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아빠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32
가타히라 나오키 지음, 고향옥 옮김, 윤희동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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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아빠를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마음일까? 더구나 자신의 기억에조차 없는 모습으로~ 갓 한 살이 넘어선 내 곁을 떠난 아빠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아빠라고 한다면, 순순히 '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싶다. 사진 속에서만 봤던 아빠의 모습은 그냥 평면종이 속에 그림처럼 그렇게 서있기만 했을 뿐, 어떠한 추억도 함께 나눈 기억이 없는데 말이다. 그런 아빠에게서 가족애를 느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불청객이 된 아빠!!!!

 

이 책 뒤표지를 보니 핵심주제어가 '가족애'와 '축구'다. 축구를 통한 가족애를 나타내는 이야기인가보다~라고, 앞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어느 정도 가늠하고 읽기 시작했다. 기대를 하지 않아서였을까? 그리 길지 않는 분량의 책이기도했지만 이야기 속에 흠뻑 빠져서 순식간에 읽은듯하다.^^ 특히 10년만에 나타난 아빠를 마주해야만 하는 주인공의 심리가 참 자연스럽게 묘사되어 있고, 이야기의 흐름이 진행됨에 따라 마음을 조금씩 열더니, 마지막엔 진심으로 아빠를 받아들이는 소년의 모습에선 가슴이 뭉클하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 에겐 더더욱 흥미를 더해줄 소재를 갖춘 동화다. 잘못된 사건으로 구단에서 퇴출된것처럼 오보되어 '배신자'로 낙인 찍히긴 했지만 제대로된 사건 경위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여전히 전설의 축구왕으로 불리우는 축구스타 아빠를 둔 주인공!!! 그 아빠가 10년하고도 11개월만에 눈 앞에 나타나서는 아빠의 역활을 하려고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책도 읽어주려 하고 식사도 같이 해야만 하고 축구를 가르쳐 주려고 하질 않나 축구경기도 같이 보자고 나서니 말이다.

처음엔 모든 걸 외면하고 상대조차 하지 않으려 하지만 어찌 된게 시간이 흐를 수록 소년의 머음은 조금씩 아빠를 향해 벌어지기 시작한다. 마침내 축구 경기를 보러간 날 서로 한 마음이 되어 홈팀 구단을 응원하고 돌아오면서, 소년은 아빠하고의 일치된 감정을 통해 가족의 끈끈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열었는데, 이제 다시 또 아빠가 날 떠나려고 하다니.......  

 

전체 스토리 짜임새도 좋고 행간의 느낌 또한 시원시원 경쾌해서 술술 읽힌다. 아빠를 사람이 아닌 악어로만 표현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주인공 소년의 마음이 더욱 크게 부각되어 느껴지기도 했다. 사람도 아닌 악어!! 그 악어가 아빠일 수는 없지 않은가! 얼마나 인정할 수 없었으면 소년의 눈에 그렇게 보였을까!

한 살 때 같이 찍은 사진 속 아빠 모습도 악어이고 이제다시 떠나는 날~ 두번째 사진을 촬영하는데, 그 삽화 속에서 아빠는 여전히 악어다. 그 삽화를 보면서 소년이 완전하게 마음의 빗장을 푼 건 아니였나 싶었는데, 아빠가 타고 떠나가는 트럭을 향해 소년이 갑자기 내쳐 뛴다. 그리고 이제껏 터뜨려 말하지 못했던 말, 그 한마디 말을 터뜨린다!

"아빠!" 

나도 모르게 코가 시큰~~~,가슴 뭉쿨~~!

그럼 그럼~ 그게 바로 가족이거든. 이젠 잠시 떨어져 있어도 소년에게 그 시간을 메꿔줄 아빠와의 추억이 있으니 다행이다. ^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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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아저씨네 과일가게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4
신영란 지음, 김성희 그림, 김신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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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비교해서 상처받지 마라, 나의 가치를 말해 주는 건 나 자신뿐이다,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글은 이 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문구들이다. 읽으면서 나또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은 문구들로, 조금은 상투적이긴하지만 어른들에게 들려주어도 좋을 문구들이 아니겠는가!!

