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호 아이들은 왜 학교가 좋을까? - 장주식 선생님과 하호분교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장주식 지음 / 철수와영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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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학교에 입학하던 날이 떠오른다. 하얀손수건을 왼쪽 가슴에 옷핀으로 꽂고서 엄마 손을 잡고 입학 하던 날, 학교 운동장에서 춥고 지루함으로 서서 줄곧 몸을 베베 꼬던게 말이다. 다른 기억은 전혀 없이 그 생각만 나는데, 누구나 가야한다고 믿었던(?) 학교인지라 당연히 나도 가야한다고 생각했으며, 남들이 모두 그렇게 서있으므로 나도 서있어야 된다고 믿었고, 선생님 말씀은 하늘이 두쪽이 나도 들어야한다고 해서 그렇게 해야만 되는 줄 알고 다니기 시작한 1학년 학교생활의 시작이였다. 하지만 그 이후의 간간히 기억되는 파편들 외에는 초등학교 시절의 행복한 추억들이 내게는 없다.
그저 남들처럼 그냥 가방 메고 학교에 갔다가 끝나면 돌아오기를 반복했던 지루한 일상의 나날, 거기다 가끔 심술궂은 아이들의 놀림에 한 두차례 학교 가기 싫어 했던 기억들만 있는 초등학교 시절!
아무리 행복했던 기억을 끄집어 내려고 해도 학교 안에서의 좋은 추억이 없다.  왜 없겠는가~ 6년을 다니는 동안 크고 작은 기분 좋은 일이 분명 없지는 않았을텐데 기억에 없는 거 보면 딱히 그 기분 좋은 일이 크게 남아 마음의 테를 치지 못했기 때문일게다.  학교에서의 일보다는 학교 밖에서의 행복한 추억이 더 많다. 그 중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집 뒷산 꼭대기에 보이는 천사가 그려진 그림(당시 ’미원’광고 였음^^)광고판을 직접 가서 보고 싶은 마음에 언니와 함께 뒷산을 올랐던 기억이다.  가는 길에 꽃도 꺾어 반지도 만들고, 꽃다발도 만들면서 쉬엄 쉬엄 올라갔는데, 막상 산 꼭대기 가까이 올라가 그 광고 그림을 보는 순간 무서움에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줄행랑을 쳤더랬다. 아주 멀리서 볼 땐 분명 예쁘기만 했던 천사의 모습이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그 크기가 엄청 커서 보는 우리들을 경악케 하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무서워서 발도 못떼는 나의 손을 잡아 끌고 줄행랑 치던 언니... 처음엔 무서웠지만 도망치듯 달음질 치며 내려오는 길에 둘이서 얼마나 크게 깔깔대고 웃었던지~^^. 그때 알았다. 광고판은 아주 멀리있는 사람들 눈에 띄라고 철근 구조 위에 저리 어마어마하게 큰 그림으로 그려 놓았다는 것을...^^ 
호기심이 바탕이 되어 이루어진 체험은 더 잘 기억되는 모양이다. 그러니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할 밖에.  그런데 왜 초등학교에서의 생활은 잘 기억을 못하는 걸까, 아마도 호기심을 자극 했던 교육이 아니였거나 체험 위주의 교육도 아니였지 싶다. 
요즘은 많은 학부모들이 그 때보다도 더욱 더 자녀교육에 열성적이다. 그 열성이 잘못 아이를 이끌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호기심과 체험이 바탕이 된 교육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 교육제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걸까? 요즘 초등학교 입학 때 열 명 가운데 한 명꼴로 공교육을 선택하지 않고 대안교육을 선택한다고 한다. 그만큼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고 봐야겠다. 나 또한 대안 교육을 준비하고 있던 중이였는데, 그런 와중에 만나게 된 <하호 아이들은 왜 학교가 좋을까?>는 나의 시선을 잡아 끌기 충분했다.  비록 하호학교가 대안학교가 아니라 분교라고는 하지만 39명의 전체 학생수를 가진 작은 분교의 수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학생들이 학교가 너무 좋아 방학이 불만일 정도라니, 선생님의 학습 지도과정은 물론이고 인성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또한 여간 궁금한 게 아니였다.  

