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도슴치야 사계절 저학년문고 18
딕 킹스미스 지음, 김유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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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날이 무덥다 느껴져서 저녁 먹고난 후 공원에서 친구와 좀 늦게까지 있었던 적이 있다. 친구 아이들과 함께 우리아이는 깜깜한 나무 밑에서, 풀 밭에서, 바위 뒤에서 열심히 속닥거리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환한 낮에만 재미있게 놀수있는 줄 알았더니 어두어진 저녁에도 저리 재밌게 놀 수있구나 싶었는데... 무에가 그리 재밌냐 물었더니... 자기들은 지금 '모험'을 하고 있는거라한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별 흥미롭지 않는 일도 아이들에겐 최대의 흥밋거리가 될 수있듯이, 놀이기구 없는 작은 공원에서 풀과 나무와 바위 속에서 커다란 모험(?)을 펼치며 얼마나 신나게 놀던지, 다음에도 또 이렇게 놀았음 좋겠다는 아이들...  
<나는 고도슴치야> 책 속엔, 모험하기를 좋아하는 우리아이,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하려하는 우리아이를 쏘옥 닮은 꼬마 고슴도치가 나온다.  고슴도치들의 안전를 위해 꼭 필요한 모험을 감행한 용감한 고슴도치 맥스! 맥스의 모험은 이렇게 시작된다. 

맥스네 가족은 야생의 숲에서 살아가는 고슴도치가 아닌 사람과 함께, 사람 주변에서 살아가는 고슴도치들이다. 어느 동네, 집 정원에 사는 맥스 가족... 맥스가 사는 동네는 길 건너 커다란 공원이 있고, 그 공원에는 먹을거리가 많아 고슴도치들을 유혹하곤 하는데, 대신 차도를 건너가야하는 위험을 안고있다. 야행성인 고슴도치들이 밤에 그 공원을 향해 차도를 건너려다 씽씽 달리는 자동차에 의해 사고를 당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맥스 아빠는 아이들을 불러놓고 교통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 이야기를 듣던 막내 맥스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 공원으로 안전하게 다니는지 궁금해진다. 그 길을 알게되면 고슴도치들도 안전하게 공원으로 갈 수있을거라 생각한 맥스! 그 공원으로 가는 안전한 길찾기 모험을 시작한다. 그러는 중에 머리를 다쳐, '고슴도치'라는 말을 '고도슴치'라고 하는 등,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앞뒤 없이 뒤죽박죽 말하게 된다. 그럼에도 공원으로 갈 수있는 안전한 방법을 찾고자 하는 맥스... 포기하지 않던 맥스는 드디어 안전하게 차도를 건널 수있는 방법과 길을 알게 되는데...... 

동물들이 주인공인 책들을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아이는 시종 흥미진진하게 읽더니, 마지막 장면에서 괜시리 뿌듯해지는 모양이다. 맥스가 자신인양 폭 빠져 읽은 모양이다. 아주 재밌다하면서 맥스가 처음 머리를 다치고 하는 말들이 웃겼지만, 다시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란 말도 잊지않는다.

 
이 책은 삽화도 참 예쁘다. 특히 고슴도치들이 말을 할 때마다 입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고슴도치의 가시 같은 표현그림이 독특해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저학년 아이들이 딱 읽기 좋은 폰트 크기에 모든 페이지는 아니지만 많은 페이지에 그려진 예쁜 삽화들을 만날 수 있어 보는 즐거움도 더해주는 책이다.
나 또한 흠뻑 빠져 읽어가다가 눈에 쏙 들어온 삽화 한 컷, 오전 6시를 가리키는 학교 시계탑, 그 맞은 편 도로에 어른 고슴도치(맥스 엄마, 맥스 아빠, 옆집 아저씨) 그리고 꼬마 고슴도치들(맥스 누나들과 맥스)의 뒷모습이 그려진 페이지 그림을 보며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어쩜 저렇게 귀여울까나~ 실뭉치들 같기도 하고 바늘쌈뭉치같기도 하고... 길을 건너기 전, 고슴도치들의 비장함(?)이 느껴져서 픽~웃기도 했다. 

