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도시 타코야키 - 김청귤 연작소설집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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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멸망과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웃는 날이 더 많을 거라 믿었다

 

누구나 반문할 법한 특이한 제목인데 표지도 재밌고 신기하다. 내용이 무척 궁금한 작품이 곧 출간된다니 설렌다. 미리보기 찬스로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어서 기뻤다. https://youtu.be/kIuCAowTkvU

 

잠시 현생을 잊기 위해 문학을 탐독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현재와 현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잊지 않고 전하는 것도 문학이다. 판타지 혹은 환상 문학 역시 마찬가지다. 몰입의 기쁨과 교훈 양득이면 더 좋다.

 

현실에서 기후 변화로 이미 잠기는 나라들이 있다. 결국에는 얼마만큼의 육지가 잠기게 될 런지, 인간은 돌연변이처럼 수중 생활이 가능하게 진화할 것인지, 해저 생활이 가능한 기반 시설을 만들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작품의 배경은 육지 모두가바다로 덮인 지구다. 완전히 다른 지구를 상상해야하고, 인류의 생존을 고민해야하니, 그런 구상을 한 작가가 대단하다는 감탄이 든다. 살짝 두렵지만 분명 희망과 사랑은 살아남았다고 믿으며 읽고 싶은 기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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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니카라과 산타 루실라 #3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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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보는 계절에 잘 어울릴 듯했던 느낌...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며 미각을 잘 정돈한 후 마시고 싶은 향취와 맛... 넘 예쁜 포장지 못 버리는 건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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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몸에게 - 나로부터 시작하는 ‘몸 긍정’ 혁명 백백 시리즈
치도 지음, 시미씨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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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살피지 않거나 배려가 없는 무심함이 무례함을 장착하면 폭력적인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일일이 언급이 불가하게 수많은 예들이 있다. 인간관계의 스트레스의 많은 부분이 존중의 거리를 모르는 것으로부터 온다.


 

성인이 경우에도 반박이 쉽지 않거나 설명과 설득에 지치거나 그냥 화가 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아이들의 경우는 영향이 더 심하고 더 유해하다.


 

타인의 몸에 대해 지적하고 청하지 않은 조언(?)을 하는 것이 한국사회에서는 때론 염려이고 충고이고 웃음거리이고 희화화의 소재이다. 어른을 보고 배우고 따라하는 어린이 세계에도 몸에 대한 편견과 폭력적 시선과 말이 난무한다.


 

어느 분야든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 차별이 없을 리 없다. 빈부격차와 차별이 세계 최고인 한국에서 외모 차별과 사회적 압박은 살인적이다. 법도 정책도 교육도 부족하니 사회적 생존과 성공의 도구로 성형수술 역시 성황인지 오래다.


 

이 책은 어른들이 어렸을 때에도 필요했던 책이고,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반복적으로 몸상태를 수치로 측정당하고 평가당하면서 살았던,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잠시 현생을 떠나 상상해보는 미래같다.


 

차분히 읽다 보면 내게 정착한 상흔들이 보이고, 처음 생겨난 원인도 알 듯하다. 아픔은 아는 것으로도 얼마간 위로가 된다. 내가 나를 미워하고 학대한 적이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살다보면 나이가 들면 더 중요한 것들이 서서히 선명해진다. 미모보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도 절감한다. 근력이든 지력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진짜 내게 힘이 될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도.

 

물론 취업과 일상에서 외모로부터 비롯된 갖가지 범죄 같은 차별을 모르는 건 아니다. 진짜를 추구하려면 당장의 희생을 당연히 감수하라고, 선택도 잘못도 네 탓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그저 뭐라도 바꿔나가야 한다면, 바꾸고 싶다면 함께 읽고 배우고 생각해보자고... 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해보자고 권하고 싶다. 그 시작이 무례하게 타인의 외모를 지적하는 말을 멈추는 것이라면 무척 멋지다.

 

외모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할 (우리 집) 십 대 아이들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 책을 건네고 조심스럽게 자연스러운 질문인 것처럼 물어볼 결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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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보스
길군 지음 / 좋은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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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위치라는 건 많은 것을 달라지게 한다. 그렇다면 위치가 다른 이들끼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협업할 수 있을까. 오래 전 리더십 특강을 들었는데, 원론적이고 우아하고 다 맞은 이야기지만 잘 될 것 같지 않았다.

 

상사와 리더는 같은 말일까, 같은 역할일까. 공공 서비스 분야의 조직 체계와 사기업 혹은 자영업의 운용과 인간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사회 경험 폭이 넓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직장인이라 궁금하고 두려운 제목의 책이었다.

 

서 있는 위치란 다른 말로 시점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 책은 짐작이 반전된 방식의 진술이었다. 앵그리 보스를 바라보는 하급자가 아니라 상급자가 앵그리 보스인 자신을 보고 비판하는.

 

“‘성장하는 사람은 가만히 놔두고, ‘성장할 사람은 칭찬과 인정으로 응원해주고, ‘성장하는 척하는 사람은 웃으면서 집에 보내주자.”

 

저자가 권위란 책임지는 순서라고 한 것에 동의한다. 그래서 직책이 있고 연봉이 다르고 리스크가 다르고, 책임을 져야할 때에 제대로 지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거라는 신뢰가 있어야 권위도 인정받는다. 쓰다 보니 화가 나는데, 그건 이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 걸 목격하고 사는 탓이다.

