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니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ㅣ 일인칭 3
오지구요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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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멋집니다. ‘매일매일 행복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


저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는 비건식을 했습니다. 스스로 노력할 일이 적었던 환경 덕을 많이 봤습니다. 식재료를 조사해서 구해서 요리하고 눈치 보며 혼자 먹어야했다면 일 년도 어려웠을 듯합니다.


한국에서 취업을 하면서 예상한대로 매일 문제였지요. 사내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반찬이 전혀 없을 때가 거의 매일... 외부 식당 메뉴들도 비슷비슷... 지치기도 했고 불가능하기도 해서 포기하고 타협을 보며 살았으니 ‘비건 지향’ ‘플렉시테리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은 나이 탓인지 저 혼자 완벽하게 비건인이 되는 것보다 더 많은 이들이 일주일에 한 번, 하루에 한 끼 육식을 안 하시면 훨씬 더 좋겠습니다.



비거니즘은 도덕적 우월감의 표시가 아닙니다. 복잡하고 거대한 환경문제에 있어 개인으로서 즉각 할 수 있는 실천들 중에 육식을 줄이는 것이 무척 효과적이라 가능하면 권하고 싶지요.


금기보다는 절제라는 방식이 좋습니다. 저는 꿈이 작아서... 가장 바라는 것은 인류가 식재료를 낭비만 안 해도 좋겠다 싶습니다.


생산되는 식재료의 30-40%가 소비자에게 도착도 못하고 산더미처럼 - 정말 산처럼 - 버려지고 한편에서는 기아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니까요. 육식을 위한 동물 사료로 곡식들을 재배하고 축산가공하는 과정에서 숲이 없어지고 물이 오염되고 공기도 오염되고 기후가 상승합니다.  동물 학대는 차마 형언하기가...



새해에는 먹방이라는 저로선 참 부끄러운 현상이 한국을 떠올리는 단어도 문화도 아니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 외에도 지불 가격만이 아니라 지구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조심스런 삶을 살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이 책은 FSC 인증 받은 종이와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서 만들었고, 내부에도 남는 종이가 없도록 구성되었습니다. 큰 맥락도 개인적인 경험도 담겨 있고 그림을 포함한 설명도 있어 친절하고 쉽고 친근한 책입니다.


주장의 근거도 충실하고 채식 관련 정보도 있습니다. 인간의 언어로 경고하지 않는 지구환경을 좀 더 고민하며 인류의 생존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는 방식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실패하고 중단하더라도 다시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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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194호 - 2021.겨울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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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문학과 정치의 결합이 추문으로 취급?! 과문해서 처음 알았다. 일상의 모든 영역에 정치가 개입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인간과 삶에 대해 얘기하는 문학이 정치를 배제할 수 있다는 상상이 더 놀랍다. 어딘가의 문학실험실에서 진공무균상태로 만드는 문학이라도 있었던 걸까...

 

문학은 오히려 인간의 삶만이 아니라 이분법과 위계가 공고했던 시절에서조차 세상의 모든 생명을 담아내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역할이 아니었던가. 뭔가 새삼스럽게 생경하지만 ‘포함의 확대’로서의 민주주의적 지향, 문학의 시민권에 대해 배워본다.

 

“의미있는 문학적 질문은 재현 여부만이 아니라 어떤 재현인가에까지 이른다. 문학에서 몫 없는 이들에게 합당한 몫을 부여한다는 것은 몫이 없다는 사실을 꾸준하고 여실하게 재현하는 일일까, 아니면 어떤 다른 종류의 몫을 마련하는(그럼으로써 몫이란 무엇인가를 묻게 만드는) 일일까?”

 

“‘몫이 없는 자’와 ‘타자’라는 범주는 다행스럽게도 양립 가능하고 심지어 중첩되는 듯 보이지만, ‘몫 없음’을 가시화하는 문학과 ‘타자의 알 수 없음’을 존중하는 문학 사이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그리하여 문학의 정치성 자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서 광범위한 동의를 얻은 반면, 문학의 정치는 한층 수행하기 까다로운 실천이 되었다.”