그건 고슴도치 역사에 길이 남는 순간이었어요. 운 좋게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세상에, 고슴도치들이 줄지어 천천히 길을 건너고 있잖아요! 어느 누구보다도 엄숙하고 당당하게 말이에요. - 118~119쪽
아빠 고슴도치도 해내지 못한 일, 옆집의 착한 아저씨도 해내지 못한 일을 꼬마 고슴도치 맥스가 그 길을 찾아 낸것이다.
우리아이도 어떤 일에 어려움이 닥친다해도 쉽게 좌절하지 않으며 해결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끝내 포기하지 않고 그 길을 찾아낸 모험가 맥스를 통해 느꼈지 않았을까?  


책을 읽고 난 후에, 맥스같은 고슴도치에게는 상장을 줘야한단다. 
우리아이가 맥스를 위한 준비한 상장... 유명한 고슴도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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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4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리즈베트 츠베르거 그림, 한상남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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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린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L.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 나는 어렸을 적 텔레비전 만화영화를 통해 처음 접했더랬다. 얼마나 재미있게 보았던지, 지금도 장면 중 일부는 눈에 선하다. 도로시의 모습과 사자,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의 모습까지도 생생하게 기억 될 정도다. 아마, 그래서 그랬을까? 이 책에 그려진 삽화를 보면서 이제껏 내가 기억하고 있던 모습과 많이 다른 도로시와 허수아비는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서먹(?)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뭐니뭐니해도 멋진 삽화가 읽는 재미에 보는 맛을 더해준다.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안데르센 상 수상 작가이자 20세기 가장 유명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로 손꼽히는 리즈베트 츠베르거',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삽화라는 책소개글을 읽지 않았더래도 책을 읽다보면 왜 이 책이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우수 그림책에 뽑혔는지 알게 되는데, 그건 환상적인 모험이야기를 그린 <오즈의 마법사>의 내용 못지않게 삽화 또한 참으로 환상적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서먹하던 그림이 읽어가는 동안 내용과 삽화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독특하고 새로우며 산뜻한 느낌을 안겨준다. 

<오즈의 마법사>이야기야 워낙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줄로 안다. 간략한 줄거리만 담아보자면, 갑자기 불어 온 회오리 바람에 집과 함께 통째로 날아가 어느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도로시. 그 곳은 바로 오즈의 나라로, 동쪽과 서쪽은 악한 마녀가 살고 북쪽과 남쪽은 착한 마녀가 살며 가운데 에메랄드 시에는 가장 위대한 마법사 오즈가 사는데, 회오리 바람에 의해 집이 떨어지면서 동쪽 마녀가 집에 깔려 죽고, 북쪽마녀는 집으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도로시에게 에머랄드 시에 사는 오즈의 마법사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준다.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가는 길에 도로시는 두뇌를 얻고자 하는 허수아비, 심장을 갖기 원하는 양철 나무꾼, 용기를 얻고자 하는 겁쟁이 사자와 함께 많은 모험을 거쳐 에메랄드 시에 도착하고, 그 곳에서 만난 오즈의 마법사가 내건 조건대로 서쪽 마녀까지 없앤 후에 남쪽 마녀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이야기다. 

위험천만한 모험을 하고 괴물들과 싸우고 악한 마녀를 물리치려면 용맹하여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영웅을 생각하기 쉽지만, 어린 소녀 도로시, 짚으로 만들어져 힘이 없는 허수아비, 기름을 칠해야만 움직일 수 있는 양철나무꾼, 겁 많은 겁쟁이 사자...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들은 평범하다못해 나약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렇게 평범한 주인공들이 위험을 헤쳐나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모습을 통해 우리아이들도 자신감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서로 서로 힘과 지혜를 합치면 무서운 위험도 이겨낼수 있음을,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서로 도우면 해결할수 있다는 것을 배우면서 말이다. 
덧붙여, 스토리가 조금 축약되어 있는 동화책으로 초등저학년 아이들이 보기에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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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나불 말주머니 파랑새 사과문고 66
김소연 지음, 이형진 그림 / 파랑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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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우리 옛이야기,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머리 속에 그려지면서 왠지 친근감이 더해지는 전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참 구성지고 재미납니다. <<나불나불 말주머니>>는 그 옛이야기의 감칠맛과 친근함을 그대로 살려서 맛깔스럽게 담아낸 김소연 작가의 동화집이네요. 

