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화내고 늘 후회하고 있다면 지금당장 2
매튜 맥케이 외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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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화를 말로 내뱉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발끈 거리다간 도대체 어떤 삶을 살게 되는 걸까, 진지하게 스스로를 걱정하는 요즘이다. 아무리 반성해도 발끈 스위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럴 때 도착한 분노 관리법 40가지, 내게 필요한 분노 응급 처치 기술이자 불쑥거리는 감정을 이해하고 마침내 자신을 돌보는 기술까지. ‘나 사용법을 다시 배워야 할 시간이다.

 

분노와 싸우는 중이라고 자책하면 안 된다. 진정하고 침착해지자는 다짐을 잊어버리더라도, 심지어 그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더라도 자신을 형편없는 사람으로 여기면 안 된다.”

 

감정을 자극하는 일은 많고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감정에 따른 행동 - 말과 행위 - 여부이다. 화가 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화를 내지않을 수는 있다. 해탈이 불가능한 나는 그 정도의 관리가 가능한 삶을 바란다.

 

꼭 기억해둘 가장 중요한 방법은 멈추는 것이다. (...) 화가 나는 대로 행동하지 마라. 분노는 그냥 감정일 뿐이다. 아주 강력하지만 그걸 반드시 행동으로 옮길 필요는 없다.”

 

지금은 그럭저럭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어도, 얼마나 더 오래 가능할 지는 보장이 없다. 그런 순간이 두렵다. 길고 깊은 호흡과 아무 말도 하지 않기, 산책하기 등등 내가 해온 자구책 이외의 방법을 더 배워두고 싶다.

 

이 책은 화를 참는 것도 터트리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우선 감정을 들여다보자고 한다. 그게 가능하려면 그 감정을 적당히 가라앉히는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이 단계가 가능하면 이후의 시도들도 가능성이 높아진다.

 

잠시 자리를 떠날 필요가 있다. 이런 순간에 필요한 4단계 방법이 있다. 바로 인지하기, 물러나기, 긴장 풀기, 돌아오기다.”

 

분노의 종류와 이유에 대해서는 내 상황에 딱 맞는 예시가 없었지만, 어차피 세세하게 정확한 건 본인만 알 수 있다. 분노가 뜨겁고 뭉개진 감정만이 아니라, 분석 가능하고 분류 가능한 종류라는 것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처법들도 낯설지는 않다. 쉬운 게 편한 거라 생각하니 더 기발하고 효과 빠른 방법을 기대하게 되지만, 진통제가 아니니까. 역시 기본적인 것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십 수 년의 경험상 내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들이기도 하다.

 

이미 아는 것, 새롭게 배운 것, 기억을 닦아 다시 채워 넣은 것 등을 모두 그러모아서, 매순간 다시 노력해본다. 아무도 대신 해주지 않으니까, 다시 실패한다고 해도, 다시 시도해보는 수밖에. 이번엔 잘 될 지도 모르니까.

 

분노의 초대에 사양합니다라고 말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 분노의 초대는 까다롭게 골라서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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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의 특별한 여행기 - 가장 나다움을 향한 행복의 여정
이인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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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로운 구성의 여행기는 내가 가본 곳들과 못 가본 곳들이 함께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목록이 그랬다. 오래 전 여러 해 살았던 유럽 국가들과, 덥고 습한 걸 싫어해서 가보지 않은 아시아 여러 국가들.


그렇게 재밌는 여행이야기를 느긋하게 즐길 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저자의 인생을 이렇게 오래 목격(?)하게 될 줄은 몰랐다. 무척 인상적이다. 여행의 시작과, 인생의 변화와 전환이 되는 여행 사이의 시간들이.


“휴학 기간 인턴 생활과 동시에 스펙 목표를 달성하였고 여행과 함께할 수 있는 인생을 알게 되었다.”


“20대를 보내면서 여러 가지로 고민할 부분들이 계속 생겼다. (...) 정답을 계속 찾으려 했는데 정해진 정답은 없었다.”


나는 모르는 전공과 관심사를 가진 세대의 여행에 대한 생각과 방식은 물론, 아르바이트를 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이직을 하는 모든 시간들이, 여행 이야기만큼 흥미로웠다.


“낯선 땅에서 어제는 친구와 쌍고 오늘은 이별 통보를 받고, 여행 막바지에 두 가지 시련을 겪으니 여행 전체가 허무해지는 느낌이었다.”


“계획하기만 하면 잘될까? (...) 많은 계획 중에서도 내 여행 계획만큼은 실행의 공백이 매우 짧았다.”