- 전승되지 못하여 깊어지는 트라우마, 전승의 역설

- 순진하게 뻔뻔스럽게 바라고 있었던 것일까

- 사실과 다짐의 결합

- 트라우마의 벌거벗은 반복

- 불가능함

- 기진한 삶

 

“시간이 없으니까.

단지 그것밖엔 길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계속하길 원한다면.

삶을.” 26-27

 

- 삶이 계속될 수 없는 이유

- 악몽의 지속

- 고통만이 삶에 허용된 유일한 유예


원작이 아님에도 인용한 문장들을 읽는 것만으로 감정이 요동친다. 그래도 작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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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3호 : 도망치는 숲 - 2021.겨울호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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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에 담아 주신 내용들이 지구의 바람, 물, 숲 만큼 가득해서

한참 읽고 새롭게 다시금 많이 배우게 되는 환경잡지입니다.

 

3번째는 바람, 물, 숲, 겨울과도 어쩐지 낯선 핫핑크라

경고, 경고!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도 합니다.

어쩌면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한번 벗어나보자 하는 기획의도가 있을까요.

호기롭게 블랙! 표지를 외친 제게 귀한 잡지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숲의 사람 -오랑우탄 Orangutan ’이 표지 모델이네요.

숲이 왜 도망치는 지 배우러 갑니다.

 


“지구상 육지의 3분의 1이 숲인데 그 숲은 개발과 기후변화로 인해 빠르게 줄어들고 황폐해진다. (...) 우리 삶에 필요한 일이지만, 때로는 필요를 훨씬 넘어선다. ‘보호’한다고 해서 숲이 온전한 건 아니다.”

 

“숲의 곤경은 나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100년간 육지 척추 동물 500종이 멸종했다고 보고되는데 우리는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실감하지 못한다. (...) 하나의 세포로부터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 지금까지 지구에 살았던 250만 종이 생명의 그물을 자아냈다. 멸종이란 그물이 찢어지는 것이어서 한 번 사라진 생명체는 되돌릴 수 없고, 인간의 시작에서 섣불리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

 

“2000년대 들어 15년 만에 오랑우탄의 절반인 10만 마리가 사라졌다. (...) 숲의 사람들을 쫒아내고 죽임으로써 얻은 기름을 우리는 먹고 바른다. 사라진 생명이 비단 오랑우탄뿐일까. 보이지 않기에 무심코 저지르는 잘못을 만회하는 최소한의 방법은 윤리적 소비를 통해 기업에 압력을 넣는 일이다.”

 

: 라면과 유탕 과자뿐만 아니라 많은 식품에... 싼 맛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포화지방이 팜유입니다. 심지어 분유에도 포함된 경우가 있습니다. 화장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능하면 팜유가 포함된 제품의 소비를 줄이거나, 대체 재료로 바꿔달라고 기업에 요구를 하거나 하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루 빨리 맘 편히 과자 바삭바삭, 라면 호로록 하고 싶습니다. 죄책감 없는 삶을 살 수 있는 산업, 사회 개편이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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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잊어도 좋겠다 - 나태주 인생 이야기
나태주 지음 / &(앤드)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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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선물을 받아

일상으로 냉랭해지는 마음으로도

시인의 에세이를 다시 펼쳐 볼 수 있었다.

 

잊지 못할 기억도

잊고 싶지 않은 기억도

손에 닿은 눈처럼 허물어지다

등을 대고 누워 잠들고 나면

비워지고 잊히는 직전의 삶...

쏜살보다 빨라진 남은 삶의 시간...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기억으로 점철된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든 자신의 인생, 지난날들을 차근히 한번 뒤돌아보시라.

과연 무엇이 남았다 하는가? (...)

흐릿한 대로 아련한 기억과

기억을 따라다니는 느낌과 소리와 빛깔의 자취만이

그 주변을 맴돌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생은 기억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외할머니의 등은 넓고 아늑하고 한없이 푸근했다.

외할머니의 등에 업히기만 하면 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졌고 걱정이 멀어졌다.

외할머니의 등이 나의 세상이었고 놀이터였고 잠의 터전이었다.”

 

“기억은 마치 화산과 같다.

살아 있는 기억이 있고

쉬고 있는 기억이 있고

죽어버린 기억도 있다.”



기막힌 생존의 여정을 되짚어보면
대하소설 100편씩 나올 듯한 시절을 살아 낸 연배의 분에게
말갛고 보드라운 정서가 가득한 것이 신기하다.