아이가 자라면서 부딪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아이에게 이러한 말로 올바른 인성의 기초를 잡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모가 멘토가 되어 아이의 삶 속에서 꼭 필요할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고 바르게 이끌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자녀의 문제에선 너무나도 주관적이 되는 부모이다보니 앞서는 감정을 배제하기 쉽지 않다.ㅎㅎ 이래서 책이 필요하다.^^

 

인문학을 초등아이들에게? 갸웃할 수 있지만 눈높이만 맞춘다면 아이들 생각의 깊이를 늘려줄 수 있고 상황에 따른 올바른 판단을 이끌어 낼 수 있으니 제대로 배울 수만 있다면 참으로 좋지 않겠는가! 이 시리즈 책들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책을 읽는 독자들 연령대에 맞춰서~~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는 상황들로 꾸며진 이야기 속에 자신의 행동과 생각들을 올바르게 파악해 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조금은 생뚱맞아 보이지만 그 유명한 화가 피카소가 과일가게 주인이 되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실제로 음식점도 운영했다고 하니 피카소가 과일가게를 차렸다해서 그리 이상하지는 않겠지만 워낙 방대한 작품을 만들었던만큼 과일까지 팔 수 있는 시간은 없지 싶다.ㅎㅎㅎ

하지만 실제야 그렇다치고 책 속 피카소 아저씨는 우리나라에 와서 과일도매상을 시작했다. 책 속 주인공 미루가 사는 동네에 말이다.^^ 우리아이는 책을 읽더니, 미루를 보면서 고집이 세고 심통이 있어보이는 아이라고 한다. 이러한 미루 성격은 자신의 생각을 쉽게 상대방에게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 속 여러고민들로 끙끙 앓는다. 그래서 불쑥불쑥 자신이 원하지 않는 행동과 말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말이다. 미루의 가장 큰 고민은 부모님의 이혼이 자신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다. 그래서 더더욱 가족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문제가 생길때마다 속상해 하기만 한다.

그러다 우연히 피카소 아저씨를 알게 되고 미루의 표정 변화를 통해 마음을 읽어내는 피카소 아저씨의 질문으로 마음을 터놓게 되면서 자신이 품고 있던 생각들의 잘못을 깨닫고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얻게 된다. 그리고 피카소 아저씨가 이루어낸 꿈을 통해 미루 또한 열정을 품고 행복해질 수 있는 자신만의 꿈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지. 마찬가지로 네가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그걸 말로 표현하기 전에는 누구도 너의 진심을 알 수가 없단다. - 122쪽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말로 표현하는데 서툴기도 하고 생각을 하느라 말을 하지 못하는 울아이에게 딱 필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본문에 그려지고 있는 피카소와 미루의 대화들 중에는 이처럼 현재 우리아이에게도 꼭 필요한 대화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그렇게 눈에 띄는 문장들은 고맙게도 큰 폰트로 쓰여져 있어서 더욱 눈에 쏙 들어오는데,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동일한 효과를 가져다 줄테니 그런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인성의 기초를 길러주는 동화이면서도 멘토로 등장한 피카소를 알기에도 참 좋은 동화책이다. 본문 이야기 속에서도 피카소의 삶과 꿈이 조금씩 베어 있고 그의 작품 이야기도 나오지만, 본문 뒤에는 따로 피카소가 어떤 인물인지 그의 생애 전반과 작품 세계, 현대미술에 남긴 유산과 배울 점 등이 실려 있는데 이또한 알차다. 더군다나 아주 꼼꼼한 질문지를 통해 아이들 생각의 힘을 길러주기 좋은 독후활동지까지 부록으로 실려 있다보니, 참말 이쁜 책이다.^^ 

이 책 다음으로 이어서 출간될 <톨스토이 할아버지네 헌책방>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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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끄면 별이 떠요 상상의집 지식마당 7
서지원.조선학 지음, 양종은 그림, 김정애 감수 / 상상의집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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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집> 지식마당 시리즈는 늘 기대를 갖게 할 만큼 알찬 책들로 엮여지는듯하다. 이 책, <불을 끄면 별이 떠요>가 지식마당 시리즈 7번째 책인데, 역시나 흡족할만큼 꽉찬 지식정보를 담고 있음은 물론이고 이러한 지식들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우리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마음에 쏙 든다. 폰트의 크기도 적당한데다가 이야기와 어우러져 지식정보를 담고 있는 부분 또한 초등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내려가고 있으며 중간중간 나오는 시원시원한 삽화와 내용 이해를 돕는 전기와 관련된 그림 설명 그리고 실사 또한 독자들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한 몫 하고 있어 좋다.