 

저자가 분류한 상급자의 목록에는 고객도 포함이 된다. 물론 우리가 익숙하게 연상하는 관리자와 경영자들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급자에서 시작해서 어떤 위치의 상급자를 경험한다. 잠시 지난 세월 나의 행태를 돌아보았다.

 

운이 좋아 죽이고 싶을 정도의 인물은 잘 피했고 - 기억삭제일 수도 - 상상 속에서 욕한 적은 셀 수 없다. 이해불가 무능한 이도 있었고, 무례한 이도 있었다. 반면 은혜를 입은 것처럼 감사한 분들도 계시다.

 

집필 기간만 7년이라고 하시는데, 나는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 너무 간단해서 잠시 당황했다. 아마 솔직한 사람과 가면에 익숙한 나의 차이가 기억과 기록의 차이로 보이는 것인 듯!


 

지적이고 이해와 공감 능력이 좋은 이들이 으레 그렇듯 혼란스럽고 힘들고 복잡하고 억울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위트는 아주 중요하다. 남의 이야기처럼 슬슬 읽다가 웃다가 쿡쿡 찔리는 진심과 삶의 민낯을 만났다.

 

““말씀하신 대로 이러이러하게 해 보았는데 어렵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세 가지, 하나는 중간보고’, 다른 하나는 권한위임’, 그리고 마지막은 작전상 후퇴.”


 

자신처럼 살지 말라는 일견 웃픈 저자의 충고가 분명 배움이 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나를 한껏 낮춰 남에게 도움을 주는 글을 쓰는 존경스러운 분이다. 경청! 공감! 긍정!


 

이제 와 돌아보면 필자의 인생 전반은 타인의 권위를 인정하게 되는 과정’, 특히 그 권위 인정받을 자격이 없는 권위조차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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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훈 2023-03-2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자 길군입니다 어잌후ㅜ존경스럽다니요ㅠ감당하지 못할 과한 칭찬이세요ㅠ 조금 지쳐있었는데 덕분에 오히려 큰 위로를 얻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섹스할 권리
아미아 스리니바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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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 얼마나 온전하게 남아 있는지 참담한 일이지만 - 에서 살아야 할 얼룩말 세로 탈출(?) 마취 포획 사건을 기사로 읽었다. 사진을 더 오래 보았다. 쉽게 말이 되지 않는 슬픔이 가라앉듯 서서히 차올랐다.

 

인간과 인간의 식재료로 사육되는 동물과 반려동물, 기타 등등 인간이 필요해서 살아남은 동물을 제외한 야생동물은 전체의 3%도 안 된다는 통계를 본 지가 오래고, 전 세계 포유동물 무게를 재어 비교해도 역시 비슷하다.

 

인간의 발명품인 플라스틱은 극지방과 심해까지 못가는 곳이 없으니, 야생과 자연이란 개념으로만 실존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다라는 비유는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토요일을 시작했다.



 

출간이 작년 9월인데 읽지 못할 것 같았고, 필사를 시작한 친구 지인들의 모임도 소식이 없다. 기록이 독서의 전부는 아니지만 다들 생각이 많아지는구나, 소화에 많은 노력이 드는 진지하고 충실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수백 가지 사유의 실마리들 중에 자연스러움이란 억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모두가 남성여성으로 태어난다는 흔한 생각, 그렇게 태어난 신체 자체는 자연스럽다는 것, 사회화되는 건 정신이라는 오도misguide.

 

섹스는 자연적인 것임을 가장하는 문화적인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섹스sex와 젠더gendre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미 섹스 자체가 가면을 쓴 젠더다.”

 

신체는 남성과 여성으로 분류된다. 분류된 신체는 출생 직후 사회적 목적을 부여받는다. 그런 신체가 하는 행위들은 자연스러운것이 아닌 사회적/문화적인 것이다.

 

분류된 섹스는 역할을 수행한다. ‘어떤섹스는 그 역할을 하기 위해존재하며, 사회화의 내용에는 다른 신체에 쾌락, 소유, 소비, 숭배,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다른 신체의 가치를 입중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이익이 발생한다. benefit이라기보다 profit인 이익 증대를 위한 판을 짜는 시스템은 자본주의의 놀이판이다. ‘자연은 자원으로서가 아니라면 끼어들 틈이 없어진다.

 

섹스는 자연스러움과 사적인 것에서 까마득히 멀리 있다. 섹스 행위는 공적인 것이며, 감정, 제공, 수혜, 욕구, 필요, 이득, 고통, 규칙, 합의, 법률... 이 모든 것이 미리 정해진 정치 영역에 속한다.

 

페미니스트들은 오래전부터 성적 자유를 꿈꿔왔다. 그들이 거부하는 것은 성적 자유의 시뮬라르크, 그러니까 평등해서가 아니라 흔해서 자유로운 것처럼 보이는 섹스다.”

 

우리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민주정에서의 정치활동의 원형에 가까운 정치를 배우기에 한국사회는 그리 좋은 훈련장은 아니다. 정당과 정치인에게 싸우지 말라고 하는 목소리가 발언권이 있다는 것은 무척 모순적이다.

 

누구를 겁박해서 말을 못하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진짜 포용의 정치는 필연적으로 불편하고 안전하지 못한 정치일 것이다.

 

희화화되고 웃음거리로 소비된 세로는 인간도 시민도 아니다. 어떻게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 발언을 가진 주체agent가 될 수 있을까. 없다면 대리인은 누가 되어야할까.



 

일곱 번인가 맞은 마취총의 약기운이 다하고 나서 다시 본 풍경은 세로에게 안전하고 평화로운진짜 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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