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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의 반성문 - 행동하는 지구인의 ESG 인터뷰
강이슬.박지현 지음 / 이담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읽기 시작...
제목 때문에 생각해보니 저는 지구인으로서 ‘정식’ 반성문을 쓴 적은 없는 건가 싶습니다. 반성은 자주했는데 여기저기 떠오를 때마다 몇 문장을 남기기만 했네요. 생각을 다 잡고 쓰면 저자처럼 책 한권 분량을 나올 듯도 하고 제 반성은 안 하고 쓰다가 남들 원망하는 글이 되지 않을까 쓰기도 전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반성할 것 많은 지구인으로서 다른 지구인들의 반성문을 읽어 봅니다. 누구 다른 존재 좋자고 하는 반성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받게 된 생물종으로서 기분이 아찔합니다. 기후 비상climate emergency의 시절을 살면서 저는 인간이 제 짐작보다 더 담대한 것이 무섭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보 부족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이 책이 더 반갑고 귀합니다.
며칠 전에 전기요금이 오른다고 사람들이 전기밥솥 보온 기능 안 하고 세탁물을 모아서 빨래한다는 기사를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다들 안 하고 사셨군요. 하긴 해탈한 부처처럼 플로깅 하시는 분들, 프로젝트로 일정 기간 해안가 줍깅하시는 분들의 기록을 보면 일회용기, 비닐 사용은 물론이고 거리낌 없이 마구 버리는 이들도 많습니다.
다급한 생각 때문에 인류 문명의 생활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믿지만, 그런 일이 단숨에 일어날 리가 없겠지요. 전 세계를 잠시 멈춘 판데믹조차 하지 못한 일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도 해야겠지요. 허허벌판에서 아무도 듣지 않는 기분으로 주장하고 연구하시던 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여러 제안들이 구체화되고 가시화되는 중이긴 하니까요. 문제는 인류에게 이 문제를 바로 잡을 충분한 시간이 남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인류가 충분히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좌절 금지! 다시 정신을 다 잡고 반가운 책을 읽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