 

부제로 '잘 알고 쓰는 전기 에너지, 지구 환경을 지켜요'라고 쓰고 있듯이, 이 책은 전기와 전기에너지에 관해~ 아주 기초적인 전기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하여 전하와 전류, 도체와 부도체, 자석과 극, 전류와 자기장, 번개의 원리, 생활 속 전자기 이용, 발전과 발전소, 마지막으로 전기를 아끼는 방법까지 전기에 관해 꼭꼭 알아야할 할 지식들을 다루고 있다.

전기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의 재미있는 이야기들, 발전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들 그리고 그 전기를 좀 더 발전시키는 과정과 그러한 과정을 연구했던 과학자들, 전기에 대해 공부한다면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기초과학 지식 등등 다양하고 광범위하면서도 쏙쏙 필요한 지식들을 골라 잘 구성해 놓은 책이다. 거기다 읽는 재미까지 있어서 우리아이들이 몇번 반복해서 읽는다면 굳이 외우지 않아도 전기에 관한한 왠만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흡족하다.^^

 

각각의 챕터마다 그 내용을 좀 더 뒤받침해 주는 <얼렁뚱땅 실험실>이나 관련 과학자를 알아보는 <인물로 깊이보기>가 실려 있는데, 책에 나와 있는대로 집에서 간단하게 그 실험을 따라해보면서 한번 더 짚어 줄수도 있으려니와, 관련 인물들을 통해 끝없는 탐구심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도전정신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줄 수 있어 좋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재미난 십자말풀이가 실려 있는데, 본문 내용에 나오는 단어들로 문제가 제시되어 있어서, 책을 통해 쌓은 지식을 한번 더 정리해 볼 수 있어 더욱 더 마음에 드는 부록페이지다.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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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54
김영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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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기대가 컸던 작품이다. 역시나~~ 읽으면서 푸른문학상 수상 작품답단 생각을 하며 읽었다. 꽤나 멋진 작품으로 읽는내내 상쾌 발랄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주인공이 처한 상황들이 늘상 상쾌 발랄하지는 않지만, 작가는 발랄함과 유머를 놓지 않고, 흥미롭게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어 참말 재미있게 읽었다.  처음엔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라는 제목이 호기심을 끌었다. '랄라랜드'가 도대체 뭐지? 싶었다는 거!^^ 하지만 왠지 기분 좋은 곳 같단 생각을 했는데 이름이 '랄랄라~~'하며 콧노래를 부를때 나오는 소리인 '랄라랜드'이지 않는가! 역시나 음악과 연관되어 '랄라랜드'가 그려진다.

 

첫 페이지를 열면서 나오는 경고 문구(주인공 용하가 자신이 비밀스럽게 쓰고 있는 비밀일기장 앞에 쓴 문구이다^^)는 이 책이 어떤 색깔을 띌지 어느 정도 가늠하게 할만큼 유머러스하고 톡톡 튄다.^^ 더욱 흥미를 끌었던 것은 '기면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기면증'이란 수면장애로 졸음이 급작스럽게 와서 졸도하듯이 잠에 빠져드는 병이라고 하는데, 이 '기면증'을 앓고 있는 열일곱 살 용하가 책 속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특히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작처럼 수면마비 증세가 나타난다고 하는데, 청소년시기에 이 병을 앓고 있어 더욱 예민해지고 상황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용하가 자신의 이야기를 일기에 담아 써내려가는 글은, 한켠으로는 마음이 아릿하면서도 덤덤하게 써내려가는 용하의 일기 속에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고 밝게 표현된 글로 인해 독자 또한 위로를 받는다고나 할까?