본문에 앞서 저자가 학교에서 생긴 일화들을 통해 학교 운영 전반을 소개하듯 적어놓은 ’여는 글’을 읽으며,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인스턴트 식품을 먹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학교 내에 과자봉지, 음료캔등을 찾아보기 어렵다거나, 6학년 아이들이 모둠장이 되어 아래 학년들을 이끄는 모둠활동은 가슴과 몸으로 배우는 헌신과 양보를 체득할 수 있는 활동이며, 학교 모든 행사에는 대거 참여하는 부모와 교사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고, 그 회의의 결론은 바로 실행되는 학교라니, 읽으면서 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부럽단 생각이 들정도다. 

이 책은 하호분교 6학년 선생님인 장주식 선생님의 2007년 3월부터 12월까지의 일기를 담았다. 학교부임 첫 해인 그 해 하호분교 아이들과의 1년 가까운 기록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읽다보니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나누는 대화 속에서 여유로움이 잔뜩 느껴졌는데, 그런 여유는 아무래도 6학년 한 반 아이들이 일곱 명이 전체 인원이라는 데서 오는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본문에 저자도 쓰고 있듯이 선생님 한 분이 맡는 아이들 수가 스무 명이 넘어가면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성의있게 대하기 어렵단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우리 공교육의 현실은 삼십명 넘나드는 인원이다 보니 선생님들께는 무리한 인원이라고 봐야겠다.  그렇다면 바탕부터 무리수를 두고 시작하는 교육이니 참교육을 실천하기 더욱 어려울 밖에 없지 않나 싶기도 하다. 
본문에서 가장 많이 나의 흥미를 끌었던 부분은 ’시’에 관한 학습 방법이였다. 이 책을 보기 전부터 ’동시’에 애정을 두고 있던터였고, 우리아이에게  좋은 ’동시’공부를 해주고 싶은 생각을 늘 갖고 있었는데, ’시’에 대한 이야기가 꽤 실려있다보니 연신 메모를 하며 읽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계획을 세우게 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방학계획을 세워서 실천가능한 일과 실천 계획을 세우게 했더니, 아이들이 적어 놓은 그 계획들이 참말이지 아이들다왔다.  도심의 6학년 아이들은 어떤 계획을 꺼내들까 슬쩍 궁금하기도 했지만, 아마도 하호분교 아이들처럼 축지법을 배우겠다거나 산에 들에 다니며 동식물 그림을 그리겠다거나 하루종일 만화책 보겠다는 계획들은 써내지 못했을 것 같다. 빠르면 5학년부터 중학과정 선행학습을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니 6학년이 되어 맞는 여름방학 계획을 그리 잡았다가는 글쎄, 선생님께 호되게 혼날 것 같단 생각도 설핏 든다. 이 외에도 연극놀이, 풍물놀이, 연기수업등 참 다채로운 활동을 아이들이 주도하여 해나간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이 대안교육의 세부적인 내용을 담았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아이들과 함께한 10개월간의 기록으로만 적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기록으로 헤아려 알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인 방법들이 적혀있지 않아 좀 아쉽다. 

