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보스
길군 지음 / 좋은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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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위치라는 건 많은 것을 달라지게 한다. 그렇다면 위치가 다른 이들끼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협업할 수 있을까. 오래 전 리더십 특강을 들었는데, 원론적이고 우아하고 다 맞은 이야기지만 잘 될 것 같지 않았다.

 

상사와 리더는 같은 말일까, 같은 역할일까. 공공 서비스 분야의 조직 체계와 사기업 혹은 자영업의 운용과 인간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사회 경험 폭이 넓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직장인이라 궁금하고 두려운 제목의 책이었다.

 

서 있는 위치란 다른 말로 시점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 책은 짐작이 반전된 방식의 진술이었다. 앵그리 보스를 바라보는 하급자가 아니라 상급자가 앵그리 보스인 자신을 보고 비판하는.

 

“‘성장하는 사람은 가만히 놔두고, ‘성장할 사람은 칭찬과 인정으로 응원해주고, ‘성장하는 척하는 사람은 웃으면서 집에 보내주자.”

 

저자가 권위란 책임지는 순서라고 한 것에 동의한다. 그래서 직책이 있고 연봉이 다르고 리스크가 다르고, 책임을 져야할 때에 제대로 지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거라는 신뢰가 있어야 권위도 인정받는다. 쓰다 보니 화가 나는데, 그건 이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 걸 목격하고 사는 탓이다.

 

저자가 분류한 상급자의 목록에는 고객도 포함이 된다. 물론 우리가 익숙하게 연상하는 관리자와 경영자들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급자에서 시작해서 어떤 위치의 상급자를 경험한다. 잠시 지난 세월 나의 행태를 돌아보았다.

 

운이 좋아 죽이고 싶을 정도의 인물은 잘 피했고 - 기억삭제일 수도 - 상상 속에서 욕한 적은 셀 수 없다. 이해불가 무능한 이도 있었고, 무례한 이도 있었다. 반면 은혜를 입은 것처럼 감사한 분들도 계시다.

 

집필 기간만 7년이라고 하시는데, 나는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 너무 간단해서 잠시 당황했다. 아마 솔직한 사람과 가면에 익숙한 나의 차이가 기억과 기록의 차이로 보이는 것인 듯!


 

지적이고 이해와 공감 능력이 좋은 이들이 으레 그렇듯 혼란스럽고 힘들고 복잡하고 억울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위트는 아주 중요하다. 남의 이야기처럼 슬슬 읽다가 웃다가 쿡쿡 찔리는 진심과 삶의 민낯을 만났다.

 

““말씀하신 대로 이러이러하게 해 보았는데 어렵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세 가지, 하나는 중간보고’, 다른 하나는 권한위임’, 그리고 마지막은 작전상 후퇴.”


 

자신처럼 살지 말라는 일견 웃픈 저자의 충고가 분명 배움이 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나를 한껏 낮춰 남에게 도움을 주는 글을 쓰는 존경스러운 분이다. 경청! 공감! 긍정!


 

이제 와 돌아보면 필자의 인생 전반은 타인의 권위를 인정하게 되는 과정’, 특히 그 권위 인정받을 자격이 없는 권위조차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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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훈 2023-03-2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자 길군입니다 어잌후ㅜ존경스럽다니요ㅠ감당하지 못할 과한 칭찬이세요ㅠ 조금 지쳐있었는데 덕분에 오히려 큰 위로를 얻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