 

용하의 지병 뿐만아니라 이야기 속 또다른 씨줄은 이모할머니에게서 유산으로 물려받은 '게스트하우스'를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이모의 아들로부터 사수하기 위한 부모님의 고군분투가 엮어서 흥미를 더해간다. 이로인해 부모님이 용하에게 숨기고 있던 비밀도 드러나고, 용하 또한 숨기고 있던 자신의 병이 드러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그러한 상황들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애착을 진하게 전달해주기도 한다. 또, 우여곡절 끝에 친하게 되버린~ 같은 반 친구 은새와의 우정이야기도 읽는 재미를 더해주면서 마지막 결말까지 짱짱하게 이어나가는 스토리로인해 시종 손에서 책을 떨치기 어렵게 만든다.

 

괴롭힘을 당하는 과정에서 처음엔 그저 의미없이 용하의 입에서 내뱉어진 '랄라랜드'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 맞은 친구를 찾게 된 용하가 은새와 함께 신 나게 만들어 갈 '랄라랜드'처럼, 심한 스트레스와 어려운 상황 속 시련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용하와 은새의 '랄라랜드' 하나쯤 가져보는 것도 참 좋으리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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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푸른도서관 53
문영숙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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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레이스키'라는 제목을 보면서 러시아에 살고 있는 우리교포들이라는 것 외에는 사실 자세히 알지 못했다. 이 책이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책을 읽기 전 '까레이스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어 이쪽 저쪽 검색하여 찾아보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러시아로 이주하여 살기 시작 했던 해가 철종때부터라고 한다. 그때부터 두만강 건너 연해주 유역에 정착하여 살기 시작하였는데, 스탈린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혹한 분리.차별 정책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었으며 이후 소련이 붕괴되자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교포들이 바로 그들이란다.

 

검색하여 찾아 읽다보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할 당시 화물열차에 짐짝처럼 실려서 허허벌판에 내팽개쳐졌던 과정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이 부분이 빠지지 않고 쓰여져 있었다. 당시 우리 민족들 수가 17만 5천명 정도였는데 이주 과정에서 1만 천여명이나 숨졌다고 한다. 추위와 배고픔, 질병 속에서 속절없이 모든 걸 버려두고 짐짝처럼 휘둘리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떠나는 당시 그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시큰해진다.

 

그래서 책 속에 그려지고 있는~~, 주인공 가족들이 갑작스럽게 받은 이주 명령에 따라 모든 걸 남겨두고 떠나는 모습도 안타까웠지만, 중앙아시아 황무지에 내팽겨쳐지기까지 화물열차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참말 가슴이 절절해지는 아픔을 느끼게 했다. 엄마를 열차 안에서 잃고 제대로 묻지도 못하고 열차 밖 눈밭에 눈으로만 덮어두고 떠나야 하는 심정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을터였고, 매번 열차가 설 때마다 죽어나가는 시체들을 보면서 제대로 살아나갈 수 있을까 싶어 죽음에 대한 공포 또한 컸으리라.

 

참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그렇게 혹독한 이주 과정 속에서 살아남은 우리 교포들이,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버려졌는데도 그곳에 벼를 심어 벼농사를 짓고 옥토로 바꾸어 놓았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당시 소련인들이 까레이스키의 농사작법을 배우고자 했다는 것과 127개의 소수 민족 콜호스 중에서 가장 많은 수확량을 낼 만큼 강인하고 근면한 민족성을 드러냈다는 사실에선 자부심이 생길 정도다.

 

이 책은 까레이스키들의 삶을 1937년 강제 이주 시점에서부터 1956년 무렵까지 그린 작품으로, 까레이스키의 아픔을 절절히 잘 담아내고 있어~ 청소년 독자들에게 '까레이스키'의 삶과 애환에 관해 제대로 알게 해주는 작품이지 않을까 생각 해본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이라는 제목에서처럼 아직도 그들은 타국땅에서 완전한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기에, 같은 민족으로서 그들에 대한 우리의 도움이 이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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