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3호 : 도망치는 숲 - 2021.겨울호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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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 권에 담아 주신 내용들이 지구의 바람숲 만큼 가득해서

한참 읽고 새롭게 다시금 많이 배우게 되는 환경잡지입니다.

 

3번째는 바람겨울과도 어쩐지 낯선 핫핑크라

경고경고!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도 합니다.

어쩌면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한번 벗어나보자 하는 기획의도가 있을까요.

호기롭게 블랙표지를 외친 제게 귀한 잡지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숲의 사람 -오랑우탄 Orangutan 이 표지 모델이네요.

숲이 왜 도망치는 지 배우러 갑니다.

 


지구상 육지의 3분의 1이 숲인데 그 숲은 개발과 기후변화로 인해 빠르게 줄어들고 황폐해진다. (...) 우리 삶에 필요한 일이지만때로는 필요를 훨씬 넘어선다. ‘보호한다고 해서 숲이 온전한 건 아니다.”

 

숲의 곤경은 나무에 그치지 않는다지난 100년간 육지 척추 동물 500종이 멸종했다고 보고되는데 우리는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실감하지 못한다. (...) 하나의 세포로부터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 지금까지 지구에 살았던 250만 종이 생명의 그물을 자아냈다멸종이란 그물이 찢어지는 것이어서 한 번 사라진 생명체는 되돌릴 수 없고인간의 시작에서 섣불리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

 

“2000년대 들어 15년 만에 오랑우탄의 절반인 10만 마리가 사라졌다. (...) 숲의 사람들을 쫒아내고 죽임으로써 얻은 기름을 우리는 먹고 바른다사라진 생명이 비단 오랑우탄뿐일까보이지 않기에 무심코 저지르는 잘못을 만회하는 최소한의 방법은 윤리적 소비를 통해 기업에 압력을 넣는 일이다.”

 

라면과 유탕 과자뿐만 아니라 많은 식품에... 싼 맛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포화지방이 팜유입니다심지어 분유에도 포함된 경우가 있습니다화장품에도 마찬가지입니다가능하면 팜유가 포함된 제품의 소비를 줄이거나대체 재료로 바꿔달라고 기업에 요구를 하거나 하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하루 빨리 맘 편히 과자 바삭바삭라면 호로록 하고 싶습니다죄책감 없는 삶을 살 수 있는 산업사회 개편이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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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잊어도 좋겠다 - 나태주 인생 이야기
나태주 지음 / &(앤드)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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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선물을 받아

일상으로 냉랭해지는 마음으로도

시인의 에세이를 다시 펼쳐 볼 수 있었다.

 

잊지 못할 기억도

잊고 싶지 않은 기억도

손에 닿은 눈처럼 허물어지다

등을 대고 누워 잠들고 나면

비워지고 잊히는 직전의 삶...

쏜살보다 빨라진 남은 삶의 시간...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기억으로 점철된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든 자신의 인생지난날들을 차근히 한번 뒤돌아보시라.

과연 무엇이 남았다 하는가? (...)

흐릿한 대로 아련한 기억과

기억을 따라다니는 느낌과 소리와 빛깔의 자취만이

그 주변을 맴돌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생은 기억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외할머니의 등은 넓고 아늑하고 한없이 푸근했다.

외할머니의 등에 업히기만 하면 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졌고 걱정이 멀어졌다.

외할머니의 등이 나의 세상이었고 놀이터였고 잠의 터전이었다.”

 

기억은 마치 화산과 같다.

살아 있는 기억이 있고

쉬고 있는 기억이 있고

죽어버린 기억도 있다.”



기막힌 생존의 여정을 되짚어보면
대하소설 100편씩 나올 듯한 시절을 살아 낸 연배의 분에게
말갛고 보드라운 정서가 가득한 것이 신기하다.

이 책을 읽다보니 할머니가 주신
전쟁도 침범 못할 망가뜨리지 못할 사랑을 받으셔서 그러신 듯.
세상이 어떻든 두 팔 가득한 사랑과 보호...

사라지고 싶다,
잊어버리고 싶다,
하시는데...
오래 곁에 머물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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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토성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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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작가의 시선들이 좋다어떤 장면들은 오래 감탄하거나 뭉클하기도 했다에세이가 아닌 첫 소설주인공은 14살이다매일매일이 엄청난 진화와 성장의 시기인 나이이며 가장 불안한 시절이다더 이상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곤란한 시간들.

 

작고 가벼운 책을 보니 14살이라면 사용하고 싶을 다이어리 생각이 났다일기를 쓰듯 필사를 하며 14살의 나를 떠올려보고 다른 14살의 이야기를 잘 들어 보고 싶어졌다물론 그전에 토성의 모습을 오랜만에 다시 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xrGAQCq9BMU

 

NASA at Saturn: Cassini's Grand Finale

 

갈릴레오가 발견하고 망원경 기술로 형태가 기록되고 우주탐사선이 도착해서 보내준 사진들과 영상들... 처음엔 존재감이 대단해서 정말 놀랐다카시니 탐사선은 2017년 임무를 마치고 토성의 대기권에서 폭발하여 토성의 일부가 되었다.

