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척학전집 : 훔친 심리학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인간 매뉴얼 세계척학전집 2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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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프롤로그를 읽다가 멈칫했다. 저자의 경고 때문이었다. 저자는 말한다. “읽고 나면 돌아갈 수 없다. 타인이 다르게 보인다. 그들의 말 뒤에 숨은 욕구가 보인다. 자신도 다르게 보인다.” 일반적으로 프롤로그를 읽으면 본문이 기대되는 경우가 많다. 어떠한 내용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상하게도 ‘걱정’이라는 감정이 불쑥 올라왔다. 저 경고 때문이다. 나는 직장인이므로 직장에서 매일 맞닥뜨리는 사람들과 생활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들의 ‘숨은 욕구’를 내가 안다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지 나쁜 것일지 의문이 들었다. 동료의 숨겨진 이면을 알게 된 후 나의 언행에 변화는 없을까?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혹은 더 흥미로운 직장생활이 될지도 모른다. 여하튼 프롤로그를 읽으며 든 걱정이었지만, 그럼에도 본문을 펼쳐 들었다.


본문이 다루는 주제는 심리학의 전문적인 개념 이해를 요구하지만, 본문을 읽고 이해하는 데는 전혀 어렵지 않다. 글줄로도 되어 있지만 개조식으로도 쓰여 있어서 머릿속에 요약하기 쉽다.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한몫한다. 덧붙여 개념 이해를 돕는 삽화까지 들어 있어서, 전체적인 분량은 적지 않은 편이지만 읽는 데 거부감은 전혀 들지 않도록 구성된 책이라 좋다. 본문 중간중간 자리 잡은 ‘Insight 박스’는 그냥 지나치면 아깝다. 저자도 ‘이 책 읽는 법’에 명시해 놓은 것처럼 독서의 목적이 변화에 있다면 반드시 읽고 실전에 적용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었다고 해서 갑작스레 바뀌지는 않는다는 저자의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저자의 말처럼 읽기만 해서는 안 되고 ‘적용하고 실수를 복기하여 다시 관찰하는 것’을 반복해야 하며, 그렇게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타인의 숨은 욕구’를 알 수 있게 될 거라고 한다.


‘더 읽기 박스’를 보면서 느낀 것은 내가 심리학자들이 쓴 책을 상당히 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 심리학자가 심리학적으로 무엇을 개념화했는지는 알고 있는데, 이는 그 심리학자의 저서를 읽고 알게 된 것이 아니라 그 저서를 읽고 풀어 놓은 개념서나 설명글을 통해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두 단계를 거쳐서 내가 습득한 심리학적 지식이 얼마나 얄팍한지 이 책을 읽으면서 또 새삼 느꼈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의 접근이기는 하지만, 심리학의 다양한 개념들을 좀 더 체계적인 지식으로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좀 더 관심이 가는 분야의 원서를 직접 읽어 볼 욕심까지 생겼으니, 이 책은 꼬리물기 독서를 권하는 책이라 하겠다. 프롤로그에서 느꼈던 걱정은 이제 기대로 바뀌었다. ‘어떠한 사유를 거쳐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고, 1년 후쯤? 내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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