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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1교시 - 자기 표현력의 힘, 하버드 교수가 연구한 수재들의 공부법
리처드 J. 라이트 외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4월
평점 :
학교수업에서 1교시의 중요성은 크다. 그날 수업의 첫 시작인 1교시를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떻게 마무리했느냐에 따라 다음으로 이어지는 수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어쩌면 하루를 통째로 좌우하기도 한다. 이 책이 ‘1교시’라는 제목을 달게 된 것은 그러한 맥락에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 책속에 저자가 담고 있는 내용을 ‘1교시’에 미리 배워 습득한다면 주어지는 다음 수업에서 효과적인 학업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학 생활을 알차게 마무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찬 대학생활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할 때도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대학생활 중인 학생들이나 신입생들이 적절하게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에 맞춰 골라 읽으면 좋을 지침서일 듯하다.
이 책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10년이 넘는 기간에 질문 조사(인터뷰)를 통해 나온 결과를 하버드대 교육학교수가 펴낸 책이다. 인터뷰 대상도 대학신입생부터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 있는 졸업생까지 광범위하다. 이 프로젝트는 20여개 대학과 60여명의 대학교수진이 조사 연구했다고 한다. 또한 책표지에 쓰인 대로 1600여명의 하버드 학생들의 진지하고 솔직한 고민과 답변들을 통해 얻은 결과를 담은 책이다. 그러다보니 대학생활의 전반에 대한 고민과 질문을 들여다볼 수 있기도 하다. 가장 효과적인 강의, 기숙사생활을 통해 만나게 되는 다양한 친구들과의 관계, 교수와의 관계, 전공과목과 학업성취, 전공 외 과목에 대한 생각들, 예술 활동 참여효과, 교수법 중에서 학생들에게 효과적이라 기억되는 인상적인 교수법, 조언에 관한 것 등이 그것이다.
본문구성을 보면 학생의 인터뷰 글을 직접 실어 놓은 것이 많았다. 그런 글로 인해 학생들의 고민과 그에 따른 변화가 더욱 생생하게 읽혀졌다. 교수역할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기도 했다. 학생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 속에서 지지자가 되기도 하고 조언자가 되기도 하는 교수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많다. 그 중에서 두 가지를 고르면 글쓰기와 시간관리가 아닐까 싶다. 특히 글쓰기의 중요성은 학부생은 물론이고 졸업생들까지도 더더욱 강조해서 눈길을 끈다. 글쓰기 과제에 따른 학업성취도, 글쓰기 과제 분량,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등 글쓰기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좋았다.
이 책의 원서는 2001년에 출간되었다. 그런데 본문을 읽다보니 ‘내가 이 책을 쓰고 있는 2004년 현재(184쪽)’라는 글이 있어 아마도 출간 후 글을 추가하여 재출간했나보다.
첫 출간일로부터 20여년이 다 되어 가는 2019년에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세계 대학순위에 하버드대가 늘 최상위 권에 있는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첫 출간이 2001년이고 10여년을 연구한 결과라면 1990년대부터 대학당국에서 학생들을 위한 최상의 학업성취를 위해 고민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나라 대학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책에 쓰인 우리나라 대학교 4학년생의 모습이 겹쳐졌다. 아직 학기 중인데도 취업을 하면 학과수업에 빠져도 상관없다는 학생과 교수, 그리고 그에 맞춘 듯 기업오리엔테이션도 학기 주중에 여는 기업체까지, 우리의 교육문화 현실이 씁쓸했다.
이 책을 펴낸 리처드 J. 라이트 교수의 대학교수로서의 고민과 질문들을, 그와 똑같이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대학교수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고민과 질문이 교육현장에서 더욱 활성화되어 좋은 결실로 학교와 학생과 사회에 나타나면 좋겠다.
라이트교수의 말을 빌려, ‘졸업식장에서 “나는 대학에 들어온 목적을 100% 달성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학생들(13쪽)’이 많아지기를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