 뇌가 있지 않을까 하여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진을 보는 것이 글을 읽는 것보다 늘 더 수월한가요?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방해를 받아서가 아니라 방해받는 그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딱히 반박을 못하겠는 것이 카페에서 일도 잘 되고 글도 잘 읽힙니다. 저는 제 뇌가 책임질 일 없고 서비스를 누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과하지 않은 방해도 즐기고 있었나 봅니다.

 

그리고 자주 상기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 '삶을 끌어내리는 사람들을 멀리 하라는 것!' 이전에는 에너지 소모가 심하고 지치는 게 싫어 멀리 하고 싶었는데, 요즘엔 그에 더해 가스라이팅이나 자기애적 스토킹과 유사한 경우들도 있다 하니 잘 알아보고 얼른 피하고 싶은 심정이 더 강해졌습니다.

 

친밀한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폭력이기 때문에 의외로 피해자가 빨리 잘 알아차리지도 못한다고 하네요. 우리 모두 무엇이든 잘못되었다, 오싹하다, 불쾌하다 싶으면 얼른 잘 피하도록 하여요.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내용은 ‘글쓰기가 인간의 기본 욕구’라고 하는 것입니다. 네이버페이를 내걸고 한 일기쓰기였지만 설마 그것만이 동력이었을까 싶게 이웃분들의 글이 매일 더 반짝반짝 깊고 넓게 기록되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계속 쓰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삶에서 글이 써지지 않고 있다면 몰입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것저것 조금씩 적당히 하는 삶에 몰입되어서 그런 것입니다.”

 

뭐, 일상은 이것저것 조금씩 다 해야 겨우 유지되니까요. 부디 원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하루 중 얼마간의 자신만의 시간이 잘 확보되길 힘껏 바랍니다. ‘닥치고 공부하라’는 박력 있는 책의 내용은 친절합니다. 30가지 다 기억은 못하겠지만 몇몇 내용에 쿡쿡 찔리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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