이 책을 읽다보니 할머니가 주신
전쟁도 침범 못할 망가뜨리지 못할 사랑을 받으셔서 그러신 듯.
세상이 어떻든 두 팔 가득한 사랑과 보호...

사라지고 싶다,
잊어버리고 싶다,
하시는데...
오래 곁에 머물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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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토성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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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작가의 시선들이 좋다. 어떤 장면들은 오래 감탄하거나 뭉클하기도 했다. 에세이가 아닌 첫 소설, 주인공은 14살이다. 매일매일이 엄청난 진화와 성장의 시기인 나이이며 가장 불안한 시절이다. 더 이상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곤란한 시간들.

 

작고 가벼운 책을 보니 14살이라면 사용하고 싶을 다이어리 생각이 났다. 일기를 쓰듯 필사를 하며 14살의 나를 떠올려보고 다른 14살의 이야기를 잘 들어 보고 싶어졌다. 물론 그전에 토성의 모습을 오랜만에 다시 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xrGAQCq9BMU

 

NASA at Saturn: Cassini's Grand Finale

 

갈릴레오가 발견하고 망원경 기술로 형태가 기록되고 우주탐사선이 도착해서 보내준 사진들과 영상들... 처음엔 존재감이 대단해서 정말 놀랐다. 카시니 탐사선은 2017년 임무를 마치고 토성의 대기권에서 폭발하여 토성의 일부가 되었다.

 

“우주의 구조를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갈망이 정말 대단하지 않니? 우주에서 보면 작디작은 우리가 장대한 우주의 모습을 확인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는 거야.”

 

“수많은 우연이 수없이 겹쳐서 내가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연이 운명보다 덜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해.”

 

“오늘 밤 죽는 별도 있고 지금 태어나는 별도 있어. 우리와 관계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안. 누군가와 오늘 밤에 본 별 하늘 이야기를 하면서 살아도 괜찮을 것 같지 않니?”

 

우주를 좋아하고 언젠가 천문학자가 되고 싶어 하는 오빠는 대부분 우주이야기와 대화로만 등장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입체감이나 현실감이 부족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안나보다 오빠에게 더 몰입하거나 공감하는 불상사(?)가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어른의 사정이란 차츰차츰 알게 되는 법이다. 나도 이제 만으로 열네 살이다. 시공간이 다른 곳에서 생기는 여러 사정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을 정도로는 성장했다.”

 

“중학교는 공기가 부족한 것 같다. 마치 빈 페트병에 아이들을 모두 집어놓고 뚜껑을 꽉 닫아놓은 것 같은 분위기다.”

 

“싫은 일은 왜 좋은 일보다 더 오래가는 걸까? 아무리 즐거운 일이 많아도 싫은 일이 딱 하나 있으면 그게 더 무겁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좋다니, 그건 진짜 세계가 아니다.”

 

안나가 오빠와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14살 자신의 존재와 학교생활, 인간관계 등에 관해 여러 생각을 하는 장면들이 무척 좋았다. 다 이해할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겠지만 스스로의 자리매김, 자의식, 외부 세계를 인지하는 방식을 이 시기에 진지하게 연마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니까.

 

“우리는 둘 다 열네 살이다. 이건 46억 살이라는 지구의 나이와 비교하면 ‘순간’보다도 짧지만, 그래도, 그래도 절대 0은 아니라고 굳게 믿을 수 있다.”

 

“밤하늘에서 별이 빛났다. 내 손바닥에 닿는 공기는 아득히 먼 곳까지 이어지는 우주 그 자체였다. 가는 그 자리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여기에요, 여기에 있으니까, 발견해주세요.”

 

14살의 나를 아무리 소환하려해도 상당히 무리다. 대신 이젠 한없이 사랑스럽고 귀하게 느껴지는 아이를 한참 지켜보며 안타까워하고 응원하고 기뻐하며 무탈한 성장을 기원하는 마음이 가득해진다. 부모와 교사로 대표되는 어른들의 무심함과 섬세하지 못함이 쿡쿡 찔린다.

 

 

! 지구는 별이 아닙니다. 별이었다면 생명이 살 수 없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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