 

우주의 구조를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갈망이 정말 대단하지 않니우주에서 보면 작디작은 우리가 장대한 우주의 모습을 확인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는 거야.”

 

수많은 우연이 수없이 겹쳐서 내가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연이 운명보다 덜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해.”

 

오늘 밤 죽는 별도 있고 지금 태어나는 별도 있어우리와 관계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그래도 안누군가와 오늘 밤에 본 별 하늘 이야기를 하면서 살아도 괜찮을 것 같지 않니?”

 

우주를 좋아하고 언젠가 천문학자가 되고 싶어 하는 오빠는 대부분 우주이야기와 대화로만 등장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입체감이나 현실감이 부족하다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안나보다 오빠에게 더 몰입하거나 공감하는 불상사(?)가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어른의 사정이란 차츰차츰 알게 되는 법이다나도 이제 만으로 열네 살이다시공간이 다른 곳에서 생기는 여러 사정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을 정도로는 성장했다.”

 

중학교는 공기가 부족한 것 같다마치 빈 페트병에 아이들을 모두 집어놓고 뚜껑을 꽉 닫아놓은 것 같은 분위기다.”

 

싫은 일은 왜 좋은 일보다 더 오래가는 걸까아무리 즐거운 일이 많아도 싫은 일이 딱 하나 있으면 그게 더 무겁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좋다니그건 진짜 세계가 아니다.”

 

안나가 오빠와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14살 자신의 존재와 학교생활인간관계 등에 관해 여러 생각을 하는 장면들이 무척 좋았다다 이해할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겠지만 스스로의 자리매김자의식외부 세계를 인지하는 방식을 이 시기에 진지하게 연마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니까.

 

우리는 둘 다 열네 살이다이건 46억 살이라는 지구의 나이와 비교하면 순간보다도 짧지만그래도그래도 절대 0은 아니라고 굳게 믿을 수 있다.”

 

밤하늘에서 별이 빛났다내 손바닥에 닿는 공기는 아득히 먼 곳까지 이어지는 우주 그 자체였다가는 그 자리에서 폴짝폴짝 뛰었다여기에요여기에 있으니까발견해주세요.”

 

14살의 나를 아무리 소환하려해도 상당히 무리다대신 이젠 한없이 사랑스럽고 귀하게 느껴지는 아이를 한참 지켜보며 안타까워하고 응원하고 기뻐하며 무탈한 성장을 기원하는 마음이 가득해진다부모와 교사로 대표되는 어른들의 무심함과 섬세하지 못함이 쿡쿡 찔린다.

 

 

지구는 별이 아닙니다별이었다면 생명이 살 수 없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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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부터의 탈출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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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신기한 개체이다생명의 탄생과 죽음은... 여전히 서늘하고 떨리지만 의미나 가치가 있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원자의 결합과 해체이다유전자는 이어져도 개체는 고유성을 잃고 사라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의식을 가진 생물로 진화했다체력이 좀 나았던 20세기에는 인간의 의식이 왜어떻게 창발emerge하는지가 궁금해서 생각을 오래 했다.

 

그러니 삶의 의미meaning of life는 각자가 부여한 의미의 수명life of meaning만큼만 가치가 있다그리고 나는 여전히 인간이란 무엇인지무엇이여야 하는지... 그런 질문들이 좋다지구의 지배종인 된 것으로 만족했는지 스스로를 망칠 일을 열심히 하는 지금은 인간이 더 신기하고 신비롭다.

 

고바야시 야스미는 죽이기’ 시리즈를 내내 쓰다가 앨리스도클라라도도로시도팅커벨도 죽였다 마지막 유작으로 이 작품을 남겼다인간이란 무엇인지윤리란 무엇인지를 물으며사이언스키즈로 사회화되어 어른이 되면 미래세계에서 우주인으로 살게 될 줄 알았던 나는 SF 문학의 오랜 팬이다.

 

지금은 SF와 현실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졌지만 현실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한 모습들을 여전한 충격을 주며 펼쳐주는 SF 미스터리는 좋다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의 3대 원칙에서 전개하여 여러 충돌을 다루는 방식도 재미있다.

 

물론 진짜 인간은 아니야진짜 인간을 만드는 건 34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거든진짜 인간은 인간에게 위험하니까 못 만들어인공지능이 만드는 건 안전한 인공지능 로봇이지안식처에서 너희를 돌보는 그런 로봇.”