저자는 일기 중간중간 현 교육제도에 대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는데, 읽으면서 나 또한 마음이 착잡해져왔다. 갈수록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제도들과 빈부를 가르고, 학교간 성적 서열이 더욱 거세질듯하니, 착잡할 밖에...
자신의 큰아이를 대안학교(고등학교 과정)에 보냈다는 장주식선생님.  요즘은 점점 현직 선생님들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대안교육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는데, 그 안에 몸을 담고 있는 선생님이기에 잘못나가고 있는 공교육현장을 더 잘 느끼고 있기 때문은 아닐런지...
저자가 꿈꾸는 학교는 거창하지 않다. 차라리 너무 소박하다고나 해야할까, 하지만 그런 학교가 쉬이 보이지 않으니 그런 학교를 꿈꾸게 되고, 그런 학교를 꿈꿀 수 밖에 없는 현실의 교육제도가 가슴을 아프게 짓누른다. 모든 아이들이 경쟁없이 평등한 대우를 받는 학교... 그런 학교가 이루어지길 나 또한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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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인물상식 교실밖 상식 시리즈 4
김동섭 지음 / 하늘아래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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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출판사에서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시리즈 책으로 시사상식, 한자상식, 과학상식, 인물상식이 나와 있는데, 이 책은 그 중 문학, 철학, 예술 분야의 인물을 다루고 있는 인물상식 책이다.  수능. 논술. 교양을 넓혀주는 인물과 역사상식이라는 부제가 적힌 책이니만큼, 이 한 권의 분량이 448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책이긴 하지만 그 안에 문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음악,미술)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다루었다고 하니 깊이감이 떨어질 거라고 나름 어느 정도 감안을 하고 배송 받은 책이다.하지만, 배송 받아 읽어 본 뒤에 느낌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한 사람에 대해 조금 더 상세한 자료를 싣고 있다는 점에 내심 흡족했다.  어차피 이 한 권으로 참말이지 방대하기 그지없는 문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을 전부다 훑을 수는 없기에 책을 펴낸 목적(수능.논술을 대비하는 기본 교양도서를 목표로 출간)에 부합되어, 실려있는 인물과 관련 분야의 개념을 어느 정도는 우리 청소년들이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지 싶다.
아쉬운 점은 좀 더 인물 구성이 다양했음 하는 점이였지만, 그러다보면 분량이 만만치 않았을 법하고, 또 하나는 본문에 소개하고 있는 인물을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관련 사진이나 그림등이 전혀 실려있지 않음이 참 아쉽다. 

책소개에 실린 차례를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인물정보를 다루기 전에, 문학과 철학, 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이해를 돕는 글이 먼저 나온다. 그리고 이어서 각 분야별 인물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 인물들 또한 처음에는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고나서 인물의 이야기로 들어간다는 점, 그리고 그 인물의 주요 작품이나 활동 중 한 두가지를 좀 더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 분야가 끝날 때마다 핵심용어를 정리해 둔 점 등등 여러가지로 알찬 느낌이 드는 책이기도 하다. 

기본 교양을 위한 상식책이라고는 하지만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보니 그 중 우리아이들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앞서간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얻게 되는 교훈도 있을것이다.  다방면에 걸친 호기심과 경험이 괴테를 위대한 문학가로 자리매김하게 했듯이 우리아이들이 괴테와 같은 문학가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그런 호기심과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본문을 읽는 중에 더욱 흥미롭게 읽혔던 것은 인물 소개 중간 중간 나오는 박스글이다. 어떤 글은 일화를 담기도 했고 어떤 글은 용어를 좀 더 세부적으로 설명해 놓기도 하는 등, 본문에서 소개하는 인물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해주는 글들이였는데, 실려 있는 박스글 중에 <철학자와 독신>, <헤겔 vs 쇼펜하우어>, <한복입은 남자>, <바그너와 쇼펜하우어 그리고 니체>라는 제목으로 쓰여진 글은 참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다. 

