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 또 다른 삶으로 가는 여정 윤곽 3부작
레이첼 커스크 지음, 김현우 옮김 / 한길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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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환승영광>으로 이어지는 3부작이라는데 <윤곽>을 먼저 읽지 못했다.

어쩌나 싶어 망설이다 이러다 다 못 읽겠다 싶어 일단 <환승>을 읽어 본다.

 

신기한 구성이다.

장편인데 줄거리도 갈등도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단편처럼 이어진다.

그것도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커스크란 인물은 대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충실하게 들어 주는 역할만을 한다.

가상현실 체험처럼 장소와 사람들이 바뀌고 이야기들은 계속된다.

읽다 보니 커스크가 사라지고 내가 사람들 여성 인물들 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

 

나는 거기그 집에 있고 싶지 않았다. (...) 기다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납처럼 나를 짓누르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었다나는 자유롭고 싶었다. (...) 결혼이 파국을 맞이한 순간을 고르라면 그때일 거라고, (...) 그 어두운 저녁의 주방남편은 집에 있지도 않았던 그때였다고.”

 

"악이란 의지의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즉 굴복의 결과임을 깨달았다. (...) 그건 어떤 의미에서는열정적인 상태였다. (...) 악에 저항하는 것은 가능하지만그러기 위해서는 홀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개인의 자격으로 맞서거나 쓰러져야 한다."

 

사람들이 마라톤을 하는 건도망가고 싶은 환상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인지도 몰라.”

 

멀리서 도시의 소음이 희미하게 들리는 것을 보면그 시간에 느껴지는 주변의 침묵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 같았다바로 그 느낌뭔가 인공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분위기가 바로 문명의 본질인 것 같다고 (...)”

 

글쓰기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일 뿐이다증거를 보고 싶으면여러분이 뭔가를 솔직하게 밝히는 것을 두려워할 누군가를 떠올려보면 된다.”

 

뭘까혹시 지나친 문장들에 복선과 힌트 등등이 있는,

결말에 유쾌하게 뒤통수 받는 반전 소설인가,

종종 다른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냥 계속 읽는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났다.


<윤곽>을 못 읽어서인지 못 읽어도 관계없는 감사한 구성인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표지가 내용을 닮았다.

또 다른 삶들을 만나는 여정이었다.



나아간다가능하다면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힘을 얻어서!’

이런 목소리를 혼자 상상해보게 하는.


좋았다새롭고 이야기뿐이라지만 인물들은 무척 입체적이고 서사는 풍부하고.

이런 방식의 재현은 의외로 힘이 세서

책에서 읽었을 뿐인데 체험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기 싫은 날인데마음이 조금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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