그리고 저자가 솔직하고 분명하게 기록했기 때문에, 어쩌면 클 수도 있었을 차이들에도 불구하고, 무척 쉽고 읽고 배웠다. 짐작한대로 어린 사람, 젊은 사람들이 훨씬 더 현명하다. 나는 이제 겨우 알 것 같은 삶에 대한 사유를 이미 알고 있고, 우유부단한 나보다 결단과 실천이 빠르다. 부러운 게 많다.


“아무리 혼자 와서 혼자 가는 세상이라 하지만 그 사이를 채워주는 것도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


“나는 여행 추억까지도 노후 대비 목표이다.”


알던 여행지들은 알아서 반갑고, 몰랐던 풍경은 더 반갑다. 모르던 곳들은 새롭고 신기해서 반갑고, 언젠가 가게 될까 상상하는 시간이 즐겁다. 한국에서 일하고 사는 일상 이외에는 ‘여행만이 가장 사랑하는 것’처럼 사는 저자 덕분에 무척 많은 곳을 따라 다닐 수 있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바라는 행복을 잘 찾고, 미래를 계획하고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일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삶이 아름다운 빛으로 빛난다. 여행도 일상의 삶도 관계도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경험을 기록으로 전해주어서 반갑고 고마웠다.


“남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 법을 배워가고 있으며 어떤 직업을 갖느냐보다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모으고, 매일 열심히 일하고 성실히 저축하는, 대단한 젊은이들을 존경하고 응원한다. 그러니 모두가 조금만 덜 힘들고, 작은 실패들에 관대한 세상을 함께 만들 수 있기를 늘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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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종의 나라 - 왜 우리는 분열하고 뒤섞이며 확장하는가
문소영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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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종이란 단어는 지칭같지만 실은 가장 일반적인 기본값이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이해하고 지지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 혼종이 아닌 것은 없다. ‘순수단일은 과학적으로 현실적으로 허구, 신화, 헛소리다.

 

생명이든 문명이든 혼종성은 생존과 작동 원리다.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설명하는 문화본질적으로 유동적이고 역동적이고 적응력이 강하며, 새롭고 혁신적으로 탄생한 무언가, 즉 수많은 혼종의 단계를 거친 결과물이다.

 

저자와는 연배, 전공, 직업도 다르고 영국에서 지낸 시기도 20여년 차이가 난다. 극동에서 왔냐고 내게 물던 그 시절엔 소위 국뽕이랄 것도, K-무엇도 없었다. 그래서 모든 다름이 궁금증과 몰입을 돕는다. 정말 재밌다.

 

저자가 다루는 미술, 예술, 대중문화 중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 적지 않다. TV 프로그램은 전무해서 시청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그만큼 저자가 다각도로 분석하고 설명하는 문화권력, 상징자본, 혼종성의 내용이 흥미롭다.

 

지금의 많은 가족 관찰, 상담 예능은 선정적인 한편, 가정의 유지를 피해자의 인권보다 앞세운다. 선정주의와 가족주의의 기괴한 결합이다.”

 

인적 자원human resources’ 이라는 단어가 출현한 직후 비판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인적 자본은 통용어가 되고 일상 관계에서 경제어가 사용된다. 초등학생들도 손절*’이란 표현을 쓴다. 경제 비전공자 전문가들도 사용한다.

 

* 주식 투자에 있어 매몰비용을 고려하여 손해를 감수한 매도 행위

 

언어가 사유라면 혼종된 단어들에서 알차 차릴 수 있는 이 시대의 강력한 이데올로기는 무엇일까. “경제학적 비용편익분석에 의해 인간관계의 지속과 중단을 결정하는 자본주의 단어가 드러낸 사회의 명암은 무엇일까.

 

기괴하고 파괴적이며 유해한 결합을 이룬 혼종성의 사례들은 다양하다. 저자가 아주 분명하게 지적하여 시비를 가르는 문장들이, 비겁한 헛소리로 가득한 양비론과 균형과 중립으로 가득한 포털 기사들을 찢어 버리는 것처럼 시원하다.

 

비전문가들이 여론을 주도하고 비판적 지식인들이 조리돌림당하면, 반지성주의가 되는 것이다.”

 

한류와 K-무엇들의 한국적임은 사실일까 고집일까. 국민학교를 다니며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외웠다. 누구도 그런 사명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BTS는 국위선양을 하는 애국청년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서구가 자기중심주의를 못 벗어난 것처럼, 한국의 민족주의도 그 정서를 진지하게 살펴봐야한다. 특히 제가 듣기에 좋은 말에만 열광하고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은 묵살과 조롱과 협박을 가하는 협소한 마인드가 숨 막힌다.

