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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알지만 당신은 모르는 30가지 - 돈, 성공 닥치고 지식부터 쌓자
이리앨 지음 / Storehouse / 2021년 5월
평점 :
북큐레이션이 반갑고 활용을 하시나요? 보통 한 가지 주제나 소재를 놓고 관련 도서들을 모아 소개해주는 일입니다. 저는 일단 반갑게 살펴보긴 합니다. 어떨 땐 이미 읽은 도서들이 다수 포함되어 의미가 없기도 하고, 어떨 땐 감탄을 하며 마구 찜을 하기도 합니다.
자기계발서 장르에 포함된 책인데 ‘닥치고 지식부터 쌓자!’라고 해서 살짝 놀란 가슴으로 읽어 봅니다. 정보지식이라면 별 볼일 없을 것이고 혼란한 산더미들 속에서 가치 있는 것들을 가이드하고 골라주기까지 한다면 살펴볼만 하겠지요. ‘지식 큐레이션’이라 명명하고 시작하는 것을 보니 일단 굉장한 확신과 자신감이 있으리라 봅니다.
저자 소개를 읽어도 잘 모르는 분이라, <이상한리뷰의앨리스>라는 좋아하는 책의 오마주와 같은 유튜브채널이 소개되어 찾아가 보았습니다. 쾌락주의 마케팅, 행복팔이에 낚이지 않는 법, 대니엘 레비틴의 정리하는 뇌, Factfulness 리뷰, 미디어 잠식에 대한 경고, 여러 유명인들 인터뷰, 감시자본주의 이야기 등 스펙트럼이 좁지도 않은데 일관성도 보이는 내용들의 영상 자료들이 있습니다. 영상보다 활자가 우선하는 나는 책이 더 궁금합니다.
1장에서는 나의 약점이자 극복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데드라인이 없는 일에 대해 미룸을 극복하는 3단계’를 열심히 읽었습니다. 원인을 파악해서 명확한 공략법을 설정한 후 단기적 유혹을 제압하라는 씩씩한 제안인데, 원인은 알지만 모두지 공략법을 모릅니다. 어쩌면 알고 싶지 않은 지도. 결과가 중요하고 성취지향적인 입시세대교육에 완전히 훈련된 존재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극복을 일단 좀 더 미루려 합니다.
2장에서는 새로 배운다기보다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기본적인 것들의 위대함’ - 기본적인 것들이 쉬운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처절하게 배우며 늙어 가는 중입니다. ‘어제 했던 것보다 조금 더 큰일을 오늘 하는 것’ - 어려울 듯합니다. 아주 간혹 드물게 그런 일이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은 그 반대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큰일을 못하나 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해야 하는 것은 (...) 할 일을 적고 하나씩 끝내버리는 것이다’ - 확실하게 꿈을 이루는 결과로 직진하는데 필요한 매일 할 일들을 알아내는 것이 무척 어려울 듯합니다. 사소한 꿈들이 자주 이루어지기도 하는 삶이니 절반쯤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읽다 보니 다 읽기 전에 이 저자의 장점이 보입니다. 어느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무방하고, 가볍지 않은 책 이야기들이 많은데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특히 유튜브 시청자들이 좋아할 점이 아닌가 합니다. 만약 제가 하루 종일 산만한 수십 가지 집안일을 해치워야 한다면 영상들을 플레이하고 일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학습을 하려는 이들을 위해 저자가 1차 정리를 해준 느낌입니다. 좋다는 평은 많지만 수백 페이지나 되는 책들을 언제 한 권씩 다 읽을지 난감한 이들에게도 반가울 접근성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식 큐레이션이라 명했나 봅니다.
“평균의 사람이 되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그러므로 가짜 위대함이나 지름길 같은 것들은 불필요하다. (...) 자신의 단점과 마주하고 지루한 일상을 견딜 준비를 해라.”
제가 재밌어 하는 뇌과학 이야기도 있어 반갑습니다. 사진을 보는 것이 글을 읽는 것보다 더 수월한 이유는 뇌에서는 글자 하나하나를 사진처럼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음... 다양한 층위로 각각 발달된 뇌가 있지 않을까 하여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진을 보는 것이 글을 읽는 것보다 늘 더 수월한가요?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방해를 받아서가 아니라 방해받는 그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딱히 반박을 못하겠는 것이 카페에서 일도 잘 되고 글도 잘 읽힙니다. 저는 제 뇌가 책임질 일 없고 서비스를 누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과하지 않은 방해도 즐기고 있었나 봅니다.
그리고 자주 상기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 '삶을 끌어내리는 사람들을 멀리 하라는 것!' 이전에는 에너지 소모가 심하고 지치는 게 싫어 멀리 하고 싶었는데, 요즘엔 그에 더해 가스라이팅이나 자기애적 스토킹과 유사한 경우들도 있다 하니 잘 알아보고 얼른 피하고 싶은 심정이 더 강해졌습니다.
친밀한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폭력이기 때문에 의외로 피해자가 빨리 잘 알아차리지도 못한다고 하네요. 우리 모두 무엇이든 잘못되었다, 오싹하다, 불쾌하다 싶으면 얼른 잘 피하도록 하여요.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내용은 ‘글쓰기가 인간의 기본 욕구’라고 하는 것입니다. 네이버페이를 내걸고 한 일기쓰기였지만 설마 그것만이 동력이었을까 싶게 이웃분들의 글이 매일 더 반짝반짝 깊고 넓게 기록되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계속 쓰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삶에서 글이 써지지 않고 있다면 몰입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것저것 조금씩 적당히 하는 삶에 몰입되어서 그런 것입니다.”
뭐, 일상은 이것저것 조금씩 다 해야 겨우 유지되니까요. 부디 원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하루 중 얼마간의 자신만의 시간이 잘 확보되길 힘껏 바랍니다. ‘닥치고 공부하라’는 박력 있는 책의 내용은 친절합니다. 30가지 다 기억은 못하겠지만 몇몇 내용에 쿡쿡 찔리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