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인생 수업
에디 제이쿠 지음, 홍현숙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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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보았던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도 프랭클 처럼 아우슈비츠를 포함한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살아남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프랭클이 정신과 의사였다면 제이쿠는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라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 하지만 역시나 끔찍했던 그곳에서 둘다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희망을 놓치 않았던 점과 더불어 상당한 운, 그리고 가지고 있던 역량이지 않았을까 싶다. 기계를 다루고 고칠 수 있었던 능력이 없었다면, 그리고 그 능력이 필요한 기회가 오지 않았다면 살아남기엔 너무 가혹한 환경이었기 때문. 심지어 총에 맞으면서까지 탈출에 성공했지만 살아남을수 없어 다시 수용소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선택의 순간에선 얼마나 황당하던지. 그리고 스카프를 같이 둘러맬정도로 교감을 나눌 수 있었던 친구의 존재는 28kg까지 줄어든 몸무게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희망이었을 것이다. 나중에는 풀려나 호주에서 자동차 사업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누리다가 몇년전 100세하고도 몇해지나서 세상을 떠났다고 하는데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삶의 이유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이정도면 청소년 권장도서로도 적합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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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원자에서 인간까지
김상욱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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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중에서 아니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 시인의 유고시집 제목이다. 하늘, 바람, 별은 그 시집에 실린 '서시'에 등장하는 단어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나에게 하늘은 우주와 법칙, 바람은 시간과 공간, 별은 물질과 에너지로 다가온다. 즉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인간을 더하면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이 된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으로 정했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가득한 책이지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의 경이로움을 담아보려 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은 필자의 마음을 담은 제목이라 할 수 있다. 


다 읽고나서 다시 보니 정말 그랬다. 빅히스토리 같은 책처럼 끝까지 호흡이 딱딱하지 않도록 챕터가 넘어갈때마다 저자 특유의 시선이 담긴 에세이를 끼워 넣은 부분도 절묘했다. 욕심 같아서는 다음 책에서는 구성이 반대로 되어있어도 좋을 듯. 과학사를 다 꿰고 있는건 아니지만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서 큰 줄기는 이미 대략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자가 원자내에서 어떻게 위치할수 있는지를 2인실로 이루어진 호텔에 빗대어 설명한 부분 같은건 과학교사, 강사분들이 가져다 쓰셔도 좋을듯. 이런걸 보면 같은 내용을 더 이해하기 쉽게 가르친다는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고민이 필요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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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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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을 포함해 무언가 내게 새로운 어떤 '것'이 인상적이 되려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라는 충격을 안겨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스스로에게 큰 감동을 주는 건축물이 바로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세계 곳곳에 있는 저자가 방문했던 건축물 중 이런 느낌을 갖게 만들었던 것을 추리고 추려서 건축물 하나당 한챕터씩을 할애하여 써낸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기행이라고 되어있지만 건축물이 위치한 곳까지 이동하는 과정은 생략되어있고(물론 근처에서 어떻게 갔는지 정도는 나온다.) 건축물에 대한 배경과 더불어 건축물 내외부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발견할 수 있거나 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정보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다룬 건축물이 위치한 지역을 지난일이 있을때 한번쯤 살펴봐도 좋을 책이었다. 나로서는 이런 정보들 말고도 철근과 콘크리트가 열에 의한 팽창계수가 동일해서 함께 사용해도 시멘트게 균열이 가지 않는다라는 정보, 돔이 상징하는 정치적 권력 때문에 교회나 왕이 이를 사용했다는데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은 이제 돔형 구조는 철거해버려야 하지 않을까라는 깨달음, 우리나라 곳곳에서 보이는 난간 재료 중 가장 저렴한 것이 은색 스테인리스 스틸봉으로 만든 것이고 한단계 비싼 것이 납작한 철판을 용접해서 만들고 페인트 칠한 것이라는 정보 등이 신선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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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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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보았던 '클라라와 태양'이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지난번에도 언급한 게임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도. 이 책의 주인공도 한 소년이다. 아니 소년이라고 믿고 있는 안드로이드. 이 문장부터가 스포가 되려나 싶어 지우려다가 이정도는 조금만 읽어보아도 짐작가능한 부분이라 그냥 둔다. 원래 밀리의 서재에서였나 전자책으로 조금씩 써내다가 장편으로 개작해 종이책으로 펴낸 소설이라고 하는데 안드로이드가 일반화된 미래시대에서 조금이라도 인간적인 안드로이드를 만들고자 하는 과학자와 안드로이드들만의 세계를 구축, 인간과는 차별화된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집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이걸 영화로 만들면 약간 디스토피아 느낌의 승리호 정도가 되지 않을런지, 인간과 안드로이드간의 우정을 그려낸 15세 관람가 SF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인간다운 안드로이드를 만들고자 했지만 정말 안드로이드가 인간다워지자 이해하지 못했던 과학자 아버지의 마지막 선택까지 예측가능했던걸 보면 이제 이런 책은 그만 읽어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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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 우리가 영화를 애정하는 방법들
김도훈 외 지음 / 푸른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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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김도훈, 김미연, 배순탁, 이화정, 주성철 다섯분 중 세분은 즐겨 챙겨보았었지만 종영해 아쉬웠던 방구석 1열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이 있던 분이었다. 배순탁과, 주성철은 패널로 종종 나오셨던 분이고 김미연이라는 분은 그 프로그램의 CP였기 때문. 이 책은 이 다섯명의 저자가 어떻게 영화와 함께 성장해왔는지 영화는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이고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담아낸 에세이라고 보면 되겠다. 일기장을 엿보는 느낌으로 읽었나간 이 책은 책도 어정쩡하게, 영화도 어정쩡하게, OTT도 어정쩡하게 알고 있는 내게 색다른 자극을 주었는데 뒤늦게 읽은 책들 정리한다고 글도 어정쩡하게 쓰지 말고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한가지라도 끄집어내서 제대로 쓰는게 낫지 않겠냐는 반성이었다. 어떤 배우를, 영화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스스로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은 부록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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