 

민주주의를 나의 무지나 너의 지식이나 별 차이 없다는 것으로 여기는 착각이 미국의 반지성주의를 키워왔다.” 아이작 아시모프 <뉴스위크> 1980

 

수많은 현상과 주의와 철학과 정치경제학적 배경을 자유롭게 출력시키고 결부하여 설명하는 사유가 유쾌하다. 우물쭈물하지 않으면서도 공격성이 아닌 설득력 있는 논조가 멋지다. 덕분에 내 화는 식었다. 즐겁게 배웠다.

 

열병 같은 열기와 공격성이 사라지고, 한국 사회의 사유와 담론이 혼종답게 마구 섞인 풍성한 체제의 토사물이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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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출간 40주년 기념 특별판)
윤흥길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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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적 정공법으로는 독재 정권의 검열을 피하기 어려운 시국이었다. 야유의 수단으로 풍자와 해학을 동원함으로써 당국의 검열을 우회해야만 했다. 이것이 장편소설 완장의 출생 배경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1983년 출간되고 40년 동안 5번 개정되었다.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다고 하는데, 누가 의도적으로 감춘 것처럼 나는 이 작품을 몰랐다. 40년 만에 5판으로 처음 만난다. 가름끈이 없네, 하고 읽다 보니 어느새 끝이다. 그런데... 모르는 어휘가 적지 않다.

 

낯선 어휘들(일부는 검색 후에도 뜻을 모름): 쑥덕감자, 낶기질/낶기꾼, 암냥, 반거충이, 만침, 시삐, 부접거리, 검질기다, 도투마리, 넉가래, 오가리, 몰풍사납다, 모리미, 자가사리, 오약팔, 덧게비질, 별쭝맞다, 진둥한둥, 깍짓동, 에멜무지.

 

완장을 찬 사람을 본 기억은 없고, 사진이나 영상 속 모양은 얼핏 기억난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자격증도 임명장도 아닌 팔에 채워진 완장이란 얼마나 무성의한 지가 새삼스럽다. 지나치게 간단한 방식으로 사람을 부리는 일, 하찮고 보잘 것 없는 작은 권력을 상징하는 물건.”

 

그렇기 때문에 완장을 찬 인물은 복잡한 서사를 가진다. 여유가 없고 절박하기 때문에 악랄하게 완장을 하사한 이의 명령을 죽어라 따른다. 성취한 것이 아닌 주어진 것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으니 그 처지가 불안하기 이를 데 없다.

 

종술이 자네가 원헌다면 하얀 완장에다가 뻘건 글씨로 감시원이라고 크막허게 써서 멋들어지게 채워줄 작정이네.”

 

오늘이 43일이라서, ‘완장을 찬 이들이 대행한 행패와 살육으로 무수히 피 흘린 이들의 역사가 끈적끈적하고 무겁게 기억 속을 흘러간다. 소설 속 배경은 작은 마을이고 지켜야할 재산은 저수지일 뿐이지만, 권력과 부를 놓고 갈라진 계급 사이에 작동하는 같은 원리는 규모에 상관없다.

 

완장은 원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만석꾼의 권력을 쥔 진짜 주인은 언제나 완장 뒤편 안전한 곳에 숨어 있었다. (...) 제까짓 게 뭔데, 하는 수군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벌써 완장의 신상엔 위험이 닥치는 것이었다.”

 

더 큰 권력을 가진 것일수록 실물보다는 은밀한 형태의 더 큰 권한을 가진다. 세상에 존재하는 완장의 종류는 몇 개일까. 누군가 갖고 싶어 하면 그 대상은 무엇이건 완장이 된다. 누군가 부러워하는 모든 것이 완장이다.

 

눈에 뵈는 완장은 기중 벨 볼일 없는 하빠리들이나 차는 게여! (...) 진수성찬은 말짱 다 뒷전에 숨어서 눈에 뵈지도 않는 완장들 차지란 말여!”

 

작가는 완장을 찬 사내를 기어이 살려 보냈다. 완장은 두고 떠났다. 성질을 부리고 젠 체 했을 뿐, 악덕 무도한 짓을 하지 않은 설정은 뜻밖이었다. 어쩌면 싸움과 살육이, 완장 찬 가진 것 없는 이들과 완장조차 가지지 못한 이들 사이에서 반복되던 역사가 아파서일까. 작가가 진짜 완장들을 혼쭐내는 이야기가 문득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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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에서 만난 사람들 - 모든 사람은 한 편의 드라마다
이언주 지음 / 비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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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 애청자가 아니라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그러나 종이책이라 무척 기쁜 선물을 3월에 받았다. 유퀴즈만 시청을 안하는 게 아니라 TV 시청을 그다지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출연 소식에 들뜨고 놀란 조성진 편은 본방과 재방을 꾸준히(?) 하고 있다.

