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도둑 - 99%는 왜 1%에게 빼앗기고 빚을 지는가
그레이스 블레이클리 지음, 안세민 옮김 / 책세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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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선호하는 논조의 책이다이전보다는 좀 덜하긴 해도 나는 정직한 글이 좋다성실하고 충실한 학자의 태도는 좋지만 말도 안 되는 중립을 버젓하게 자신의 수식어로 사용하는 이들의 글은 읽지 않는다그런 발언은 정말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거나 기만적인 의도가 배후에 자리하거나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세계금융자본은 늘어 가는데 자본증가현상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현상이 정말 이상하다자본은 어떻게 자본 자체를 증식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을까바이러스도 아닌데 실질 금융과 경제에 사용되는 자본은 일부이다절반도 아니고 그 수치는 적에는 6%에서 시작한다때론 90%를 넘는 잉여자본은 온라인상에서 수치로만 존재하는데도 거래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신기하고 놀라운 인간의 발명품이 아닐 수 없다.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고찰은 다양하지만 나는 때로는 인간은 심심함을 견딜 수 없는 존재라 끊임없이 놀 거리를 찾는데 그 중 가장 강렬한 자극과 재미를 주는 것이 도박이라는 분석에 동의하고픈 마음이 거세진다전 세계적인 도박 게임 구조를 만들어 놀이를 하는 무용하고 해로운 것이 아니라면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이어지는 헛짓거리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어쨌든 이상의 내용은 저자의 의견은 아니다본문의 내용은 좀 더 고상하고 철저하고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로 이루어져 있다경제사처럼 친절하게 독자가 준비하고 접근할 수 있는 목차를 지나 본격적으로 금융자본주의에 대해 분석하고 오래된 반복되는 질문 그러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제언으로 마무리한다

 

역사가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다면자본주의의 종말은 자신이 태어난 곳인 영국에서 시작될 것이다.”

 

영국자본주의에 집중된 내용이지만 자본주의에 국경이 무의미해진 것은 오래고 모두가 모두를 카피하는 시대이니 역사이건경제학이건사회학이건정당 정책이건 교차점과 유용성을 찾을 가능성은 높다본격적으로 부정적인 변화가 시작된 시기를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로 보고 이후 부의 불평등이 어떻게 심화되어왔는지를 설명한다.

 

주주 가치라는 결함이 있는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면서 (...) 기업에 이윤을 내부적으로 분재하지도 투자를 위해 사용하지도 말고주주들에게 분배하도록 장려한다이것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포기하고 단기적으로는 주식 가격의 상승을 촉진하다. (...) 투자를 소홀히 하면서 눈앞의 일만 생각하는 태도의 만연과 자사주 매입의 유행경영진의 임금 급등자원을 부적당하게 할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은행 시스템을 적절히 규제하고 (...) 경제 전체에 걸쳐 소유권을 지속적으로 사회화하는 역할을 담당할 국민을 위한 자산관리자 people's asset manager’를 양성하는 것을 의미한다경제제도의 민주화는 금융이 특권을 가진 엘리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해서 작동할 것을 보장해줄 것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내용은 사회민주주의의 철학에 기초한 내용들로 8가지로 정리되어 있고 제도개혁에 이르는 과정이 정밀하고 쉽지 않은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결국 자본주의는 인류가 꺼져가는 시스템의 조각을 두고서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기를 바라는 사람과 새로운 것을 건설하기를 바라는 사람 사이의 대규모 전투 속에서 종말을 고할 것이다파시즘의 재탄생을 저지하려는 사람에게는 사회주의가 유일하게 나아갈 길이다.”

 

위계와 복잡성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인류가 그 어느 때보다도 기술 발전을 이루고 서로 연결되면서자본주의 모델은 생존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복잡한 사회에 소유권의 집중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 체제의 엄격한 위계를 부여하는 것은 불안정과 불의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자본주의는 자신이 일으킨 복잡성을 통제할 수 없다.”

 

<피케티의 사회주의 시급하다>란 책을 이 책 다음에 읽을 예정이라 관련 내용을 거듭 읽고 이해하려 노력했다쉽지는 않다기반 지식이 부족한 탓이지만 현실 역시 어지간한 용기와 지성과 결단이 아니라면 손대기도 끔찍한 혼돈이기 때문일 것이다언제나 희망은 올바른 매듭의 끝을 잘 잡아 당겨서 전체를 풀어내는 일이다.

 

인류는 멸종과 유토피아의 갈림길에서 역사에 대한 지배권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지난 수십 년 동안우리는 부자와 힘 있는 자들이 모든 일들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그들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게 내버려 두었다그러나 금융 위기는 정계와 재계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부를 조금이라도 포기할 바에야 차라리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보겠다는 이기적이고 착취적이며 무분별한 엘리트라는 사실을 여실이 보여주었다.”

 

금융화된 자본주의 경제는 개인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소수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그 생산 양식이 환경 시스템의 붕괴도 앞당기고 있다. ”

 

우리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세상을 만들어갈 기술과 자원을 갖고 있다이제는 정치가 그동안 못다 한 일을 해야 할 때이다.”

 

금융 개혁이든 정치 개혁이든 미래의 자원까지 끌어다 쓴 탐욕스러운 기성세대로 인해 현재도 미래도 희망도 가능성도 위태로워진 젊은 독자들이 읽고 토론하고 정책 제안도 활발히 하면 좋겠지만아프고 힘든 이들에게 미래를 고민하라는 말은 무참한 요구에 다름 아니다부디 소위 현재 어른들이 현재를 잘 책임져 주길 불신과 희망을 오가며 오늘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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