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비평 194호 - 2021.겨울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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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문학과 정치의 결합이 추문으로 취급?! 과문해서 처음 알았다일상의 모든 영역에 정치가 개입되지 않은 것이 없는데인간과 삶에 대해 얘기하는 문학이 정치를 배제할 수 있다는 상상이 더 놀랍다어딘가의 문학실험실에서 진공무균상태로 만드는 문학이라도 있었던 걸까...

 

문학은 오히려 인간의 삶만이 아니라 이분법과 위계가 공고했던 시절에서조차 세상의 모든 생명을 담아내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역할이 아니었던가뭔가 새삼스럽게 생경하지만 포함의 확대로서의 민주주의적 지향문학의 시민권에 대해 배워본다.

 

의미있는 문학적 질문은 재현 여부만이 아니라 어떤 재현인가에까지 이른다문학에서 몫 없는 이들에게 합당한 몫을 부여한다는 것은 몫이 없다는 사실을 꾸준하고 여실하게 재현하는 일일까아니면 어떤 다른 종류의 몫을 마련하는(그럼으로써 몫이란 무엇인가를 묻게 만드는일일까?”

 

“‘몫이 없는 자와 타자라는 범주는 다행스럽게도 양립 가능하고 심지어 중첩되는 듯 보이지만, ‘몫 없음을 가시화하는 문학과 타자의 알 수 없음을 존중하는 문학 사이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그리하여 문학의 정치성 자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서 광범위한 동의를 얻은 반면문학의 정치는 한층 수행하기 까다로운 실천이 되었다.”


전승되지 못하여 깊어지는 트라우마전승의 역설

순진하게 뻔뻔스럽게 바라고 있었던 것일까

사실과 다짐의 결합

트라우마의 벌거벗은 반복

불가능함

기진한 삶

 

시간이 없으니까.

단지 그것밖엔 길이 없으니까그러니까

계속하길 원한다면.

삶을.” 26-27

 

삶이 계속될 수 없는 이유

악몽의 지속

고통만이 삶에 허용된 유일한 유예


원작이 아님에도 인용한 문장들을 읽는 것만으로 감정이 요동친다그래도 작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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