 

세상의 많은 것이 소음이라 대체로 괴로운 나는 조성진의 연주는 하루 종일도 들을 수 있다. 스타시스템에 길들여진 거냐는 친구의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불면을 부를 정도로 소리민감성이 심한 내게 한 번도 거슬리지 않는 소리로 느껴지는 그의 연주가 귀하고 특별할 뿐이다.

 

예능에 출연한 그는 잔잔하고 담담하게 몹시 웃기기도 해서 (티켓팅이 극악해서 몇 번 안 되지만)연주회에서도 한 적 없었던 큰 소리로 웃고 말았다. 이후에 다른 영상을 찾다보니, 읽은 책의 저자로 만나 존경하게 된 분들과 사연과 모르던 다른 분들의 감동적인 삶과 깊은 통찰이 담긴 이야기들도 찾게 되었다.





 

정답 따위 없는 것이 인생, 답이 없이 사는 것도 정상. 너는 너로서, 나는 나로서, 결핍은 결핍대로, 삶은 그렇게. 둘리와 친구들처럼!”


나는 지혜롭지 못한 인간인 게 좋다. 덕분에 직간접으로 만나는 모든 타인에게서 배운다. 보물섬 표지만 슬쩍 봐도 어린 시절에 마음이 지잉 울리고, 둘리 만화를 보던 때는 모르던 아무도 완벽하지 않은 인간 자체와 그 모자람이 감동이 되고, 함께 살아갈 이유이자 필요조건이 된다는 걸 겨우 배운다.

 

깨닫고 나면 자연스럽게 행동에 나설 수밖에. 인간의 이기심에 혹사당하는 동고래가 있다면 풀어주는 게 (...) 호주제가 비자연적이고 차별적이라면 폐지하는게 (...) 기후 변화가 생명체 전체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대처 방안을 고심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는 이 공식을 믿는다. 반증은 질리도록 보고 그 반증에는 내가 외면하고 행동하지 않은 순간들이 가득하다. 그래도 믿는다. 그렇게 사는 이들이 더 많으니까. 생각을 나누어야 실천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최재천 교수님의 모든 활동을 응원한다. 나는 재민이. *최재천 교수님 유튜브 구독자

 

“‘할아버지가 재산을 옳은 일에 기쁘게 내놓으셨으니 명예롭게 생각해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고 했다. 최준 선생이 후손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남긴 유산은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 그 자체일지 모르겠다.”

 

일본이 미국에 항복한 일이 한반도의 광복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한국근현대사를 배우며 충격 속에서 깨달았다. 광복은 점령군의 부재 이후로 계속 만들어야했던 정치사회적 과업이었다. 애 쓴 분들이 많았고 성과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잘 못한 부분, 미진한 부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당당히 비석을 세우고 이름을 내걸고 국유지에 묻힌 친일파들의 묘가 오류의 증거 중 하나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다면 지금은 사람이 보여요. 저분이 나를 도와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내가 응원받은 것처럼 수많은 보통의 삶이 응원받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다정한 선함을 나누면 그 선함은 세상을 오래 넓게 여행하며 많은 이들에게 닿는다. 마치 꿈, 기적, 동화, 소설 같은 두 명의 김민섭 이야기. 책을 먼저 읽었는데 영상도 있어서 다시 행복했다. 친절하자, 다정하자, 잊지 말자.

 

존경하는 의사들 중에도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하는, 진료실 밖으로 나선 양창모님. 과식이 돈이 되는 시대에, 많이 먹을수록 먹고 사는 일이 우스워지는 시절에, 가난한 이들이 떳떳하라고, 부끄럽지 않으라고’ 1000원을 받는 밥집. 일본이 마지막까지 착취하고 바다에 수장시킨 옥매광산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요새 어른으로서 말할 자격이 없다어른을 닮지 말고 정도를 가라고 오히려 사과를 한 김백운 할아버지. 내가 어른이 되면 적어도 아이들이 마지막 선을 넘지 않도록 돕겠다고, 단 하나의 아픔이라도 내 손으로 끊어주겠다고 결심한 대로 살아가는 구미 황상동 버스 종점 앞 작은 미용실의 어머니. 함께 아파하면,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슬로건을 만들고 재직 내내 함께 아파하고 자신의 시간을 보낸 이건수님.

 

모두에게서 모르던 세상을 배우고, 잊었던 배움을 다시 기억한다. 이미 돕고 있는 모두를 더 잘 도울 방법 중 하나는 제대로 기능하는 정치다. 한 명이라도 덜 외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주말에 사전투표 하러간다. 3일도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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