<<나불나불 말주머니>>에는 7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2007년 한국안데르센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그림쟁이 선비>는 참 많은걸 생각하게 만든 이야기입니다. 화려한 재주만을 가득 담아 놓은 그림과 진정성이 담긴 그림의 차이... 그 차이를 작가는 굳이 교과서처럼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라고 설명해 놓진 않았지만 읽는 우리아이들이 느끼고 생각할 수 있도록, 그림쟁이 선비가 겪은 이야기를 통해 이끌어냅니다. 그리고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도 알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에서도 이야기는 전혀 다르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거문고 소리와 그저 재주만으로 타는 거문고 소리는 똑같은 사람이 같은 악기를 연주하더라도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다른 이야기도 재미와 함께 교훈이 가득 들어 있는데, 자신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씨 좋은 도깨비를 만날 수 있는 <짤막이가 마을로 간 까닭은?>, 재물이 많을수록 바르게 사용할 줄 알아야함을 알게 해주는 <소금 장수와 옆전 한 닢>, 직접 해보지 않고는 그 어려움을 알 수 없듯이 이제껏 누나가 입히고 먹이건만 손 하나 까닥 않고 게으름 피우던 동생들이 도깨비방망이 때문에 열심히 빨래를 하게 된 <빨랫방망이, 도깨비방망이>, 입 밖으로 나오는 말... 혀를 잘 자제하여 말하면 유익함을 주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되려 낭패가 된다는 걸 알게 해주는 <나불나불 말주머니>, 아무리 보석같은 자식이라도 제대로 가르쳐야함을, 그리고 효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은 <엄마 때려라! 아빠 때려라!>... 이 동화집에 실려 있는 이야기는, 우리아이들이 한 편 한 편 읽고 나면, 무언가 마음에 자리를 잡고 생각을 끌어내며, 바른 인성으로 자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이야기들로, 더욱 마음에 와닿습니다. 

본문엔 우리아이들에게 조금은 익숙하지 않는 단어들이 가끔 나오기도 합니다.  도리깨, 거간꾼, 중신애비, 기함하다 등등. 페이지 아래에 간략하게 그 단어를 설명해 놓고 있어서 이야기를 읽으면서 바로 그 단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네요.
우리아이랑 함께 나불나불, 나불나불, 책제목을 따라 읽으면서 괜히 재밌어졌습니다. 쉴새없이 입을 옴작거리며 말하는 폼새가 느껴지는 나불나불... 옛이야기같은 동화집 <<나불나불 말주머니>>는 그렇게 제목부터 재미나게 다가오더니, 재미 가득한 이야기들을 구수한 입말체로 입에 차악~차악~ 감기게 풀어놓아서인지, 그 읽는 맛에 한번 손에 잡으면 끝까지 주욱 읽게 만들고야 마는 동화집입니다. 역시 김소연 작가님!!이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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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덜과 맥먹 이야기 1 - 작은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행복 동화
브라이언 츠 지음, 앨리스 막 그림, 윤진 옮김 / 푸른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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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을 대표하는 캐릭터 맥덜과 맥먹, 홍콩에서는 복덩이 돼지라 불릴 만큼 성공을 거둔 캐릭터라한다. 이 귀여운 꼬마돼지 맥덜과 맥먹을 처음 보았을 때 어디서 많이 본듯 친근했다. 이 책을 보기전에는, 꼬마돼지하면 진흙탕을 뒹구는 개구쟁이 모습이 그려졌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맥덜과 맥먹은 개구쟁이가 아닌 매우 상냥하고 섬세한 마음을 가진 아이의 모습이다. 

맥덜, 그리고 맥덜의 사촌인 맥먹의 이야기... 이 한 권에는 9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흐믓해지는 내용들이여서 읽는 동안 행복한 책읽기 시간이 되었다. 
첫번째 이야기인 <완벽하고 멋진 새 지우개>에서는, 맥덜이 꼭 갖고 싶었던 완벽한 지우개를, 엄마를 졸라서 갖게 되었는데... 잘못 쓴 글자를 지우게 되면 그 지우개가 망가질까봐 사용하지 못하는 맥덜을 보고는, 엄마는 그 지우개를 다시 뺏고, 선생님은 엉망인 맥덜의 노트를 보고는 이해를 하지 못한다.  하지만, 틀리게 쓰지 않으려고 열심을 낸 맥덜이 정말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고도 아주 깨끗하게 글을 쓰게 되자, 엄마는 지우개를 돌려주고 선생님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우리아이는 낄낄 깔깔 연신 웃어대며 읽더니... 맥덜이 쓴 글씨를 내게 보여주면서 하는 말이 자기랑 비슷하게 쓴다나~!! 사실, 우리아이도 글씨를 쓰고는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고 쓱쓱 귿고 다시 쓴다거나 까맣게 칠한 후 다시 쓰곤 했더랬다. 맥덜처럼 지우개를 쓰기 아까워서가 아니라, 지우개를 사용하기 귀찮아서 그래놓고는, 어쨌든 지우개를 쓰지 않고 글을 쓴 맥덜과 자신이 뭔가 통했다 생각한 모양이다. 하하. 

