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선생님 뽑기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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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여지가 없는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선생님을 뽑을 수도 있고스스로 선생님이 되어 보기도 하는 설정이 무척 교육적이다직접 경험을 통해서만 깨닫게 되고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일들이 많다.

 

교육 수여자가 아니라 교육의 주체로 능동적인 역할을 맡은 아이들의 모습이 뭉클하고 보기 좋았다이제 초등 5학년이 둘째는 입학 후 선생님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매년 반친구보다 선생님에 대한 관심이 아주 컸다그만큼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중요한 존재이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 선생님 뽑기 통이라니무척 두근거렸을 듯하다그나저나 선생님들 별명은 세월이 흘러도 왜 이리 무시무시한 것인지잔소리 대마왕은 정말 무섭다어른이 된 지금에도.

 

이런 마법과 같은 우연에는 주의점이 있고 지키지 못할 경우 대가가 따른다.

 

한 번에 한 선생님만 써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 다시 꺼내지 마세요!

 

특이한 설정은 선생님 뽑기 통을 만든 존재가 개미들이라는 것이다무척 능력 있는 개미들이다주의사항을 지키지 못한 건우를 개미세계로 끌고 가서 선생님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


학생들에게만 어른들의 사정을 이해시키려는 설정인가 싶기도 하지만강압이나 폭력이 아닌 체험으로 배우게 하는 방식은 정성스럽고 현실에서 귀한 기회이다.

 

이 책은 그런 감상에서 끝나지 말고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을 현실의 선생님에게 혹은 다른 누구에게라도 편지를 쓸 수 있더록 편지지를 두 장 수록하였다무척 감동적이고 유익하다손 편지는 글자 이상을 담을 수 있다어린이들의 독서 활동을 세심하게 고민하고 배려한 마음이 느껴지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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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고양이 요원 캣스코 1 - 무엇이든 잡아드림 출동, 고양이 요원 캣스코 1
박주혜 지음, 홍그림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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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한번 웃었고 작가님의 선한 상상력에 마음이 따뜻해진다도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약한 생명들을 학대하는 인간들이 사라지지 않는 현실이 아프다.

 

벌써 2년 전인가... 학대당하고 꼬리도 잘린 어린 고양이를 부모님께서 입양하시고이후로 내내 길고양이들의 생존을 걱정하신다겨울에는 깨끗한 물을 구하지 못할까봐사료가 부족할까봐사람들이 선의로 주는 간식만 먹다가 건강을 상할까봐...

 

이 책처럼 길고양이들이 반영구적으로 인간과 타협하여 잘 살아갈 수 있는 계약이 성립하는 일도 무척 좋겠지만고양이들이 아무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

 

인간은 스스로를 평가할 때도 가차가 없다기능하지 못하면 역할을 못하면 존재를 비하하고 무시하고 급기야 혐오하기도 한다그러니 다른 생명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이 아주 많고 그래서 세상은 이만한 온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반갑고 기쁘고 간절한 마음으로 그래도 즐겁게 읽었다고양이들이 이렇게 즐겁게 신나게 유쾌하게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은 어찌나 안심이 되는지... 덕분에 나도 인간의 현실에서 잠시 떠나 이곳에서 편안하게 머물러 보았다.

 

캣스코의 핵심 가치


1. 고객 중심

2. 길고양이 독립과 양성

3. 인간과 길고양이의 공존


 

길고양이들을 챙기며 사시는 작가에게도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까그 어려움이 이렇게 아름다운 상상으로 이야기가 되어 세상에 태어나서 반갑기도 하고 여전히 아프기도 하다고양이와의 공생이 왜 그리 못 마땅한 것인지... 우리 인간이 스스로에게 좀 더 진지하게 질문하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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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한강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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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작품은 읽는데 체력도 정신력도 감정도 많이 든다읽고 나면 일종의 정서적 탈진 상태가 오고내 문해력으로 소화가 안 되는 작품에 글을 얼마간이라도 덧붙이기가 어려웠다그래서 내개 한강 작가의 작품은 완독도 감상도 특별히 어려운 존재였다아름답지만 어려운 시어처럼 나풀거리며 마음에 깊이 꽂히는 작가의 언어들...

 

개정판의 구성을 보니 2004-5년에 발표된 작품들이 묶여있다새삼스럽게 지금이 2022년이구나 하고 은밀하게 화들짝 놀란다더 이상 성장도 발전도 어려운 번다하기만 한 일상을 살지만그래도 시간을 걸어온 것은 무언가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다시 읽어 본다.

 

아주 오래전부터 채식주의자였고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하는 지인들이 많아서, ‘생명이 있었던 것을 차마 먹을 수 없었다는 느낌이 무엇인지는 안다생명이 없었던 식재료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생각은 전혀 없다.

 

누구나 각자의 이유로 선택한 일에 자기 이해관계나 피해 없이 시비를 거는 일은 부당하고 비겁한 일이다다만 나이가 좀 더 들어서일까영혜가 그토록 폭력적인 이유로 깊은 상처를 입은 것만이 안타깝고 아프다.

