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시 언젠가 꼭 비룡소의 그림동화 311
팻 지틀로 밀러 지음, 이수지 그림.옮김 / 비룡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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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이란 이름이 가진 힘은 대단합니다. 어릴 적 즐거움과 상상의 세계를 빚졌기 때문일까요.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대책 없이 설렙니다. 이미 입장 금지된 곳의 문을 다시 열고 들어가 볼 수 있을까... 그런 그리운 기분이 듭니다.

 

그런 제 마음을 아는 듯한 제목이 더 반갑고 더 애틋하고, 무엇보다 이수지 작가께서 수상하셔서 기쁩니다. 두 작가분의 협업도 멋지고, 직접 한글 번역을 하셨다니... 더욱 깊은 울림을 줄 거란 기대도 컸습니다.

 

표지의 타공도 재밌고, 내지의 입체 컷도 즐겁습니다. 안 하려고 해도 자꾸 손이 가네요. 아이들은 더하겠지요. 그림을 손으로 느끼며 보는 특별한 감상 시간까지 마련해주신 게 아닌가 짐작하니 더 감사합니다. 추억도 그렇게 만져지는 것이면 좀 덜 쓸쓸하겠지요...

 

아이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사랑받은 기억이 있다면 그리운 이들이 한 가득이겠지요. 영원한 이별을 겪은 먼저 떠나신 분들... 저도 너무나 그립습니다. 돌려 드리지 못한 사랑이 많이 남아서 그 무게만큼 더 그립고 아픕니다.

 

아이들도 어릴 적 할아버지 할머니와 헤어질 때마다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그렇게 서로 사랑할 수 있었던 게 행운이라고 결국엔 더 큰 힘이 될 거라고 살아가다 용기가 될 거라고... 누군가 다른 이에게 그런 사랑을 전하면서 살 수도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우리 다시 언젠가 꼭!”

 



그럴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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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김효은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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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 많은 가족을 내내 부러워했으니, 오남매란 말에 여전히 부럽습니다. 실상을 몰라서 하는 말일까요?

 

런던에 사는 친구의 플랏(아파트) 옆집에 6남매를 둔 여성과 다른 옆집에 4남매를 둔 남성이 살았습니다. 어느 날 이 두 사람이 결혼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어지간한 저도 놀랄 일이었지요. 그런데 혼자 크는 친구의 딸이 그건 무척 행복한 일일 거야.”라고 쓸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기분이 무척 이해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오남매는 어떻게 지낼까요? 지혜롭게 지냅니다. 뭐든 5등분을 하다니 멋진 오남매입니다. 그나저나 저 케이크는 제가 좋아하지 않은 종류라서, 제가 오남매 중 한 명이면 흔쾌히 양보할 수 있겠습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야 하고, 무엇보다 빨라야 합니다.”

 



식탁의 반찬 배치는 좀 너무하네요, 이런! 이럴 거면 차라리 모두 식판을 사용하는 것이... 쿨럭!

 

그럴 때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해요.”

 



오늘도 현명하게 시간을 나누어 킥보드를 타던 중 사건이 발생합니다! 무엇인지는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혼자가 아니라서 여럿이라서 나누고 배려하는 모습이 귀한 시절입니다. 그러면서도 모두 다른 머리 모양처럼 개성 있고 사랑스럽고. 역시 형제자매는 많으면 즐거운 게 맞는 것이지요? 마음 편히 그렇게 살 수 있는 사회면 더 좋겠습니다.

 

그림책의 주제가 뒷 페이지에 있는 건 처음입니다. 재밌고 멋지네요. 나눌수록 적어지는 것만은 아닌 것도 있다는 것...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 ‘내 몫’ ‘내 것에 대한 계산과 집착을.

 

표지의 케이크로 시작해서 인간관계와 인간다움으로 마무리되는 멋진 책입니다. 마음이 지잉... 떨리고 울리는 성장의 이야기. 이래서 그림책은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게 맞는 거라고, 아니 더 좋은 거라고 믿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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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의 반성문 - 행동하는 지구인의 ESG 인터뷰
강이슬.박지현 지음 / 이담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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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

 

제목 때문에 생각해보니 저는 지구인으로서 정식반성문을 쓴 적은 없는 건가 싶습니다. 반성은 자주했는데 여기저기 떠오를 때마다 몇 문장을 남기기만 했네요. 생각을 다 잡고 쓰면 저자처럼 책 한권 분량을 나올 듯도 하고 제 반성은 안 하고 쓰다가 남들 원망하는 글이 되지 않을까 쓰기도 전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반성할 것 많은 지구인으로서 다른 지구인들의 반성문을 읽어 봅니다. 누구 다른 존재 좋자고 하는 반성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받게 된 생물종으로서 기분이 아찔합니다. 기후 비상climate emergency의 시절을 살면서 저는 인간이 제 짐작보다 더 담대한 것이 무섭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보 부족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이 책이 더 반갑고 귀합니다.