우리아이가 가장 재밌게 읽은 이야기는 <꿈의 섬, 몰디브>이다. 맥덜이 갑자기 많이 아프자 맥덜의 엄마는 다 나으면 몰디브를 가자고 약속한다. 맥덜이 다 나은 뒤에, 엄마에게 몰디브를 가자고 조르자, 갈 형편이 안되는 엄마는 맥덜이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남산에 있는 케이블카를 타러간다. 맥덜은 케이블카가 비행기라고 생각하고, 도착한 그 곳이 몰디브라고 생각하면서 엄마와 함께 행복한 몰디브에서의 하루를 만끽하고 돌아온다. 맥덜을 속인것이 맘에 걸리긴 했지만 좀 더 큰 다음에 얘기해주리라 생각한 맥덜엄마... 그런데, 맥덜의 유치원에서 다음번 소풍가는 곳이 하필 남산이라니...^^
우리아이는 케이블카를 비행기로 생각하고 남산을 몰디브로 생각한게 참 우습다한다. 하지만 맥덜 엄마가 맥덜을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은 가득 느꼈을것 같다. 

또다른 이야기, 어묵 꼬치 하나에 참 이쁜 소망을 담게 된 맥덜의 순수함을 느끼며 나 또한 맥덜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게 했던 <맥덜의 새해 소망>,  그믐달을 보며 너무 말랐다며 불쌍해 하는 맥먹. 방학숙제인 보람있는 일 한가지를 생각하느라 늦은 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귀여운 맥먹을 만날 수 있는 <그믐달을 바라보며>, 이제는 아무도 가지고 놀지 않는 다마고치를 키우면서 기쁨과 슬픔, 책임과 의무를 배운 맥먹의 이야기 <유행이 지난 다마고치>, 유치원의 링링 선생님과 원장선생님의 마음이 아이들처럼 곱고 순수하다 느껴지는 <행복을 찾은 병아리들>,<정성이 깃든 크리스마스> 그리고.... 엄마와 함께라면 그 곳이 어떤 곳이든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으로 남는 <맥먹의 완벽한 하루>,<맥먹의 또다른 완벽한 하루>.
각각의 이야기들마다 크게 웃지는 않지만 미소짓게 되고, 가슴이 먹먹해지진 않지만 따스해지고, 책을 덮고 나면 괜시리 행복해지는 책이다. 맥덜과 맥먹의 이야기를 통해 그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이 주는 작은 감동을 느끼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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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조선경 글 그림 / 노란돌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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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큰 건물의 화재현장에서 구조대원에 의해 구출된 아기가 있었는데, 화재로 불이 탄 건물이 무너져 내린 그 곳에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아기를 온 몸으로 감싸 안고 있던 어머니의 희생에 의해서였음을 듣고 당시 눈물을 흘리며 가슴아파했더랬다. 이 책을 읽고나서 그 어머니가 문득 떠오른 것은 파랑새를 위해 높은 산 위, 높은 나무가지 위에서 뛰어내린 멧돼지의 모습과 겹쳐져서가 아닐런지... 