수능과 논술 준비를 위한 책답게 각 분야에 필요한 보편적인 개념들을 배울 수 있어 좋으며, 그 분야에 내노라하는 인물들을 살펴 보고 상식을 쌓을 수 있는 책으로,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인물(혹은 작품들)에 더욱 호기심을 갖게 되어 그 인물(혹은 작품들)에 대해 우리아이들이 좀 더 깊이 있는 탐구로 이어진다면 이 또한 참으로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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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
고바야시 요리코 외 지음, 최재혁 옮김 / 돌베개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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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점이 채 안 되게 남은 작품의 희소성,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가려진 삶, 사후 200년이 지나서야 명성을 얻게 된 잊혀졌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에게 붙은 화려한(?) 수식어들이다.  그런 수식어로 인해 세간에 더욱 더 커다란 주목을 받게 된 요하네스 베르메르... 나에게 그를 알게 해 준 첫 작품은 영화<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원화인 <진주 귀걸이 소녀>이다.  저자는 수수께끼처럼 매혹적인 화가 베르메르를 현실적인 화가 베르메르로 풀어 놓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메르의 명성에 걸맞는 그의 작품들을 저자의 소개와 함께 읽어가면서 더욱 더 매혹 당했다고나 할까~.
이 책은,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 소녀>외에 <레이스를 뜨는 여인>, <소녀>, <우유를 따르는 여인>, <잠이 든 여인> 작품 정도가 있다는 것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 만난 책으로, 미술적 소양이 깊지 않은 나로서는 좀 더 베르메르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의 여러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기대를 가지고 읽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또하나의 이름을 새긴 도시 '델프트'. 베르메르가 태어나고 자라고 활동을 하던 도시다. 이 책을 통해 베르메르가 풍경화도 남겼음을 알게 되었는데, 그 풍경화 두 점이 이 도시의 풍경을 그린 <골목길>, <델프트 풍경>으로, 저자는 이제껏 실내 풍속화를 그리다가 이 그림을 남긴 배경을 베르메르 자신의 고향 델프트에 대한 오마주가 아니였을까 했다. 당시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에선 '도시 경관화'가 활발히 그려졌는데, 유행에 매우 민감했던 베르메르가 혹, 이 새로운 장르에 흥미를 가졌지 않았을까, 그리고 1654년 화약고 대폭발이 일어나 델프트 거리가 많이 파괴되자 그런 상황에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이 이 두 점의 풍경화일지 모른다고 적고 있다. 
풍경화에서도 베르메르는 실내 풍속화처럼 시각적으로 자연스러운 화면을 얻기 위해 세부를 교묘히 조작하기도 하였단다.  사실적인 풍경을 묘사한듯 하면서도 화면 구성에 불필요하다 싶으면 과감히 무시하거나 바꿔버리는 베르메르답다 싶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더욱 신비로워보이는 걸까~.
책 속에는 '델프트'의 실사컷과 17세기 네덜란드의 풍경을 소개하고 있어 베르메르의 삶과 작품 속으로 한발짝 더 가까이 들어갈 수 있게 이끌어 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베르메르의 작품들 중에 <레이스를 뜨는 여인>과 <연애 편지>에 매료 되었다.  <레이스를 뜨는 여인>은 전에 어느 미술관련 글을 읽으면서 본 적이 있어 베르메르의 작품이구나, 정도로 알고 있던 작품이였고, <연애 편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레이스를 뜨는 여인>은 베르메르가 회화 기교가 뛰어났음에도 앞선 작품들에서는 전혀 과시하지 않다가 그 기교를 처음으로 드러낸 작품으로 소개되어 있다.  <레이스를 뜨는 여인> 그림 속 쿠션에서 빠져나온 실의 묘사는 정말이지 놀랍다. 책을 읽다말고 이 그림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흘러내리는 듯한 빨간 실과 노란 실의 질감... 감탄이 절로 나오는 그림이다.
<연애 편지>는 기존 그림과는 달리 복잡한 공간 구성을 구사해서 그려진 그림인데, 더욱 눈길을 사로 잡았던 것은 어둡게 그려진 또하나의 방 문으로 훔쳐보듯 그려져서 왠지 긴장감이 느껴졌던 그림이다.  카메라 옵스큐라로 그려진 그림이라는 추측이 끊이지 않는 베르메르 그림들, 하지만 저자는 <연애 편지>의 구도를 설명하면서 카메라 옵스큐라로 그렸다기엔 구도가 부자연스러움을 확인시켜 준다. 또한 저자는 이런 추측이 잘못임을 <8장. 베르메르 그림과 카메라 옵스큐라>에서 여러그림들과 저자가 고안해낸 디지털 위작을 통해 반론해 놓았다.

