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몸에게 - 나로부터 시작하는 ‘몸 긍정’ 혁명 백백 시리즈
치도 지음, 시미씨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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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살피지 않거나 배려가 없는 무심함이 무례함을 장착하면 폭력적인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일일이 언급이 불가하게 수많은 예들이 있다. 인간관계의 스트레스의 많은 부분이 존중의 거리를 모르는 것으로부터 온다.


 

성인이 경우에도 반박이 쉽지 않거나 설명과 설득에 지치거나 그냥 화가 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아이들의 경우는 영향이 더 심하고 더 유해하다.


 

타인의 몸에 대해 지적하고 청하지 않은 조언(?)을 하는 것이 한국사회에서는 때론 염려이고 충고이고 웃음거리이고 희화화의 소재이다. 어른을 보고 배우고 따라하는 어린이 세계에도 몸에 대한 편견과 폭력적 시선과 말이 난무한다.


 

어느 분야든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 차별이 없을 리 없다. 빈부격차와 차별이 세계 최고인 한국에서 외모 차별과 사회적 압박은 살인적이다. 법도 정책도 교육도 부족하니 사회적 생존과 성공의 도구로 성형수술 역시 성황인지 오래다.


 

이 책은 어른들이 어렸을 때에도 필요했던 책이고,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반복적으로 몸상태를 수치로 측정당하고 평가당하면서 살았던,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잠시 현생을 떠나 상상해보는 미래같다.


 

차분히 읽다 보면 내게 정착한 상흔들이 보이고, 처음 생겨난 원인도 알 듯하다. 아픔은 아는 것으로도 얼마간 위로가 된다. 내가 나를 미워하고 학대한 적이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살다보면 나이가 들면 더 중요한 것들이 서서히 선명해진다. 미모보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도 절감한다. 근력이든 지력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진짜 내게 힘이 될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도.

 

물론 취업과 일상에서 외모로부터 비롯된 갖가지 범죄 같은 차별을 모르는 건 아니다. 진짜를 추구하려면 당장의 희생을 당연히 감수하라고, 선택도 잘못도 네 탓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그저 뭐라도 바꿔나가야 한다면, 바꾸고 싶다면 함께 읽고 배우고 생각해보자고... 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해보자고 권하고 싶다. 그 시작이 무례하게 타인의 외모를 지적하는 말을 멈추는 것이라면 무척 멋지다.

 

외모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할 (우리 집) 십 대 아이들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 책을 건네고 조심스럽게 자연스러운 질문인 것처럼 물어볼 결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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