가느다란 펜으로 그린듯 섬세한 터치가 느껴지는 그림들, 흑백으로만 표현된 그림 속에서 빛을 내는 건 파랑색뿐이다. 파랑색 새알과 그 알에서 태어난 파랑새. 모든 어미의 눈에는 자식만이 두드러져보인다. 멀리 있어도 내 아이가 우는 소리를 알아 들을 수 있고, 아이들이 무리지어 다녀도 내 아이가 눈에 띄듯이 그렇게, 멧돼지의 눈에도 파랑새만이 아름답게 빛나 보인건 아닌지...
길을 가고 있던 중이였을까? 멧돼지는 땅에 떨어진 파란색 새알을 보게 된다. 잠시 바라보던 멧돼지는 그 새알을 거두어 품에 품는다. 커다란 위험이 닥쳐와도 품에서 버리지 않고 꿋꿋히 지켜내던 어느 날... 그 알이 깨지고 파랑새가 태어난다. 
아, 엄마.......
멧돼지를 향해 파랑새가 던진 첫마디... 멧돼지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흐른다.
엄마가 되었을 때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작가는... 엄마,라는 한 줄 문장과 멧돼지의 눈에서 흐르는 한 줄기의 눈물만으로도 엄마가 되었을 때 표현하기 힘든 그 마음을 애잔하게 풀어 놓았다.  

눈만 뜨면 엄마 꼬리 조올~졸 조올~졸
배터지게 먹고, 꺼~억 트림하며 헤헤헤
하는 짓도 꼭 닮았다며 하하하
날개 하나 배 위에 올려놓고 트림하는 파랑새와 다리 하나 배 위에 올려놓고 트림하는 멧돼지. 닮을 수 없는 멧돼지와 파랑새지만, 그 둘은 똑닮아 보인다. 어미와 아기처럼 그렇게... 함께 생활하면서 닮기도 하고, 서로 사랑하면서 닮고자 하는 것처럼... 

그러던 어느 날,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는 새들을 보고 멧돼지는, 이젠 파랑새를 떠나 보내야 할때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아직 날개짓도 해본적  없는데... 멧돼지를 따라 다니며 하는 짓도 멧돼지 엄마를 꼭 닮은 파랑새인데...
이제 멧돼지는 파랑새에게 날개짓만을 가르친다. 그냥 여기에서 살거라는 파랑새 말에도, 묵묵히 그저 날개짓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에만 열중한다. 부모는 언젠간 아이들을 떠나 보내야 하는것을 안다. 아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그건 기쁨이기도 할게다. 혼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냈으니 보람이기도 할터이고 말이다. 그렇게 키우는 동안의 희생이 값진 것은, 기쁨과 보람이 훨씬 크기 때문일테지... 

까마득하게 가파른 산 위, 그 산 위에 서있는 나무 위로 파랑새를 품에 안고서 올라간 멧돼지는 날개짓을 흉내내며 뛰어내린다. 그런 멧돼지 엄마를 쫓아서 처음으로 날아 보는 파랑새. 드디어 날 수 있게 된 파랑새가, 날아 오른 하늘에는 친구들은 가득했지만 엄마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항상 내 곁에만 있을 것 같았던 엄마... 엄마가 보이지 않자 엄마의 빈자리는 너무 크다. 친구들이 파랑새 주변에 가득 하늘 메우며 나는데도, 파랑새는 이렇게 말한다. 벌써 엄마가 보고 싶다,고.
파랑새... 어른이 되어 알을 품고 새끼 새를 키우고 날개짓을 가르쳐 줄 때 즈음이면 멧돼지의 마음을 진정으로 헤아리게 될까? 

엄마... 괜히 부르기만해도 코가 찡해지는 단어다. 하지만 그렇게 부르기만 해도 코가 찡해지기 시작한 것은 사춘기를 지나서도 한참 더 자란 후였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더욱 가슴저림으로 다가오는 '엄마'는, 내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노심초사 지켜보며, 잘되기만을 바라는 기도, 기쁨과 자랑으로 키웠을, 그 마음을 느끼며 더해진다.
이 책은, 엄마의 희생과 사랑의 크기를 우리아이들에게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라서 반갑고 더욱 소중하다. 부모가 되어보기 전에는 그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겠지만, 멧돼지의 희생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부모의 사랑과 희생을 느낄 수 있을것이기에...
우리아이는 멧돼지가 날개도 없는데 뛰어내렸다며 걱정을 하더니, 엄마 쫓아 날아오른 파랑새가, 친구 새들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멧돼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끝내 소매부리로 눈을 가리더니 고개를 돌린다. 묻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고스란히 전달되어 가슴에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책 <파랑새>... 섬세한 그림 표현과 간결한 문장만으로도 이토록 아름답게 그 희생과 사랑을 표현해 놓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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