개인적인 정보가 잘 알려지지 않는 베르메르, 그리고 그의 작품 희소성은, 위작 사건과 도난 사건으로 범죄의 표적이 되었음을 설명한 글도 참 흥미롭게 읽었다.  전후에 기록된 5건의 도난 사건 중 3건이 베르메르 작품이였단다.  그 중 <합주>는 아직껏 돌아오지 못한 작품이라하니 참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아무런 손상없이 되돌려지길 바래본다.  
베르메르의 예술세계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있으면서도 구석구석 저자의 베르메르를 향한 애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던 <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  수수께끼 속에 묻혀 있던 화가를 내게도 현실적인 화가로 인식하게 만든 책으로, 베르메르의 작품들을 실제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게 해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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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생각하니? - 마음을 키워주는 책 2
이규경 글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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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경님의 <짧은 동화 긴 생각>을 읽으며 참 많은 생각들을 끄집어 내주는 책이구나 했던터라, <너 생각하니?>를 보고는 읽기 전부터 사뭇 기대가 되었다. 게다가 일러스트레이션 부문 한국어린이도서상과 그림 부분 어린이문화대상을 받은 작가의 그림동화이기도 하니, 그림으로 풀어 놓은 동화의 맛은 또 어떨까~ 싶기도 했다. 

이 책은 독서연령층이 초등 중,저학년 아이들이다. 어린 우리아이들에게 작가는, 아이들이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쉬운 말과 그림으로 생각과 마음에 대해서 나직나직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림동화이기에 그림으로 보는 맛을 빼놓을 수 없다.  간결한 그림들이건만 그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알 수 있거니와 그림과 함께 메모처럼 남긴 글은 공감이 절로 가는 글들이 많다. 

내 이불은 내가 개고 내 얼굴은 내가 씻어야지.
내 옷은 내가 입고 내 밥은 내가 먹어야지.
내가 해야 할 일을 남이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
그래, 내 고민도 내가 해결하고 내 앞길도 내가 닦아야지.  <내가 해야지>(p27)
'...내 밥은 내가 먹어야지...' 우리아이들 자신의 밥은 자신이 떠먹으면서 자신의 일은???~^^. 자기의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해야함을 어쩜 이렇게 아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적고 있는지, 아무리 어리다해도 이 글을 읽으면, '맞아..그렇구나~!'라고 금방 고개를 끄덕일것 같다. 이 글처럼 어린이들이 읽고는 바로 공감하고, 자신을 한번 되짚어 생각하고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글들이 참 많이 실려 있다. 

돈 모으기 생각보다 어렵고, 돈 쓰기 생각보다 쉽네.
남의 칭찬 받기 생각보다 어렵고, 남의 욕먹기 생각보다 쉽네.
내 마음 굳게 먹기 생각보다 어렵고, 내 마음 바꾸기 생각보다 쉽네.
그리고 내 잘못 말하기 생각보다 어렵고,
남의 잘못 말하기 생각보다 쉽네.   <생각보다>(p28)
이 글처럼 어른인 내게도 터억~허니 찔림을 주는 글들도 있다.  어른이여도 마음 굳게 먹기 어렵고, 그 마음 바꾸기 쉬운데, 그렇게하는 남을 보고는 뭐라 할 수 있을까? 내 잘못 말하기 생각보다 어려운데, 그러고보면 남 잘못은 쉽게 쉽게 얘기하는 것 같으니... 이 글을 읽으면서 찔릴 밖에~^^.  

생각은 행동을 낳는다. 이규경 작가가 이 책의 책머리글에 적어 놓은 '착한 생각을 오래 한 사람은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나쁜 생각을 오래 한 사람은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는'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지식도 중요하지만 바르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중요하다 하겠다.  초등학교 교가나 교훈에 보면 많이 쓰이는 '바른 마음'... 그냥, 흔히 말하고 흔히 쓴다해서 쉽게 넘겨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아이들이 비뚤어지지 않고 올바른 생각과 착한 마음으로 쑤욱 쑥~ 자란다면, 그런 마음을 가진 많은 아이들이 이끌어 나가게 될 사회 또한 제대로 똑바른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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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4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규경의 '짧은 동화 긴 생각'만 봤는데 이 책 끌리네요.^^
 