 

며칠 전에 전기요금이 오른다고 사람들이 전기밥솥 보온 기능 안 하고 세탁물을 모아서 빨래한다는 기사를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다들 안 하고 사셨군요. 하긴 해탈한 부처처럼 플로깅 하시는 분들, 프로젝트로 일정 기간 해안가 줍깅하시는 분들의 기록을 보면 일회용기, 비닐 사용은 물론이고 거리낌 없이 마구 버리는 이들도 많습니다.

 

다급한 생각 때문에 인류 문명의 생활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믿지만, 그런 일이 단숨에 일어날 리가 없겠지요. 전 세계를 잠시 멈춘 판데믹조차 하지 못한 일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도 해야겠지요. 허허벌판에서 아무도 듣지 않는 기분으로 주장하고 연구하시던 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여러 제안들이 구체화되고 가시화되는 중이긴 하니까요. 문제는 인류에게 이 문제를 바로 잡을 충분한 시간이 남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인류가 충분히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좌절 금지! 다시 정신을 다 잡고 반가운 책을 읽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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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인문학 이야기 - 비인간 인격체
민영목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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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좋아하시나요어느새 아이들은 더 크고 종류도 많은 공룡들을 더 좋아하게 되었지만저는 어릴 적 코끼리를 무척 좋아했습니다코끼리 그림책이 아직도 기억나고기억에 없는 창경궁 창경궁에도 가본 나이입니다 사진을 보면 코끼리들과 찍은 사진들만 있습니다부모님께 물어보니 다른 곳에 가자면 울었다고 하네요.

 

코끼리는 무척 신기하게 생겼습니다코는 물론이고 귀도 얼굴도 다리도동요도 있지요코끼리 아저씨코끼리는 모계사회를 이루고 3대 이상이 무리지어 평생 같이 사는데 왜 아저씨가 등장했나 뒤늦게 생각해봅니다이런 수컷만 동물원에 잡혀 왔나요.

 

저자는 36년간, 60여 나라에서 1200여 마리 코끼리 미니어처를 수집했다고 합니다새삼스럽지만 코끼리는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살고 사랑받은 의외로(?) 친숙한 동물인가 합니다한반도에 공룡 발자국 화석들은 있지만코끼리 기록은 제가 알기로는 한 마리뿐입니다.

 

1411년 태종 11코끼리가 일본 국왕의 선물로 경복궁에 들어옵니다이후 슬픈 이야기가 죽 이어집니다너무 많이 먹고사람을 죽이고지금의 순천 앞바다의 장도라는 섬으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잠시 뭍으로 나왔다가 다시 너무 많이 먹고 또 사람을 죽이고 다시 섬으로 유배를 가지요뭔가 씁쓸한 이야기입니다.

 

야생 코끼리는 매일 평균 300kg의 식물을 섭취하고 100L의 물을 마시며 50kg을 배설한다. (...) 40% 정도만 소화하고 엄청난 양을 배설한다이 배설물을 통해 다양한 씨앗들이 번식하게 된다조류들은 코끼리 배설물에서 먹이를 구하기도 한다.”

 

많은 양의 물을 마셔야해서 이동 중에도 땅을 파서 물을 찾는데이 역시 다른 동물들의 식수가 된다.”

 

한반도의 코끼리들은 그리 행복한 삶을 산 것은 아닌 듯합니다저만 해도 동물원 코끼리와 다큐멘터리 코끼리 외에는 기억에 없으니까요저자는 이런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경험과 기록이 무척 아쉬웠나 봅니다그래서 오랜 세월 자료를 모아 공부하고 책을 출간하기에 이릅니다. ‘코끼리 인문학이라는 새 분야 명칭도 직접 지었네요.

 

얼핏 보기에디즈니 이미지처럼 고정된 동물들이 많지만코끼리는 초식이면서도 성체가 되면 적수를 찾기 어려운 지상 최대최강의 존재입니다물론 비폭력적인 성향이 지배적이고무척 가족적이며모계사회를 단단하게 유지합니다.

 

놀랍게도 모임의 리더를 정할 때도 전투 없이 평화로운 승계를 합니다경험이 많고 지혜롭게 판단하고 이끌 존재가 필요하니 힘겨루기를 할 필요가 없겠지요인간으로서 낯이 잠시 뜨거워집니다.

 

육아도 함께 하고다른 무리의 새끼를 구하기도 하고사랑을 표현하고공감 능력도 뛰어나고협력하고사망 시에 추모도 합니다그 습성을 이용해 인간은 상아나 훔쳤지요부끄럽습니다.

 

저자가 비인간 인격체란 표현을 사용하는데인격은 인간에게만 어울리는 표현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읽을수록 절감합니다.

 

코끼리 인문학이라고 했지만코끼리의 생태와 역사에 대해서도 풍부한 자료를 통해 자세히 배울 수 있는 재밌고 독특한 자료이자 책입니다여행기처럼도 읽을 수 있는 무척 즐거운 독서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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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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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의 책이 아니라면 화가 났을 지도 모를 제목,

놀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제목,

반어법처럼 느껴지는 제목...