 

처음 읽을 때는 남편의 캐릭터가 몹시 미웠다가 다시 만나니나의 비겁함만 투영된다. ‘적당함을 선택하는 일이 나에게도 얼마나 무수히 많았던가때론 계산을 하기도 했지만 살다 보니 정말 그 정도의 선택을 할 체력과 정신력 밖에 남지 않았을 때도 많았다.

 

매일 내가 책임지고 모든 결정을 해야 하는 일상이 이어지는 누구나 선택을 회피할 수 없는 누구나 적당함을 점차 의지하게도 된다결혼이라고 늘 이상적이고 고귀한 본래적 가치를 지닌 선택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현실에서 그런 결혼을 본 적도 없다결혼은 타협이라는 기술로 마무리된 계약이다.

 

그러니 남편의 입장에서는 식재료에 관해 타협할 수 없다고 하는 영혜가 도리어 갑자기 낯설어졌을 수도 있다수많은 시간 타협하는 선택으로 일군 협력이 그들의 일상을 이루어온 본질일 지도 모른다어색한 쪽은 놀란 쪽은 남편이 맞다서글프게도...

 

한편 영혜는 억눌리고 감추던 자아가 계기를 만나 처음으로 촉발된 것이라 볼 수 있다비로소 스스로 무언가를 자신의 의지와 의견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첫 비행인 것이다영혜의 몽고반점은 영혜가 성체로 성장한 적이 없다는 증거처럼도 보인다.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는 시행착오를 거쳐 단련된다그런 점에서 연습 없이 결단의 형태로 닥친 변화는 힘들고 괴롭다그 대상이 자신이건 타인이건... 함께 살아가며 타인과 조율하며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성장이고 어른이 되는 것이라 믿는다.

 

그건 단지 인간끼리의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인간은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해다른 생명체와도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몰라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다막 자아를 인식한 어린아이가 표현을 할 줄 몰라 힘 조절을 몰라 여러 실수를 하고 때론 치명적인 해악을 끼치는 장면이 인류 문명과도 같다.

 

유치한 인간 중심주의... 한 때는 생존을 위해 이기적 선택을 했더라도지구의 가장 거대한 단일종이 되고지구 자체를 폭파시킬 무기까지 갖춘 지금 역시도제 생존 도모를 위해 남은 다른 생명을 해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얼마나 웃긴 비논리이고 비겁한 발상인가.

 

티핑포인트의 시간은 멀어지지 않고 더 다가오고 있다정말 6번째 생물 소멸대멸종의 시기에 접어들었다면... 애쓰고 노력하는 힘을 어디서 왜 어떻게 찾아야할까... 암담하고 힘겨운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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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 독자에서 에세이스트로
배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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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뺀 특별한’ 제목이 특별합니다대개는 글 잘 쓰는 법을 제목이나 부제에 담으니까요글쓰기에 대한 가르침이 아니란 생각에 제 몸에도 힘이 빠지니손글씨와 손편지를 드물게 쓰게 되었을 뿐... 내가 살아온 삶도 매일 쓰는 일의 연속이었단 생각을 합니다.

 

글 쓰는 일이 대표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건 문학 창작이지만쓰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도 세상엔 잘 없습니다우리는 모두 호모 글쓰기’, 즉 쓰는 사람입니다어느 분야든 기록이 기본이니 다양한 형식의 쓰기를 요구하지요이 책이 업무문서 쓰기에 관한 내용은 아닙니다만.

 

제목과 같은 느낌의 조용하고 다정해서 부러운 책방과 글쓰기 모임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따뜻한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주시지... 200쪽 밖에 안 되어 일독 후 아쉬움에 책을 오래잡고 서점과 상주작가와 모임에 참가한 분들을 상상해보았습니다.

 

글쓰기 수업을 다시 시작한다면나부터 재미를 느끼고 싶었다스스로 원해서 오는 사람들의 경쾌한 발걸음 소리를 듣고 싶었다호기심으로 반짝거리는 눈빛을 보고 싶었다.”

 

글쓰기는 말이나 글로 배우는 게 아니다자전거 타기나 아이돌 댄스처럼 몸으로 익혀야 한다수련하듯 일정한 주기로 글쓰기 숙제를 해야 한다그리고 중요한 건 무결석이 두 가지를 지킬 수 있는 사람 딱 열 명만 모집한다고 SNS에 올렸다.”

 

창작은 당연히 겪는 일일 수밖에 없겠지요저는 종종 읽는 일이 곧 겪는 일이 되는 경험을 어떤 책들을 만나 하기도 합니다잊었던 혹은 잊고자 했던 기억이 온통 헤집어져서 고스란히 그 시간을 복기할 수밖에 없는 무서운(?) 경험을 하기도 하지요.