김용택 선생님이 챙겨 주신 고학년 책가방 동시 - 섬진강 작은 학교
김용택 엮음, 오동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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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님의 <생명>이란 동시 옆에 '이렇게 예쁜 글을 쓸 수 있고, 또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기쁨'이라고 김용택 선생님이 감상글을 적어 두셨다. 그 글을 읽으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는데, 정말이지 동시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어른이면서도 동심을 잃지 않는 시인들의 마음이 부럽기까지 한다. 그 동심을 시로 읽으며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나와 우리아이에겐 또한 즐거움이고 행복이기도 하다. 

고학년을 위해서 김용택 선생님이 챙겨주신 동시들 중에는 동시는 아니지만 우리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어 시 몇 편 넣으셨단다. 그 중 김영랑님의 <오매 단풍 들것네>를 읽으면서 어찌나 반갑던지~^^.  얼마만에 이 시를 다시 읽게 된 걸까~.  이런 나의 반가움을 어찌 아셨을까... 김용택 선생님은 이 시의 감상글에 '어른들이 좋아하는 시'라고 적고 있다. <오매 단풍 들것네>는 선생님 글처럼 가락이 살아 있어 참 재미있는 시이다~^^. 

동시들 한 편 한 편, 참으로 고르고 골라서 챙겨 주셨구나 싶은 그런 동시들이 많았는데, 그 중 저학년 책가방동시집에 실린 <감자꽃>시인 권태응님의 <고개 숙이고 오니까>라는 동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동시인데, 읽고는 한 쪽 마음이 찌릿해졌던 동시이다.  아마도 지금 내가 엄마라서 더 그러는 걸까?
다 저녁 때 배고파서 / 고개 숙이고 오니까, / 들판으로 나가던 언니가 보고 / "얘, 너 선생님께 / 걱정 들었구나." // 다 저녁 때 배고파서 고개 숙이고 오니까, / 동네 샘 앞에서 누나가 보고 / "얘, 너 동무하고 / 쌈했구나." //...(중략)...다 저녁 때 배고파서 / 고개 숙이고 오니까, / 붴에서 밥짓던 어머니가 보고 / "얘, 너 몹시도 / 시장한가 보구나." <고개 숙이고 오니까>(권태응)
이 동시에 대한 선생님의 감상글도 마음에 꽉 들어온다. '...늘 나를 가장 잘 알아주는... 그 누구보다 나의 괴로움을 가장 잘 아는... 그 누구보다 나의 아픔을 가장 잘 아는.......'이 세상의 단 한 분, 어머니! 

눈길을 잡는 기발한 표현의 동시들도 참 많은데, 공터가 의인화되어 쓰여진 <공터>(안도현)에서 그 공터를 갈아 씨를 뿌렸더니 싹이 나온 것을 '간지러움을 참다 못해 / 그만 웃음을 터뜨렸어' 라고 표현하고는 싹이 난 모습을  '푸른 혓바닥을 / 날름날름 내밀고 있잖아' 란 표현에 아이와 함께 깔깔 웃으며 참 재미나게 읽었다.  참으로 재밌으면서 멋진 동시다. 
자연을 세심히 관찰하고 예쁜 마음으로 노래하는 동시 외에도, 독자의 마음을 한 번 돌아보게 하는 동시들도 실려 있는데, 그 중 <모서리>(이혜영) 동시는 책상 모서리에 부딪혀 아픈 무릎을 보며 자신의 마음 속 모서리에 누군가 부딪혀 아파했을 생각에 무릎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고 쓰고 있는 동시로, 이렇게 자신의 마음가짐을 돌아 볼 줄 안다면 타인에 대한 배려심은 절로 생기지 않을까~싶다.

한 뼘 한 뼘 쑥쑥 자라는 우리아이들...다양한 동시들을 맛보며, 읽을 때마다 한 뼘씩 그렇게 마음도 맑아지고 생각도 깊어지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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