 

읽으며 애쓰지 않고 생각을 애써 끄집어 내지 않고

천천히 필사만 해보았다

편안하다

 

 

가끔은 가슴이 꽉 막힌 것 같았고가끔은 머릿속이 따끔거리기도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마음이란 건 하도 걸어 물집투성이가 된 발바닥 같았다예쁜 눈물이 흘러내리는 얼굴이 아니라.”

 

돌이켜 보니 남은 것이라고는 일평생을 이런 식으로 살아오면서 누적되어온 피로였다진짜를 가질 자신이 없어서 늘 잃어도 상처 되지 않을 관계를 고르곤 했다어차피 실망하게 될 거진짜가 아닌 사람에게 실망하고 싶었다.”

 

미리는 늘 자신의 문제로부터 도망쳤고 그것은 그녀의 유일한 생존 방법이었다자신의 분노로부터불안으로부터슬픔으로부터 도망쳤고 최대한 과거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했다그 대신 미리는 일에 몰두했다. (...) 일이 좋기도 했지만 일을 하지 않을 때면 공허함을 느꼈고 불안해졌으니까.”

 

한 작품에 10쪽 정도많지 않은 분량에 모든 작품이 다 애쓰는 이야기로 읽힌다강렬해서 놀라고 애틋해서 쓰리고... 나중에 다른 기분으로 다시 읽고 싶은 작품도 있다.

 

복기가 어려워 눈을 감아 보았다어둠 속에서 선명해지는 기억... 애쓰는 게 무엇인지도 몰랐던 시절웃음도 마음도 넘칠 수 있었던 시절... 내가 미화해서 기록한 기억 속에는 늘 날씨가 더없이 좋고 사람들은 사랑스러웠고 세상은 아름답다.

 

대책 없니 서툴렀지만 중요한건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던 건... 그런 게 어리고 젊은 특권이었을까세월과 더불어 감정은 풍부해지고 섬세해졌는데 전하는 기술도 다양하게 접했는데전달하고픈공유하고픈 이들이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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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작고 연하고 약하면 그에 맞게 줄기도 작고 연해질 수밖에 없겠지그게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일 테니까아무리 애를 써도 이미 그 시기가 지나면 뿌리는 더 자라지 않는 것 같아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어려워늘 뿌리 뽑혀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너희는 이미 충분히 가졌으며 더는 요구하지 말라고 말하는 이들을 본다불편하게 하지 말고 민폐 끼치지 말고 예쁘게 자기 의견을 피력하라는 이들을 본다누군가의 불편함이 조롱거리가 되는 모습을 본다더 노골적으로더 공적인 방식으로 약한 이들을 궁지로 몰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인간성의 기준점이 점점 더 내려가는 기분을 느낀다이제 나는 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많은 것들이 나아질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힘을 더해야 한다.”

 

우리는 겨우 저쪽의 세계를 상상해봐생명과 존엄조차도 공평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곳당신이 흘리는 눈물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자기가 저지르는 일들이 반동이 되어 자기 자신을 해치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을그 때문에 그 세상에서 사라져야 했던 당신을.”

 

부지런하게 존재들 사이를 휘저어 선을 그어대는 사람들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사람들잘난 것 하나 없이 동물을 멸시하고 학대하는 사람들... 단편 속에서는 오히려 이해할 법하다무지하고 이기적이고 무책임하고 나쁜 사람들...

 

조심하고 살아도 상처가 생기는데더 깊고 더 아프게 만드는 이들은 존재한다이야기의 결말이 어떻든 현실에서는 지지 않아야 하고 지고 싶지 않다잊고 살다 보라고 기억하라고 만든 작가들 덕분에 깜빡 졸다 깬 기분이다.

 

가장 오래 남는 관계가 가장 중요한 관계일까... 오래간다는 건 애쓰지 않음일까... 간절하게 애씀 덕분일까어쩌면 나는 그저 미련하고 편안한게 싫은 지도 모르겠다무난한 것도 싫은 지 모르겠다행복이 낯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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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도 마음이 강한 사람이 지닐 수 있는 태도인 것 같아.”

 

일어나서 살아갈 하루에 대한 기대가 없어서일어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지도 몰랐다.”

 

시간은 정민의 뺨을 때리며 약 올리듯이 지나갔다아프지는 않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것들뿐인데나란히 앉아서 그네를 탈 수 있는 시간우리가 우리의 타고난 빛으로 마음껏 빛날 수 있는 시간서로에게 커다란 귀가 되어줄 수 있는 시간 말이야.”

 

나는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이었고불안정한 가능성보다는 불행 속에서 익숙해지고 체념하는 편을 선호했다다들 이렇게 살잖아나 자신에게 그렇게 설득할 때 내 나이는 스물아홉이었고 너무 늦어버렸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다른 삶을 추구하기에도 너무 늦어버렸고진짜 삶이라는 것을 살아보기에도 너무 늦어버린 나이라고 확신했다.”




그림: <Chill Out> David Hock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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