 

작품 속에서 인간은 본격적으로 스스로를 개량해서 원조 인류와 다른 변이 인류가 등장했다그리고 인공지능로봇은 사회구조운용의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다원칙을 지키는 인공지능로봇과 대비되어 여전히 동종 인간을 해치려는 인간의 모습을 보는 일은 씁쓸하다.

 

한편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원칙규칙수칙성과결과가 판단과 평가 기준이 된 사회구조가 내재한 문제점은 무엇일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윤리란 무엇일지 집요하게 묻는 방식도 흥미롭다판데믹 시절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어휘들과 때론 겹치기도 했다.

 

상상의 세계가 아니더라도 모호하고 유약하고 실수투성이인 인간들은 빅데이터영업이 일반화되고 알고리즘사업이 확대되는 사회에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판데믹 시절에 내가 당황하고 분노한 감정의 기저에는 당연하게 누리고’ 살 것이라 여긴 것들의 제한과 박탈이 있었다작품 속 사부로의 분노가 감각적으로 이해되어 묘한 기분이 들었다.

 

사부로는 갑작스레 분노를 느꼈다무엇에 분노한 건지는 본인도 몰랐다기억력이 시원치 않은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난 걸까아니면 자신을 포함하여 그와 같은 노인들을 바보 취급하는 이 시설의 시스템에 화가 난 걸까혹은 노화라는 현상을 생물에게 부여한 신에게 화가 난걸까.”

 

물리적 비대면이 심리적 대면을 더 친밀하고 공고하게 해줄 것이라는 낙관도 있지만이 시절에도 늘 할 수 있는 한 도움을 주고 받고 사는 이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도 알지만협력과 연대는 이제 해시태그와 후원하기의 클릭으로 정리되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

 

인간에 대한 질문을 만나면 내 기억은 집요하게 한 작품으로 되돌아간다내가 나 일 수 있는 증거는 기억 밖에 없구나하고 몹시 놀랐던 그 경험으로기억을 잃은 나는 이전의 나와 같은 존재가 아니게 된다는 충격의 순간으로인간이란 기반이고유성이기록이역사와 처음으로 만난 것과 같았던 그날로.

 

https://www.youtube.com/watch?v=NoAzpa1x7jU

 

Roy Batty:

 

"I've seen things you people wouldn't believe. Attack ships on fire off the shoulder of Orion. I watched c-beams glitter in the dark near the Tannhäuser Gate. All those moments will be lost in time, like [coughs] tears in rain. Time to die."

 

그래도 너희를 위해서야.”

기억을 봉인하는 것도?”

괴로운 기억은 없는 편이 낫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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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지음, 정세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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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를 함께 다닌 친구가 문예창작과를 가고 싶다고 했을 때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문알못 이과였던 나는 자연과학을 전공했다무척이나 이상한 언어를 사용하며 그게 문제인지도 모른 채 살았다계기와 순간은 기억이 안 나는데... 서른이 훌쩍 넘어서야 한글을 참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좋은 한국어 문학들을 열심히 읽으면서 문해력을 늘렸으면 좋았을 텐데... 제도교육수험생으로 오래 살아서 한국어능력시험공부를 했다하다 보니 한자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자능력시험도 보았다웃픈 노력이다결국 자격증은 남았고 한국어에 대한 이해는...

 

가엾게 여긴 친구와 지인들의 조언을 따라 읽고 쓰기에 입문한 것은 감사한 다행한 일이었다여전히 한글 맞춤법도 엉망이고 오타투성이 글만 가공하지만 덕분에 현실보다 큰 문학의 세계를 만났다협소한 삶의 경계가 입체적으로 쭈욱 늘어났다창작을 하는 모든 분들이 신기하고 멋지다.

 

이 책은 퓰리처상 심사위원이자 편집장이었던 자가가 소개하고 가이드한 논픽션 글쓰기 혹은 쓰기 이전의 스토리텔링이다신기한 세상의 정점 근처를 엿보는 기분이다창작자라면 노하우들에 주목했을 것인데나는 이 많은 책들을 다 읽고 적재적소에 예를 드는 것에 더 자주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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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논픽션 #문학적저널리즘 #스토리텔링 #논픽션스토리텔링

 

세상에 스토리는 두세 가지가 전부다.

이 두세 가지가 마치 처음 있는 이야기인 양 치열하게 되풀이될 뿐이다.”

윌라 캐더

 

스토리는 모두 똑같은 것 같지만 저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눈송이를 닮았다.”

존 프랭클린

 

그 속에 담긴 교훈이 생존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스토리에 끌린다.” 260

스토리 과학자들

 

전제는 자신의 신념에서 나온다.” 265

 

인류 문명은 스토리로 지었다.

우리가 믿는 모든 것은 물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평등인권민주주의... 등등등...

인간으로 태어나서 재밌고 슬프고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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