 

저자가 창작이란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일이 아니라 모두가 가진 뜯어 먹기 좋은 풀밭에서 자라는 자신의 이야기인 풀을 기반으로 무엇을 쓸 것인지를 고민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해 주셔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글 쓰는 사람은 오래전 이야기가 만들어준 풀밭만 뜯어 먹으며 살 수 없다일하면서도아이들을 키우면서도공동체에 작은 힘을 보태면서도 덤불 속에서 올라올 새로운 이야기의 싹을 틔워야 한다.”

 

글쓰기를 시작하겠다는 사람들은 자신과 자신을 이루고 있는 세계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사람들이었다.”

 

오래 인지를 못했지만 블로그 글도 발행하는’ 행위라고 부릅니다공간과 시스템을 대여하고 운영하는 회사가 정한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긴 어렵습니다그러다보니 블로그 포스팅은 모두 출간물처럼도 느껴질 수도 있지요.

 

3장에서는 이와 관련되어 제가 흐릿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다뤄주어 정리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나를 위한 일기와 읽을 사람 타인 을 위한 에세이가 어떻게 다른지왜 달라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니 진지하게 글 쓰는 일에 대한 이해가 말끔해집니다.

 

가까워 보이지만 먼 길이고쉬워 보이지만 노력이 필요한 길이라고 합니다그 길을 걷기로 한 모든 용감하고 멋진 분들을 응원합니다. ‘글 쓰는 분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게 된 책입니다이런 다정한 가이드가 생겼다니 부럽습니다.

 

하찮아서 지나친 것장막 뒤에 가려진 것을 볼 수 있는 시각이 글쓰기의 기본값이다누군가를 대신해서 말해주고 싶은 사람이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하고 쩨쩨하게 굴었던 마음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자신을 위해 쓰는 재미에 빠진 사람이더 좋은 세상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사람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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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름은 어디에
재클린 부블리츠 지음, 송섬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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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르의 매력과 재미는 긴장 상태로 단서를 따라가며 각자의 분석과 추리를 즐기다가 반전에 놀라고 결말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내내 마음이 아프고 슬프니 작가가 미리 경고한 대로 다른’ 종류의 작품이다.

 

여성 서사는 현실에서도 작품 속에서도 불안하다언제 근육에 의해 무참하게 파괴될지 모를 일이라서시작부터 여성의 죽음과 어린 여성의 힘겨운 삶이 등장한다.


 

열네 살숨이 끊어진 엄마가 주방 바닥에 쓰러져 있었지책가방을 손에 든 나는 엄마의 피로 범벅이 된 손가락으로 911에 신고했어.”

 

예쁜 얼굴의 어린 여성이 낯선 도시 뉴욕에서 마주칠 풍경은 무엇일까내용을 아는데도 순간 숨이 멈춘다루비와 앨리스의 첫 만남 이렇게 부를 수 있다면 이 참담하다.

 

루비 존스는 허드슨 강가의 자갈밭에 쓰러져 있는 나를 발견한 최초의 목격자야루비는 당연히 나를 볼 수 없었지그 대신 자갈밭 위에 엎드린 자세로 널브러져 있는 내 몸뚱이를 볼 수 있을 뿐이었어죽은 사람의 모습이 루비의 눈에 보일 까닭이 없었으니까.”


 

알고 싶지 않지만 때론 숫자로 정확히 파악해야하는 매년 살해된 여성의 수... 전쟁이 아니라도 여성은 한 해 9만 명 정도 전 세계에서 살해당한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여성들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집은 여성에게 정말 안전한 장소인가거리가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면집만이 안전할 리가 없다생존이 불안한 여성들이 어떻게 꿈을 펼치며 자유롭게 살 수 있을까.


 

수사기법이 발전하고 CCTV가 늘어나자 범죄자들은 디지털 공간에 살해와 폭력의 축제 판을 벌였다. n번방은 끝난 적이 없으며사건 보도 이후 더욱 정교하게 숨어들고 확장되고 있다.

 

잇따르는 온갖 생각들로 내 머릿속은 들끓는데작가는 아주 담담하게 차분하게 두 여성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마치 즐거울 일도 웃을 일도 없지만슬픔에 빠져 죽거나 분노에 불타지도 말자는 것처럼.

 

가해자도 경찰도 아닌 피해자의 죽음도 아닌 에 중심을 단단히 두고 마치 못 다한 삶을 기록하듯 전개된 저자의 글에서 힘을 느낀다정답이 간절한 질문을 건넨다.

 

여성은 왜 매일 살해되어야 하는가살해된 여성들은 누구였을까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어떻게 논쟁을 촉발할 수 있을까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


 

당신은 이미 나에 대해 알고 있을 거야이 세상에는 우리들처럼 죽은 여자들이 정말 많아멀리서 보면 우리의 이야기는 대부분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간혹 우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마치 잘 안다는 듯이 우리 이야기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야. (...) 나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당신에게 직접 내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해. (...) 당신은 앞으로 죽은 여자들 모두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라게 될지도 몰라그 여자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직접 말할 수 있는 기회. (...) 매우 중요한 일이야우리가 이미 모든 걸 잃고 난 뒤라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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